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명자의 고백
                  최송연
 
쪽빛으로 새파란 하늘엔
하얀 새털구름 두둥실 흐르고
살랑거리는 바람 따라
풀 내음도 향긋한 데...

풀 숲에 쪼그리고 앉아
시계꽃 넝쿨째 뜯어
손목에 칭칭 감아 팔찌 만들고...

빨간 진달래꽃
입에 물고 잘근잘근...
입안에 달착지근한 꽃잎 물,
소녀의 마음
나비 되어 춤추었습니다...

내 인생의 들녘에
봄은 그렇게 왔다 가고
오고 또 가는데...

저 멀리 메마른 광야
길 잃은 양떼의 울부짖는 울음소리
어쩌자고 귓전을 때리며 들려오는가....

그 울음소리
차마 외면치 못해
훌훌 따라 나선 이 길

가도 가도 끝없는 사막의 길,

멀고도 외로운 길,
눈물의 길이었습니다...

가야할 길은 아직도 상거가 먼데,
나는 어이하여
이리도 주저앉고만 싶어지는지….

때때로,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며, 자빠지고,
뾰족한 가시 찔러대어 피맺힌 무릎,
고픈 배 움켜쥔 채 터벅거려도

목자의 핏빛 사랑이
나를 오라 손짓하며 부르시니
나는 힘없는 무릎 일으켜 세우고

오늘도
생명으로 생명 바꾸신
목자의 끝없는 그 사랑이야기
가녀린 목 터지도록 외쳐봅니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계시록2:10절)." 
 

출처: 최송연의 목양연가 "왕께 바치는 내 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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