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일간지를 통해 ‘교회 건물을 여호와 증인에게 매각 결정’이 보도돼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시 교회 관계자는 교회 매각 문제가 논란이 되자 ‘보고만 받았을 뿐’이라 변명하기에 급급했고, 이런 교회의 행동에 실망한 몇몇 교인들은 교회를 떠나기도 했다.

최근 크리스천 포스트에 한 건물 안에 교회 예배와 사탄숭배자들 미사가 함께 드려지는 것과 관련된 논란이 보도되었다. 사탄 숭배자들과 한 건물에서 예배 드린다는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해당 교회 목사는 변명으로 일관하지 않고 당당히 목회 소신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오클라호마시 커뮤니티 교회(Oklahoma City Community Church, OKC) 담임인 톰 매닌(Tom Mannin)은 최근 자신들이 예배 드리는 건물 안에 있는 시청 뮤직홀에서 사탄숭배자들의 블랙미사(black mass)를 이달 말부터 같이 할 수 있도록 허락한 시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매닌 목사는 그의 블로그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랑의 사도로서 반응하길 원하며, 예수께서 그를 반대하고 싫어했던 이들에게 하셨던 그 방식대로 우리가 대응하길 희망한다”라며, “우리는 은혜와 평화로 다양한 믿음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넘치길 기도한다”고 말하며 시청센터에서 블랙미사를 가지려는 Dakhma of Angra Mainyu를 향해 언급했다.

그는 블랙미사를 올리려는 이들에 대해 적개심을 표현하는 이들에게 ‘다른 쪽 뺨마저 돌려 대어라’라는 마태복음 5장 38-42절을 인용하면서 “이 구절은 우리에게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미움을 준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아주 쉽다”라며, “하지만 누군가가 싫어함에도 사랑으로 대한다면 그 미움은 지속될 수 없다. ‘응보의 법’을 뛰어넘어 사랑의 법칙으로 승화시킨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클라호마 시는 금년 초 주정부가 운영하는 시민 센터(civic center)에서 블랙미사를 가지려하는 사탄숭배자 그룹(satanist group)에게 극장 사용을 허락했으며, 이 그룹은 오는 9월 21일(일)에 미사를 드릴 예정이다.

이 소식은 오클라호마 내외적으로 많은 비판에 직면했으며, 반기독교 의식을 허락한 오클라호마시의 결정에 대한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7월엔 블랙미사 중단을 요구하는 3만 7천명의 서명을 담은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오클라호마 공화당 주지사인 매리 폴린(Mary Fallin)은 사탄그룹의 의식을 ‘가톨릭 신앙에 대한 역겨운 조롱’(disgusting mockery of the Catholic faith)이라 폄하하면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의해 보호를 받긴 하겠지만, 그것이 비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라며, “뉴욕 사탄숭배자들이 오클라호마까지 왔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그들의 행위가 얼마나 많은 문제를 유발하는지 깨닫고 이 행사를 취소하길 기도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여호와 증인’에게 건물 매각을 한다는 점이 두려워 남 탓으로 일관한 교회의 태도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될 걸 알면서도 나름 소신을 밝힌 매닌 목사의 태도를 단지 문화의  차이로 돌리기에는 찜찜한 여운이 남는 두 장면이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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