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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섭 소장(목사, 가족관계연구소장,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총재, 전 침신대 교수)은 이단대처 사역자 중 매우 독특한 위치에 있다. 그는 저술가이자 탁월한 번역가다. 또한 기독교 상담심리학자(트리니티신학대학교대학원 철학 박사, 상담심리학 석사)다. 기독교 상담심리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 교수의 번역서를 한번쯤 접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다수의 상담 관련 저술을 한국교회에 소개했다. 가족관계연구소를 설립해 기독교인들의 대화와 소통을 위해 30여 년 이상을 가정 사역자로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단대처 사역자로서 최삼경·이영호·진용식·박형택 목사 등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필자는 2015년 3월 6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정 목사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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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사역과 이단대처 사역은 정동섭 목사에게 동전의 양면과 같다


“가정 사역은 이단대처 사역의 또 다른 이름”


정 목사에게 있어서 이단 대처는 또 다른 측면의 가정 사역이다. 정 목사가 이단대처 세미나를 할 때 반드시 본문으로 하는 말씀이 있다. 디도서 1:11이다. “저희의 입을 막을 것이라 이런 자들이 더러운 이를 취하려고 마땅치 아니한 것을 가르쳐 집들을 온통 엎드러치는도다.” 더러운 이익을 취하는 자들이 마땅치 아니한 교리들을 가르쳐 집들을, 가정을 온통 뒤흔들어 놓고 무너뜨린다는 지적이다. 이단의 그릇된 가르침에 세뇌되면 가출과 이혼의 열매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성경 본문과 주제는 심각하다. 긴장감도 있다. 하지만 정 목사의 강의에선 웃음소리가 자주 터져 나온다.


강의할 때 그는 진지하게 어떤 개념을 설명한 후 “아는 척 하지 말고 받아 적으세요!” “내 말이 틀렸다는 말입니까?”라며 반문한다. 웃음 포인트는 의외로 이런 데서 터져 나온다. ‘이단’문제라는 매우 딱딱한 주제를 갖고 강연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시종 잔잔하고 부드럽다. 그리고 그의 생생한 체험들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디도서 말씀을 근거로 정 목사는 가정을 세우는 사역과 이단 대처 사역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제시한다. 가정을 회복하고 바로 세우는 게 가정 사역인데 이단교주와 추종자들은 모두 역기능가정 출신이다. 이단에 빠진 사람의 가정에는 예외없이 불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 사역을 하는 자신은 필연적으로 가정을 파괴하는 이단에 대해 비판하고 경계하며 대처해야 했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사람들이 이단에 빠지는 배경에 “불안정한 현대 가정”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가하는 이혼, 잦은 이사와 전근, 성도덕의 문란으로 외로움과 권태를 느낀 사람들이 사랑을 갈구하다가 ‘거짓된 사랑의 공동체’를 만나게 되고 이단들은 이러한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소속감과 즉각적인 해답 그리고 일시적인 돌봄을 제공받기 때문에 이단에 몰입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 목사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정을 대화가 넘치는 사랑의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며 “결혼예비교육, 부부역할 및 부모역할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가족 구성원들이 효과적 대화기술과 문제해결기술을 습득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간다면 이단 교주는 물론 이단단체들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역설한다. 건강한 가정 만들기가 결국 가장 근본적인 이단대처 사역이라는 게 정 목사의 생각인 셈이다. 이를 위해 그는 부부간의 대화에 많은 관심을 둔다. 정 목사가 제시하는 방법론은 ‘A, B, C 대화법’과 반영기술로 설명할 수 있다.


현대 가정에 필요한 것은 그날의 경험과 감정을 표현하는 심정대화다. 말할 때는 ABC 공식에 맞추어 말한다. “A상황에서 당신이 B를 했을 때 나는 C를 느꼈다.” 예를 들면 이런 방식이다. “낮에 전화를 아무리 해도 당신이 안 받으니까 걱정이 됐어요.” 듣는 사람은 상대의 말을 자세히 듣고, 반영한 후에 반응을 하라는 것이다. 듣는 사람은 들은 내용을 요약해서 반복한다. “내가 전화를 안 받아서 걱정했다구. 그 때 회의 중이라 받을 수가 없었어.” 이를 반영 또는 바꾸어 말하기 기술이라 한다. 이런 식으로 하루 하루의 삶을 나누다 보면 정서적 친밀감도 생기고 갈등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 정 목사의 생각이다.

정 목사는 말한다.

“대화는 부부관계의 혈관과도 같은 것이다. 대화가 사실상 일상적인 대화밖에 안하는 경우, 소통은 대화경화증에 걸린다. 집에서 ‘밥 먹으세요’, ‘나, 나갔다 올게’ 등 부부간의 대화가 일상적 대화에서 끝나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대화, 친목(심정)대화의 단계로 나가지 못한다. 친밀감을 형성하는 대화를 하지 않고 삶을 나누고 희노애락을 나누는 대화를 하지 않으면 부부관계는 금방 정서적 이혼상태에 이르게 된다. 설상 부부들이 교회에서 대외적으로는 멋있게 보여도 그건 ‘사이비’ 친밀감에 불과하다. 정서적 친밀감은 오락적 친밀감으로 이는 다시 성적 친밀감으로 이어진다. 정서적 친밀감 없이 성적 친밀감은 불가능하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게 부부관계다. 너무 가깝기 때문에 사람들, 특히 목회자들이 평생의 반려자와 즐겁고 행복한 관계를 맺는 것보다 자신이 목양하는 성도들이나 일터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부부관계는 모든 관계의 기본이 된다. 정 교수는 “남편은 아내가 ‘당신 최고야’라며 인정할 때 활력 있는 인생을 산다, 아내는 남편이 ‘여보, 사랑해’라고 표현할 때 말할 수 없는 행복감에 빠진다”며 “가정에 행복이 넘칠 때, 이단에서 소속감을 찾는 사람들은 줄어 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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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섭 목사의 사무실에 진열된 책자와 액자들


구원파에서 몰몬교로, 그리고 형제교회로···


가정 사역과 이단대처 사역을 함께 하는 정동섭 목사에게는 언제나 ‘구원파 탈퇴자’라는 이력이 따라다닌다. 그는 이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경희대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구원파(권신찬·유병언 씨측)에 미혹돼 8년 동안을 허송했다. 정 목사는 자신이 구원파에 빠지게 된 계기에 대해 “친구가 ‘성경을 통달한 사람이 있는데 만나보자’는 권유 때문에 유병언 씨를 알게 됐다”며 “성경을 통달했다는 유 씨의 성경이 닳을 대로 닳아 있는 것을 보고 믿음이 갔고 말할 때마다 성경을 인용하는 유 씨의 모습에 압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목사는 “유 씨의 통역 비서로 세계 곳곳을 함께 다니며 유 씨의 실체를 옆에서 보고는 너무도 실망해 탈퇴했다”며 “탈퇴한 후 미국 대사관 직원을 만나서 미혹당해서 간 곳이 몰몬교였고, 또 다시 탈퇴해 극단적 세대주의자들이 모임인 형제교회와 지방교회까지 방황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나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한국, 미국, 중국계 이단을 국제적으로 경험한 사람”이라며 “그렇게 이단 단체에서 10여년, 허송세월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단에 빠져 있을 때, 정 목사는 불행했다고 회상한다. 일주일에 두세번씩 ‘성도의 교제’를 핑계삼아 구원파 교인들을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정 목사의 아내, 이영애 사모는 심신이 쉴 수 있는 날이 없었고, 무리한 헌금과 교제비 지출로 말미암아 정해진 월급으로는 생활을 이어나갈 방도가 없었다고 한다. 구원파식 ‘시한부 종말론’에 세뇌돼 “예수님이 올해 오실지도 모르는데 집이 뭐 필요하냐?”며 아내가 저축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지 못하게 윽박질렀고,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무조건 화를 냈고, 언성을 높여 아내위에 군림하려 했다고 한다.

구원파안에서 생활하는 동안 정 목사의 아내는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삭이느라 위계양과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신경증 환자가 됐다고 한다.


당시 정 목사는 “나는 구원파에 빠졌을 때 늘 독선적이고, ‘나만 구원받았다’는 생각에 가족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다”며 “나중에는 가족들이 ‘너처럼 될까봐 안 믿는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구원파의 깨달음에 의한 구원은 사람을 교만하고 독선적이고 배타적이게 만들었다. 정 목사는 “이런 독선적인 신앙을 갖고 있던 내가 사랑의교회에서 참된 복음을 듣고 회개하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나는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의 되어 아내에게 무릎꿇고 용서를 비는 사람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정 목사는 이단에 빠졌던 사람의 방황이 끝나려면 반드시 이단 상담을 해야 한다며 자신도 사랑의교회 고 옥한흠 목사의 설교를 듣고 비로소 회심하게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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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에 나와 유병언 씨 구원파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정동섭 목사


정 목사는 “1980년, 사랑의교회 개척 2주년 여름 수련회에 참석했을 때 옥 목사의 강연을 들으며 성령께서는 내가 얼마나 흉악한 죄인인가를 처음으로 일깨워 주셨다”며 “그동안 나는 구원파에서 아담의 범죄 때문에 죄인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은 깨달았으나, 내가 하나님 앞에서 자범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죄인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


구원파를 탈퇴해 정통신앙을 갖게 된 후 정 목사는 구원파 ‘저격수’로서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구원파측과의 소송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필자와 만나던 날도 그는 오후 3시에 서울 서초동의 법무법인을 방문하기 위해 분주했다. 세월호 사건 후 그는 TV조선을 비롯해 종편채널에 200회 이상 출연해 유병언과 구원파의 실체에 대해 증언했다. 방송 중 발언으로 인해 구원파와 천부교에서 명예훼손 소송을 걸어왔다. 지금까지 총 20회 이상 고소를 당했다. 그의 구원파와 이단을 향한 대처 사역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구원파 뿐 아니라 정 목사의 이단대처 사역은 정통교회에 기반을 둔 ‘회색분자들’을 향해서도 이어질 것이다.

정 목사는 말한다. 한국교회 이단 문제의 현실에 대해 ‘색깔’로 비유해 설명했다. 정통교회가 하얀색이라면 이단·사이비 단체를 검정색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정통교회와 이단·사이비 단체를 오가는 회색분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이단대처 사역자들을 가장 괴롭히고 한국교회의 이단대처를 어렵게 만드는 사람들은 ‘이단·사이비’가 아니라 오히려 회색분자 이단브로커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이 이단대처 사역자들을 ‘이단 감별사, 이단사냥꾼’으로 몰며 한국교회의 이단연구의 질서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 목사는 “구원파와의 보이지 않는 커넥션을 맺으며 이단연구가들을 죽이기 위한 전략을 시도하는 인사들로 인해 이단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며 “<하나 되는 기쁨>이라는 책은 신학적으로 문제가 없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음란성과 이단성이 있는 책으로 매도돼 이단옹호단체로 변질된 기관에 의해 사이비로 몰린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목사는 어두움의 공격에 <부부연합의 축복>(요단)이라는 책으로 응수했다. 이단 구원파에서도 정 목사를 음란한 가정사역자라고 그를 매도했으나 30명의 넘는 신학자와 교수들이 그의 책을 아주 건전한 성생활 지침서라고 추천했다.

정 목사는 이단은 이단이니까 이해가 되는데 이단 편을 드는 정통교회내의 이단 브로커, 회색분자들이 더 무섭다며 그들은 정통교회 목사, 장로의 직분을 갖고 이단과 결탁해 대변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도들의 분별이 필요하고 이들에 대해서도 힘을 합쳐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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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섭 목사의 대표적 저술


정동섭 목사는 1947년 충북 음성군 장호원에서 6남 4녀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이름은 동녘 ‘동’(東)에 불꽃 ‘섭’(燮)을 쓴다. 정 목사는 이단의 특징에 대해 첫째는 거짓된 구원의 확신을 준다고 말한다. 우리만 선택받고 들림받는다, 구원은 예수님을 만나는 경험인데, 이단은 자기들의 교리를 깨달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며 거짓된 확신을 심어준다.

 

둘째 이단은 가정을 무너뜨리는 가정파괴세력이라고 한다. 정 목사는 이단에 빠지면 가족간이라도 상호간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며 ‘너희 집안에 원수가 있다’는 성경말씀을 잘못 해석해 가족 관계를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셋째는 교회를 분열시킨다고 한다. 이단·사이비 단체들이 교회로 들어가 교회를 파괴하며 교회를 분열시킨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정통교회는 올바른 구원의 확신을 주며 성도들이 풍성하고 행복하고 거룩한 (가정·교회)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돕지만 이단들은 거짓된 확신으로 가정을 파괴하고 교회를 무너뜨린다”며 “이단대처 사역자들이 이단을 막는 것은 물론 이단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을 품어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혼을 막는 지름길은 행복한 결혼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야 이단들이 끼어들 틈을 못 찾는다”며 “행복한 가정 만들기가 이단대처의 지름길이다”고 강조하는 이단대처 사역자이자 가정 사역자이다.

 

그의 대표적 저술에는 <자존감 세우기>(요단),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베다니), 박옥수 이요한 유병언의 구원파를 왜 이단이라 하는가(JOY), <부부연합의 축복>(요단), 역서로는 <강자와 약자>(폴투르니에, IVP), <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폴투르니에, IVP), <모험으로 사는 인생>(폴투르니에, IVP), <아직도 아물지 않은 마음의 상처>(찰스쉘, 두란노) 등 다수가 있다.


호주 <크리스찬리뷰>(권순형 발행인)와 공동기획한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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