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창 1:2)


아이가 어릴 때 부화기를 사서 매추리알을 부화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같은 알이라고 해서 다 부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유정란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무정란은 아무리 오랜 시간을 부화기에 넣어 두어도 결코 부화되지가 않습니다.


처음에 열 몇개의 알을 구해서 넣었는데 다른 알들은 때가 차니 다 부화해서 나오는데 간혹 예정시간보다 하루 이틀이 길어지는 것들이 있어 알을 깨보면 아무런 변화가 없는 무정란이었던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혹시나 확인한다고 알을 깨어버렸다가 잘못하면 죽을수도 있기에 휴대전화에 있는 후레쉬를 켜서 알을 비춰보면 어렴풋하게나마 안에 생명이 자라고 있는지 아닌지 유무를 어림짐작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여튼 미물 하나가 알에서 깨어나고 생명으로 자라나는데도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데 하물며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받아 단단한 자아의 껍질을 스스로 깨고 하나님의 사람들이 출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합니다.


본문에 기록된 말씀은 마치 이렇게 어미닭이 유정란을 소중히 품고 있듯이 알을 품고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는 지구를 하나님의 성령께서 소중히 품으심으로써 각종 생명들이 창조된 것과 같이 오늘 이 시대에도 새창조의 생명을 부화하기 위해서 성령께서 교회를 소중히 품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 교회 안에는 유정란도 있고 무정란도 함께 섞여 있습니다. 무정란이라고 해서 교회 안에서 성령의 감동과 은혜를 받는 것은 물론이요 심지어 다양한 은사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사울왕은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았고 특별한 은사를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버림받은 것과 같이 무정란과 같은 교인들은 교회 안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은혜도 받으면서 함께 섞여서 생활하지만 최종적으로 그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아무리 오랜 시간을 하나님의 말씀도 듣고 은혜를 받아도 무정란과 같이 속에서 생명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니 십자가를 통해 단단한 자아가 깨어지고 부서짐으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그 속에 유정란과 같이 분명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이 새겨지고 그 말씀이 계속해서 자라다 보면 지금 당장은 눈에 띄지 않고 변화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그 깊은 속에서는 엄청난 갈등과 몸부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과 몸부림을 통해 해산의 과정을 거치고 결국에는 하나님의 사람이자 당당한 하나님의 아들들로써 나타나며 또한 점점 더 그 키와 지혜가 자라면서 위용과 진가를 드러내게 되는 법입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 있는 수 많은 신자들을 볼 때 초기에는 전혀 표가 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감별할 수 있는 지혜의 눈이 떠지게 된다면 비록 아직은 단단한 자아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일지라도 어렴풋하게나 그 안에서 하나님의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으며 더욱이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스스로 십자가의 능력을 의지해서 단단한 자아의 껍질을 깨부수고 나올 수 있도록 격려하며 성령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게 됩니다.


창세기에서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고 흑암이 깊음 위에 있을 때 하나님의 영께서 지구 위에서 알을 품듯이 운행하셨던 것과 같이 어둡고 죄악으로 관영한 이 시대에도 하나님의 성령께서는 여전히 하나님의 생명으로 잉태되고 단단한 자아의 껍질을 십자가의 능력으로 깨부수고 나올수 있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의 씨를 분명하게 받으셨습니까? 그리고 이 받은 말씀을 가지고 성령님의 감동감화를 통해 생명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습니까? 또한 이에 머물러 있지 않고 완악하고 단단하 자아의 껍데기를 십자가의 능력으로 께어 부수고 이 세상을 초월할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 그 지혜와 키가 자라나신것과 같이 점점 더 예수님을 닮고 하늘에 앉힌바 된 신앙인으로 나날이 천성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교회 공동체 안에서 똑같이 말씀을 듣고 은혜도 받기는 하는데 도무지 속 생명의 변화와 몸부림조차 느끼지 못하며 입으로는 십자가를 말하고 있지만 전혀 십자가의 능력을 체험하지 못한채 단단한 죄악의 자아에 갇혀 결국 심판날에는 속에 아무것도 없는 무정란과 같은 존재로 버림받을 존재로 방치되어 있습니까?



출처: 이웃 블로그 / 페드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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