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 흥분, 눈물 그리고 성령의 역사

성령론 2019. 3. 6.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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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늘 남침례교단 소속의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오순절파 은사주의 교회에 다니던 고등학교 친구들은 우리 교인들을 부드럽게 표현하여 ‘경직된 신자들’이라고 불렀다. 나는 친구의 초대로 그들의 은사 부흥 집회에 참석해 보고서야 그들이 한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다니던 제일침례교회 성도들은 찬송가에 있는 찬송을 부르고, 목사님의 설교를 조용히 경청하며 예배를 드렸다. 예배의 질서를 깨는 것이라고는 겨우 설교 중에 가끔씩 ‘아멘’이라고 하는 말들 뿐이었다.

 

은사주의 교회에서의 경험이 내게 생소한 느낌이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상당히 절제된 표현일 것이다.

 

친구의 초청으로 참석했던 그 부흥 집회의 첫 날 밤에, 나는 수많은 방언을 들었다. 절제할 수 없는 웃음(그들은 성령의 웃음이라고 불렀다), 기절, 강렬한 대성통곡, 두통과 암에서 나음을 입는다거나 하나님의 노하심이 몇 개의 미국 도시에 내린다는 예언 등이었다. 그리고 남녀 성도들이 예배당 안을 뛰어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한쪽 구석에서는 한 젊은 남성이 마치 전류가 흐르는 전선을 붙잡은 것처럼 경련을 일으키며 위아래로 펄쩍펄쩍 뛰었다. 내가 앉았던 자리의 몇 줄 뒤에서는 한 여성이 주님을 찬양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춤추는 꼭두각시처럼 보였다. 한번은, 어떤 나이든 여성이 내게 다가와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안수를 받고 싶은지 물었다. 나는 내가 간절히 소망하는 일이 있었지만, 그 제안을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이런 일을 몇 번 경험한 후에, 은사지속론자인 내 친구는 내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나는 친구에게 불편한 마음을 표현했지만, 사실 그러한 현상들이 진정으로 성령의 역사인지 확실히 모르겠다고 시인했다. 나는 의심이 들기는 했지만, 내가 하나님의 사역을 거역할까봐 두려워서 내 눈으로 본 모든 현상을 다 성령의 역사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또 다른 질문을 했다. “만일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이 정말로 방언이 아니라면, 그리고 사람들이 기절하는 현상이 성령의 역사가 아니라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친구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확실히 모르겠어. 그리고 내가 현재 은사중지론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무엇이 사람의 몸과 감정을 그렇게 완전히 동요시키는지 궁금하기는 하네.”

 

1990년대 중반 즈음에 토론토와 펜사콜라 같은 장소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들이 오순절파 은사주의자들에게서 나타났다. 많은 현상들이 성령의 역사로 여겨졌다. 거기에서 기적 같은 치료가 일어났고, ‘거룩한 웃음’과 ‘성령의 파도타기’가 있었다. 하늘에서 금가루와 천사의 깃털이 내려온다는 주장도 있었다.

 

논란이 된 그러한 현상은 캘리포니아 레딩에 있는 베델교회와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은사주의 교회와 기관들에서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다.

 

영들을 분별하라 

 

이러한 현상들 중에 몇 가지는 명백하게 성경 말씀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현상이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내 친구가 20여 년 전에 “이러한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물었던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이러한 현상이 성령이 진정으로 역사하는 결과의 산물인가, 아니면 절제되지 않은 감정에서 단순히 일어난 일인가, 아니면 자기 암시에 의한 결과인가? 그도 아니면 어떤 사람들이 제안하듯이 사탄의 역사일까?

 

성경 말씀은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분별하기 위하여 영들을 점검하라고 요구한다(요일 4:1).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장 큰 위협은 그들 진영 밖의 이방 문화가 아니라 그들 내에 있는 거짓 선지자들이었다. 거짓 선지자들은 참 선지자들보다 더 많은 군중을 끌어들였고 더 잘 알려져 있었다.

 

표면적으로, 금송아지 사건은 크고, 소란스럽고, 심지어 축하하는 대규모의 군중들이 있는 진정한 부흥의 모양새였다. 하지만 그것은 생기 있는 예배나 성령에 의해 인도된 예배와는 정반대였다.  

 

조나단 에드워즈의 ‘분별의 표지’ 

 

우리보다 앞서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씨름을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성령 강림 이후로 모든 부흥 운동은 참과 거짓, 알곡과 쭉정이가 뒤섞여 있는 듯하다.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하여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깊이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1730-40년대 미국과 영국에서, 제1차 대각성 운동이라고 알려진 유명한 부흥 운동이 있었는데, 그때 그런 일이 있었다. 그때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와 조지 휫필드(George Whitefield, 1714–1770)를 포함한 여러 설교가들의 설교로 미국과 유럽 대륙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회심을 하는 성령의 엄청난 역사가 있었다.

 

많은 이들이 분명하게 성령의 역사를 경험했지만, 에드워즈와 다른 설교가들은 그 부흥 운동 기간 동안에 성령의 역사를 왜곡하는 여러 문제들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그들이 시인하는 사항들에는 위에서 언급했던 현상과 유사한 급격한 감정적 신체적 징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어떤 교회 지도자들은 부흥 집회에서 나타난 과도한 행위를 비판하며 이를 ‘과도한 열정’이라고 일축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사탄의 일로 철저히 거부했다.

 

에드워즈는 ‘성령의 사역을 분별하는 표지들’(The Distinguishing Marks of a Work of the Spirit of God, 1741)에서 부흥 운동을 요한일서 4장에 비추어 평가하였다. 그는 그가 ‘불확실한 표지들’이라고 부른 징후들, 즉 진정으로 성령의 사역이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부인하기도 어려운 징후들을 조사했다.

 

에드워즈가 제안하는 분별의 표지들은 내 친구와 기독교 역사에서 계속 제기되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때, 쭉정이에서 알곡을 골라낼 수 있는, 훌륭한 지혜를 제공한다.

 

불확실한 표지들

 

에드워즈는 ‘분별의 표지들’(Distinguishing Marks)의 제1부에서 성령의 역사로 인한 표지가 아닐 수도 있는 현상들에 대하여 몇 가지를 나열한다.

 

1. 몸에 나타나는 결과

기절이나 고함을 치는 등의 감정적이거나 신체적인 반응은 성령에 의한 표지가 아닐 수도 있다. 경련, 비틀거림, 웃음 등 여러 많은 징후들이 첫 번째 대각성 운동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에드워즈는 이러한 현상이 개인의 특성일 수도 있고 감정적으로 압박을 받을 때 나타나는 돌발적인 행동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것이 반드시 성령에 의해 촉발되는 현상은 아닐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성경은 성령의 영향력 하에 몸과 감정에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에 대하여 정확한 공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2. 흥분된 감정

에드워즈는 그리스도의 아름다움과 사랑으로 영혼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을 압도하고 그들의 감정을 고취시킬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감정적인 반응을 공식화하는 일에 대하여 경고했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성령의 영향에 의해 영적 경험을 했음에도, 감정적으로 그렇게 격하게 반응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즉각적인 개인적 계시

현대 은사주의자들은 이것을 “형제님, 하나님이 저에게 당신을 위하여 말씀을 주셨습니다”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때로 그 말씀은 성경 말씀일 것이다. 하지만 에드워즈는 사탄도 성경을 알고 잘 인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탄이 예수님을 시험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정신적인 자극에 의한 현상은 성경 말씀이 인용되더라도 항상 신뢰할 수는 없다.

 

에드워즈는 부흥 운동이 항상 지도자들과 참가자들의 판단 오류로 인해 문제가 있었고 사탄의 속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주의를 기울이고 분별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확실한 표지들

 

그러면 성령의 역사로 여겨지는 일은 무엇인가? 에드워즈는 성경의 역사라고 구별할 수 있는 5가지 확실한 기준을 제시하였다.

 

1. 그리스도의 사역을 돕는 사랑이 깊어짐

성령이 사람을 온전히 움직이면 그 사람에게는 예수의 복음에 대한 큰 애정이 솟아난다. 그리스도는 신자에게 최고의 기쁨이 된다. 더 나아가, 성령은 신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그리스도에게 초점을 맞추게 한다.

 

2. 죄를 제거하고 세상에 속한 것을 끊으려는 열망

성령은 크리스천이 죄를 싫어하고 거룩한 열망이 일어나도록 그를 새로 창조하신다. 세속적인 쾌락을 높이 사는 마음은 비록 그것이 좋은 일이더라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3. 하나님 말씀에 대한 사랑과 열망이 깊어짐

에드워즈는 성경 말씀이 죄인들을 그리스도와 거룩한 길로 인도하기 위하여 주어졌기 때문에, 사탄은 사람들 안에 성경 말씀을 사랑하는 열망을 결코 넣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악마는 거룩한 책인 성경을 향하여 필사적으로 증오심을 보여 왔으며, 성경이 어둠의 왕국을 멸망하게 할 빛임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4. 건전한 교리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짐

성령은 성경 말씀에서 가르치지 않는 교리를 신자에게 수용하도록 이끌지 않을 것이다. 성령이 진정으로 역사하시면, 성령은 하나님의 거룩하심, 영원성의 실재와 심판날의 확실함을 사람에게 확신시켜 주신다. 이러한 신념은 영적 눈이 열린 사람들에게 단단한 초석이 된다.

 

5.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짐

성령의 참된 역사는 크리스천에게 자기의 유익을 포기하도록 인도하는 겸손을 심어줄 것이다. 하나님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반드시 이어지게 된다. 에드워즈가 말했듯이, “사랑은 값없이 주신 은혜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리고 우리 자신의 모든 탁월함과 자기 의를 포기하게 되고,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적대하고 증오하는 자들과 비교하여 우리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은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오늘날을 위한 지혜

 

어떤 은사주의자들은 에드워즈가 은사지속주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과장된 표현을 지지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에드워즈는 그가 유작으로 남긴 ‘사랑과 그 열매’(Charity and Its Fruits)의 고린도전서 13장 설교에서, 은사 중단의 표지들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부흥 운동에 대한 에드워즈의 통찰에서 은사지속주의자나 은사중지주의자나 모두 똑같이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흥 운동을 제기하는 오늘날의 주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리는 에드워즈의 저술로부터 어떤 지혜를 얻을 수 있을까? 부흥 운동에 대한 그의 풍성한 저술을 통해서, 우리는 아마도 네 가지 정도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모든 현상이 주님에게서 온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영적 경험을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보기 바란다. 만일 그것이 말씀에 어긋나 있으면, 거짓된 표지로 여길 필요가 있다.

 

둘째, 모든 영들이 다 거룩한 것은 아니다. 스프로울(R. C. Sproul)이 말하고 있듯이, 거룩의 영은 또한 진리의 영이다. 성령의 감화와 감동으로 된 성경 말씀에 비추어 봄으로써 그것이 성령의 역사인지 아닌지 분별할 수 있다. 만일 영적 경험이 성경 말씀을 더 깊이 사랑하고 그리스도를 향한 더 깊은 사랑으로 나아가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성령의 역사에 의한 참된 영적 경험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셋째, 지역 교회와 교회의 설교 사역으로부터 우리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게 하는 운동에 대해서는 우리가 의심을 해야 한다. 현대의 부흥 운동은 그 운동을 이끄는 개인과 운동이 일어나는 초교파 모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고의든 아니든, 그러한 경험은 특히 성경적 설교처럼 지역 교회 내에서 평범한 수단을 통해 행해지는 은혜 사역을 경시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그러한 운동은 종종 내가 ‘번개 영성’이라고 부르는 일을 조성한다. 이 운동의 지지자들은 특정한 목사가 특정한 장소에서 제공하는 매우 극적인 감정적 경험을 통해서만 성화를 추구하며, 거기에서 영적 번개불에 맞고 즉각적으로 더 성화되기를 원한다. 이 반응은 성경에서 성화를 점진적인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는 사실과는 정반대로 흐르는 결과를 초래한다. 성경은 성화가 하나님의 평범한 은혜를 통하여 일생을 거쳐 천천히 진행된다고 가르친다. 에드워즈는 회심자들에게 개인 숭배를 멀리하고 예수님께 향하며, 부흥 운동 모임에서 떠나 지역 교회로 향하라고 말한다. 예수님 때와 같이 오늘날에도 성령의 진정한 역사에 대해서는 그들의 열매로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마 7:16).

 

그러면 오늘날 내 친구의 질문에 내가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20여 년 전에 내가 본 현상에 대해 나는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성령과의 친밀한 만남은 삶에 극적인 변화를 동반한다는 에드워즈의 생각에 동의한다. 경직된 신자이든 열정적인 은사주의자이든 영적 경험의 결과가 삶에서 열매로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God’s Spirit or Human Hysteria? My Time Among the Charismatics by by Jeff Robinson

번역: 정은심

 

2005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팀 켈러 목사와 존 파이퍼 목사 등이 이끄는 TGC(The Gospel Coalition; 복음연합)의 한국어 사이트(tgckorea.org)가 2018년 11월 오픈되어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주제의 글과 동영상이 매일 새롭게 업로드 되고 있다. TGC코리아는 TGC는 물론 개혁주의 신앙을 전달하는 또 다른 인기 사이트인 Desiring God(존 파이퍼), Ligonier(R.C. 스프로울), 9 Marks(마크 데버), Unlimited Grace(브라이언 채플)의 수준 높은 자료들을 공식적으로 허락받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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