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이 아픔을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견뎌야 한다면 저를 위해서 역사해 주세요"



내 아들 제임스가 세상을 떠나고 남편과 나를 보살피며

슬픔을 나누던 사람들의 발길도 차츰 줄어들었다.

우리집은 이전처럼 조용하고 정리된 상태를 되찾았다.

그러나 내 내면은 조용하거나 정리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어느날 밤, 배가 뒤틀리고 아프고 어지러워 침대에 누워 있을 때였다.

심장의 빛이 속도를 뛰기 시작했고, 불안감과 공포심이 나를 압도했다.

무언가 불쾌한 일이 일어나기 직전이었기 때문에

나는 곧바로 일어나서 집 안 반대편으로 갔다.


그러자 내 존재 가장 깊숙한 곳 미지의 동굴에서 내 목소리인지

아닌지 모를 거친 신음과 통곡이 솟구쳐 올라왔다. 나는 이 감정의

깊이와 슬픔의 위력을 깨닫자 더럭 겁이 났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고 어두운 구덩이로 미끄러지기 시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추락하는 것만 같았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


얼마 동안 나는 슬픔의 고통에 흠뻑 젖어 있었고,

집에 마련한 작은 사무실로 가서 내가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 일을 했다.

나는 성경을 집어들고 울부짖었다


"주님, 이 아픔을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견여야 한다면 저를 위해 역사해주세요"


여호수아서를 펴자 다음과 같은 말씀에 시선이 쏠렸다.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하느니라"(수1:9)


앞에 무엇이 있는지,

슬픔의 여정가운데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전혀 알지 못했다.

요단강을 건너서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여호수아처럼 나 역시 한번도

그런길을 가본적은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 길에 파괴와 우울과 절망의 잔해가

가득 묻혀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견디기 어려운 슬픔과 비통의 발작이

언제 또 겉으로 드러날 지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제임스가 세상을 떠난 날부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정상적인 것이

 하나도 없는 삶을 살게 되면 어쩌지? 제임스를 잃은 일만 생각나면 어쩌지?

 평정심을 회복하지 못하면 어쩌지?"


나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덜덜 떨면서 말씀을 읽었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나님께서 매우 조용하게 내 영에 말씀하셨다.

"나는 이 여정의 모든 단계들을 안다.

 모든 복병들이 어디에 매복해 있는지 알고 있어.

 네 하나님 여호와는 슬픔의 길을 걸어 보았다.

 이 길에는 나를 깜짝 놀라게 할 요소들이 아무것도 없단다."


나는 성경책 가장 자리에 "2010년 10월 슬픔의 여정이 시작됨"

이라고 표시했다. 여호수아서의 그 말씀을 기념비로 삼고

수시로 읽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작고 고요한 음성이 내 마음에 속삭였다

"젠, 나는 네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이끄는

 너의 전속 여행 안내원이야, 나와 함께하면 너와 네 모든 삶이 안전하단다."


나는 평온한 확신을 얻고 침대로 돌아가 아침까지 곤히 잘 수 있었다.

당시에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치유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었다.

처음으로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이 내 상실의 고통과 슬픔을 이기고

역사해주신 일이었다.


나는 내가 어디로 가든지 함께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의 약속을

내 영에 뚜렷하게 새겼고,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힘을 얻었으며,

기쁨이 회복될 것을 바라보게 되었다.

모든 상한 심령에 대한 궁극적인 예후(prognosis)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견뎌낼 수 있도록 도우실 뿐 아니라, 우리가 잘 성장할 수 있다는

매우 실제적인 소망을 내놓으신다는 진리이다.


나에게 폭풍이 왔다./ 잰 해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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