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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실에서 투병생활을 같이 하는 두 노인이 있었습니다
오랜 투병끝에 찾는 이들도 없는 외롭고 쓸쓸한 이 노인들에게
유일한 즐거움과 기쁨은 창 밖을 내다 보는 것 이었습니다
하나 뿐이 없는 창가의 침대에 누운 할아버지는
거동하기 힘든 몸을 일으켜 창밖의 풍경을 설명해 줍니다
그러면 안 쪽 침대에 누운 할아버지는 온갖 상상의 나래를 폅니다

매일 매일 또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창밖의 풍경은 새로워 집니다
봄이면 온갖 아름다운 화초와 화사한 꽃들로,싱그러운 들풀이 병실을 채웁니다
또 엄마와 같이 산책을 나온 어린 아이의 손에 들린 풍선과
조그마한 호숫가에서 종이배를 띄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창 밖에는 구름 한점 없는 푸르른 하늘을 나르는 새들의 지저귐,
때론 붉게 타오르는 석양의 장엄이 있습니다

이런 설명을 듣는 안 쪽 침대의 할아버지는
오래 전 고향마을 개울에서 어린 아들과 물놀이 하던 생각이 떠 오릅니다
또 이제는 본 지 오래된 어린 손녀의 귀여운 얼굴이 그려 집니다

어느 날 이 할아버지에게 욕심이 생겼습니다
바깥 세상을 직접 보고 싶은 욕심을 주체할 수 가 없었습니다
당신은 몸을 일으킬 수도 없는...거동조차 하지 못하는 데도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밤중에 잠을 깬 할아버지는
창쪽 침대에 누운 할아버지의 신음소리를 듣게 됩니다
당연히 신호를 하여 도움을 청해야 하는 데 이 노인은 끝내 외면 하지요
괴로워 하던 할아버지는 마침내 숨을 거두고....
창가 침대로 옮기운 할아버지....

다소 소란하고 부산했던 병실이 진정되고 평상으로 되돌아 왔을 때
이 할아버지는 혼신의 힘을 다해 윗몸을 일으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기대와 설레임속에 창밖을 바라봅니다
                             .

....창밖에는 차디 찬 세멘트 벽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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