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남조선것들을 모조리 쓸어버려야 한다"는 지시를 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통신은 1일 강원도 원산에서 조선인민군 전선포병부대들의 포병대 집중 화력타격 연습(훈련)을 지도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통신은 "연습에는 남조선 괴뢰 서북도서방위사령부 관하 6해병여단과 연평부대를 쓸어버릴 임무를 맡고 있는 서남전선수역 최전방의 섬방어대 포병구분대들과 서울시를 비롯한 전선 주타격 방향과 보조타격 방향의 남조선 작전지대 군사대상물들과 반동 통치기관들을 타격할 임무를 맡고 있는 전선 중장거리포병 구분대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목표 섬에서는 요란한 폭음과 함께 화광이 충천했다”며 “백령도, 연평도를 비롯한 서남해상의 5개 섬과 조선인민군 주타격 방향에 놓여 있는 적들의 도시들과 군사대상물들, 반동 통치기관들이 통째로 불바다에 잠기는 듯한 통쾌한 순간"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훈련을 지켜보고, "첫 타격에 남조선 것들의 대응 의지를 완전히 꺾어놓고 그래도 단말마적으로 발악하는 놈들이 있다면 아우성칠 놈, 비명 지를 놈도 없이 모조리 쓸어버려야 한다"며 ""정의의 전쟁의 발발과 함께 서남전선 포병부대들이 터쳐 올리는 승전의 포성은 남진하는 인민군 부대들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이번 훈련이 "가련한 제 집안의 처지도 모르고 어리석은 망상에 사로잡혀 부질없는 전쟁 객기를 부리며 또다시 서남전선수역 우리의 면전에서 무모하고 졸망스러운 포사격질을 해댄 남측에 엄중한 최후의 경고로 전달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날 훈련은 북한의 5차 핵실험(9월 9일)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2321호가 채택(뉴욕 현지시간 지난달 30일)된 직후 진행돼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통상 동계훈련 막바지에 대규모 사격훈련을 실시해 왔다"며 "이번에는 훈련 시작과 동시에 실시했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채택과 한국의 대북 독자제재안이 발표되기 전에 실시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3월에도 대북 제재 2270호가 채택되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반발했다. 5차 핵실험 이후 조용한 행보를 보이던 김정은은 대북제재안 논의가 한창이던 11월 이후 8차례 군부대를 방문했고, 백령도 인근의 마합도와 연평도 인근의 장재도·갈도를 찾아 포사격과 연평도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 이 때문에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등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우리 영토에 대한 타격 위협을 강력히 규탄하며, 만약 적이 도발할 경우 우리 군의 강력하고 단호한 응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김정은 "남조선 것들 쓸어 버려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