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바란 광야의 경로 ( 33:21-28)에 이어 아라바 광야로 들어선 경로 ( 33:30-36)를 살펴보자. 아라바 광야는 염해 (해저 400 m)에서 남쪽으로 약 180 km 떨어진 엘랏 혹은 에시온게벨 (해발 10 m) 까지의 지역을 말한다. 아라바 광야는 지역적 특성상 신 광야와 바란 광야, 그리고 에돔 산지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아라바 계곡이라고도 부른다. 아라바 광야는 다른 광야와 달리 샘들이 많아 비교적 물이 풍성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주변의 다른 광야와 산지들이 아라바 광야 보다 지역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우기 때 신 광야와 바란 광야는 산지에서 밀려오는 빗물로 홍수를 만들어 아라바 광야로 내려 보낸다. 특히 해발 1500 m의 에돔 산지의 물줄기들은 곧바로 아라바 광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늘날 아라바 광야에는 수많은 키부츠 혹은 모샤브가 형성되어 각종 과일과 야채를 재배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아라바 광야 생활 ( 33:30-36)은 어찌 보면 출애굽 과정에서 광야 생활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다. 아라바 광야 이후에 등장하는 민 33:37-49까지는 에돔과 모압의 땅을 거쳐가는 경로들이기 때문이다.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이 들어선 에돔과 모압은 이미 부족국가 도시를 형성 하고 있었기 때문에 광야 지역이라고 볼 수 없다. 마지막 광야 생활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떤 사건들을 경험했을까?

 

1. 33:30 하스모나에서 발행하여 모세롯에 진쳤고

tAr)semoB. Wnàx]Y:w:) hn"+mov.x;me( W[ßs.YIw:

 

유다 지파의 헤스몬 (!Amßv.x, - 15:27)과 동일한 지명으로 알려진 hn"+mov.x; (하스모나)는 유다 광야, 아라바 광야 그리고 에돔의 경계 지역이다. 특별한 의미를 가진 지명은 아니지만 유다 지파의 헤스몬과 동일한 지명으로 사용된 것을 볼 때 가나안 땅과 매우 근접한 지역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tAr)semo (모세롯) 역시 모세라 (hr"_seAm - 10:6)와 동일한 지명으로 알려져 있다. 모세라에서 아론이 죽고 그의 아들 엘르아살이 아버지를 이어 제사장에 임명된다. 그런데 tAr)semo (모세롯)hr"_seAm (모세라) 모두 결박 ( 5:5; 28:22; 1:13)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나안 땅이 가까워 오면서 광야의 결박을 끊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드러내고 있다:

 

5:5 내가 귀인들에게 가서 그들에게 말하리라 그들은 여호와의 길, 자기 하나님의 법을 안다 하였더니 그들도 일제히 그 멍에를 꺾고 결박 (tAr)seAm)을 끊은지라

 

1:13 이제 네게 지운 그의 멍에를 내가 깨뜨리고 너의 결박을 끊으리라

`qTe(n:a] %yIt:ßros.AmW %yIl"+['me( WhjeÞmo rBoðv.a, hT'§[;w>

 

 

 

2. 33:31 모세롯에서 발행하여 브네야아간에 진쳤고

!q")[]y: ynEïb.Bi Wnàx]Y:w:) tAr+seMomi W[ßs.YIw:

 

우선 브네야아간 (!q")[]y: ynEïb.)은 신 10:6 이스라엘 자손이 브에롯 브네야아간에서 발행하여 모세라에 이르러서는 에서 언급된다. 본문에서 빠져있지만 브네야아간은 분명 광야에서 간혹 만날 수 있는 샘 (브에롯 - troïaeB.)이 있었던 오아시스 지역이다. 실제 아라바 광야 지역가운데 엘랏 혹은 에시온 게벨 ( 33:35, 왕상 9:26)의 북쪽 지역은 비록 광야라고 하지만 에돔 산지에서 흘러 내려오는 지하수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브네야아간 (야아간의 아들들)이란 이름을 붙였을까? 대상 1:42 에셀의 아들은 빌한과 사아완과 야아간 (!q")[]y:)이요에서 알 수 있듯이 에서의 자손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브네야아간은 에서의 자손들이 다스리는 땅을 암시하고 있다.

 

3. 33:33 홀하깃갓에서 발행하여 욧바다에 진쳤고

ht'b'(j.y"B. Wnàx]Y:w:) dG"+d>GIh; rxoæme W[ßs.YIw:

 

욧바다 (ht'b'(j.y")의 쇼레쉬 (어근)bj;ÞyYII (be good/ go well/ pleased)이다. 삼상 24:4 네 소견에 선한대로 그에게 행하라 (^yn<+y[eB. bj;äyI rv<ßa]K; ALê t'yfiä['w>). 삼하 3:36온 백성이 보고 기뻐하며 왕이 무슨 일을 하든지 무리가 다 기뻐하므로 (~h,_ynEy[e(B. bj;ÞyYIw:).” 또한 욧바다는 아라바 광야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큰 오아시스 지역이다. 광야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반드시 거쳐가는 곳이다. 광야에서 가장 기쁜 일이 무엇일까? 마실 물이 있고 쉬어 갈 수 있는 주막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4. 33:34 욧바다에서 발행하여 아브로나에 진쳤고

hn")rob.[;B. Wnàx]Y:w:) ht'b'_j.Y"mi W[ßs.YIw:

 

정확한 위치를 지금은 파악할 수 없지만 아브로나 (hn")rob.[;)는 욧바다 (33)와 에시온게벨 (35) 사이에 있어야 한다. 이동 경로에서 욧바다에서 에시온게벨까지 남쪽으로 약 30 km 정도 떨어져 있다. 왕의 대로 ( 20:17 %l,M,äh; %r<D<ó) 남쪽 시작지점인 에시온게벨 (엘랏)은 아카바만(홍해)의 주요 항구로서 이용되던 곳이었다. 솔로몬 때에는 배를 만들어 아라비아 반도의 오빌까지 무역으로 했을 만큼 번성한 곳이었다. 아브로나 (hn")rob.[;)의 쇼레쉬인 rb[어느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다는 의미로 성서에서 빈번하게 등장한다. 지역 특성상 욧바다와 마찬가지로 오아시스 지역임에 틀림없었고 에시온게벨에 도착하기 전에 거쳐가는 곳이었을 것이다.

 

 

 

5. 33:35 아브로나에서 발행하여 에시온게벨에 진쳤고

rb,G") !Ayðc.[,B. Wnàx]Y:w:) hn"+rob.[;me( W[ßs.YIw:

 

에시온게벨 (rb,G") !Ayðc.[,)은 두 단어 !Ayðc.[,rb,G") (rb,G<ï)로 이루어져 있다. !Ayðc.[,hc'_[e (council/ advice, tree)에서 파생된 낱말이고 rb,G") 혹은 rb,G<ï사람/ 남자의 뜻을 가진 낱말이다. 그런데 rb,G<ï (게벨)은 솔로몬의 열 두 관장 (왕상 4:7-19) 가운데 길르앗 산지를 관장하던 우리의 아들 게벨 (19)와 동일한 이름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게벨은 솔로몬의 에시온게벨 항구 개발에 결정적인 제안을 했던 인물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6. 33:36 에시온게벨에서 발행하여 신 광야 곧 가데스에 진쳤고

vdE(q' awhiî !cIß-rB;d>mib. Wnðx]Y:w: rb,G"+ !Ayæc.[,me W[ßs.YIw:

 

가데스 (vdE(q')와 관련된 지역 이름이 구약 성서에서 여러 차례 등장한다. 먼저 창세기 14:7 그들이 돌이켜 엔미스밧 곧 가데스 (vdEêq' awhiä ‘jP'v.mi !y[eÛ)에 이르러 아말렉 족속의 온 땅과 하사손다말에 사는 아모리 족속을 친지라 그리고 민수기 32:8 너희 열조도 내가 가데스바네아 ([;nEßr>B; vdEîQ')에서 그 땅을 보라고 보내었을 때에 그리 하였었나니. 또한 유다 자손의 지파들이 정착한 도시들 가운데 게데스 ( 15:23 - vd<q<ï)가 있었다. 이후에 이방의 땅으로 멸시당한 스불론과 납달리를 게데스 ( 12:22)로 부르기도 했다. 실제 vdEîQ'는 가데스와 관련하여 지역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했지만 이방 신전 혹은 산당에서 제사를 지내던 창기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다:

 

23:17 이스라엘 여자 중에 창기 (hv'ÞdEq.)가 있지 못할 것이요 이스라엘 남자 중에 미동(vdEÞq')이 있지 못할찌니

`laer"f.yI ynEïB.mi vdEÞq' hy<ïh.yI-al{)w> lae_r"f.yI tAnæB.mi hv'ÞdEq. hy<ïh.ti-al{

 

왕상 15:12 남색하는 자 (~yviÞdEQ.)를 그 땅에서 쫓아내고 그 열조의 지은 모든 우상을 없이 하고

wyt'(boa] Wfß[' rv<ïa] ~yliêLuGIh;-lK'-ta, ‘rs;Y"’w: #r<a'_h'-!mi ~yviÞdEQ.h; rbEï[]Y:w:`

 

 

지금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 경로를 크게 시내 광야 ( 33:16-20), 바란 광야 ( 33:21-28), 그리고 아라바 광야 ( 33:30-36) 등 세 광야 지역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우리는 출애굽 경로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남긴 흔적들에서 하나님과 모세,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서 벌어진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음을 보았다. 오늘날 우리 역시 신앙 생활에서 수많은 사건들을 경험하고 살아가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우리의 흔적들을 남기고 있다. 

글/김진산 목사님

김진산 목사님은 누구인가:  성결교에서 안수 받으신 목사님이시며, 히브리대학에서 10년째 히브리어를 전공하셨고, 또 히브리어를 가르키기도 하시는 교수님이시며, 히브리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해 놓고 기다리는 분으로서, 이번에 저의 "목양연가"의 독자님들을 위해서만 특별히 그 분이 연구한 '칼럼'을 보내어 주셨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몇 번에 걸쳐서 더 실을 예정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깨우치고 더 확실하게 배우고 얻는 좋은 계기가 될 줄을 믿습니다.
                                    


                                         목양연가 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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