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교인들의 귀환

 

기존 교회를 떠나는 가나안 교인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성경적으로 교회와 유리된 신자의 삶이란 있을 수 없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와의 연합을 뜻한다. 팔과 다리가 몸통에 붙어있지 않고는 머리와 연결될 수 없듯이 신자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일원으로 접합되어있지 않으면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연결될 수 없다. 바울 사도의 가르침에 의하면,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 안에 있음을 뜻한다(Being in Christ means being in the body of Christ). 동시에 성령 안에 있다는 것은 성령의 전인 교회 안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To be in the Spirit is to be in the temple of the Spirit). 바울의 가르침에서 교회와 분리된 신자의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초대교회에서부터 개혁교회까지... 계속 이어져 온 전통적인 신앙관이다. 초대 교회를 대표하는 교부 어거스틴은 태아가 모태를 떠나 생존할 수 없듯이 신자는 교회를 떠나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개혁교회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칼뱅도 신자는 교회라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태어나고 그 품안에서 젖을 빨며 양육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교회를 안 나가고도 신자로 산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신앙이다. 그렇다고 가나안 교인들만 비난할 수는 없다. 과연 현실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풍성한 생명을 누리도록 교인들을 양육하는 영적 어머니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먼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교회가 형식과 외식으로 화석화되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생명이 약동하는 그리스도의 몸이 아니라 그 생명력이 소멸된 그리스도의 무덤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가나안 교인들이 자신들 안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생명이나마 부지하려고 영적으로 질식할 것 같은 교회를 탈출하는 것은 아닌지 기존 교회와 교인들(목사를 우선적으로 포함해서)의 심각한 자성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온유하신 성령님을 너무도 오래 거스르고 근심케 하여 성령님이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다. 아마 예수님과 성령님도 가나안 교인들과 함께 기존 교회를 떠나실 지도 모른다. 그러니 가나안 교인들은 교회를 떠난 것이 아니라 타락한 교회를 떠나 참된 교회를 찾고 있는 일종의 순례자들인지도 모른다. 비록 그들 모두가 다 그렇지 아닐지라도 말이다. 성령께서 부디 그들을 인도하사 교회로 귀환시킬 날을 고대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가 속히 교회 되어야 하리라.

 

 

출처: 개혁주의마을

가져온 곳 : 
블로그 >생명나무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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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아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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