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편지

좋은글 2010. 8. 1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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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편지


1923년, 베를린 슈테글러츠 공원을 산책하던 소설가 카프카는 인형을 잃어버리고 우는 소녀를 만났다. 그 모습을 한참 지켜보던 카프카가 소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네 인형은 말이야. 길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 여행을 떠난 거란다.”

소녀는 놀란 눈으로 카프카를 바라보았다.

“나한테 편지를 보내서 그러던걸.”

“정말요? 잘 있대요? 편지는 어디 있죠?”

“마침 편지를 집에 두고 왔구나. 네가 내일 다시 여기로 오면 가져다주마.”

“그런데 제 인형이 왜 아저씨에게 편지를 보냈나요?”

“왜냐하면 나는 인형의 우편배달부거든.”

그날 밤 카프카는 소녀의 인형이 되어 편지를 썼다. 그리고 다음 날 글을 못 읽는 소녀에게 편지를 읽어 주었다. 그렇게 카프카가 3주 동안 쓴 30여 통의 편지에는 인형이 세계를 여행하면서 소녀에게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 담겼다. 소녀는 인형이 보낸 편지를 읽으며 어느새 슬픔에서 벗어났다.

카프카가 폐결핵으로 숨지기 1년 전 일이었다. 소설가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시기, 한 소녀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쓴 편지야말로 그가 남긴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아닐까?

(‘좋은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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