가만히 있으면 좋은지 알아....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2009. 12. 26. 02:45“가만히 있으면 좋은지 알아.”
결혼한 지 2년이 넘도록 사랑한다는 말도…예쁘(?)다는 말도 전혀 해 주지 않는 무뚝뚝한 남편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새내기 어린 사모에게 던져준 남편의 말이었다.
“... … ... ?”
내가 그런 소리나 듣자고 그 쟁쟁한 경쟁자(?) 들을 다 제쳐 놓고 이 남자와 결혼을 했더란 말인가? 성경이 좋아서 언제나 성경이야기만 하거나, 아니면 입을 꾹 다물고 눈만 껌벅거리고 앉아 있던 한 가난한 신학생의 무뚝뚝한 그 점에 영적인 매력이 숨겨져 있다고 착각(?) 하고 결혼을 결심한 자신에 대한 후회가 막심했다. 여자는 듣는 데 민감하고, 남자는 보는 것에 민감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가만히 있으면 좋은 줄 알라니…?”그 말 한마디만 믿고 살아가자니 때로는 외롭기도 했고…때로는 슬프기도 했다.
그런데 요즈음 와서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어쩌면 무뚝뚝한 자신을 커버하기 위해서 궁여지책으로 던졌을 남편의 그 말소리가 꽤 설득력이 있다고 느껴지게 되는 것은 또 어쩐 일인가? 내가 그만큼 무디어진 걸까? 아니면 그만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는가? 나는 그 후자라고 믿는다. 세월은 내게 진실이 없는 달콤한 언어보다는 진실을 수반한 침묵의 언어가 가져다주는 깊은 의미를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영적인 일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행하는 일들이 나를 증거하는 것이어늘….(요한복음 10:25절下반절 참조” 라고 말씀하심으로 예수님께서는 말보다는 행함에 그 무게를 더 실어주고 계심을 알 수가 있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 하나님께서 때론 아무런 말씀이 없으신 것 같아도…그분이 사랑이심을 의심치 말자. 오늘 당장 내 귀에 들리는 소리도 없고… 내 눈에 보이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하여도 그분의 그 침묵하심이 곧 나를 위하심인 줄 믿는다면…, 내 믿음의 여정이 그렇게 목마르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제 이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뒤돌아 보면, 가족 간, 이웃 간, 성도 간의 관계성에 있어서 추억으로 간직하고픈 이야기도 없잖아 더러 있지만, 그보다는 아쉬운 일, 후회할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이유가 뭘까? 곱씹어 생각해 보니, 매사에 너무 칭찬을 기대하다가 내게 미처 오는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원망하는 맘, 섭섭한 감정이 마음속에 뿌리 내리게 되고 그 일로 인해, 관계성에 금이 간것 같다.
이제 이 한해가 다 가기전. 후회스러운 일, 섭섭했던 감정들일랑은 모두 세월과 함께 묻어버리고, 새해에는 좀 더 성숙한 인간관계를 가꾸어 나갈 수는 없는 것일까?
그러려고 하면, 먼저 내가 달라져야 한다. 나는 다른 이에게 칭찬의 말, 격려의 말을 많이 나누어 주되, 다른 이로부터의 칭찬과 격려는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다. 새해에는 그가 내게 좋은 말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그 사람의 진실함을 읽어내는 지혜를 배워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실망도 적고, 내가 실망하지 않으면 그만큼 내 삶이 풍요로워질 테니까....
그렇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주님도, 가족도 내 이웃도, 그저 가만히 있으면 좋은 것이란 것을 배워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최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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