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산 교수의 "히브리어 의미로 본 출애굽 경로 (1)"

김진산 교수 2009. 3. 16. 05:21

히브리어 의미로 본 출애굽 경로 (1)

 

이스라엘에서 순례자들을 만날 때마다 자주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 경로에 관한 것이다. 이집트 혹은 요르단을 거쳐 이스라엘로 입국하는 순례자들에게 출애굽 경로는 큰 관심거리가 된다. 최근 기독교 서점가에서 베스트 셀러가 된 떨기나무에서는 오늘날 시내반도에 위치한 시내산을 부정하는, 새로운 출애굽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학에서 성서학 강의시간에 교수들이 성서 본문(text)을 이해하는데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사건의 주변상황 (context)이다. 특히 어떤 장소 (place)에서 일어난 사건 (event)인지에 관심을 갖는다. 그 이유는 장소를 나타내는 히브리어 이름에서 사건을 이해할 수 있는 뜻밖의 열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살펴보려는 것은 출애굽 경로 가운데 민수기 33 16-37절에 나타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남긴
흔적들이다. 흔적들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본문에 기록된 출애굽 경로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나가고 난 뒤에 붙여진 장소 이름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출애굽 경로에 대한 고고학자들의 의견은 아직도 분분하다. 그렇다 보니 출애굽 경로를 밝히려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대단하다. 장소에 붙여진 히브리어 의미를 추적하고 그 곳 (place)에서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출애굽 경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33: 16 시내광야에서 발행하여 기브롯핫다와에 진쳤고

hw")a]T;h;( troïb.qiB. Wnàx]Y:w:) yn"+ysi rB:åd>Mimi W[ßs.YIw:

 

기브롯핫다와 에서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 해답은 민 11:34의 두 명사 rbq (케베르-무덤)hw")a]T; (타아봐-욕심, 탐욕)의 언어유희와 함께 발견할 수 있다:

11:34 그 곳 이름을 기브롯 핫다와라 칭하였으니 탐욕을 낸 백성을 거기 장사함이었더라

`~yWI)a;t.Mih; ~['Þh'-ta, Wrêb.q") ‘~v'-yKi hw"+a]T;h;( tAråb.qi aWhßh; ~AqïM'h;-~ve(-ta, ar"²q.YIw:

 

명사 rbq (무덤)는 성서에서 두 가지의 복수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는 troïb.qi 혹은tAråb.qi 또 다른 하나는 ~yrIÜb'Q.이다. 하지만 본문처럼 다른 명사와 연결된 형태로 troïb.qi 혹은tAråb.qi를 자주 사용된다. hw")a]T; (욕심, 탐욕)는 창세기 3 6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에서 처음 사용된다. 흥미로운 것은 hw")a]T;^ßv.p.n: (네 영혼 혹은 네 마음)가 함께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다: “…네가 무릇 마음 (^ßv.p.n:)좋아하는 대로 (hw")a]T;) 고기를 먹을 수 있으리니 ( 12:20), 무릇 네 마음 (^ßv.p.n:)좋아하는 것 (hw")a]T;)을 그 돈으로 사되…” ( 14:26), 그 사람이 이르기를 반드시 먼저 기름을 태운 후에 네 마음 (^ßv.p.n:)원하는 대로 (hw")a]T;) 취하라…” (삼상 2:16).

 

2. 33:17 기브롯핫다아와에서 발행하여 하세롯에 진 쳤고

tro)cex]B; Wnàx]Y:w:) hw"+a]T;h;( troåb.Qimi W[ßs.YIw:

 

하세롯 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12장에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난하자 하나님께서 그들을 문둥병자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모세의 간절한 요청으로 하나님은 문둥병을 대신하여 미리암을 진 밖에 칠일을 가두게 하신다. tro)cex] (하쩨로트)의 단수 형태인 rcex' (하쩨르)는 출애굽 27장에서 40장에 이르기까지 성막의 로 사용된다. 즉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성막의 뜰은 역시 거룩한 장소가 된다. 12장에서 미리암이 밖으로 쫓겨난 사건과 관련하여 미리암은 하나님의 rcex'()에서 쫓겨난 것이다. 그렇다면 본문 ( 33:17)에 등장하는 출애굽 경로 하세롯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거나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하심을 체험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 있다.

 

3. 18하세롯에서 발행하여 릿마에 진 쳤고

hm'(t.rIB. Wnàx]Y:w:) tro+cex]me W[ßs.YIw:

 

hm'(t.rI (릿마-리트마)는 앞의 tro)cex]hw")a]T;h;( troïb.qi 와 달리 다른 본문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지명이다. 즉 특별한 사건보다는 지역적인 특징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다. hm'(t.rI~t,roå (로뎀)~ymit'r> (대싸리)와 관련하여 광야에서 찾아보기 드문 로뎀 나무 (왕상 19:5) 혹은 대싸리 뿌리 ( 30:4)가 무성했던 지역이었을 것이다. 로뎀 나무 (Rotem Tree)는 이스라엘 땅 가운데 광야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세가지 관목들 (shrubs) 가운데 하나이다. 광야의 척박한 땅에서 드물게 자라나는 식물이기 때문에 광야에 머물렀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생존의 수단이 되었던 것은 분명했다. 로뎀 나무는 광야의 사람들에게 그늘, 음식, 그리고 땔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4 떨기 나무 가운데서 짠 나물도 꺾으며 대싸리 뿌리로 식물을 삼느니라

~m'(x.l; ~ymiät'r> vr<voßw> x:yfi_-yle[] x:WLåm; ~ypiäj.Qoh;

 

그런데 ~m'(x.l;식물을 삼느니라로 번역한 개역성경은 실수를 범하고 있다. ~m'(x.l;은 부정사의 형태로 to be warm (땔감으로 삼느니라)의 의미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4. 19릿마에서 발행하여 림몬베레스에 진 쳤고

#r<P'( !MoðrIB. Wnàx]Y:w:) hm'_t.rIme W[ßs.YIw:

 

우선 히브리어 문자적 의미로 !MoðrI (리몬)석류를 가리키고 #r<P'( (파레쯔)터지다/ 뚫고 나오다 (break through)이다. 18hm'(t.rI (릿마-리트마)처럼 지역적인 특성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로뎀 나무와 달리 석류는 척박한 광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식물이다: 이곳에는 파종할 곳이 없고 무화과도 없고 포도도 없고 석류도 없고 마실 물도 없도다 ( 20:5). 석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기대하고 있었던 아름다운 땅 ( 8:7), 즉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서 만날 볼 수 있는 식물이었다: 밀과 보리의 소산지요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와 감람들의 나무와 꿀의 소산지라 ( 8:8).

 

그리고 #r<P'( (파레쯔)의 기본 동사 #r:P'는 하나님의 주권적 행사에서 주로 사용된다:

삼하 5:20 다윗이 바알브라심에 이르러 거기서 저희를 치고 가로되 여호와께서 물을 흩음 같이 (~yIm"+ #rp,äK.) 내 앞에서 내 대적을 흩으셨다 (#r:P')하므로 그곳 이름을 바알브리심 (~yci(r"P. l[;B;î)이라 칭하니라 

 

삼하 6:8 여호와께서 웃사를 충돌하시므로 (hZ"+[uB. #r<P,Þ hw"±hy> #r:óP') 다윗이 분하여 그곳을 베레스웃사 (hZ"ë[u #r<P,ä)라 칭하니 그 이름이 오늘까지 이르니라

 

16:14 그가 나를 꺾고 다시 꺾고 (#r<p'_-ynEP.-l[; #r<p,â ynIcEår>p.yI) 용사 같이 내게 달려드시니

 

본문 민 33:19#r<P'( !MoðrI (림몬베레스)는 하나님께서 아무 것도 없는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아름다운 땅, 즉 가나안 땅에서나 맛볼 수 있는 석류 혹은 열매를 허락하신 사건을 가리킨다.

 

5. 20림몬베레스에서 립나에 진 쳤고

hn")b.liB. Wnàx]Y:w:) #r<P'_ !MoærIme W[ßs.YIw:

 

hn")b.li (립나-리브나)는 모음을 달리하여 hn")bol. (유향-레보나)hn"“b'l. (희다-레바나)로 사용된다. 첫째 hn")b.li (립나-리브나)는 가나안 정복 이후 레위 사람 가운데 아론 자손에게 분배된 땅의 이름이다. 그리고 역상 6:57에서 아론 자손에게 주어졌던 도피성들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아론 자손에게 도피성을 주었으니 헤브론과 립나와 그 들과 얏딜과 에스드모아와 그들과 (hn"ßb.li-ta,w> !Arïb.x,-ta, jl'êq.Mih; yrEä['-ta, ‘Wnt.n" !roªh]a; ynEåb.liw>). 둘째 hn")bol. (유향-레보나)는 오직 세 번 등장하는데 하나님 앞에 제사를 드릴 때 사용된 값비싼 방향제였다: 누구든지 소제의 예물을 여호와께 드리려거든 가루로 예물을 삼아 그 위에 기름을 붓고 또 그 위에 유향을 놓아 ( 2:1). 마지막으로 hn"“b'l. (희다-레바나)는 레위기에서 문둥병자에게 생기는 흰 반점을 가리킨다: 제사장은 진찰할 찌니 피부에 흰 점이 돋고 (rA[êB' ‘hn"b'l.-taef.) 털이 희어지고 거니 난육이 생겼으면 ( 13:10). 위에서 언급한 세가지 의미가운데 가장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두 번째 hn")bol. (유향-레보나)이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향해 유향을 가지고 정성을 다한 제사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6. 21립나에서 발행하여 릿사에 진 쳤고

hS'(rIB. Wnàx]Y:w:) hn"+b.Limi W[ßs.YIw:

 

hS'(rI의 쇼레쉬 (어근)ssr (적시다, 축축하게 하다)이다. 5:2 나의 누이, 나의 사랑, 나의 비둘기, 나의 완전한 자야 문 열어 다고 내 머리에는 이슬이 (lj'ê-al'm.nI ‘yviaRo), 내 머리털에는 밤 이슬이 (hl'y>l") yseysiîr> yt;ÞACWUq.) 가득하였다 하는구나 에서 ssr는 앞에서 언급된 이슬 (lj')과 동일하게 번역되었다. 광야의 이슬은 하나님의 축복이다. 저녁에는 메추라기가 와서 진에 덮이고 아침에는 이슬이 진 사면에 있더니 그 이슬이 마른 후에 광야 지면에 작고 둥글며 서리 같이 세미한 것이 있는지라 ( 16:13-14). 본문 21절의 hS'(rI (릿사)에서 하나님의 축복인 이슬이 내렸던 사건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글/김진산 목사님

김진산 목사님은 누구인가:  성결교에서 안수 받으신 목사님이시며, 히브리대학에서 10년째 히브리어를 전공하셨고, 또 히브리어를 가르키기도 하시는 교수님이시며, 히브리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해 놓고 기다리는 분으로서, 이번에 저의 "목양연가"의 독자님들을 위해서만 특별히 그 분이 연구한 '칼럼'을 보내어 주셨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몇 번에 걸쳐서 더 실을 예정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깨우치고 더 확실하게 배우고 얻는 좋은 계기가 될 줄을 믿습니다.
                                    


                                         목양연가 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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