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2천 년 금기에 도전?…‘동성애 포용’ 보고서 발표

2014/10/16 (목) 12:09 ㆍ추천: 0      

가톨릭교회가 2천 년 동안 금기시 해 온 동성애를 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톨릭 내부는 물론 전 세계 종교계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이 주재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가 바티칸에서 열리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쳐)

‘동성애ㆍ이혼ㆍ혼전 동거’ 차별 말고 환대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재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주교 시노드)가 지난 5일부터 보름간의 일정으로 바티칸에서 진행 중이다.

시노드(Synod)는 가톨릭교회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주교들의 회의 명칭이다. 200여 명의 주교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현지 시간으로 13일 충격적인 보고서가 발표돼 화제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책임보고관 페터 에르도 추기경은 이날 ‘교회가 동성애자와 이혼자, 결혼하지 않은 커플, 이들 커플의 아이들을 환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12쪽 분량의 예비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성애자와 관련 이 보고서는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기존 교리는 유지하되 동성애자에게도 은사(恩賜ㆍgift)가 있으며 이들 사이에 희생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돕는 사례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그들은 환영받아야 하고 인내와 사려도 함께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교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세속적 결혼과 혼전 동거의 긍정적 면모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혼으로 상처를 입은 이들이 차별 없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외신들 “혁명적” 보도…가톨릭 내부도 혼란

이번 보고서가 동성애ㆍ이혼ㆍ혼전 동거를 교리적으로 허용한 것이 아니고, 최종적 입장이 아닌 예비보고서 형태라고 하지만, 오랫동안 금기시해 온 것을 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 자체가 파격적임에는 분명하다.

뉴욕타임스는 “동성애에 대해서는 혁명적 변화”라고 보도했고, AP는 “결혼과 이혼, 동성애, 피임과 같은 중대 사안들에 대한 이번 보고서의 어조는 거의 혁명적 수용”이라며 “동성애를 2천 년 간 죄악시해온 가톨릭에서 이 같은 문제제기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를 둘러싸고 가톨릭 내부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보수 진영의 대표적 인물인 레이먼드 레오 버크 추기경은 “상당수 주교들이 이번 보고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실제로 보고서 발표 이후 41명의 주교가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도 이혼한 신자와 재혼한 신자의 영성체 참여에 대해 주교들의 의견이 갈렸음을 밝히고 있다.

주교들은 19일까지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두 번째 세계주교대의원회의가 열린다. 이때 최종 결정은 교황이 내리게 된다.

5년마다 열리는 정기총회인 내년 회의 때까지 가톨릭 내부 보수-개혁 간 치열한 격론이 예상되는 가운데, 개신교에 어떠한 파장을 몰고 올지도 지켜볼 일이다.

김민정 ⓒ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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