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프리카 선교사의 외침

“말하지 말라고? 나는 진실을 말해야겠다”


김동국 우간다 선교사 / 출처 = 김동국 페이스북


나는 아프리카에서 24년째 어린 아이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는 아주 젊잖은 선교사다.


조국의 현실이 끔찍하게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조국을 이렇게도 망가뜨리는 세력들이 있다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나의 서툰 글재주나마 현재의 상황에 보탬이 될까 해서 글을 올린다.


호남의 어떤 목회자가 “아프리카에서 아무 것도 모르면서 가만히 있으라”라는 식의 억압을 해왔는데,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다.


내가 뭘 모르는가? 요즈음엔 (모바일로 세상이) 손바닥 안에 다 있는데도, 한글 24자만 알면 다 읽는데도, 게다가 난 영어로도 설교도 하고 대학교에서도 영어로도 강의했고, 그래서 영자신문에 영미방송도 청취할 수 있다.


쥐꼬리만큼 아는 것을 가지고 유난을 떨기에 내가 그간에 읽은 좌파인사들의 책과 제목 "유시민의 <나의 현대사>, 조정래의 <정글만리>, <태백산맥>, 장준하의 <민족혼. 민주혼. 자유혼>, <민족주의자의 길>, 함석헌의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김 구의 <백범일지>, 진중권의 <미학 오딧세이 전 3권>, 전남 완도 사람 김삼웅의 <친일파>, 고대총장 김준엽의 <장정 전 5권>, L. 스타브리아스의 <제3세계 역사와 제국주의> 이만열의 <한국 기독교 수용사> 노동시인 박노해의 <겨울이 꽃핀다>, 지금은 월북작가 홍명희의 <임꺽정 전 10 권> 중 2권을 보내면서 이것을 읽고 있는 중이다"하고 쭈욱 올렸더니 묵묵부답이다.


이런 책들을 대부분 내 호주머니를 털어서 구하여 선편으로 받았고, 내 서재실에서는 다음 타자를 기다리고 있다. 또 한 사람은 “사람들이 싫어하니 글을 올리지 말라”는 식의 협박을 해왔다.


그 말은 선교비를 짜르겠다는 것으로 이해되어 참 씁쓸했다. 그것도 동기라고, 호남 동기라고 하는 분들에게서 들은 말이다.


여기서 밝히지만 그 많은 총신 신학대학원 호남 동기들이 있지만, 나에게 아무도 24년 동안 후원한 사람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겁날 것 없다 하였다.


그런데 내가 아는 호남의 선교사는 은근히 대구와 경북 모교회의 후원을 받고 단기선교 팀까지 오는 모습에서 “맞아. 예수 안에 영호남의 벽이 어디 있나”하면서 위로를 받다가도 마음이 편치 않다. 또 한 사람은 “찌라시 언론, 즉 조갑제 닷컴, 일베 등을 믿지 말라”는 식의 주입식교육을 하려고 한다.


그런 예수 믿는다는 청년의 말에 어이없어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육십고개를 바라보는 사람이다. 그런데 주입식교육에 춤추는 사람으로 보았다면 아직도 멀었다. 대한민국을 저런 젊은 세대가 짊어지고 가려한다니 참으로 갑갑하기도 하여 이 글을 또 올린다.


또 한 사람은 “전라도의 아픔을 아느냐 광주를 와 봤느냐”는 식으로 기분 나쁘게 말했다. 난 그들의 아픔이 어떤건지는 몰라도, 5.18 광주사태 때 현역 일병으로서 국군통합병원에서 손발이 잘려나가 고통에 신음하면서 죽어나간 우리의 전우들의 아픔과 눈물은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내 두 귀로 들었고, 내 뜨거운 가슴으로 피터지게 느꼈노라고 했다.


그러면 누가 그들을 쏘아 팔목을 잘랐나? 누가 쏜 총탄에 저들의 살이 푸르쭉쭉하게 썩어가다 죽었나? 그러면서도 국군은 모두 죄인으로 몰고간 자들이 민주투사라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나는 여기에 글을 올린다.


말하지 말라는 세상에 대하여 나는 진실을 말하여야 하겠다. 말하지 말라는 지인들에게, 나는 목놓아 울더라도, 단 한 사람이 읽더라도, 아니 단 한 사람이 수긍하더라도, 나는 전우들의 피와 땀과 죽음 앞에 죽는 그 날까지 이 진실을 띄워 그들을 위로해야겠다.


진실을 뭍어두고 그 위에 멍석 깔아놓고 술판 벌이는 세상에 대하여, 내가 믿는 진실과 그 진실을 지켜줄 동지들과 그들을 사랑하시어 우리를 구원해 주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붙들고 말하기를 꺼리지 않겠다.



- 천고 김동국 / 적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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