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52권-보다 쉽게 접근하기 위한 성경이야기-
자료실 2018. 9. 16. 03:17
이제부터 성서의 이야기 속으로 깊이 들어가 보자. 아이의 마음과 눈으로 들여다 본다. 성경에는 7인의 램넌트가 나온다. 램넌트는 그루터기, 곧 '남은 자'라는 뜻으로 성경에서 선지자, 왕, 제사장의 직분들로 자신의 역할을 했던 중요한 존재들이다. 이 성서이야기는 그들을 중심에 놓고 쓴 글이다. 구약은 참선지자, 참왕, 참제사장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언약서이고 장대한 기다림의 역사이다. 신약에서의 주인공은 당연히 구원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그 분만이 유일한 복음의 완성자이시다.
그리고 예수께서 죽고 부활하신 뒤에 바울이라는 램넌트를 마지막으로 선택하여 구원의 복음을 만민에게 전달하는 길을 여셨다. 이 성서이야기는 바울을 마지막 램넌트로 끝맺음한다. 예수를 영접하고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인도하시며 이 글을 쓰도록 명령하셨다. 이 글은 성령의 인도를 받아 성령이 주시는 영적인 능력으로 써진 글임을 밝힌다. 성령께서 함께 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작품임을 나는 확신한다. 이제 블로그에 공개한다. 퍼나르기를 막지는 않겠다. 그러나 분명히 저작권에 위배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글쓴이 이제호-
제1권 응~ 누가 만드셨을까?
1. 아주 오랜 옛날 온 우주가 캄캄한 물로 뒤덮여 있었답니다. 따뜻한 햇님도 환하게 웃는 달님도 반짝반짝 예쁜 별도 없는 캄캄한 세상이었어요. 하나님은 캄캄한 그곳에 홀로 조용히 게셨어요. 하나님은 캄캄한 세상을 환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셨지요.
2. “빛이 있으라!” 하나님은 큰 소리로 말씀하셨어요. 그러자 캄캄하고 어두웠던 곳에 환한 빛이 생겨났어요. 하나님은 환한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고 부르셨지요. 이 날이 첫째 날이에요.
3. 하나님은 우주를 둘러싼 캄캄한 물을 윗물과 아랫물로 가르셨어요. 그러자 그 사이로 파란 하늘이 나타났지요. 이 날이 둘째 날이에요.
4. 하나님은 아랫물을 한 곳으로 모아서 바다를 만들고, 물이 빠져나간 땅에 온갖 풀과 채소와 열매 맺는 나무를 만드셨지요. 이 날이 셋째 날이에요.
5. 하나님은 파란 하늘에 빛을 쨍쨍 비춰주는 햇님을 만들고 밤에는 어둠을 환하게 밝혀주는 달님을 만들었어요. 하나님은 사방을 둘러보시며 말씀하셨어요. “정말 아름답구나.” 이 날이 넷째 날이에요.
6. 하나님은 막 헤엄치고 날아다니는 생물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바다에는 화려한 빛깔의 물고기가 헤엄을 치고 하늘에는 새들이 예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면서 날아다니게 하셨지요. 하나님은 말씀하셨어요. “바다에는 물고기가, 하늘에는 새가 가득하라.” 이 날이 다섯째 날이에요.
7. 하나님은 땅 위에 막 뛰어다니는 동물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폴짝폴짝 다람쥐, 킁킁대는 곰돌이, 슬금슬금 도마뱀, 헤헤 웃는 원숭이... 땅 위에는 재밌는 동물들이 많이많이 태어났어요.
8. 하나님은 세상에 가득한 동물들을 둘러보시면서 좋은 생각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옳지, 이 모든 동물들을 왕처럼 다스릴 사람을 만들어야겠다. 내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어야겠어.”
9. 하나님은 흙으로 사람 모양을 빚고 코에 하나님의 숨결을 불어 넣었어요. 그러자 눈부시게 예쁜 남자아이가 활짝 웃으며 나타났지요. 그 아이는 하나님이 만든 첫 번째 사람 ‘아담’ 이에요.
10. 하나님은 아담에게 한 가지 중요한 약속을 말씀하셨어요. “아담아! 동산의 모든 나무 열매는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는 먹지 말라. 그것을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 알겠느냐?” “ 네, 하나님. 하나님이 말씀하신 나무 열매는 절대 먹지 않겠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과 아담 사이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약속이에요.
11. 아담은 동물 이름 짓는 것이 너무 즐거웠답니다. “넌 코가 기니까 코끼리, 넌 목이 기니까 기린, 너는 땅속을 막 뛰어다니니까 땅강아지, 히히 재밌다.” 아담은 식물에게도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하얗고 길쭉한 꽃은 백합, 둥글고 빨간 꽃은 장미, 한들한들 고개 숙인 코스모스.”
12. 하나님은 아담을 지켜보면서 또다시 좋은 생각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아담아,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구나, 내가 너와 함께 할 짝꿍을 만들어 주마.”
13. 하나님은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고 아담의 갈비뼈 하나로 여자를 만들었어요. 잠에서 깬 아담은 옆에 예쁜 짝꿍이 있는 것을 보고 소녀의 이름을 ‘하와’라 불렀어요.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향해 축복을 내리면서 말씀하셨어요. “둘이 결혼해서 아들 딸 많이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
14. 하나님은 온 세상을 축복하며 말씀하셨어요. “하늘을 나는 새들은 하늘에서, 물고기는 물속에서, 나무는 땅속에서 뿌리를 내려야 잘 살 수 있듯이 내 모습대로 만든 사람은 하나님과 함께 할 때 행복할 수 있단다. 나는 너희 모두를 정말 사랑한단다.” 이 날이 여섯 째 날이에요.
15. 엿새 동안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창조된 모든 것을 각자의 자리에 있게 하시고 아담과 하와를 불러 특별히 말씀하셨어요. “너희는 일곱 째 날인 오늘, 오직 하나님만 예배하고 찬양하며 거룩하게 지내야 한다.” “네, 하나님.” 온 세상을 아름답게 창조하신 하나님은 모든 일을 마치시고 편안히 쉬셨답니다.
제2권 언약(약속)은 꼭 지켜 주세요.
1.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행복하게 살았어요.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만 경배하고 찬양하며 사랑했답니다.
2. “아담아, 나와 약속한 언약이 무엇인지 기억하느냐?” “네, 하나님!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는 다 먹을 수 있지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래, 에덴동산 중앙에 있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절대로 먹지 마,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나님은 아담과 다시한번 새끼손가락을 걸었어요.
3. 아담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꼭 지키겠다고 굳게 다짐했어요. 아담은 하와에게도 하나님과의 언약에 대해서 말해 주었지요. “내 짝꿍 하와야! 동산 중앙에 있는 선악과에 절대로 손대면 안 돼! 하나님이 그 열매를 먹으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셨거든.”
4. 아담은 하와에게 하나님과의 언약을 전할 때, 말씀을 똑바로 전하지 않았어요. 하나님은 “선악과를 절대로 먹지 말라!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이렇게 강조해서 말씀하셨는데 아담은 하와에게 “선악과를 먹으면 죽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틀린 말을 했답니다.
5. 어느 날 하와가 동산 중앙을 지나가고 있을 때였어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 매달려 놀고 있던 뱀의 몸속으로 마귀 인 사단이 들어갔지요. 사단처럼 교활해져 버린 뱀은 하와를 꾀기 시작했어요.
6. “하와야, 하나님이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셨니?” “아니,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어도 된다고 하셨어.” “그래, 그런데 너희들은 왜 선악과를 따 먹지 않니?” “그건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했어. 그걸 먹으면 우리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셨어.” “하와야, 절대로 죽지 않아, 하나님은 너희가 그 열매를 먹으면 눈이 밝아져서 하나님처럼 지혜롭게 될까봐 못 먹게 한 거야. 걱정하지 말고 먹어봐.”
7. 뱀을 조종하는 사단은 하와를 자꾸만 유혹했답니다. 그러고 보니 선악과 열매는 아주 달고 맛있어 보였어요. “하나님과의 약속은 지키지 않아도 괜찮아! 이렇게 맛있는 선악과를 못 먹는다는 게 말이 되니? 이걸 먹으면 하나님처럼 똑똑해진단다.” 뱀의 꾐에 넘어간 하와는 결국 선악과를 따서 먹게 되었어요.
8. 하와는 선악과 열매를 하나 더 따서 아담에게 달려갔어요. “아담, 내가 선악과를 먹어봤는데, 이렇게 말짱해! 한번 먹어봐.” “어? 그래, 하나님이 거짓말하셨나보다. 그렇다면 나도 먹어봐야지.”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과의 언약을 잊고 이렇게 죄를 짓고 말았답니다. 이것을 원죄라고 하지요.
9. 선악과를 먹고 나자 아담과 하와는 갑자기 눈이 밝아져 선악을 알게 되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되었어요. 아담과 하와는 무화과나무 잎을 따서 벌거벗은 몸을 가렸답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약속을 어겼다는 죄책감에 몹시 두려웠습니다.
10. “아담아, 아담아! 어디 있느냐?” “하나님, 우리가 벗은 몸이라 부끄러워 나무 사이에 숨었답니다.” “너희가 부끄러움을 알게 되었다니, 혹시 선악과를 따 먹은 것이냐?” “하나님, 하와가 열매를 줘서 먹었어요.” “하와야! 너는 어떻게 해서 선악과를 먹었단 말이냐?” “하나님, 뱀이 자꾸만 먹어보라고 꾀어서 먹었답니다.”
11. 하와의 말을 들은 하나님은 뱀에게 화를 내며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다른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평생 배로 기어 다닐 것이다. 너는 살아 있는 동안 흙을 먹어야 하리라. 너는 여자와 원수가 되고 여자의 후손과도 원수가 될 것이다. 앞으로 올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를 밟아 죽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물겠지만 죽이진 못할 것이다.”
12. 하나님은 죄를 지은 하와를 향해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자식을 낳을 때, 크게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평생 남편을 섬기며 살아야 한다.”
13. 하나님은 죄를 지은 아담을 향해 말씀하셨습니다. “너 때문에 땅이 저주를 받았으니, 너는 땀 흘리고 수고해야 채소와 과일을 얻을 것이다. 저주받은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자라게 할 것이다. 내가 너를 흙으로 만들었으니 너는 죽어서 다시 흙으로 돌아가리라.”
14. 말씀을 마친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가죽옷을 만들어 입혀 주었답니다. 하나님은 선악을 알게 된 아담과 하와에게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지 못하게 하셨어요. 천사 군대를 보내서 회전하는 불 칼로 생명나무 입구를 지키게 하셨지요. 그렇게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답니다.
15. 하나님이 말씀하신 구원의 언약은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란 말씀입니다. 여기서 여자의 후손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말한답니다.
제3권 누구에게 먼저 감사해야 할까요?
1. 아담과 하와는 에덴에서 추방되어 슬펐답니다. 그러나 사랑의 하나님은 두 사람을 늘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이 때가되면 구원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 믿고 열심히 용서를 구하면서 살았어요.
2. 아담과 하와는 서로 사랑하여 아들을 임신했어요. 첫째 아들의 이름은 가인이었지요.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 하와는 아기를 낳으면서 힘들고 고통스러웠답니다. 그래도 하나님이 주신 아기라고 기뻐하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어요.
3. 몇 년 후에 하와는 둘째 아들을 낳고는 아벨이라 이름 지었어요. 큰 아들 가인은 커서 농부가 되었고 동생 아벨은 양치는 목동이 되었지요.
4.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는 날이 되었어요. 번제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제사를 말해요. 가인은 농사지은 곡식을 번제로 하나님께 드렸어요. 그렇지만 하나님은 가인의 제물을 받지 않았어요.
5. “하나님! 어찌하여 제가 드리는 것을 받지 않습니까?” “가인아, 너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제사를 올리지 않았잖니?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제사만 받는단다.” “이것은 내가 땀 흘려서 지은 곡식입니다. 내가 노력해서 얻게 된 것이라구요.” “하 하. 바로 그런 교만한 마음 때문에 내가 받을 수 없는 거란다. 아벨이 드리는 제사를 가서 구경해보렴.”
6. 가인은 씩씩거리며 아벨이 번제를 드리는 곳으로 갔어요. 아벨은 죄 없는 어린 양을 잡아 그 피와 기름을 제단에 올려놓았어요. 하나님은 불꽃을 일으켜서 제물을 순식간에 받아 가셨지요. “와~! 하나님은 네가 바친 것을 잘도 받으신다.”
7. “형님, 저는 죄가 없는 어린 양을 잡아서 그 피를 바쳤어요. 구원하실 분이 오시기 전까지는 이렇게 피의 제사를 바쳐야만 하나님이 받으신답니다.” “나는 곡식을 키우는 사람인데 쌀과 밀에서 무슨 피가 날 수 있단 말이냐? 하나님은 정말 차별이 심한 분이시구나.”
8. “아니에요, 형님. 하나님은 공의로운 분이세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분이랍니다. 곡식을 키워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번제를 드리면 하나님은 반드시 제물을 받을 겁니다.” “무슨 소리냐? 언제 하나님이 키우셨냐? 내가 힘들이고 노력해서 키워낸 것이지.” “ 하 하. 형님이 그런 마음으로 번제를 드리니까 하나님이 받지 않으신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형님. 곡식이 자라기 위해서 제 때에 비를 내려주고 곡식이 익어가도록 화창한 날씨를 허락하신 분이 누구신지 생각해보세요.” “몰라, 난 그런 것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나는 고생해서 곡식을 키웠을 뿐이야.”
9. “형님, 나는 언제나 하나님께 먼저 감사하며 살아간답니다. 여기 있는 양들을 보세요. 나는 양들을 지켜보기만 하는데 양들이 먹을 풀을 자라게 하시는 건 하나님이시잖아요. 그러니까 형도 하나님께 먼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아유~! 몰라. 분하다! 화가 나서 못 견디겠다.”
10. 하나님이 아벨의 번제만 받으시는 것을 본 가인은 시기와 질투가 생겼습니다. 가인의 이런 어두운 마음속에 사단은 깊숙이 파고들어왔어요. “억울하지? 분하지? 밉지? 더 미워해! 더!” 가인은 끝내 착한 동생 아벨을 숨지게 하고 말았답니다.
11. 하나님은 가인의 범죄를 보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답니다. “가인아! 네 동생 아벨은 어디에 있느냐?” “하나님! 제가 동생을 지키는 사람입니까? 전 아벨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12. “가인아! 가인아!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했느냐? 네 동생 아벨의 핏 소리가 땅에서부터 나에게까지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구나! 너는 동생을 죽인 피의 값을 받을 것이다. 네가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좋은 곡식을 맺지 못할 것이고, 너를 이 땅에서 쫓아내리라.”
13. “하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가 드린 제물은 받지 않고 아벨의 제물만 받으시기에 제가 잠시 사단의 꾐에 빠져 제 동생 아벨을 죽였습니다. 하나님, 그렇지만 저는 죽고 싶지 않아요. 제발 저를 살려 주세요.”
14. 가인이 진심으로 용서를 빌자 사랑의 하나님은 진심으로 자기의 죄를 뉘우치는 가인을 불쌍히 여겨 하나님의 자녀라는 언약의 표를 주시며 말씀하셨어요. “가인아! 내가 이 표를 너에게 줄 것이니, 네가 어디를 가든지, 또 누구를 만나든지 너를 만나는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며, 만일 너를 죽이는 자는 일곱 배나 벌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염려하지 말라.”
15.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에 가인은 진심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어요. 하나님의 언약 표를 받은 가인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은 사람 중에서 제일 먼저 사람을 죽인 죄인으로 평생 후회하며 에덴의 동쪽 놋 땅에서 살았답니다.
제4권 방주에 들어 갔어요
1. 살아계신 창조주 하나님은 세상을 두루 살펴보시고 크나큰 슬픔에 잠기셨어요. “땅 위에 사람 지은 것을 한탄하노라. 사람들은 나를 잊고 엉뚱한 신을 만들어 경배하고 찬양하는구나! 정말 어리석고 은혜를 모르는 자들이다. 내가 어찌하여 이런 사람들을 만들어 놓고 기뻐했단 말인가!” 하나님은 혹시라도 의로운 사람이 있는 지 세상을 구석구석 살피셨어요.
2. 다행히도 하나님은 세상에서 한 사람의 의인을 발견하셨어요. 그가 바로 노아랍니다. 노아는 하나님이 창조주이신 것을 잊지 않고 있었어요. 노아는 날마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했답니다. 하나님께 감사하며 번제를 올리는 일도 잘했어요.
3. 어느 날 하나님은 노아를 부르셨어요. “노아야! 이 세상이 온통 죄악으로 가득차서 내가 그들 모두에게 벌을 내려야겠다! 내가 창조한 사람들을 땅 위에서 완전히 쓸어버릴 것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이나 기어 다니는 것이나 공중의 새까지도 모두 없애버릴 것이다. 그러나 너는 의로운 사람이니 너와 네 가족은 재앙에서 피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주리라.” “하나님. 이처럼 부족한 사람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하나님은 노아에게 큰 배를 만들도록 명령하셨어요. “네가 사는 곳에서 가장 높은 곳에다 큰 방주를 만들어라. 방주는 삼층의 높이로 하고 안에는 칸들을 막고 역청으로 안과 밖을 칠해서 방수가 되게 하라. 내가 홍수를 일으킬 것이니 물이 방주 안으로 들어올 수 없게 단단히 막아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하나님. 잣나무로 튼튼한 배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빗물이 들어오지 않게 방수처리도 완벽하게 하겠습니다.” 노아는 세 아들을 불렀습니다. 노아의 세 아들은 셈과 함과 야벳이었어요. “하나님께서 멸망의 날을 대비하여 방주를 만들라고 명령하셨다. 다 함께 힘을 합쳐 방주를 만들도록 하자.” 세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따라서 방주 만드는 일을 시작했어요.
5. 노아와 그 아들들이 산 위에서 배를 만든다는 소문은 마을에 금방 퍼졌어요. 마을 사람들은 모이기만하면 노아와 그 가족들의 흉을 봤지요. “노아랑 가족들이 요즘 이상해진 것 같아. 갑자기 배를 만든다고 난리법석이야.” “배를 산위에다 만든다지,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딱 맞았네. 살다 살다 별 꼴다 봐! 하 하 하!” “노아 할아버지는 멸망의 날에 대비해서 회개해야 한다고 고래고래 소리치고 다닌다네. 하나님이 큰 홍수를 일으킬 것이니 배를 만들어야 살 수 있다면서 말이야. 이렇게 화창한 날에 홍수가 웬 말이냐? 하 하 하!” 하나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은 노아와 그 가족들이 방주 만드는 일에 열심 인 것을 미친 짓이라고 여겼지요. 6. 노아는 세상 사람들이 비웃건 말건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다가올 큰 재앙에 대비해서 열심히 배를 만들었어요. 그의 아들들도 아버지 말씀을 믿고 아버지를 도와서 열심히 일했지요. 배 만드는 일을 가까이서 지켜보시던 하나님은 필요할 때마다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꼼꼼하게 알려 주셨어요. “이제 배가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추어 가는구나!” 하나님은 잘 만든 배를 보시고 좋아 하셨어요.
7. 하나님은 노아를 불러서 말씀하셨어요. “너는 양식을 저축해서 방주에 모아두어라. 가족들이 여러 날을 견딜 수 있도록 충분히 양식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새와 짐승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암수 둘씩 방주에 들어가게 하여라. 홍수가 끝난 뒤 그것들이 온 땅에 다시 퍼지게 되는 씨앗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노아는 하나님이 시키는 대로 짐승들을 암수 둘씩 모아서 방주에 태웠답니다.
8. 이제 멸망의 날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었어요. 대홍수가 일어나서 모든 사람들이 이 땅 위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에요.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오직 먹고 마시고 노는 일에만 열심이었지요. 노아는 이런 불쌍한 사람들을 구해보려고 멸망의 날에 대비해서 회개해야 한다고 매일같이 소리치고 다녔답니다.
9. 그렇지만 노아의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결국 운명의 시간은 코앞까지 다가왔고 노아는 아내와 세 아들과 며느리를 데리고 방주에 들어갔답니다. 하나님은 방주의 문을 굳게 닫으셨어요.
10. 노아가 방주에 들어간 뒤 칠 일 후부터 하늘에서 엄청난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어요. 그 비는 사십 일 동안 밤낮없이 내렸지요. 천하의 높은 산들이 모두 물에 잠겨 땅 위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은 남김없이 다 죽고 말았어요. 물이 점점 더 많아지자 마침내 방주는 물 위에 떠올랐지요.
11. 세상은 온통 물에 잠겨 숨 쉬는 모든 것들은 다 죽고 말았지만 하나님이 보호하는 방주 안의 노아와 그 가족들 그리고 암수 둘씩 태운 들짐승과 가축들은 안전하게 살아 남았어요. 물은 백오십 일 동안 땅에 넘쳤답니다.
12. 비가 그치고 물이 줄어들자 방주는 아라랏 산꼭대기에 멈췄어요. 노아는 바깥 일이 궁금해서 창문을 통해 까마귀를 날려 보냈지만 땅 위에 앉을 곳을 찾지 못하고 돌아왔어요. 며칠 뒤에는 비둘기를 날려 보냈어요. 비둘기도 처음에는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해 돌아왔지요. 하지만 칠 일 뒤에 다시 비둘기를 날려 보내자 그 비둘기는 감람나무 새 잎사귀를 물고 돌아오지 않았겠어요? “이제 땅에 물이 말랐나보구나!” 노아는 반갑게 소리쳤어요.
13. 하나님은 노아에게 말씀하셨어요. “이제 방주에서 모두 나오라. 땅 위에 물은 모두 걷혔으니 새롭게 시작된 이 땅에서 사람은 사람대로 짐승은 짐승대로 모두 다시 생육하고 번성하라.”
14. 노아는 모두가 멸망 받아 사라져야 할 이 땅에서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크나 큰 은혜에 깊이 감사하며 모든 정결한 짐승과 새 중에서 제물을 골라 번제를 드렸어요. 노아가 감사와 찬양으로 드리는 정성스런 제물을 하나님은 기쁘게 받으셨답니 다.
15. 하나님은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면서 말씀하셨어요. “내가 다시는 사람들의 죄악에 대하여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 너희와 육체를 가진 모든 생물 사이에 세우는 언약의 증거로 구름 사이에 무지개를 나타내 보일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육체를 가진 땅의 모든 생물 사이의 영원한 언약을 기억하라.”
제5권 순종을 누가 잘했지?
1. 달님을 신으로 섬기는 우상숭배의 도시 갈대아 우르에 아브람이라는 사람이 살았어요. 아브람은 노아의 아들 셈의 먼 후손이랍니다. 아브람은 하나님을 섬기는 의로운 사람이었어요. “사람들은 왜 달님을 신으로 섬길까? 달님과 해님을 만드신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옳은 일이잖아. 참 어리석기도 하지.”
2. 어느 날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부르셨어요. “아브람아! 나를 믿고 순종할 수 있겠느냐?” “네, 하나님. 저는 하나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아내 사래를 데리고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줄 땅으로 가라.” 믿음의 조상 아브람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고향을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갔어요. 그러나 아브람은 가업을 물려줄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염려하여 조카 롯을 마치 아들처럼 데리고 떠났지요. 하나님은 롯을 데리고 떠나라는 말씀은 하지 않으셨답니다.
3. 아브람은 가나안 땅을 지나 세겜 땅에 도착했어요. 그러자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어요.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물려줄 것이다.” 하나님께 직접 언약의 축복을 받은 아브람은 그 자리에 곧바로 제단을 쌓고 감사의 제사를 올렸답니다. 아브람은 벧엘에 장막을 치고 살았어요. “그런데 이상하다. 하나님은 왜 자꾸 아들도 없는 데 내 자손에게 땅을 물려줄 거라고 말씀하시는 걸까? 혹시 다 늙은 우리 부부에게 아이라도 주시려는 걸까? 설마? 조카 롯에게 물려주라는 말씀이겠지.”
4. 아브람은 세겜 땅에 흉년이 들자 애굽으로 피신했고, 다시 애굽에서 네게브 땅으로 갔답니다. 그곳은 은과 금이 많이 나는 곳이었어요. 아브람은 금방 부자가 됐지요. 기르는 가축이 많아지고 재산을 많이 모은 아브람은 예전에 살았던 벧엘로 다시 돌아왔어요. “오랜만에 다시 왔구나. 이곳에 제단을 쌓고 하나님을 섬기며 행복하게 살아야지.”
5. 그런데 아브람의 재산이 많아지자 문제가 생겼어요. 소와 양의 숫자가 많아지자 아브람의 목자와 롯의 가축을 돌보는 사람 사이에 싸우는 일이 생겼어요. “이건 우리 주인 롯의 소란 말이야!” “어허! 무슨 소리야? 이건 우리 주인 아브람의 소야.” 두 목자가 서로 다투는 것을 본 아브람이 조카 롯을 불렀답니다. “우리들 재산이 너무나 많아져서 서로 네 것과 내 것이 구별이 안 되어 싸우니 함께 살기는 어려울 것 같구나. 롯아! 너는 재산을 챙겨서 눈앞에 보이는 좋은 땅을 골라서 떠나거라. 나는 네가 가는 곳 반대편에 가서 살겠다.” “그렇다면 저는 요단지역으로 가서 살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어요, 작은아버지.” 이렇게 해서 조카 롯은 요단지역으로 떠났고 아브람은 가나안땅에 머물렀답니다. 6. 롯이 떠난 뒤에 하나님은 아브람을 부르셨어요. “지금 눈을 들어 너 있는 사방을 둘러보라, 보이는 모든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물려 줄 것이다. 내가 네 자손을 땅의 먼지처럼 많아지게 하리라.” 아브람은 하나님의 언약을 믿고 다시 장막을 옮겨 헤브론에 있는 상수리나무 수풀 근처에서 살았답니다. 아브람은 하나님을 잘 섬기는 사람이었어요. 자신이 가는 곳마다 항상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감사의 제사를 올리는 일을 잘했어요.
7. 그런데 조카 롯이 결정해서 떠난 요단 지역에는 죄악이 가득한 소돔의 도시가 있었지요. 롯을 사랑한 아브람은 두 번씩이나 조카를 구출해 준답니다. 한번은 소돔과 고모라왕이 주변 국가와 싸움을 할 때 패해서 소돔 성에 살던 롯이 적에게 사로잡혔어요. 아브람은 훈련된 군사 삼백십팔 명을 데리고 가서 조카 롯을 비롯해 가족과 친척까지 구하고 빼앗긴 재물도 찾아주었답니다.
8. 소돔과 고모라가 죄악으로 가득한 곳이 되자 하나님께서 그곳을 유황불로 멸망시킬 것이라 말씀하셨어요. 아브람은 소돔성에 조카 롯과 가족과 친척이 사는 것을 알고 안타깝게 여겨 하나님께 간청했어요. “소돔성에 만일 의인이 열 명이라도 있다면 그 성을 멸하지 마옵소서.” “아브람아! 그곳에 의인이 열 명이 된다면 그 열 명 때문에 그곳을 멸하지 않겠노라.”
9. 하나님은 두 천사를 보내어 과연 소돔에 열 명의 의인이 있는지 찾게 하셨어요. 다행히 롯은 의로운 사람이라 두 천사를 알아보고 두 분의 발을 씻겨주었어요. 그리고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했지요. 하지만 소돔 백성들이 악하여 두 천사를 해치러 왔기 때문에 천사들은 자리를 피했어요. 대신에 롯과 식구들과 친척들은 멸망에서 피할 수 있게 하셨지요. 하지만 천사의 지시를 잘 따른 롯과 두 딸만 결국 구출되었답니다. 하나님은 의로운 사람은 반드시 구하시는 공의로운 분이랍니다.
10. 하나님은 아브람과 약속을 하셨어요.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와 나 사이에 언약을 두겠다. 너는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이니 지금부터 네 이름을 아브라함이라 하라. 내가 네게서 민족들이 나게 하고 왕들이 나오게 하리라. 이 언약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도 내게 언약의 표시로 모두 할례를 받으라. 이것이 너희와 너희 후손 사이에 지킬 내 언약의 표징이다.”
11. 할례는 남자의 성기 끝에 있는 살점을 베어내는 것이에요. 하나님은 죄 없는 어린 짐승의 몸을 두 쪽으로 갈라서 제물로 바치라고 하셨어요. 그리곤 불꽃이 되시어 갈라진 제물 사이를 지나가셨답니다. 이것은 우리를 구원하실 언약을 나타내신 것이에요. 죄 없는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시어 희생이 되기 전까지는 죄 없는 짐승의 피 희생을 통해 언약이 이루어질 것을 보여주신 것이랍니다. 할례도 사람의 살을 찢는 일로써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구원의 약속을 나타내는 행위랍니다.
12.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또 말씀하셨어요. “아내의 이름을 사래라 하지 말고 사라라고 하라. 내가 사라에게 복을 주어 여러 민족의 어머니가 되게 할 것이고 이들 민족에게서 왕들이 나리라.” 아브라함은 아내가 아기를 못 갖기 때문에 젊은 여종과 혼인하여 아들 이스마엘을 낳았어요. 하나님은 이스마엘에게도 축복을 내리셨어요. 아브라함은 아들 이스마엘과 아브라함 집에 있는 모든 남자들을 데리고 할례를 했어요.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기 위해서 살을 찢는 고통을 참았던 것이에요.
13. 아브라함이 장막 문 앞에 앉아 있을 때, 하나님이 보낸 세 사람이 서있는 것을 봤어요. 아브라함은 얼른 그분들의 발을 씻겨 주었어요. 그리고 떡과 송아지 고기와 우유를 차려놓고 나무 아래에 그분들을 모셔서 먹였어요. 그분들은 소돔성의 죄악을 살피러 보내는 하나님의 천사였답니다. 그들 중에 한 분이 말씀하셨어요. “네 아내 사라에게서 아들이 생길 것이다.”
14. 아브라함과 사라는 이 말을 듣고 웃었답니다. 왜냐하면 아브라함은 구십 구세의 노인이었고 그의 아내 사라도 구십 세의 노인이었으니까요.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사라가 천사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을 웃으면서 지켜보셨어요. “나는 한번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을 아브라함이 믿지 못하는구나. 허 허 허!”
15. 그때로부터 일 년이 지난 뒤, 사라는 임신을 해서 아들을 낳았답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으로 귀하게 얻은 아들의 이름은 이삭이에요.
제6권 여호아 이레
1. 하나님이 주신 귀한 아들 이삭으로 인해 아브라함과 사라는 행복했어요. 아브라함은 이삭이 하나님께 항상 순종하고 경외하는 마음을 갖도록 가르쳤답니다.
2. 어느 날,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해보려고 불렀어요.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네가 사랑하는 독생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거라. 그곳에 가면 내가 가르쳐 주는 산에 올라가서 네 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쳐라!” “네? 아...알겠습니다. 하나님!” 아브라함은 너무나 놀랐지만 하나님께 무조건 순종하기로 했어요. “어렵게 얻은 자식을 하나님께서 다시 빼앗아 가신다면 반드시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야. 나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지만 하나님만은 알고 계실거야.” 아브라함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강했답니다.
3. 다음 날, 아침 일찍 아브라함은 이삭을 깨워 말했어요. “이삭아! 번제에 쓸 나무를 모아서 나귀에 실어라.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러 모리아 산까지 가야하니까 서둘러야겠구나.” “네 아버지. 말씀대로 준비하겠어요.” 아브라함은 이삭과 두 종을 데리고 나귀에 올라탄 채 먼 길을 떠났어요.
4. 삼일 만에 모리아 산이 보이는 곳에 이르렀어요. 아브라함은 두 종들에게 명령했어요. “너희들은 여기서 나귀와 함께 기다리고 있거라. 우리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다시 올 것이다.” 아브라함은 이삭에게 절대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굳게 확신하고 있었어요. 아브라함은 한 손엔 불과 다른 손엔 칼을 들고 앞장을 섰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이삭은 나무를 등에 한 짐 지고서 아버지의 뒤를 말없이 따라갔지요.
5. 산 중턱 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이삭이 아버지께 질문했어요. “근데, 아버지. 번제에 드릴 제물이 없네요. 아무래도 우리가 잊어버리고 가져오지 않은 것 같은데요?” “하,하! 걱정하지 마라. 번제에 드릴 어린양은 하나님께서 친히 준비하셨을 것이다.” 아버지의 애매한 말씀에도 이삭은 아버지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답니다.
6. 산에 도착하자마자 아브라함은 돌을 모아 제단을 쌓기 시작했어요. 이삭은 제단 위에 나무를 올려놓았지요. 그때였어요. 갑자기 아버지가 달려들어 이삭의 몸을 꽁꽁 묶는 것이 아니겠어요?
7. 이삭은 놀라서 소리쳤어요. “아버지! 제가 하나님께 드릴 어린양이로군요!” “그..그렇단다. 아들아! 하나님이 너를 제물로 드리라고 말씀하셨단다. 사랑하는 아들 이삭아! 너는 하나님이 내게 주신 가장 소중한 선물이란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알 수 는 없지만 하나님이 다시 너를 필요로 하시니 어찌하면 좋으냐?” “아버지!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몸이니 하나님의 것이 아니겠어요? 전 괜찮아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8. 아브라함은 이삭의 믿음에 큰 용기를 얻고 칼을 쥔 손을 높이 쳐들어 이삭을 죽이려고 했어요. 그때, 하늘에서 크게 소리치는 천사의 음성이 들렸지요.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9. 천사의 커다란 음성은 계속 들려왔어요. “그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라! 그 아이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사랑하는 독생자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하나님께 바치려 했으니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 알겠노라!”
10. 그때 갑자기 수풀에서 동물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어요. “메에에~ 메에에!” 아브라함이 고개를 들어 살펴보니 수풀에 한 숫양이 나무뿌리에 뿔이 걸려 버둥거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삭아! 하나님께서 번제물을 준비해 놓으셨구나!” “네, 아버지 말씀이 맞았어요.”
11. 아브라함은 양을 가져다가 하나님께 번제물로 올렸어요. 이렇게 번제를 올린 이 땅을 훗날 사람들은 ‘여호와께서 준비하셨다’는 뜻으로 ‘여호아 이레’라고 불렀답니다.
12. 천사의 음성이 다시 들려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었어요.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네가 사랑하는 아들 이삭을 나에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너를 축복하고 너의 자손도 축복하리라. 너의 후손이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알 만큼 셀 수 없이 번창하도록 하리라. 또 네가 나의 명령에 순종하고 그대로 따랐으니 네 아들을 통해 천하만민이 축복을 받으리라.”
13.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난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말했어요. “내 사랑하는 아들 이삭아! 너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보았느냐?” “네, 아버지!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리시는 하나님께서 저의 목숨 대신 번제에 드릴 어린 양까지 준비해 놓으셨네요. 이 모든 일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확인했어요.”
14. “그렇다, 아들아!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도 헛되이 땅으로 떨어지는 것이 없단다. 하나님이 명령하시는 것이 아무리 이상한 것처럼 보여도 믿음으로 순종하면 모든 것이 올바른 이유를 갖고 말씀하신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의 판단으로 알 수 없는 것도 많단다. 오직 믿고 따르면 복을 얻게 될 것이다.”
15. 하나님은 때가 되면 세상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번제물로 사랑하는 독생자를 보내실 거예요. 아브라함은 사랑하는 독생자 이삭을 살릴 수 있었지만 하나님의 사랑하는 독생자 는 이 땅의 죄의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숨을 거두게 되신 답니다. 그때 하나님은 눈앞에서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봐야 해요. 그러나 큰 영광과 함께 죽었던 아들을 다시 살리실 거예요.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지요.
제7권 야곱은 욕심쟁이
1. 아브라함은 이삭을 결혼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늙은 종 엘리에셀을 불러서 약속을 받았어요. “이삭의 아내가 될 사람은 이 가나안 땅의 사람이 아니라 내 고향 내 족속에게서 난 여인을 택할 것이다. 내가 고향을 떠날 때, 하나님과 이미 맹세한 일이니까 너는 가서 이삭의 신부될 사람을 찾아서 꼭 데리고 와야 한다.” “주인님, 주인님의 하나님이 과연 순조롭게 신부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실까요?” “물론이다. 염려하지 말고 내 고향 땅으로 떠나거라.”
2. 아브라함과 약속한 늙은 종이 낙타에 좋은 물건을 가득 싣고 메소보다미아로 가서 나홀의 성에 도착했어요. 늙은 종은 낙타를 성 밖 우물가에 앉혀놓고 하나님에게 기도했어요. “우리 주인의 하나님이시여, 물을 길러 오는 처녀에게 물을 조금 달라고 하면 그 여인이 물을 줄뿐만 아니라 낙타에게도 물을 주겠다고 한다면 그 여인이 바로 주인님 아들 이삭의 신부감 인 줄 내가 알겠나이다.”
3. 그때 마침 아름다운 소녀 하나가 우물로 내려가서 물을 물동이에 가득 채워가지고 올라왔어요. 늙은 종이 다가가 물을 달라고 하자 소녀는 얼른 물동이에 든 물을 마시게 했지요. 그리곤 낙타들을 위해 구유에 물을 붓고 다시 우물로 내려가 물을 길었어요. 이 모습을 본 늙은 종이 그 여인이 바로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이삭의 신부감이라 생각했지요. 그 처녀의 이름은 리브가였어요. 리브가는 이렇게 아브라함이 보낸 종이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찾아낸 이삭의 신부에요. 나중에 야곱의 어머니가 되실 분이랍니다.
4. 이삭은 리브가와 결혼해서 한참동안 아이를 못 낳았어요. 이삭은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지요. “하나님, 저희 아버지께서도 백세라는 나이에 저를 낳았지요. 하나님께서 못 하실 일은 없나이다. 리브가가 임신을 할 수 있게 해주세요.”
5. 이삭의 기도를 들은 하나님께서 임신을 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그런데 리브가의 배가 불러 오면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뱃속에서 두 아이가 서로 발길질 하면서 싸우는 것이에요. 이삭은 이런 이상한 일을 보고 놀라서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이상한 일이 생겼어요. 태중에 아이가 둘이나 되는데, 서로 싸우는 것 같습니다. 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6. 그러자 하나님은 이삭의 기도를 들으시고 말씀하셨어요. “너무 염려하지 말라. 아내 리브가의 태중에 두 국민이 있구나. 두 민족이 태중에서부터 나뉠 것이다. 형의 족속보다 동생의 족속이 강하겠고, 먼저 나온 형이 오히려 동생을 섬기게 될 것이다.”
7. 이삭의 아내 리브가는 해산할 때가 되어 쌍둥이를 낳았어요. 먼저 나온 형은 몸이 붉은 털로 온통 뒤덮여 있어서 ‘에서’라는 이름을 얻었고. 나중에 나온 동생은 손으로 형의 발꿈치를 잡고 태어나 ‘야곱’이라고 이름을 지었답니다.
8. 두 아이들이 성장해서 형 에서는 사냥꾼이 되었고, 동생 야곱은 주로 집안에 머물면서 어머니를 돕고 지냈어요.
9. 이삭은 큰아들 에서가 사냥해온 짐승의 고기를 즐겨 먹었어요. 에서는 성격도 활달하고 활도 잘 쏘는 사냥꾼이었어요. 아버지는 야곱 보다 에서를 더 좋아 했어요. 그러나 어머니 리브가는 자기 곁에서 집안일을 잘 도와주는 야곱을 에서보다 더 좋아했지요.
10. 어느 날, 에서가 들로 사냥 나갔을 때, 야곱은 부엌에 들어가 어머니 리브가에게 다가갔어요. “엄마, 뭐하세요? 와! 맛있는 팥죽을 쑤고 계시네요.” “그래, 우리 아들 야곱아, 엄마는 다른 일로 바쁘니까 네가 이 죽 좀 저어줄래?” “네, 엄마. 걱정 마시고 다른 일 보세요. 내가 잘 쑤어 놓을게요.”
11. 야곱이 부엌에서 일하고 있을 때, 형 에서는 들판을 돌아다니면서 짐승을 뒤쫓고 있었어요. 사냥감을 찾아서 사방을 둘러보는 데 무화과나무 아래 작은 노루 한 마리가 보였어요. 에서는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새끼 노루는 에서를 보지 못했지요.
12. 에서는 덤불 뒤에 숨어서 노루 새끼를 겨냥해 활을 당겼어요. “쎄엥~! 탁!” 화살은 노루가 서 있는 뒤쪽 무화과나무에 꽂혔어요. 놀란 노루는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쳤지요. “에잇, 놓쳤다! 오늘은 사냥이 잘 안되네. 기분이 별로 안 좋아. 왠지 불안한 걸.” 에서는 또 다른 사냥감을 쫒아 다녔지만 계속 허탕만 쳤어요.
13. 야곱은 죽을 저으면서 생각했어요. “쌍둥이로 태어났는데 누구는 장자라고 큰 소리치고 누구는 발꿈치를 붙들고 태어나서 야곱이라고 놀리고 말야. 그래봤자, 같은 날에 태어났는데 무슨 차이가 있다구! 아버지의 많은 재산을 에서 형이 모두 가지면 어떡하지? 아버지를 통해서 하나님의 축복도 형보다 더 많이 받고 싶단 말야.” 야곱은 장자로 태어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굴렀어요.
14 그때 마침 형 에서가 사냥을 끝내고 지쳐서 돌아왔어요. “야! 발뒤꿈치! 계집애처럼 부엌에서 죽이나 젓고 있다니 한심하다! 그거나 한 그릇 줘봐라. 배고파 죽겠다.” 야곱은 배고파하는 형을 보자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어요. “빨간 형! 내가 이 빨간 팥죽을 먹어봤는데 정말 맛이 기가 막히거든. 그런데 어쩌나 형한테 줄 게 아닌데. 이건 아빠 손님들한테 주기도 모자라서 형이 먹을 건 없어.”
15. “뭐..뭐야?” “그렇지만 내 조건을 들어주면 형한테 내가 슬쩍 한 그릇 빼줄게.” “조건이라니? 그게 뭔데?” “형이 가지고 있는 장자의 권리를 나한테 줘.” “장자의 권리? 쳇! 배고파 죽겠는데, 그딴 게 뭐라고? 그래 가져. 그러니까 얼른 팥죽이나 내놔.” 이렇게 욕심쟁이 야곱은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권리를 얻었답니다.
제8권 언약을 붙잡고 기도했어요.
1. 하루는 아버지 이삭이 큰 아들 에서를 불렀어요. “내가 늙어 눈이 잘 안보이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겠다. 에서야, 내가 죽기 전에 너에게 하나님 앞에서 축복을 내려주겠다. 지금 너는 사냥을 나가 내가 좋아하는 사슴을 잡아와 맛있게 음식을 만들어서 내게 가져와라. 그 음식을 먹고 나서 축복을 내려줄 것이다.” “예 아버지, 지금 당장 나가서 살진 사슴을 잡아 올리겠습니다.” 그때 마침 어머니 리브가가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엿듣게 되었답니다.
2. 에서가 화살통을 메고 들로 나가는 것을 본 어머니는 그의 작은 아들 야곱에게 달려가서 말했어요. “야곱아,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대로 따라라. 마당에 있는 염소 새끼 두 마리를 잡아오면 내가 그것으로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 음식을 들고 가서 아버지에게 드리고 하나님 앞에서 아버지의 축복을 받아라. 그렇지 않으면 네 형이 모든 축복을 다 받게 될 것이다.”
3. “어머니, 제가 얼마 전에 형한테서 장자의 권리를 뺏었어요. 형은 장자의 권리를 팥죽 한 그릇에 나한테 팔았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하나님 앞에서 아버지가 주는 축복을 몽땅 받을 권리가 있긴 한데, 아버지가 과연 형과 나를 구분하지 못하실까요? 잘못해서 들켰다가는 아버지한테 축복이 아니라 저주를 받을지도 모르잖아요.” “얘야, 들키지 않게 할 방법이 있단다. 만약 들킨다고 해도 저주는 내가 대신 다 받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염소나 잡아 오너라.”
4. 야곱이 잡아 온 새끼 염소로 어머니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큰 아들 에서의 옷을 작은 아들 야곱에게 입혔어요. 야곱은 매끌매끌한 피부를 가지고 있어서 염소 새끼의 가죽을 손과 목에 갖다 붙여서 거칠거칠하게 만들어 주었지요. 리브가의 이런 위장술이 과연 이삭을 속게 만들 수 있었을까요?
5. 위장을 한 채로 야곱은 음식을 들고 아버지에게 갔어요. “아버지,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왔어요.” “네가 누구냐?” “맏아들 에서에요.” “오, 그래? 나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사냥을 해오다니 놀랍구나! 어떻게 하면 그렇게 빨리 사냥을 해올 수 있었단 말이냐?” “아버지, 모든 게 다 하나님께서 살펴주시니까 가능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제 능력으로 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하신 줄 믿습니다.” “오, 역시 내 아들 답구나! 어디 음식 맛을 좀 보자.” 야곱은 아버지께 음식을 드리고 포도주도 따라 드렸어요. 아버지 이삭은 마음껏 먹고 마셨답니다.
6. 식사를 마친 이삭은 야곱을 불렀어요. “내 아들아, 가까이 와서 내게 입 맞추라. 그렇지 에서의 냄새가 나는 구나. 어디 손도 좀 잡아보자. 음, 네가 에서가 분명하구나. 이제 네게 축복을 내리겠다.”
7. “내 아들의 냄새는 하나님께서 복 주신 밭의 냄새로다. 하나님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를 네게 주시기 원하신다. 만민이 너를 섬기고 많은 나라가 네게 굴복 할 것이다. 너는 형제들의 주인이 될 것이고 네 어머니의 아들들이 네게 굴복하며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자는 축복을 받으리라.” 이렇게 아버지 이삭에게 축복을 받은 야곱은 자리에서 물러났어요.
8. 그때였어요. 막 사냥을 끝낸 에서가 사슴을 메고 들어왔어요. 에서는 사슴 고기로 음식을 만들어 아버지에게 가져갔답니다. “아버지, 제가 왔어요. 여기 맛있는 음식을 드시고 하나님 앞에서 저를 축복해 주세요.” “너는 누구냐? 야곱이냐?” “아버지, 저 맏아들 에서에요.” 이삭은 깜짝 놀라며 말했어요. “에서라니?...에서는 방금 다녀갔는데, 어찌된 일이냐?”
9. 아버지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했어요. 설명을 듣고 난 에서는 울부짖으며 말했어요. “야곱, 이 녀석! 전에는 장자의 권리를 팥죽 한 그릇 주면서 날름 빼앗더니 이번에는 하나님의 축복을 가로챘구나!” 에서는 아버지의 옷자락을 붙들고 애원하기 시작했어요. “그렇지만 아버지, 제게도 복을 주세요. 아버지가 줄 수 있는 복이 조금은 남아 있지 않겠습니까? 제발, 저도 하나님 앞에서 복을 나눠받고 싶어요. 으앙, 앙!” “어허, 정말 난처한 일이로구나. 야곱에게 모든 축복을 주었으니 어찌하면 좋겠냐?”
10. 아버지 이삭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에서야, 너는 땅의 풍요함과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과도 거리가 멀 것이다.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할 것이며 네 아우를 섬길 것이다.” 축복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된 에서는 분한 마음에 반드시 야곱을 죽이리라 결심했어요.
11. 어머니 리브가는 에서가 동생 야곱을 죽일 거라는 것을 알았어요. 리브가는 야곱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형의 눈을 피해 삼촌이 사는 하란으로 도망치도록 했어요. 야곱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쓸쓸하고 무섭고 두려웠답니다.
12. 야곱은 하란으로 가는 길에 해가 지자 돌을 주워서 베게삼고 곤히 잠을 잤어요. 야곱은 꿈에서 하늘 꼭대기에 닿은 사다리를 보았지요. 하나님께서 사다리 꼭대기에 서서 말씀하셨어요. “나는 너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너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있는 그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물려줄 것이다. 네 자손은 땅의 티끌같이 번성하여 사방으로 퍼져나갈 것이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13. 하나님은 꿈속에서 야곱에게 축복하며 또다시 말씀하셨어요. “야곱아, 두려워하지도 근심도 하지 말아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줄 것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이 땅으로 돌아오게 이끌어 주리라. 이 모든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나는 너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
14. 잠에서 깨어난 야곱은 일어나자마자 베개로 삼았던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웠어요. 꿈속에서 본 하나님의 말씀에 믿음의 언약을 세운 것이에요. 야곱은 그 돌기둥에 기름을 붓고 그 곳의 이름을 벧엘이라 불렀답니다. 벧엘은 ‘하나님의 집’이란 뜻이에요.
15. 야곱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나와 함께 하셔서 내가 가는 길을 지켜주시니 감사합니다. 내가 이 모든 고생을 끝내고 평안히 집으로 돌아가게 될 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 그때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되고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반드시 하나님께 바치겠나이다.” 하나님의 언약을 굳게 잡은 야곱은 삼촌이 계신 하란으로 혼자 떠나는 고생길이었지만 하나도 두렵지 않고 기쁨으로 가득 찼답니다.
제9권 막내 요셉은 꿈 쟁이래요.
1. 야곱은 형 에서의 화를 피해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쳤어요. 그곳에서 외삼촌의 두 딸과 결혼을 했답니다. 큰 딸 레아는 르우벤, 시므온, 레위, 유다, 잇사갈, 스블론 이렇게 여섯 아들을 낳았어요. 하지만 작은 딸 라헬은 아이가 없었지요. 라헬은 하나님께 소원을 빌었어요. 라헬의 기도를 들은 하나님은 아들을 낳게 하셨어요. 라헬의 외아들이 바로 요셉이랍니다. 야곱은 네 명의 아내로부터 열두 명의 아들을 둔 아들 부자가 되었지요. 요셉은 열한 번째 아들이랍니다.
2. 야곱은 외삼촌 라반 밑에서 이십 년 동안 일을 했지만 품삯을 받지 못했어요. 요셉을 낳고 난 뒤 야곱은 외삼촌에게 말했어요. “그동안 일한 품삯으로 검은 빛을 띤 양과 염소 떼 속에 얼룩진 것과 검은 점 있는 것은 내 것으로 주세요.” 외삼촌 라반은 품삯을 주는 것이 아까웠지만 검은 빛 양과 얼룩진 염소는 숫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허락 해주었어요. 그 뒤 야곱은 버드나무, 살구나무, 신풍나무 가지의 껍질을 벗겨 개천에 있는 물구유에 세워두었어요. 튼튼한 양과 염소가 새끼를 밸 때에 그 가지를 보면 검은 빛 양과 얼룩진 염소를 많이 낳을 수 있도록 하나님이 축복해 주셨답니다. 결국 야곱이 소유한 양과 염소는 매우 많아졌어요.
3. 야곱의 재산이 늘어나자 외삼촌 라반과 그 형제들이 시기 질투했어요. 하나님은 야곱의 꿈에 나타나 말씀하셨어요. “이제 이곳을 떠날 때가 되었구나, 내가 전에 약속한 대로 네 고향 땅으로 돌아가거라. 내가 너를 지켜 줄 것이다.” 야곱은 전에 벧엘에서 하나님과 약속한 대로 가족과 가축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어요. 그러나 외삼촌 라반이 뒤쫓아 와서 가지 못하게 방해하려고 했지요. 그때 하나님이 라반의 꿈에 나타나 말씀하셨어요. “ 너는 야곱이 가는 길을 방해하지도, 선악을 따지지도 말라!” 외삼촌 라반은 하나님이 두려워 야곱을 방해하지 않기로 했어요. 하나님은 언약대로 야곱을 지켜주신 거예요. 두 사람은 화해의 표시로 돌무더기를 쌓고 기둥을 세워 서로 싸우지 않기로 약속하고 외삼촌 라반은 자기 땅으로 돌아갔답니다.
4. 야곱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 세일 땅 에돔 들판에 머물러 있었어요. 야곱은 형 에서의 화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두려워하며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내 형 에서의 손에서 나를 건져내시옵소서.” 그러자 하나님은 기도에 바로 응답하셨답니다. “내가 반드시 네게 은혜를 베풀어 네 형 에서의 손에서 구할 뿐만 아니라 네 자손이 가나안 땅에서 바다의 셀 수 없는 모래와 같이 많게 할 것이다.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
5. 야곱은 가축의 일부를 형 에서를 위한 예물로 준비하고 심부름꾼과 함께 보냈어요. 그날 밤, 야곱은 하나님이 보내신 사람을 길에서 만나 알아보고 그를 붙잡고 씨름했어요. “하나님의 사람이여, 나를 축복하지 않으면 이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절대로!” 하나님의 사람은 끈질기게 붙드는 야곱을 이기지 못해 할 수없이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내리쳤어요. “억! 아...! 그래도 난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겁니다.” “지독하구나! 대체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이라고 합니다.” “아이고, 내가 졌다! 네가 하나님과 하나님이 보낸 사람을 이겼으니 이제부터 네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하라!” 야곱은 이스라엘이라는 복된 이름을 얻고 나서야 하나님의 사람을 놓아주었지요.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겨루어 이김’ 이란 뜻이랍니다.
6. 마침내 에서 형과 이스라엘(야곱)이 만나게 되었어요. 에서 형은 동생을 만나자마자 얼싸안고 반가워 눈물을 펑펑 흘렸어요. “이게 얼마만이냐. 반갑다 아우야! 엉, 엉!” “에서 형, 이렇게 반갑게 맞아주니 하나님 얼굴을 본 것처럼 기쁩니다! 흑, 흑!” 두려워하던 에서 형과 화해하고 이스라엘(야곱)은 가나안 땅에 무사히 돌아와 안전하게 살게 되었답니다. 이때 요셉은 어린 소년이었어요.
7.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은 열한 번째 아들 요셉을 특별히 더 사랑했어요. 아버지는 알록달록한 채색 옷을 지어 요셉에게 입혀주었지요. “오, 우리 막내둥이! 정말 예쁘기도 하구나!”
8. 아버지가 막내 요셉을 더 사랑하는 것을 보고 다른 형들은 요셉을 시기 질투했어요. “저 녀석 좀 봐라! 저게 남자냐, 여자냐? 우린 한 번도 못 입어 본 옷을 입고 있잖아?” “그러게 말이야, 아버지는 요셉만 좋아해! 정말 못 봐 주겠어!”
9. 하루는 요셉이 형들을 불러다 놓고 간밤에 꾼 꿈 얘기를 들려주었어요. “형님들, 제가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뭔데?” “저와 형님들이 들에서 곡식 단을 묶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형님들이 묶은 곡식 단이 나에게로 슬금슬금 몰려와서는 절을 하지 않겠어요?” “뭐..뭐라고? 그럼 네가 우리를 다스리는 왕이라도 되겠다는 말이냐? 어허! 건방지다.” “그러게, 말도 안 돼! 네가 막내인 주제에 형들 위에 올라서다니!” 요셉의 꿈 얘기를 듣고 난 뒤 형들은 전보다 더 요셉을 미워했어요.
10. 요셉은 어느 날 밤 또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해와 달과 열한별이 요셉을 향해 다가오더니 절을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요셉은 이런 이상한 꿈 얘기도 형들에게 그대로 말해 주었어요. 그랬더니 형들은 펄쩍펄쩍 뛰면서 말도 안 된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답니다.
11. 형들은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에게 달려가 요셉이 자꾸만 이상한 꿈 얘기를 한다고 일렀어요. “요셉이 아무래도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닐까요?” “맞아요, 자기가 왕이라도 될 것처럼 말한다니까요.” “무슨 꿈인데 그러냐? 내가 막내한테 직접 들어봐야겠다.”
12.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은 형들이 불평하는 소리를 듣고 사실을 확인하러 요셉을 불렀어요. “사랑하는 요셉아, 네가 요즘 이상한 꿈을 꾼다고 형들이 수군거린단다. 도대체 무슨 꿈을 꾸었기에 그러느냐?” “아버지, 저는 아버지가 섬기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내가 꾸는 꿈은 물론 이상한 꿈이지만 분명히 의미가 있는 꿈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꿈이 하나님께서 제게 미리 언약으로 보여주시는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호, 그래 나를 지켜주시는 하나님은 요셉, 너의 하나님이 되시기도 하지. 네 믿음이 깊구나. 기특하다! 그래 무슨 꿈을 꾼 것이냐?”
13.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은 요셉의 꿈 얘기를 자세히 들으신 뒤 형제들을 모두 모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형제들이 보는 앞에서 요셉에게 화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네가 어찌 그런 이상한 꿈을 꾼단 말이냐! 나와 네 어머니와 네 형들이 정말 땅에 엎드려 네게 절하겠느냐? 앞으로 절대 그런 이상한 소리 하지 말아라!” 형들은 요셉이 혼나는 모습을 보자 킥킥대고 좋아했어요.
14. 형들은 요셉을 놀렸어요. “요셉은 꿈쟁이래요, 꿈쟁이래요!” 요셉은 하나님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형들이 아무리 놀려도 자기의 꿈이 절대로 헛된 것이 아닐 거라고 믿었어요.
15.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은 일부러 형들 앞에서 요셉을 혼낸 거예요. 사실은 요셉의 꿈 얘기를 듣고 보통 꿈이 아니라고 생각했답니다.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은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우리 막내가 장차 큰 인물이 되겠는지요? 하나님이 미리 보여주신 언약이라면 그 언약을 붙들고 결코 놓지 않겠습니다.”
제10권 하나님, 도와주세요!
1.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야곱)의 양이 점점 많아지도록 축복해 주셨어요. 어느 날,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이 자식들을 불러서 말했어요. “양들이 많아지니 먹일 풀이 부족하구나, 너희는 양떼를 몰아 세겜으로 가라. 그곳에 가면 먹일 풀과 물이 풍족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의 아들들이 양떼를 몰고 세겜으로 갔어요. 그때 요셉은 형들과 함께 가지 않고 집에 남아있었어요.
2. 얼마 후에 이스라엘(야곱)은 세겜에 간 아들들이 양떼를 잘 지키고 있는지 몹시 궁금해졌어요. 그는 요셉을 불러서 말했어요. “요셉아! 내가 너를 세겜에 있는 형들에게로 보내야겠다. 너는 가서 네 형들과 양떼가 모두 무사한지 보고 오거라.” “예, 아버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꼭 돌아와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3. 요셉은 헤브론 골짜기를 지나 세겜으로 떠났어요. 세겜에 도착해서 보니 형들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았지요. “어, 형들이 도대체 어디로 간 거지? 여기가 세겜이 분명한데 어떻게 된 거야?” 요셉은 당황하면서 형들을 찾아서 들판을 여기저기 헤매고 찾아다녔어요.
4. 그러던 중에 한 사람과 마주치게 되었지요. 그는 요셉에게 말했어요. “당신은 보아하니 이곳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요?” “아저씨, 여기 분이시군요. 혹시 열 명의 양치기와 양떼를 보지 못하셨나요?” “아! 헤브론에서 왔다는 그 사람들 말이로군.” “네, 맞아요. 저도 헤브론에서 왔답니다. 그분들은 저희 형님들이시구요.” “그 사람들 여기서 양떼에게 풀을 먹이고 있다가 도단으로 간다고 하면서 떠났다오.” “그랬군요.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 요셉은 곧바로 도단을 향해 길을 떠났어요.
5. 도단에서 양을 치던 요셉의 형들은 멀리서 요셉이 나타나자 놀랐어요. “아니, 저 녀석은 꿈 쟁이 요셉이잖아?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왔지?” “아버지가 보내셨겠지. 우리가 양떼를 잘 지키는지 염탐하라고 보냈을 거야.” “그렇군, 정말 재수 없어!” 형들은 요셉을 반겨 맞이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뒤에서 수근거렸지요.
6. “이 기회에 요셉을 죽여 버리는 것이 어때요?” “그래, 여기서 죽이고 우리끼리 입만 다물면 아무도 모를 거야.” “죽여서 구덩이에 던져버리고 짐승한테 잡아먹혔다고 하지 뭐.” “그래, 우리가 죽였는데도 꿈처럼 요셉이 왕같이 되나 보자!” 그때 맏형 르우벤이 뒤에서 듣고 있다가 동생들이 너무 악한 것을 보고 두려웠어요.
7. 맏형 르우벤은 동생들을 불러서 말했어요. “우리가 그래도 한 핏줄인데, 손에 피를 묻혀서 되겠니? 요셉을 구덩이에 빠트리면 절대로 못 살아날 테니까 요셉을 우리 손으로 죽이는 짓은 하지마라!” “큰형은 언제 요셉편이 됐어요?” “편은 무슨, 아무튼 요셉을 죽이면 안 돼! 내 말 알아듣겠니?” “예, 형님. 구덩이에 빠트리긴 하되 손을 대어 죽이진 않을게요.” 맏형 르우벤은 악독한 동생들 손에서 요셉을 구출하여 아버지에게 돌려보내려고 했어요.
8. 요셉은 형들에게 갑자기 붙들려 채색 옷이 벗겨지고 깊은 구덩이에 던져졌어요. 요셉은 형들이 이렇게 자기를 미워하는지 미처 알지 못했어요. “형님, 살려주세요! 르우벤 형! 유다 형!” 구덩이에 갇힌 요셉은 구해달라고 소리쳤지만 형들은 모른 체 했어요. 그들은 구덩이 근처에서 음식을 먹었지만 요셉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답니다.
9. 요셉의 형들은 마침 이스마엘 사람들이 낙타에 향품과 유향을 싣고 애굽으로 가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형제들 중에 유다가 나서서 말했어요. “우리가 동생을 죽여서 이익을 볼게 뭐가 있겠니? 차라리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아 버리는 것이 어떻겠니?”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 그렇게 하자!” 유다 형은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유다처럼 동생 요셉을 상인에게 팔자고 했어요.
10. 형들은 요셉을 구덩이에서 꺼냈어요. 요셉은 형들이 자신을 살려주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지요. 형들은 은 이십을 받고 미디안 사람 상인들에게 요셉을 노예로 팔았어요. 상인들은 요셉을 끌고 애굽으로 떠났답니다.
11. 맏형 르우벤이 다른 곳에서 양을 치다가 돌아와서 요셉을 찾았어요. “구덩이에 갇혀 있던 요셉이 어디로 사라진 거냐? 너희들 무슨 짓을 한 거야!” “아이고, 형님! 우리가 설마 우리 손으로 동생을 죽이기라도 했을까 봐요? 하 하.” “여기 은 두 개 받으세요. 형 몫이에요. 이스마엘 상인에게 은 이십 받고 요셉을 팔았어요.” “뭐..뭐라고? 아...!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이냐?” 맏형 르우벤은 구덩이에 갇힌 동생을 구해주려고 했지만 너무 늦은 것을 후회했어요.
12. 형들은 요셉의 채색 옷을 가져다가 숫염소 피를 묻혔어요. 아버지에게 요셉이 죽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이에요. 형들은 아버지 앞으로 가서 피 묻은 옷을 보이며 말했어요. “아버지! 요셉이 악한 짐승에게 잡아 먹혔어요! 우리가 구하려고 갔을 땐 피 묻은 옷만 남아 있었어요.”
13.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은 피 묻은 요셉의 채색 옷을 움켜쥐고 통곡했어요. “내아들, 내 사랑하는 아들 요셉아! 네가 정말 악한 짐승에게 잡아 먹혔구나!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믿음이 강한 요셉이, 하나님의 언약을 붙든 꿈 많던 요셉이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단 말이냐!” 형제들은 거짓 울음을 울면서 아버지를 위로했지만 이스라엘(야곱)은 요셉을 잃은 슬픔에 잠겨 울고 또 울었답니다.
14. 요셉을 끌고 간 미디안 사람들은 노예시장에 요셉을 팔려고 내놓았어요. 노예들은 신발도 없이 거의 벌거벗은 몸으로 애굽의 노예시장에서 동물처럼 학대받고 있었지요. 요셉은 이런 끔찍한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켜 줄 것이라고 믿고 기도하고 있었답니다.
15. 애굽 사람 보디발은 바로 왕의 부하요 친위대장이란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이었어요. 그는 노예시장에서 요셉을 발견했어요. “저 노예는 왠지 똑똑해 보이는군. 다른 노예들과는 어딘가 달라 보여.” 보디발은 미디안 상인들에게 값을 치루고 요셉을 사서 집으로 데리고 갔답니다.
제11권 총리가 된 요셉
1. 애굽으로 팔려간 요셉은 비록 노예지만 주인 보디발에게 큰 은혜를 받았어요. 하나님께서 늘 요셉을 지켜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보디발은 요셉을 믿고 가정 총무의 직책을 주었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보디발의 집에 복을 내려 주셨어요. 보디발의 집은 크게 번창했지요.
2. 하루는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을 유혹했어요. “제가 이 집안의 모든 것을 관리하고 주인께서 내게 금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내가 금할 것은 당신입니다. 당신은 주인의 아내이기 때문이지요. 하나님 앞에 죄를 짓게 하지 말아주세요.” 요셉은 보디발의 아내에게 단호히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요셉을 괴롭혔어요. 한번은 요셉의 옷을 붙들며 간청하다가 요셉이 겉옷을 벗어두고 나갔어요.
3. 그러자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의 옷을 증거로 삼아 거짓말을 했어요. “요셉이 나를 희롱하려다가 도망쳤다!” 요셉의 사람됨을 잘 아는 다른 노예들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의 남편 보디발은 아내의 거짓말에 속아서 요셉을 감옥에 보냈답니다.
4. 그 감옥은 왕의 죄수를 가두는 곳이었어요. 누명을 쓰고 옥에 갇혔지만 하나님은 요셉과 늘 함께 하셨어요. 하나님은 간수장의 마음을 움직여 요셉에게 옥내사무를 맡도록 만드셨어요. 다른 죄수들 보다 나은 대접을 받으면서 지낼 수 있게 된 것이에요.
5. 얼마 후에 애굽 왕의 술 맡은 자와 떡 굽는 자가 요셉이 갇힌 감옥에 죄인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이 두 사람은 왕을 모시는 높은 신분의 사람이었지요. 보디발은 요셉을 시켜 두 사람의 시중을 들게 했어요. 요셉은 두 사람과 금방 친해졌지요.
6. 어느 날, 술 맡은 자와 떡 굽는 자가 꿈을 꾸었어요. 술 맡은 자의 꿈은 이랬어요. “내 앞에 포도나무 세 가지가 있는 데, 싹이 나고 꽃이 피더니 포도송이가 익었지. 내손에 바로 왕이 마시는 술잔이 있기에 포도송이를 따서 그 즙을 술잔에 채워 왕께 드렸네. 이 꿈은 무엇을 뜻하는가?” “포도나무 세 가지는 삼일 후를 말하고. 왕께 술시중 드는 일을 다시 맡아 왕의 술잔에 포도주를 가득 채워드리게 될 것입니다. 축하드려요. 당신이 잘되거든 내 사정을 바로 왕께 알려 주세요. 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있답니다.” “내 꿈을 해몽해줘서 고맙네. 내가 여길 나가면 은혜를 꼭 갚겠네.”
7. 또한 떡 굽는 자의 꿈은 이랬어요. “흰 떡 세광주리가 내 머리에 있는데, 맨 윗광주리에 바로 왕을 위한 구운 음식이 들어있었네. 그런데 새들이 와서 내 머리위에 있는 광주리에서 그 음식을 먹었다네. 이것은 무슨 뜻인가?” “세 광주리는 삼일 후를 말하지요. 바로 왕이 당신의 머리를 나무에 매달고 새들이 와서 당신의 고기를 쪼아 먹게 될 것입니다. 정말 안됐네요. 한 분은 살게 되고, 한 분은 죽게 되었으니..”
8. 요셉이 꿈을 해석한 그대로 떡 굽는 자는 나무에 매달려 죽었고 술 시중드는 자는 다시 그 일을 하게 되었어요. 술 시중드는 자는 바로왕의 곁에서 일했지만 예전에 감옥에서 요셉이 했던 부탁을 까마득히 잊고 지냈어요.
9. 그로부터 이년 후, 바로왕은 꿈을 꾸었어요. 왕은 애굽의 유명한 무당과 박사들을 불러서 꿈을 해몽해 달라고 말했어요. “내가 나일 강가에 서있는데, 아름답고 살진 암소 일곱 마리가 나타나 나와함께 서있었다. 잠시 후 늙고 말라비틀어진 다른 일곱 암소가 나타나더니 살진 암소를 잡아먹더구나. 내가 또 꿈을 꾸니 한 줄기에 무성한 이삭이 일곱 개 달렸더라. 그런데 가늘고 마른 이삭 일곱이 나오더니 그 충실한 이삭을 삼키더라. 이 꿈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 바로 왕의 꿈 얘기를 듣고 제대로 해석을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이런 못난 사람들을 봤나? 에잇!” 바로왕은 자기가 꾼 꿈을 해석해 줄 사람을 사방으로 찾았답니다.
10. 그러던 중에 바로왕은 술 시중드는 자에게 말했어요. “내가 참 이상한 꿈을 꾸었다. 이 꿈을 해석해 줄 사람이 어디 없을까?” 바로왕의 이 말을 듣고 술 시중드는 자는 갑자기 감옥에서 만난 요셉을 생각했어요. “제가 전에 감옥에 있을 때, 한 히브리 청년이 있었지요. 그 아이라면 꿈 해몽을 제대로 해줄 것입니다.” “그래? 저...정말이냐?” 바로왕은 감옥에 있는 요셉을 불러들였어요. 요셉은 덥수룩한 수염을 깎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왕 앞에 불려갔어요.
11. 바로 왕은 꿈 얘기를 자세히 말해주었어요. 다 듣고 난 요셉은 말했지요. “제가 지금부터 하는 말은 하나님께서 직접 왕께 대답해주시는 겁니다. 저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제가 섬기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하시는 말씀입니다.” “일곱 좋은 암소는 일곱 해의 풍년을 말하고 일곱의 좋은 이삭도 일곱 해의 풍년을 말합니다. 그러나 일곱 해의 풍년 뒤에 일곱 마리의 흉한 암소가 좋은 암소를 삼킬 것입니다. 즉, 일곱 해의 풍년 뒤에 일곱 해의 흉년이 있게 될 것입니다. 일곱 개의 좋은 이삭을 일곱 개의 마른 이삭이 삼키는 것도 같은 의미입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이런 일들이 앞으로 애굽에서 일어나게 될 것을 왕께 알려주신 것입니다.”
12. “이제부터 왕께서는 지혜로운 자를 택하여 애굽 땅을 다스리게 하시고, 장차 올 일곱 해 풍년에는 모든 곡물을 저장하게 하소서. 이는 애굽 땅에 올 일곱 해 흉년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오, 그대는 정말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이로다! 그대의 하나님이 모든 것을 네게 보이셨으니 너와 같이 지혜로운 자는 다시없을 것이다. 너를 애굽 땅의 총리로 임명하노라!” 바로 왕은 반지를 빼어 요셉에게 끼워주고 수레에 태운 뒤 신하들에게 무릎 꿇어 복종하게 했어요. 그날부터 요셉은 애굽의 총리가 되어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답니다.
13. 총리가 된 요셉은 먼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어요. “나의 꿈을 이루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내가 형들에게 버림을 받아 이스마엘 상인에게 팔려 보디발의 집에 노예로 들어 왔을 때도 하나님께서 나를 지켜주셨습니다. 억울한 일로 감옥살이 할 때도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오늘 이 영광을 보면서 어릴 적 꿈으로 보여주신 하나님의 언약을 이루시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고난 뒤에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14. 요셉은 풍요로운 칠년 동안에 곡식을 아껴서 모으게 했어요. 애굽의 백성들은 요셉의 말을 잘 따랐어요. “요셉 총리가 있어서 우린 너무 행복해!” “그래, 맞아. 그분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다시없을 거야. 우리 총리 최고!”
15. 하나님께서 꿈을 통해 보여주신 것처럼 칠년의 풍년이 끝나자 곧바로 칠년 동안의 흉년이 시작됐어요. 애굽 뿐만 아니라 멀리 가나안 땅에도 흉년이 들었어요. 주변 나라들은 흉년에 대비하지 못해 굶주리고 고통스러웠어요. 그러나 애굽 땅에는 흉년을 대비해서 곡식을 모아두었기 때문에 잘 견딜 수가 있었답니다.
제12권 우리 모두 용서해요
1. 애굽과 가나안 땅에 흉년이 심했어요.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은 아들들을 불러놓고 말했어요. “내가 듣기로는 애굽에 곡식이 있다고 하니 돈을 주고 사오너라. 이대로 있다가는 우리 모두 굶어 죽을 것이다.” “네, 다녀오겠습니다. 아버지!” 요셉 형 열 사람이 애굽에 곡식을 사러 갔어요. 이스라엘(야곱)은 막내이자 요셉의 동생인 베냐민은 보내지 않았답니다. 애굽에 가서 혹시라도 무슨 일을 당할까봐 걱정했기 때문이었어요.
2. 요셉 총리 앞에 나온 형들이 땅에 엎드려 절했어요. 요셉은 형들을 알아봤지만 일부러 모른 척 했어요. “너희는 어디서 온 자들이냐?” “저희들은 곡식을 사려고 가나안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아니다, 내가 보기에는 너희들은 정탐꾼들이다. 너희가 이 나라의 틈을 엿보러 왔느니라.”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너희가 확실한 자들이라면 너희 형제 중 한 사람만 옥에 갇히게 하고 너희는 곡식을 가지고 가서 집안의 굶주림을 구하고 집안의 막내를 내게로 데리고 와라.”
3. 요셉의 불호령에 형들은 무서워 벌벌 떨면서 자기들끼리 이 일을 의논했어요. 이때 맏형 르우벤이 동생들에게 화를 내며 말했지요. “너희들이 요셉에게 한 짓을 생각해보라. 그 아이에 대해서 죄를 짓지 말라고 했거늘 너희가 듣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핏값을 치르게 생겼구나!” 형의 말에 동생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반성했어요. 요셉은 형제들의 얘기를 뒤에서 숨어 들으며 울고 있었어요. 요셉을 알아보는 형들은 아무도 없었지요. 요셉은 그들에게 일부러 엄하게 말했어요. “시므온을 끌어다가 결박하고, 너희들은 집으로 돌아가서 막내 베냐민을 데려 와라!”
4. 요셉의 형들은 곡식을 나귀에 싣고 떠났어요. 가는 도중에 자루에서 곡식을 사려고 가져온 돈이 그대로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이 돈은 요셉이 사람을 시켜 형들 몰래 넣어둔 것이었어요. 형제들은 이 일로 근심했어요. 가나안으로 돌아온 형제들은 아버지에게 애굽에서 있었던 일들을 말했지요. “애굽의 총리가 시므온을 붙잡아 옥에 가두고 집에 가거든 막내 베냐민을 데리고 오라는 명령을 했어요!” “너희가 내 자식들을 잃게 하도다!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붙잡혔으니 베냐민마저 잃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이냐!”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이 걱정하자 맏형 르우벤이 아버지에게 말했어요. “아버지, 제 두 아들의 목숨을 걸고 반드시 시므온과 막내 베냐민을 아버지께 데리고 돌아오겠습니다. 믿고 보내주세요.”
5.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은 애굽으로 다시 가는 형제들을 모아놓고 축복의 기도를 드렸어요. “전능하신 하나님이시여! 이제 애굽 총리 앞에 서게 될 형제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 시므온과 베냐민을 비롯한 형제들 모두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호하여 주실 것을 믿나이다.” 이스라엘(야곱)은 애굽 총리에게 줄 예물을 많이 챙겨 주고 곡식을 살 돈도 충분히 가져가게 했어요.
6. 요셉이 멀리서 지켜보니 형들이 자기 동생 베냐민을 데리고 온 것을 보고 청지기에게 말했어요. “저 형제들을 모두 우리 집으로 안내하고 좋은 음식을 준비하라!” 그들이 요셉의 집으로 인도되니 모두 두려워서 떨었어요. 형제들은 청지기에게 말했어요. “전에 곡식 살 돈을 가져왔었는데 그 돈이 자루에 그대로 있어, 그 돈도 다시 갚고 곡식 살 다른 돈도 우리가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곡식을 거저 훔쳐간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누가 그 돈을 우리 자루에 넣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자 요셉의 청지기가 웃으며 말했어요. “너희는 안심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 하나님, 너희 아버지의 하나님이 재물을 너희 자루에 넣어 주신 것이다. 너희 돈은 이미 내가 받았느니라.”
7. 요셉이 집으로 오니 형제들이 예물을 바치고 땅에 엎드려 절했어요. 요셉은 시치미를 뚝 떼고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의 안부를 묻고 살아계심을 알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형제들 속에 자기 동생 베냐민이 있는 것을 보니 요셉은 반가운 마음이 복받쳐 방으로 돌아가 울었답니다. 동생을 보고도 끌어안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거든요. 요셉은 오랜만에 형제들을 앞에 두고 식사를 함께 했어요. 요셉은 동생 베냐민에게 다른 형들 보다 특별히 더 많은 음식을 주면서 기뻐했어요. 이때까지도 형제들은 동생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어요.
8. 요셉은 친동생 베냐민을 자기 곁에 두기 위해서 꾀를 냈어요. 청지기를 시켜 베냐민의 자루에다가 은잔을 숨겨놓도록 한 것이에요. 형제들이 모두 곡식자루를 챙겨 떠나자 청지기를 보내 길을 가는 도중에 있는 그들을 붙잡아 자루를 조사하고 범죄 한 자는 붙들어 오도록 한 것이지요. 그렇게라도 해서 동생을 붙들어 함께 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답니다. 그런데 그 못된 유다형 마저 동생을 위해서 자기가 종이 되겠다고 주장했어요. 유다형이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것을 본 요셉은 더 이상 자신의 신분을 숨길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9. 요셉은 형제들만 남겨놓고 모두 자리에서 물러가게 했어요. “형님들, 내가 요셉이라오!” 요셉은 마음이 북받쳐 소리를 질렀어요. “형들이 애굽에 판 동생 요셉이란 말이요!” “아! 네가...정말 요셉이란 말이냐?” 형들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자기들이 지은 죄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어요. “형님들 근심하지 마세요.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당신들보다 먼저 애굽 땅으로 나를 보내신 거예요. 그러니 나를 보낸 이는 형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바로 왕을 내 아버지로 삼아 애굽 온 땅의 통치자로 만드신 것입니다.” 요셉은 이렇게 형들의 죄를 용서했어요. 요셉은 동생 베냐민을 끌어안고 울었어요. 형들도 모두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답니다.
10. 바로왕은 요셉이 헤어졌던 형제들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어요. 바로왕은 요셉 형들에게 말했어요. “너희는 양식을 싣고 가나안 땅에 가거든 너희 아버지 이스라엘(야곱)과 너희의 가족을 모두 이끌고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에게 애굽의 좋은 땅을 줄 것이다.” 바로왕은 수레에다 많은 선물을 싣고는 형제들을 가나안 땅으로 보냈어요.
11. 바로 왕이 보낸 수레를 타고 가나안 땅을 떠나 브엘세바에 도착한 이스라엘(야곱)은 먼저 희생제사를 통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어요. 그날 밤 이스라엘(야곱)앞에 하나님이 나타나셨어요. “야곱아! 야곱아! 나는 하나님이라 네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이니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내가 너와 함께 애굽으로 내려가겠고 반드시 너를 인도하여 다시 올라올 것이다.”
12. 고센 땅에서 요셉은 꿈에 그리던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을 만났어요. 두 사람은 얼싸안고 한참동안 울었답니다. “요셉아, 네가 살아 있다니 이게 꿈은 아니겠지? 이제 너를 다시 보았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구나! 엉, 엉!”
13. 요셉은 바로 왕 앞에 형제들과 아버지를 인사 시켰어요. 바로 왕은 요셉에게 말했지요. 요셉은 애굽의 좋은 땅 라암셋을 그들에게 주어 소유하게 하고 아버지와 그의 형들과 가족들을 모두 먹여 살렸어요.
14. 이스라엘(야곱)의 족속이 애굽 고센 땅에 거주하며 생육하고 번성했어요.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이 죽을 날이 가까워지자 요셉을 불렀어요. “내가 죽거든 내 조상이 사는 가나안 땅 묘지에 장사하라. 맹세할 수 있겠느냐?” “네, 아버지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버지 이스라엘(야곱)과 요셉은 침상 머리에서 하나님께 경배를 드렸어요.
15.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은 아들들을 모두 모이게 하고 하나님 앞에서 축복했어요. 르우벤, 시므온, 레위, 유다, 스불론, 잇사갈, 단, 갓, 아셀, 납달리, 요셉, 베냐민. 이렇게 아버지 이스라엘(야곱)의 열 두 아들이 곧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랍니다. 이스라엘(야곱)이 운명하자 약속한 대로 요셉은 가나안 땅에 아버지를 장사지냈어요. 요셉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도 형제들과 사이좋게 잘 지냈어요.
제13권 물에서 건진 아기
1. 이스라엘(야곱)의 열두 아들이 애굽 총리로 있던 요셉의 도움을 받아 고센 땅에 정착한 뒤 사백 년이 흘렀어요. 그 동안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는 크게 번성해서 아주 강한 민족이 되었어요.
2. 요셉이 총리였을 때 애굽을 통치했던 바로 왕이 아닌 새로운 바로 왕이 애굽을 통치하고 있었어요. “이스라엘 백성이 왜 이렇게 많은 거냐? 저러다가는 나중에 우리를 위협할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이스라엘 민족들의 힘을 뺄 수 있을까?” 바로 왕은 이스라엘 민족이 강해지자 두려움에 떨었어요. 밤잠을 못 이루고 이스라엘 민족을 괴롭힐 방법을 궁리했답니다.
3. 바로왕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일을 엄하게 시켜 그들의 생활을 괴롭혔어요. 흙을 이기고 벽돌을 굽고, 농사도 힘든 것만 시켜서 노예처럼 부렸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힘든 노동에 지쳤지만 잘 이겨냈습니다. 학대를 받을수록 더욱 번성하는 이스라엘 민족을 보자 바로 왕은 덜컥 겁이 났습니다. 좀 더 무서운 방법을 생각했지요.
4. 바로왕은 아기를 받는 산파들에게 명령해서 남자 아기가 태어나면 죽이라고 했어요. 그러나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산파들은 왕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어요. “히브리 여인들은 애굽의 여인들 보다 건강해서 저희가 도착하기도 전에 아이를 낳습니다. 산모가 아이를 안고 있는데 어떻게 빼앗아 죽일 수가 있겠습니까?” 산파들은 바로 왕에게 이렇게 변명하며 이스라엘 백성이 태어나는 것을 도왔어요.
5. 그러자 바로왕은 이스라엘 백성들 모두에게 강제로 명령을 했어요. “앞으로 이스라엘 백성 중에 아들이 태어나면 너희는 그 아이를 나일 강에 던져라. 딸은 살려주겠지만 사내아이는 모두 강물에 빠트려야 한다!”
6. 레위 가족 중 한 사람이 레위 여자에게 장가들어 아들을 낳았어요. 레위지파 부부는 잘 생긴 사내아이를 석 달 동안 몰래 숨겨서 키웠어요. 하지만 이웃들의 의심을 받고 더 이상 숨길 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어머니는 어떻게든 아이를 살리고 싶었어요.
7. 어머니는 갈대로 엮은 상자에 역청과 나무진을 칠해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그 안에 아기를 뉘었어요. 아기가 든 갈대 상자를 나일 강가 갈대 사이에 두고 오면서 어머니는 슬피 울며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우리 아이가 제발 물에 빠져 죽지 않게 해주세요!” 갈대숲에 잔물결이 일어나면서 갈대상자는 천천히 강 아래로 떠내려갔어요. 언덕 위에서는 아기의 이모가 마음을 졸이며 아기가 들어있는 갈대상자를 지켜보고 있었지요.
8. 그때 마침 바로 왕의 딸이 목욕을 하기 위해 나일 강으로 내려왔어요. 공주는 시녀와 함께 나일 강가를 거닐며 목욕하기 좋은 곳을 찾고 있는데 어디선가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어요. 공주는 두리번거리면서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았어요. 그때, 갈대상자 하나가 천천히 떠내려 오더니 갈대숲에 걸려 잠시 멈춰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공주는 시녀에게 그 상자를 빨리 건져내라고 시켰어요.
9. “응애, 응애, 으앙!” “어머! 이렇게 예쁜 아기는 첨 봐!” “공주님, 사내 아기인 걸로 봐서 이스라엘사람이 버린 아기네요.” “그래? 아버님께서 히브리 아기는 모두 강에 버리라고 했었지.” “네, 그렇습니다. 공주마마.” “하지만 이렇게 예쁜 아기를 죽일 수는 없지, 내가 데려다가 키워야겠다.” “아니 되옵니다. 아버님께 들키시면 어쩌시려고 그러십니까?” “요 맹추야! 너만 입을 꼭 다물면 되지 뭐가 걱정이냐?”
10 멀리서 공주와 시녀가 주고받는 말을 들은 이모가 그들에게 다가왔어요. “공주마마! 아기에게 젖을 먹일 히브리 여인을 구해 드릴까요?” “젖을 먹이려면 유모가 꼭 필요하지. 히브리 사람이 버린 아기니까 히브리 여인이 돌보는 것이 더 낫겠다. 유모를 구해 오거라.” 아기의 이모는 아기의 엄마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려고 신나게 뛰어갔어요.
11. “요게벳! 요게벳! 언니가 너한테 기쁜 소식 전해주려고 왔다.” “언니, 지금 막 아이를 버리고 온 사람한테 무슨 기쁜 소식이 있다고 하세요.” “그 아기를 공주님이 건져서 키우시겠다고 유모를 불러 오라고 하셨어!” “뭐라구요? 그게 사실이에요?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희 아기를 살려주신 것도 기적인데, 더구나 그 아기를 공주 손에 키워주게 하시다니요? 전능하신 하나님아버지! 정말 감사합니다.”
12. 아기의 어머니 요게벳이 공주 앞에 공손히 허리를 굽혔어요. “당신이 히브리 여인인가? 이 일은 우리들 사이에 비밀의 언약이 지켜지지 않으면 절대 안된다는 것 알죠?” “네, 반드시 비밀을 지키겠습니다.” “무엇에다 목숨 걸고 언약을 할 거죠?” “전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반드시 비밀을 지키겠다고 언약하겠습니다.”
13. 바로왕의 딸은 말했어요. “좋아요, 당신의 하나님을 걸고 한 약속이라면 믿을 만하겠군! 이제부터 이 아기를 데려다가 나를 위해 젖을 먹이세요. 내가 그 삯은 충분히 줄 것이니.”
14. 아기의 어머니 요게벳은 매일매일 기쁨 속에서 아기에게 젖을 물렸어요. 공주는 아기를 자기 아들로 삼았어요. 비밀은 잘 지켜졌고 아기는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랐어요.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항상 기도했어요. “하나님, 공주의 아들로 키워주신 것에는 하나님의 커다란 뜻이 있을 줄 믿습니다. 이 아기가 커서 먼 훗날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어갈 최고의 지도자가 되게 해주세요.”
15. 공주는 아기가 잘 자라는 것을 보며 흐뭇했어요. “이제 아기의 이름을 지어 줄 때가 되었다. 무슨 이름이 좋을까? 맞다! 이 아이가 물에서 건져 낸 아이니까 모세라고 해야겠다. 모세야 까꿍!” “히잇, 히, 히!” 모세는 공주를 보며 방실방실 웃었어요.
제14권 광야로 도망 간 왕자
1. 애굽의 궁정에서 살게 된 모세는 왕자의 신분으로 온갖 특권을 누리며 자랐어요. 애굽의 가장 높은 학문도 배우고 전사로써 배워야 할 무예실력도 골고루 갖췄어요. “모세는 마음이 착해서 이방인들에게 너무 친절한 게 탈이야.” 바로왕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친절을 베푸는 모세 왕자가 늘 못마땅했어요. “모세야, 할아버지 보는 앞에서는 히브리사람에게 너무 관심을 보이지 말아라. 할아버지는 이방인들을 아주 싫어하시잖니?” 공주는 모세의 신분이 알려 질까봐 걱정했어요. “하지만 어머니, 이방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인데 너무 노예처럼 대하니까 전 그게 싫어요. 이스라엘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요.”
2. 모세는 어릴 때 유모와 은밀하게 주고받은 얘기를 기억하고 있었어요. “왕자님은 본래 애굽 사람이 아니고 이스라엘 사람이랍니다.” “내가요? 난 애굽 왕자의 신분인데 이스라엘 사람이라니요?” “당시 할아버지께서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나는 모든 남자 아이는 나일 강에 버리라고 명령하셨어요. 나일 강에 버려진 아기 중에 살아난 아기는 오직 왕자님 한 분 뿐입니다.” “할아버지가 이방인들을 미워하시는 이유가 있었군요. 그런 일이 다 있었다니...”
3. “왕자님, 우리 이스라엘 민족은 이방인이 아니라 언약의 백성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하나님으로 선지자를 통해 구원을 약속하고 항상 이스라엘 민족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왕자님도 애굽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왕자님은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분입니다. 그 때문에 물에서 건져 내신 것입니다.” “그래서 내 이름이 모세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앞으로 왕자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반드시 큰일을 하시게 될 겁니다. 내가 한 말은 공주님께는 절대로 비밀로 하셔야 합니다.”
4. 모세는 유모의 말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모세는 자기와 같은 민족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서 무엇이든지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자신의 힘과 용기와 열정을 다 바쳐서 이스라엘 백성을 돕겠다고 나섰던 것이에요.
5. 모세가 하루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현장에 나갔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맨발에 채찍질을 당하면서 우상을 모시는 성전 쌓는 일에 동원되고 있었어요. “너희들 똑바로 일하지 못해! 어디서 게으름을 피워?” 한 애굽 군인이 이스라엘 사람에게 사정없이 채찍질 하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애굽 사람이라는 이유로 이스라엘 사람을 함부로 욕하고 때리는 것이었죠. 지켜보고 있던 모세는 분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6. “이보시오, 일하고 있는 사람을 왜 때리는 거요?” “왕자님! 이 이스라엘 족속들은 사람 대접해주면 일을 안 합니다. 이렇게 짐승을 다루듯이 때려야 일을 잘 한답니다.” 애굽 사람은 왕자 앞에서 보란 듯이 더 심하게 이스라엘 사람을 때렸어요. “당장 그만두지 못할까!” 화가 난 모세 왕자는 그 자리에서 애굽 사람을 쳐서 쓰러뜨렸어요. 왕자의 기운이 얼마나 셌던지 애굽 사람은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죽었답니다.
7. 이스라엘 백성의 편을 들다가 그만 살인을 저지르고 만 모세는 크게 두려웠어요. 그는 주위를 살피고는 시체를 모래 속에 몰래 숨겼지요. 하지만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어요.
8. 다음 날, 다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일하는 현장에 나가보니 같은 이스라엘 사람끼리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여보시오? 당신들은 어찌하여 같은 민족끼리 싸움을 한단 말이요.” “아니, 당신은 애굽 사람인데 왜 우리 일에 간섭하시오. 당신이 우리의 지도자요, 아니면 재판관이요?” “나도 같은 이스라엘 사람이라오!” “하 하, 당신이 우리와 같은 이스라엘 민족이라고? 지나가는 개가 다 웃겠소!” 모세는 자기도 똑같은 이스라엘 민족이고 언약의 백성임을 주장했지만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어요.
9. 그러자 싸움을 구경하러 모인 사람들 속에서 어떤 사람이 외쳤어요. “저 사람은 어제 애굽 사람을 때려죽인 애굽의 왕자가 아닌가?” “뭐야, 애굽 사람을 죽여? 그것도 애굽의 왕자가!” “내가 어제 다 봤어, 저 자가 사람을 모래 속에 파묻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사람들이 웅성거리자 모세는 그 자리를 피해 도망쳤어요.
10. 애굽의 왕자가 살인을 했다는 소문은 금방 왕궁으로 퍼졌어요. “여봐라! 애굽 사람을 죽인 모세를 당장 잡아들여라!” 바로왕은 모세 왕자를 찾으라고 신하들에게 명령했어요. 하지만 모세 왕자는 이미 궁정을 떠나 광야로 피신하고 있었어요.
11. 막상 궁정을 떠나려니 모세는 무척 슬펐어요. 자기를 키워준 어머니와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하고 광야로 달아나는 신세를 한탄했지요. “나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내 한 몸 다 바쳐서 한 일인데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이런 내 사정을 알고나 계신가!” 모세는 자신의 힘과 능력을 믿었지만 하나님 앞에 언약을 붙잡고 기도할 줄은 몰랐어요. 그런 모세를 하나님은 조용히 지켜보고 계셨지요.
12. 미디안 땅을 헤매던 모세는 한 우물을 발견하고 그곳에 앉아있었어요. 미디안 제사장에게는 일곱 명의 딸이 있었는데 그들이 와서 물을 길어다가 구유에 채웠어요. 아버지의 양떼에게 물을 먹이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남자 목자들이 와서 구유의 물을 빼앗으려 했어요. 이것을 본 모세가 불의를 참지 못하고 달려들어 그 목자들을 내쫓고 여인들이 몰고 온 양떼에게 물을 먹이게 했답니다.
13. 제사장의 딸들이 집으로 돌아와서 제사장 아버지 르우엘에게 말했어요. “목자들 한 무리가 쳐들어와 우리가 길어 올린 물을 빼앗아서 자기들 양떼에게 먹이려고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어떤 나그네가 나타나 저희들을 도와줘서 양떼에게 쉽게 물을 먹이고 왔어요.” “그래, 그 분은 지금 어디에 계시냐? 도움을 받았으면 은혜를 갚아야 하거늘 그대로 왔단 말이냐? 어서 가서 모셔오너라.”
14. 모세는 미디안 제사장 르우엘의 집에 초대되었어요. 제사장은 모세에게 정성을 다해 좋은 음식을 대접했지요. “보시는 것처럼 집안에 남자가 없어 이렇게 딸들이 양떼를 치니 봉변을 당하는 일이 생깁니다. 괜찮으시다면 이곳에 머물러 저희 양떼를 돌봐주시면 어떨까요?” “사실은 제가 정해 놓은 곳이 없습니다. 그렇게 배려해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이날 이후로 모세는 미디안 땅에서 양을 치며 살게 되었어요. 바로왕은 죽는 날까지도 왕자의 행방을 찾지 못했어요.
15. 모세는 제사장의 일곱 딸들 가운데 십보라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어요. 모세는 아이의 이름을 나그네란 뜻을 가진 게르솜이라고 지었지요.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까지 낯선 타국에서 목자 생활을 하면서 사십 년간 소박한 삶을 살았어요.
제15권 모세는 할 수 있어요
1. 모세가 광야에서 양떼를 치며 살고 있는 동안 바로 왕이 죽고 새로운 바로 왕이 세워졌어요. 그 바로 왕도 역시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된 노동을 강요했어요. 이스라엘 사람들이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하나님께 부르짖었어요. 하나님은 그들의 절규하는 소리를 들으시고 그들을 애굽에서 구해내리라는 약속을 지키기로 했어요.
2. 모세가 양떼를 몰고 호렙 산에 도착했을 때에요. 가시덤불에 불이 붙었는데 불꽃이 훨훨 피어올랐지만 가시덤불은 타지도 않은 채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 이상하다. 저게 뭐지?” 모세는 눈앞에 펼쳐진 이상한 광경에 놀라 자세히 보려고 불타는 가시덤불 가까이 다가갔어요. 그러자 가시덤불 불꽃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지요.
3. “모세야, 모세야!” “아! 네... 제가 여기 있습니다.” “더 이상 접근하지 말고 그 자리에 서 있어라!” 모세는 두려움에 떨며 제자리에 멈춰 서 있었어요.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라, 너는 이제부터 신발을 벗고 노예처럼 내게 충성을 다 바쳐야 할 것이다! 나는 네 조상의 하나님이라.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이스라엘)의 하나님이니라.” 모세는 하나님을 마주하기가 두려워 얼굴을 가렸어요. “내가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들었다. 내가 너희를 애굽인의 손에서 건져내어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인도할 것이다!”
4. “이제 가라! 이스라엘 자손의 고통이 극에 달해서 나도 더 이상은 두고 볼 수가 없다. 이제 내가 너를 바로 왕에게 보내고, 너를 통해 내 백성을 애굽에서 구출할 것이다!” “하나님! 이렇게 늙고 수척한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어 바로 왕 앞에 갑니까? 더구나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구출해 내라니요?”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할 것이다! 네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요, 내 능력으로 한다는 말이다! 애굽에서 너희들이 나오면 바로 이 산에서 하나님을 섬기게 되리라. 이것이 내가 너를 보낸 증거가 될 것이다.”
5. “내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서 너희 조상의 하나님께서 나를 보내셨다고 말은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 하나님의 이름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요?”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라. 스스로 있는 자요 살아계신 하나님이 너를 보냈다고 말하라! 또한, 너희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말하라! 이는 나의 영원한 이름이다.”
6. “너는 가서 이스라엘 장로들을 모으고 너희 조상의 하나님이 너희를 돌보겠다고 말하라! 애굽에서 당한 일을 보고 안타깝게 여긴 하나님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너희 모두를 인도할 것이라 말하라! 그들이 네 말을 듣게 되리라! 너는 장로들과 함께 애굽 왕에게 가서 말하라!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오셨으니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러 사흘길쯤 광야에 가도록 허락해주세요.’라고 요청하라!” “아마도 애굽왕은 너희를 쉽게 보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손을 들어 여러 가지 기이한 일들을 일으켜 나라를 친 후에야 비로소 그가 너희를 보낼 것이다. 너희가 나갈 때는 결코 빈손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많은 은과 금등 패물을 갖고 가게 될 것이다.”
7. “그러나 이스라엘 장로들이 내 말을 믿지 않을 겁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내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모세가 가진 지팡이를 가리켰어요. “네 손에 든 그것이 무엇이냐?” “네 지팡입니다.” “그것을 땅에 던져라!” 모세가 지팡이를 던지자 지팡이는 순식간에 뱀이 되어 모세에 달려들었어요. 모세는 놀라 몸을 피했지요. “네 손으로 그 꼬리를 잡아보라!” 모세가 뱀의 꼬리를 잡으니 다시 지팡이로 변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것이 하나님이 네게 나타난 증거가 될 것이고 그들이 믿게 되리라.”
8. “이번에는 네 손을 품에 넣어보라!”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십니까?” “손을 품에서 다시 꺼내보라!” “으악! 제 손이...문둥병 환자 손같이 됐어요!” “겁먹지 말고, 다시한번 손을 품에 넣었다 빼보라!” 모세가 품에 손을 다시 넣었다 빼보니 문둥병은 씻은 듯 없어지고 말았어요. “그들이 지팡이 일로는 너를 믿지 않더라도 두 번째 일로는 너를 믿게 되리라!” “두 가지 이적을 보고서도 그들이 믿지 않거든 너는 나일 강물을 조금 떠다가 땅에 부으라! 그 강물이 피로 변하리라!”
9. “하지만 하나님! 제가 말을 잘 못합니다. 그들을 설득하려면 말을 잘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걱정하지 말라!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냐? 누가 귀머거리나 맹인이나 벙어리를 만들었느냐? 바로 내가 한 일이 아니냐?” “이제 가라! 내가 네 입과 함께 있어서 할 말을 가르치리라!” 하나님이 이렇게 믿음을 강조했어도 모세는 여전히 불신에 빠져 있었어요.
10. “전 도저히 자신이 없습니다. 하나님! 말을 잘 할 수 있는 자를 보내소서.” 모세가 끝까지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것을 보시고 하나님은 화가 나셨어요. “네 형 아론과 함께 가라! 네 형은 말을 잘 하지 않느냐? 너는 그에게 해야 할 말을 전해주어라. 그가 너를 대신하여 백성에게 말할 것이다. 그는 네 입을 대신할 것이고 너는 그에게 하나님 같이 되리라!”
11. 모세는 하나님의 명을 받아 애굽으로 가족을 데리고 돌아가야만 했어요. 떠나기 전에 근심하고 있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어요. “네 목숨을 노리던 자들은 다 죽었으니 염려하지 말고 떠나라!” 모세는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굳게 잡고 애굽을 향해 먼 길을 떠났어요.
12. 모세의 형 아론에게 하나님이 말씀하셨어요. “너는 광야에 가서 동생 모세를 맞이하라! 동생과 함께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하나님 말씀대로 광야로 나간 모세의 형 아론은 하나님의 산에서 모세를 만났어요. “네가 살아있었구나!” “형님, 보고 싶었어요. 엉, 엉!” 두 사람은 얼싸안고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어요.
13. 모세는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내린 모든 말씀과 명령하신 이적을 아론에게 알렸어요. “모세야! 네가 말주변이 없는 줄 아시고 하나님께서 형인 내게 대신 말하도록 하셨구나! 그래, 네가 알려준 그대로 사람들 앞에서 내가 말을 하겠다.” “고맙습니다. 형님! 저는 그 사람들 앞에서 이 지팡이로 이적을 보이겠습니다!” “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지팡이로구나!”
14. 모세와 아론은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장로들을 광장에 불러 모았어요. 아론이 앞장서서 사람들에게 우렁차게 말했어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의 아픔을 아시고 여러분을 애굽 땅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구출해 내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두 사람을 의심했어요. “네가 말하는 하나님이라면 어떤 분을 말하느냐?” “이스라엘 조상의 하나님, 즉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입니다. 우리 민족과 언제나 함께 하시는 언약의 하나님 말입니다!” 아론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모세는 지팡이를 가지고 차례차례 이적을 나타내 보였어요.
15. 그러자 모여 있던 모든 이스라엘 장로들이 하나님 앞에 머리를 숙이고 무릎을 꿇었어요.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노예처럼 살고 있는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것이 분명하구나! 하나님께 모두 경배하자! 그리고 모세의 말을 따르자!” 이스라엘 민족들은 이제 하나님을 믿고 따르듯이 모세를 믿고 따르게 되었어요.
제16권 유월절에 승리했어요
1. 모세와 아론은 바로 왕을 찾아가서 말했어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우리 앞에 나타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광야로 사흘길쯤 가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너희의 하나님이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말씀을 듣고 따르겠느냐? 어림도 없다!” “우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지 못하면 당신들에게 어떤 피해가 있을지 모릅니다. 제발 허락해 주세요!” “성을 쌓고, 성전을 짓는 일은 모두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인데, 며칠 씩 광야에 나가서 쉬게 하란 말이냐?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라!”
2. 모세와 아론의 말을 듣고 오히려 바로 왕은 화가 났어요. 이스라엘 자손이 게을러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쉬려 한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벽돌을 만들 때 짚을 주지 말고 짚을 직접 구해다가 벽돌을 만들게 해라! 내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더욱 더 힘들게 만들 것이다!” 모세는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어찌하여 나를 보내셨습니까? 제가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했더니 오히려 바로 왕이 화를 내며 우리 민족을 더욱 힘들게 하지 않습니까!” 그러자 하나님이 말씀하셨어요. “앞으로 바로에게 내가 하는 일을 보라! 바로가 악하게 행동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 힘으로 말미암아 이스라엘 백성을 쫓아내게 될 것이다!”
3. 모세와 아론은 바로 왕을 다시 찾아 갔어요. “이번에는 또 무슨 일로 찾아왔느냐?” “우리 백성이 광야에 나가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어떤 재앙을 내릴지 모릅니다. 우리 백성이 떠날 수 있도록 허락해주세요.” “너희 하나님이 무슨 능력을 가졌느냐? 증거를 보여라!” 아론이 바로와 그 신하 앞에 지팡이를 던지니 지팡이가 곧바로 뱀이 되었어요. 놀란 바로 왕이 애굽의 요술사들을 불렀지요. 요술사들도 각자 지팡이를 들고 와서 뱀으로 변하는 요술을 일으켰어요. 그러나 아론이 던져서 뱀이 된 지팡이가 요술사들의 뱀을 다 잡아먹었어요. “우리 하나님의 기적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셨겠지요?” “그... 그래, 대단하구나! 하지만 이런 일 따위로 내가 너희들을 놓아줄 것 같으냐? 어림도 없다!”
4. 첫 번째 재앙- 며칠 뒤 아침에 바로 왕이 나일 강가에 서 있을 때, 모세와 아론이 찾아왔어요. “하나님께서 우리 백성을 광야로 내보내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보내달라는 부탁을 하려고 하느냐? 이번에는 무슨 기적을 보일 것이냐?” “내가 지팡이로 나일 강물을 치면 강물이 피로 변할 것입니다! 또한 내가 지팡이를 내밀면 애굽의 운하와 못과 호수의 모든 물이 피로 변하고 말 것입니다!” 모세와 아론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지팡이를 들어 나일 강물을 내리쳤어요. 그러자 바로 왕과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강물이 피로 변하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래도 바로 왕은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로 보내지 않고 버텼어요.
5. 두 번째 재앙- 일곱 날이 지난 뒤에 모세와 아론은 바로 왕에게 다시 찾아갔어요. “하나님께서 우리 백성을 광야로 내보내지 않으면 다른 재앙을 내리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피의 재앙으로 물 마시기도 힘든 데, 이번에는 무슨 일을 일으키려는 것이냐?” “하나님께서 개구리로 애굽의 온 땅을 친다고 하셨습니다.” 모세와 아론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지팡이를 들어 강을 가리켜 개구리들이 올라오게 했어요. 그러자 순식간에 수천만 마리의 개구리들이 나일 강에서 기어 나와 애굽의 온 땅을 뒤덮는 것이 아니겠어요? 개구리들은 바로 왕과 신하들 입속으로도 마구 뛰어 들어 갔어요. “캭~! 아이고! 내가졌다!” 바로왕은 개구리를 입에서 뱉어내더니 놀라서 벌벌 떨었어요. 그리고 바로 왕은 모세에게 내일까지 개구리들을 없애주면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 나가도록 허락하겠다고 말했어요.
6. “우리 하나님의 능력을 이제 보셨을 겁니다. 왕의 말씀대로 내일까지 이 모든 개구리가 왕궁에서 떠나 나일 강에만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모세와 아론이 집으로 돌아와서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애굽에 내린 개구리 재앙을 없애주세요. 바로 왕이 항복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모세의 기도에 응답했어요. 애굽 땅을 뒤덮었던 개구리들이 다음 날 아침에 보니 밭이며 마당 앞에 나와서 죽는 것이 아니겠어요? 사람들이 죽은 개구리들을 모아서 산더미처럼 쌓았는데 얼마나 냄새가 심한지요! 바로 왕은 재앙이 사라지자 다시 마음을 악독하게 먹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요. 하나님께서는 바로 왕의 마음을 일부러 완강하게 만들어 나중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완전히 쫓아내려는 마음을 갖도록 만드신 것이에요.
7. 세 번째 재앙-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어요. “아론에게 명령하여 네 지팡이로 땅의 먼지를 치게 하라! 그러면 먼지는 이가 되어 애굽 땅을 점령할 것이다!” 모세와 아론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지팡이를 들어 땅의 먼지를 쳤어요. 그러자 땅 위에 수백억 만 마리의 이가 생겨나서 애굽 땅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긁적긁적...아니, 왜 이렇게 가렵냐? 북북, 박박!” 바로 왕과 신하들은 온몸에 이가 퍼져 몸을 긁어대기 바빴어요. 그뿐만 아니라 애굽의 온 백성과 가축들도 가려워서 못 견디게 괴로웠답니다! “이것도 저 이스라엘 자손의 하나님이 내린 재앙인가? 내가 약속을 안 지켰다고!” 요술사들이 몰려와 말했어요. “우리도 요술을 부려 해보려 했지만 이것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일입니다! 이것은 오직 하나님의 권능이 아니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바로 왕은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로 내보내지 않고 계속 버텼어요.
8. 네 번째 재앙- 모세와 아론이 아침 일찍 바로 왕을 찾아갔어요. “하나님께서 우리 백성을 광야로 내보내지 않으면 또 다른 재앙을 내리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한테 물려서 가려워 미칠 지경인데, 또 무슨 저주란 말이냐? 그만 좀 하면 안 되겠니?” “이번에는 왕실과 애굽의 온 땅과 집집마다 파리 떼로 가득찰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 백성이 사는 고센 땅에는 파리가 한 마리도 없게 하여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모세와 아론은 돌아가서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질 것을 기도했어요. 그러자 맑은 하늘에 새까맣게 파리 떼가 몰려들지 않겠어요? 파리 떼는 삽시간에 궁정과 마을을 뒤덮어 버렸어요. 바로 왕의 코와 입과 온몸에도 파리가 떼 지어 달려들었지요. “에, 퇘 퇘 퇘~! 으악! 사람살려!” 바로왕은 모세와 아론을 불러 말했어요. “그냥 고센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제사를 올리면 안 되겠니?”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애굽 사람이 보는 앞에서 우리 하나님께 제사를 올리면 돌에 맞아 죽을까 염려되는걸요. 그러니까 우리가 한 사흘길쯤 광야로 나가서 우리들끼리만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허락해주세요.” “알겠다. 내가 너희를 보낼 테니 너무 멀리 가면 절대로 안 된다! 그러니까 파리 좀 어떻게 없애줘!” 모세와 아론은 하나님께 기도하여 파리 떼를 애굽 땅에서 모두 사라지게 했어요. 그러나 바로 왕은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요.
9. 다섯 번째 재앙- 모세와 아론은 다시 바로 왕을 찾아갔어요. “너희들을 보면 이제 겁부터 난다! 또, 무슨 소릴 하려구?” “정말 끈질기십니다. 그렇게 당하고도 약속을 어기다니요. 하나님께서 애굽 땅의 가축은 몽땅 돌림병이 들어 죽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의 가축은 하나도 죽지 않으리라고 했습니다.” “설마, 같은 땅에 사는 데 돌림병이 들면 이스라엘 가축도 전염되지 않겠냐? 히, 히!” “그럼, 과연 그렇게 되는지 안 되는지 내일 확인해 보시죠.” 모세와 아론은 돌아가서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질 것을 기도했어요. 다음 날, 애굽 백성들은 자기가 기르는 가축들이 죄다 병으로 죽은 것을 발견했어요. “이게 무슨 일이냐? 갈수록 해괴한 일만 일어나니 어떻게 살란 말이냐!” 애굽 사람들은 죽지 않은 가축이 있는지 이웃집을 찾아 사방으로 뛰어다녔어요. 하지만 살아있는 가축은 하나도 없었어요. 바로 왕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는 곳에 신하들을 보내 가축들이 살아있는지 확인 시켰지요. 그러자 정말로 신기하게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르는 가축들은 모두 살아있는 게 아니겠어요?
10. 여섯 번째 재앙- 모세와 아론이 바로 왕에게 다시 찾아왔어요. “이제 서로 볼 일이 없으면 정말 좋겠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냐?”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보여드릴 테니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기다려보십시오.” 모세는 이렇게 말하고 바로 왕의 눈앞에서 두 주먹 가득 재를 움켜쥔 채 하늘을 향해 날렸어요.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길 기도했지요. 그러자 그 재가 애굽의 온 땅에 날리더니 사람과 짐승에게 악성 종기가 생기게 만드는 것이 아니겠어요? 바로 왕이 놀라서 요술사들을 불렀어요. 그러나 요술사들은 종기 때문에 왕의 명령을 받고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가지 못했어요. 바로 왕은 이번에도 마음을 바꾸지 않았어요.
11. 일곱 번째와 여덟 번째 재앙- 하나님께서 끊임없이 재앙을 내리셨지만 바로 왕은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로 나가서 하나님께 제사를 올리도록 허락하지 않았어요. 하나님은 애굽 땅에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엄청난 우박을 내렸어요. 뒤이어 메뚜기 떼를 풀어 애굽의 온 땅을 뒤덮게 했지요. 바로 왕은 모세와 아론을 급하게 불러 말했어요. “제발, 나의 죄를 용서하고 너희의 하나님께 내 목숨 좀 살려달라고 해다오!” 모세가 하나님께 기도를 올리자 하나님이 강렬한 서풍이 불게 만들어 온 땅을 뒤덮은 메뚜기 떼를 전부 홍해 바다에 몰아넣으셨어요. 바로 왕은 목숨을 건지게 되자 또다시 교만해져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요.
12. 하나님은 아홉 번째 재앙을 모세에게 말씀하셨어요. “네 손을 내밀어 애굽 땅 위에 어둠이 덮이도록 하라!” 모세가 하늘을 향하여 손을 내밀자 하늘이 캄캄하게 어두워지더니 삼일 동안 빛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이 사는 고센 땅에는 빛이 가득했어요. 바로왕은 모세를 불러 말했어요. “이스라엘 자손의 하나님은 정말 못 하시는 일이 없구나! 나도 버틸 만큼 버텼지만 더는 못 견디겠다. 너희는 가서 하나님을 섬기되 너희의 양과 소는 이곳에 두고 가라!” “그렇게는 못합니다! 우리의 하나님께 드릴 제사의 번제물이 있어야 하니 가축도 우리와 함께 가야만 합니다.” 모세가 바로 왕의 조건을 수락하지 않자, 그는 화가 나서 말했어요. “이제 네가 나를 찾아오면 반드시 죽으리라. 내 얼굴을 다시 보는 일이 없도록 하라!” “나도 당신처럼 교만한 사람의 얼굴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13. 아홉 번의 재앙을 겪는 동안 모세는 바로의 신하와 백성들에게 아주 위대한 사람으로 보였어요.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엄청난 이적을 나타내 보이셨기 때문이에요. 하나님은 모세에게 말씀하셨어요. “열 번째 재앙이 곧 내릴 것이다. 바로 왕은 이 마지막 재앙에는 견디지 못하고 너희를 반드시 광야로 내보내리라. 이스라엘 자손들아, 은혜를 입을 지어다! 은금 패물을 구하라! 너희를 부유하게 만들어서 떠나보낼 것이다!”
14. 마침내 무섭고 두려운 마지막 재앙이 애굽 온 땅에 내리게 되었어요.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이 무서운 재앙을 무사히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알려 주셨어요. “이 달 열흘에 너희 각자가 죄 없는 어린양을 준비하여 열 나흗날까지 간직했다가 해질 때 이스라엘 회중에 그 양을 잡고 그 피를 집 좌우 문설주와 안방에 바르라! 그 재앙의 날 밤에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누룩이 없는 빵과 쓴 나물과 함께 먹으라! 너희는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으라! 이것이 하나님의 유월절이니라! 내가 그 밤에 애굽 땅을 두루 다니며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모든 처음 난 것을 다 치고 애굽의 모든 신을 심판할 것이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다.”
15. 유월절의 죄 없는 어린 양은 바로 예수님이랍니다. 예수님도 이 유월절을 지켜 열 나흗날의 해질 때까지 제자들과 함께 있다가 다음 날 이른 아침에 끌려가셨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셨어요. 죄 없는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와 안방에 바른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재앙을 피해 구원을 받은 것처럼 예수님이 흘리신 피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죄와 저주에서 영원히 해방될 수 있게 된 것이에요.
16. 재앙의 밤은 길고 무서웠어요. 애굽 땅에는 통곡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어요. 바로 왕은 밤에 모세와 아론을 불러서 말했어요. “이스라엘 자손을 모두 데리고 이곳을 떠나라! 이제는 약속을 진짜로 지키겠다!” 이렇게 해서 모세와 아론은 육십만 명에 이르는 이스라엘 자손을 데리고 하나님께서 주실 가나안 땅을 향해서 떠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제17권 광야 길을 인도하셨어요
1.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홍해의 광야 길로 떠났습니다. 모세의 품에는 요셉의 유골이 들어있었어요. 요셉은 오래 전에 이스라엘 자손에게 약속하며 말했어요. “하나님이 너희를 애굽에서 가나안땅으로 보낼 때가 찾아오리니 그때 너희는 내 유골을 여기서 가지고 나가라!” 하나님께서는 낮에는 구름 기둥을 내려 무리를 인도하셨고 밤에는 불기둥을 내려 앞길을 환히 비춰주었어요.
2. 무리가 홍해 바다를 앞에 두고 장막을 쳤어요. 하나님께서는 바로 왕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어요. 애굽의 추격을 받고 시련이 닥쳤을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어떤 영광을 나타내는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하나님이 얼마나 언약의 백성을 사랑하는지 느끼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내가 거듭되는 재앙에 시달려서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주긴 했지만 순순히 가게 놔둘 순 없지. 애굽의 모든 병거와 병사를 동원하라! 모세의 뒤를 쫓아가야겠다.”
3. 이스라엘 자손이 눈을 들어 보니 애굽의 군대가 뒤에서 쫓아오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모세여! 애굽에서 종노릇하며 사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 보다 나을 것이요! 애굽 군대가 우리를 쫓아오니 우리가 광야에서 비참하게 죽게 생겼도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를 원망하며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어요. 모세는 백성들 앞에 당당히 서서 말했어요.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오늘 너희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똑똑히 보고 기억해 두길 바란다! 하나님께서 너희를 위해 대신 싸울 것이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 지어다!” 그때 무리의 앞에 있던 구름기둥이 갑자기 무리의 뒤쪽으로 이동했어요. 구름기둥은 애굽의 진영과 이스라엘 진영 사이에 서서 애굽 군대가 쳐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었어요.
4. 모세는 홍해를 향해 손을 높이 들었어요. 그러자 밤새도록 바람이 일어나 바닷물을 양쪽으로 밀어내더니 그 가운데 거대한 바다 길을 만들어 냈어요. “보라! 하나님께서 바다를 갈라 길을 내셨도다! 너희는 기쁘게 전진하라!” “하나님의 능력은 놀랍도다!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단 말인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크신 능력에 영광을 올리며 바다 길을 따라 앞으로 용기 있게 행군했어요.
5.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무사히 건너는 것을 본 하나님은 모세에게 말했어요. “네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뒤쫓아 건너오는 애굽의 병사들 위에 바다가 뒤덮이게 하라!” 모세는 손을 바다 위로 내밀었어요. 그러자 갈라져 있던 바다가 서서히 닫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으악! 바다가 다시 닫히고 있다! 빨리 밖으로 빠져나가라!” 애굽의 군대는 허겁지겁 물 밖으로 달렸지만 너무 늦었어요. 바로 왕의 군대와 수많은 병거들이 모두 바닷물 속으로 순식간에 가라앉고 말았지요.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본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의 종 모세를 믿었어요.
6. 모세가 홍해를 건너와 수르 광야로 나갔어요. 거기서 사흘을 걸었지만 물을 얻지 못했어요. 무리가 ‘마라’라고 하는 곳에 이르렀더니 그곳 물이 너무 써서 마실 수가 없었어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에게 원망하며 외쳤어요. “모세여! 우리가 무엇을 마시고 이 광야에서 살아날 수 있겠소!” 그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어요. “저기 보이는 나무를 가리켜 물에 던져보라!” 모세가 나무를 물에 던지니 그렇게 쓴물이 단물로 변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무리는 물을 마시고 기운을 차렸어요. 무리는 다시 엘림이란 곳까지 가서 장막을 치고 머물렀어요.
7. 애굽에서 나온 후 두 달 십오일 만에 광야에 있을 때였어요. 무리가 모세와 아론에게 원망하며 말했어요. “모세여, 아론이여! 우리가 애굽 땅에서 고기를 먹고, 배불리 떡을 먹었던 시절이 좋았다. 너희가 이 광야에서 우리를 모두 굶어죽이는구나!”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와 아론을 에워싸고 울부짖는 모습을 본 하나님은 모세에게 말씀하셨어요.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서 양식을 비처럼 내릴 것이다! 너희는 일용할 양식을 날마다 거둘 것이다!” 하나님의 약속을 들은 모세와 아론은 온 회중을 모아놓고 말했어요. “하나님께서 너희의 원망하는 소리를 듣고 말씀하시기를 저녁에는 너희에게 고기를 주어 먹이고, 아침에는 떡으로 배부르게 하신다고 약속하셨다! 너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께 원망이나 해서야 되겠느냐?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하지 않겠느냐?”
8. 그 날 저녁에 보니 갑자기 하늘에서 메추라기 수만 마리가 비처럼 떨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사람들은 그날 밤 오랜만에 고기를 구워먹고 잠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이슬이 사방에 내려앉아 있더니 물기가 마른 후에 광야 지면에 작고 둥글며 서리 같이 가는 것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 이게 뭐지? 서리 같은데, 여기는 서리가 내리는 곳이 아니잖아?”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리둥절해 있을 때, 모세가 나타나서 말했어요. “이 하얗게 생긴 것은 서리가 아니라, 이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양식이다. 너희는 먹을 만큼만 이것을 거두어라!” 지면에서 얻은 이 양식을 이스라엘 족속은 만나라고 했어요. 색깔은 희고 맛은 꿀을 섞은 과자 맛이었답니다. 모세는 항아리를 가져다가 그 속에 만나를 담아 훗날 ‘하나님의 언약궤’ 안에 두어 대대로 간수하게 했어요. 광야에서 보낸 사십년 동안 하나님은 만나를 주어 이스라엘 백성을 먹이셨답니다.
9. 이스라엘 백성이 르비딤에 이르렀을 때 물을 구하지 못하자 또다시 모세를 원망하기 시작했어요. “당신이 어찌하여 애굽에서 우리를 인도해 내어 우리가 이곳에서 목말라 죽게 하느냐?” 모세는 하나님께 부르짖었어요. “이 백성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굶주리면 먹이고 갈증 나면 마시게 했던 하나님을 아직도 불신하고 있습니다. 다시 애굽에 가서 종노릇하는 게 낫겠다는 막말을 합니다! 이런 자들을 뭐 하러 여기까지 살려 오셨는지요? 오! 하나님. 이제 저들이 돌을 던져 나를 쳐 죽일 모양입니다!” “모세야! 백성들 앞을 지나서 나일강을 치던 네 지팡이를 손에 잡고 앞으로 나가라! 저 완악한 이스라엘 장로들을 데리고 호렙 산에 있는 반석으로 가서 그 반석을 치라! 그것에서 물이 나오리니 백성들이 마시리라!” 반석에서 물이 나왔던 이곳을 맛사 또는 므리바라고 불렀으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다투었음이고, 그들이 하나님을 시험하여 우리 중에 계신가 안계신가 하며 불신앙 하였음이라.
10.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을 떠나 삼 개월 되던 날 시내 광야에 이르렀어요. 그때 갑자기 시내 산 있는 곳의 하늘이 구름으로 빽빽하게 들어차고 찬란한 기운을 뿜었어요.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영광과 위엄 앞에 고개를 숙이고 모세를 바라봤어요.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산으로 올라갔어요. 하나님은 말씀하셨어요. “이스라엘 자손에게 내 말을 전하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다! 너희 이스라엘이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잘 지키면 이스라엘은 나만의 민족이 될 것이다! 너희는 제사장의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될 것이다!”
11. 하나님의 영광이 시내 산에 나타난 지 셋째 날에 하나님은 온 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내 산 정상에 모습을 나타내셨어요. 하지만 하나님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사람은 모세와 아론 오직 두 사람에게만 허락하셨지요. “하나님을 뵈려고 감히 접근하는 사람은 모두 죽을 것이니 제사장들이나 백성들은 절대 산의 경계를 넘어오지 말라!” 산정에 오르기 전에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명령했어요. 백성들은 모두 두려움과 경이로움에 붙잡혀 정신이 없었습니다. 시내 산꼭대기에는 엄청난 우레 소리가 퍼지고 구름이 빽빽하게 몰려들어 번개 불을 번쩍거리고 있었으니까요.
12. 시내 산기슭에 두 사람이 서 있는데 연기가 자욱하고 하나님께서 불 가운데 강림하셨어요. 연기는 옹기가마 연기 같이 피어오르고 온 산이 크게 진동하며 나팔 소리가 점점 커졌어요. 모세가 말을 하자 하나님은 음성으로 대답하셨어요.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이다! 너에게 이스라엘 민족이 지켜야 할 열 가지 율법을 내리노라! 첫 번째 계명-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두 번째 계명-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들 중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라!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네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갚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풀 것이다! 세 번째 계명-너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네 번째 계명-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안식일이란 창조주인 내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내가 안식일을 복되고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다섯 번째 계명-네 부모를 공경하라! 여섯 번째 계명-살인하지 말라! 일곱 번째 계명-간음하지 말라! 여덟 번째 계명-도둑질하지 말라! 아홉 번째 계명-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 열 번째 계명-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
14.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헌법과 같은 것이에요. 이러한 법을 다 지켜야 구원을 받는다는 뜻은 아니랍니다. 예수님은 이 율법을 간결하게 요약해서 말씀하셨어요.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해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어때요 쉽지 않나요? 하나님의 십계명은 지키기 어렵지만 예수님이 말씀해 주신 계명은 우리 모두가 지킬 수 있을 거예요.
15.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과 함께 모여서 하나님께 피의 제사를 드렸어요. 모세는 십계명과 하나님이 말씀해주신 언약서를 읽었어요. 그리고 죄 없는 소의 피를 백성에게 뿌리며 말했어요. “지금 뿌려지는 이 피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 이스라엘 백성과 하나님 사이에 맺는 언약의 피니라!” 모세는 하나님이 시키는 대로 궤를 만들어 그곳에 하나님의 말씀을 적어놓은 증거판을 두었어요.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언약궤’랍니다.
제18권 사무엘은 언약의 아들
1.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에게 두 아내가 있었어요. 첫째 부인은 한나, 둘째 부인은 브닌나에요. 브닌나에게는 자식이 있었지만 한나에게는 자식이 없었어요. 브닌나는 자식이 없는 한나를 조롱하고 미워했어요. 하지만 남편 엘가나는 한나 부인을 더 사랑했지요.
2. 이스라엘에는 하나님께 예배하며 제사를 드리는 장소가 따로 있어요. 그곳의 이름은 실로에요. 실로에는 제사장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제사장의 신분을 갖고 있었어요. 제사장은 오늘날의 목사님과 같은 분이랍니다. 다만 그 당시에 제사장은 제사를 지내는 데 있어 정해진 규칙을 지켜야 했어요.
3. 해마다 한나는 남편 엘가나와 함께 실로에 가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어요. 하루는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하나님께 울며 기도했어요. “하나님! 아이를 갖지 못해서 받는 고통을 알고 계시나요? 브닌나가 나를 보면 비웃고 손가락질 한답니다. 억울하고 원통합니다. 큰 부인의 권위도 서질 않아요. 그러니 하나님 제가 아이를 갖게 해주세요. 만일 사내아이를 낳게 된다면 그 아이는 하나님께 바치겠습니다!”
4. 한나가 기도하고 있을 때, 회당 문설주 의자에 앉아있던 제사장 엘리가 가만히 보니 한 여자가 계속 술 취한 사람처럼 중얼거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봐요, 당신 신성한 이곳에서 포도주를 너무 마시고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 아니오?” “그럴 리가 있나요, 나는 하나님께 내 심정을 알아달라고 이렇게 오랫동안 기도하고 있는 거랍니다.”
5. 엘리는 한나의 억울하고 슬픈 사연을 조용히 들었어요. 엘리는 한나에게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을 내렸어요. “이제 평안히 가셔도 좋아요.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반드시 당신의 기도에 응답해 주실 겁니다.”
6. 그 뒤 한나는 임신을 하게 되었어요. 언약의 하나님은 한나의 기도에 응답하신 겁니다. 아이를 낳으니 아들이었어요. 한나는 그 아이에게 ‘하나님께 구하여 낳은 아들’이라 해서 사무엘이란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7. “여보, 내가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여 아들을 낳긴 낳았는데, 내가 아들을 낳으면 하나님께 바친다고 약속을 했었어요. 이 아기가 젖을 떼면 실로에 있는 하나님의 집에 아이를 맡겨야겠어요.” “당신이 그렇게 소원하던 아이인데, 괜찮겠소? 나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랄뿐이오. 당신이 하나님과 한 약속이라면 지키는 것이 옳은 일이겠지요.”
8. 한나는 사무엘이 젖을 뗄 무렵, 아이를 데리고 실로에 갔어요. 소 세 마리와 밀가루, 포도주를 가지고 하나님 집에 가서 제사장 엘리를 만났어요. “엘리 제사장님! 일전에 하나님께 기도하던 여자를 기억하십니까? 저보고 술 취한 것 아니냐고 뭐라고 하셨죠?” “아, 네. 기억하지요. 하나님께 아이를 갖게 되길 간절히 원하셨잖아요.” “네, 그래요. 이 아기가 바로 하나님께서 주신 사무엘이란 아기랍니다. 이 아기의 남은 평생을 하나님께 바칩니다!” “오, 부인! 하나님과의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는 큰 믿음을 가지셨습니다! 아브라함의 하나님이 부인을 크게 칭찬하실 겁니다. 아이는 제가 잘 맡아 기르겠습니다.”
9. 한나는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정성을 다해 기도했어요. “하나님은 제게 가장 큰 기쁨입니다. 하나님은 저의 권위를 높여주시고 나를 비웃고 대적하는 자들에게 입을 다물게 하셨어요. 하나님은 거룩하시고 전지전능하십니다. 가난하고 배고픈 자를 부자로 만들어 주시기도 하고 천한 자를 귀족과 동등하게 만들어 주시기도 합니다. 하나님과의 언약을 믿고 지키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것만 주십니다. 하나님을 경배합니다.”
10.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제사장이지만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했어요. 제사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에게 규칙에 어긋나는 일을 했답니다. “제사 드리기 전에 이 고기를 제사장 몫으로 떼어야겠습니다.” “제사를 드리고 나서 갖고 가면 될 것을 왜 제사 드리기 전부터 그럽니까?” “지금 제사장이 당연히 갖게 될 고기를 먼저 달라고 하는 것인데 거부하는 겁니까?” “그래도, 이건 순서가 안 맞는 일이잖아요?” “제사의 순서는 제사장 맘대로 정하는 겁니다!” 엘리의 두 아들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자기들 마음대로 지내고 있었어요.
11. 사무엘은 아직 어려서 하나님에 대해서 알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하나님은 항상 사무엘과 함께 하고 있었지요. 하나님은 사무엘을 부를 때가 올 것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12. 해마다 한나는 남편 엘가나와 함께 실로에 찾아왔어요. 그때마다 사무엘이 입을 겉옷을 지어서 갖다 주었지요. 이것을 본 제사장 엘리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했어요. “하나님께 얻은 귀한 아들을 바친 이 부부에게 하나님께서 축복하여 주세요. 사무엘을 대신할만한 자식을 갖게 해주세요.”
13. 제사장 엘리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한나에게 세 아들과 두 딸을 낳을 수 있는 축복을 내려주셨답니다. 한나는 한 명의 자식을 하나님께 바쳤지만 하나님은 여러 명의 자식을 주는 것으로 응답하셨어요.
14. 엘리는 매우 늙었고 두 아들은 여전히 나쁜 짓을 일삼았어요. “너희가 어찌하여 나쁜 짓을 하느냐? 너희들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널리 퍼졌다. 사람이 사람에게 범죄하면 하나님이 심판하시지만, 사람이 하나님께 범죄하면 누구한테 그 죄를 물을 수 있단 말이냐!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범죄하지 말라!” 엘리는 타일렀지만 두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았어요.
15. 마침내 하나님의 사람이 엘리를 찾아와서 말했어요. “내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중에서 네 조상의 집을 택하여 하나님께 제사 지낼 수 있는 제사장 신분을 주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신성한 제물과 예물을 짓밟고 네 아들들을 나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 하나님을 멸시하느냐! 하나님을 존중하는 자는 존중히 여김을 받고 멸시하는 자는 멸시를 받을 것이다! 네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한 날에 같이 죽게 되리라. 내가 나를 위하여 충실한 제사장을 세울 것이니, 그는 하나님의 마음과 뜻대로 행할 것이다.”
제19권 사무엘아! 하나님이 부르셔!
1. 사무엘이 하나님의 언약궤가 있는 성전 안에 누워있었어요. 성전 안에는 아직 등불이 희미하게 타오르고 있었어요. 눈이 잘 안 보이는 제사장 엘리는 자기 방에 누워 있었지요. 그때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불렀어요. “사무엘아!”
2. “네, 아버지!” 사무엘은 아버지가 부르는 줄만 알고 엘리에게 달려갔어요. “부르셨어요, 아버지?” “응, 난 부르지 않았는데 왜 그러느냐?” 사무엘은 다시 자기 자리에 가서 누웠어요.
3. “사무엘아, 사무엘아!” 하나님이 다시 사무엘을 불렀어요. “네, 아버지!” 사무엘은 벌떡 일어나 다시 엘리에게 달려갔어요. “아버지가 날 부르셨어요?” “아니다! 난 널 부르지 않았다.” “이상하다! 누가 내 이름을 불렀는데, 여긴 아버지와 나뿐인데.” 사무엘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자리로 돌아갔어요. 사무엘이 아직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하나님의 말씀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버지가 부르시는 것으로 착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4. “사무엘아, 사무엘아!” 하나님이 다시 사무엘을 부르자 역시 사무엘은 아버지에게 달려갔어요. “아버지! 저, 왔어요!” “너, 또 왔니...?” 그 순간 엘리는 사무엘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사무엘아 누가 네 이름을 부르시면 ‘네 하나님! 말씀하세요. 주의 종이 듣겠습니다.’이렇게 대답해라. 나한테 오지 말고.” “네, 알았습니다.”
5. 사무엘이 다시 가서 자기 자리에 누워있으니 하나님이 부르셨어요. “사무엘아, 사무엘아!” “네, 하나님! 말씀하세요, 주의 종이 듣겠습니다.” “내가 엘리의 집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모두 다 앞으로 이루어질 일이다! 엘리의 집을 내가 영원토록 심판할 것이다! 엘리는 아들들의 죄악을 보고도 막지 않았다. 그 때문에 엘리 집의 죄악은 제물이나 예물로도 영원히 속죄함을 받지 못할 것이다.”
6. 사무엘이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운 마음으로 듣고 다음 날 아침에 엘리와 만났어요. “사무엘아! 간밤에 하나님께서 네게 뭐라고 말씀 하셨니?” “차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숨김없이 말해라! 네게 말씀하신 그대로 내게 말하지 않으면 하나님께 벌을 받게 할 것이다!” 사무엘은 할 수없이 있는 그대로 엘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었어요. 사무엘이 자라면서 그때 하나님께 들었던 말은 그대로 이루어졌답니다.
7. 사무엘은 이스라엘 전체에 하나님의 선지자로 세워졌어요. 하나님께서는 실로에 있는 사무엘에게 다시 나타났고 그날 밤처럼 말씀으로 자신을 나타내셨어요. 그래서 사무엘의 말은 곧 하나님 말씀과 같아서 온 이스라엘에 전파되었지요.
8. 이스라엘이 블레셋 사람과 전쟁을 치루게 되었어요. 이스라엘은 에벤에셀에 진을 치고, 블레셋 사람은 아벡에 진을 치고 있었지요. 전투에 나가서 이스라엘이 블레셋에게 졌어요.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여서 의논을 했어요. “우리 하나님께서 어찌하여 블레셋 사람들과의 싸움에서 우리를 지게 했을까?” “실로에 있는 하나님의 언약궤를 우리 진영으로 가져와서 싸움에 승리하게 하자!” “그래. 하나님의 언약궤는 만군의 하나님의 능력이니 우리를 적들의 손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9. 이스라엘 백성들은 실로에 사람을 보내서 하나님의 언약궤와 두 제사장 홉니와 비느하스를 이스라엘 진영으로 데리고 왔어요. “와아~! 하나님의 언약궤가 도착했다!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이스라엘 진영에 언약궤가 도착하자 백성들이 얼마나 큰 소리로 외쳤는지 땅이 흔들렸어요. 그 소리에 놀란 블레셋 사람들이 말했어요. “뭐.. 뭐냐? 이 요란한 소리는?” “이스라엘 진영에 하나님의 언약궤를 모셨답니다!” “이런 큰일 났구나! 하나님의 언약궤라면 광야에서 애굽인들을 재앙으로 친 신들이니라! 블레셋 사람들아! 이럴 때 일수록 강하게 되라! 대장부가 되어 싸우자!”
10. 블레셋 사람들이 다시 강하게 마음을 먹고 이스라엘 진영을 쳤어요. 전투는 블레셋 사람들의 승리로 돌아갔지요. 하나님의 언약궤는 적들에게 빼앗겼고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하나님이 말씀하신대로 같은 날에 죽음을 당하고 말았어요.
11. 이스라엘 진영에서 도망친 사람이 실로의 회당으로 달려왔어요. 그때 엘리는 문 앞 의자에 앉아 있었어요. 엘리는 나이가 구십 팔세로 앞도 잘 안보였고 몸도 아주 뚱뚱했어요. “엘리님! 엘리님! 큰일났습니다!” “무...무슨 일이냐?” “이스라엘이 완전히 패해서 모두 흩어지고 언약궤는 블레셋 사람들에게 빼앗겼어요! 당신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죽임을 당했습니다! 흑, 흑!” “아...하나님의 말씀대로 되고 말았구나! 어이쿠!” 슬픈 소식에 놀란 엘리가 자기가 앉은 의자에서 뒤로 벌렁 자빠지더니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어요.
12. 시아버지와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에 아기를 낳게 된 비느하스의 아내는 이때 매우 고통스럽게 아기를 낳았어요. “하나님의 언약궤도 빼앗기고 아버지도 잃었으니 이스라엘에 무슨 영광이 남았겠는가!” 비느하스의 아내는 아기 이름을 이가봇이라 지었어요. 이것은 ‘영광이 없다 함.’이란 뜻이지요.
13. 블레셋 사람들은 다곤신을 믿었어요. 다곤신은 위에는 인간의 모습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습인 곡물의 신이었어요. 블레셋 사람들이 하나님의 언약궤를 빼앗아 다곤 신전에다 모셨어요. 다음 날 보니 다곤 신상이 하나님의 언약궤 앞에 엎드러져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 이상하다! 무슨 일이지? 누가 감히 신상에 손을 댄거야?” 사람들이 신상을 일으켜 세워놨어요. 그 다음 날 다시 보니 이번에는 신상이 완전히 부서져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으악! 안되겠다! 이스라엘 하나님의 언약궤를 우리 다곤 신과 함께 있지 못하게 하자!”
14. 브레셋 사람들은 하나님의 언약궤를 서로 모시지 않으려고 법석을 떨었어요. 하나님의 언약궤가 옮겨 간 곳마다 하나님께서 무서운 재앙을 내렸기 때문이에요. 언약궤가 벧세메스 사람들의 손에 옮겨졌을 때였어요. “도대체 이 오래된 상자 속에 뭐가 들었기에 그 난리야?” 사람들은 하나님의 언약궤가 얼마나 중대한 물건인지 깨닫지 못하고 함부로 다뤘어요. “한번 열어보자!” “안 돼! 그러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 “그래도 궁금하지 않냐? 열어 보자!” 벧세메스 사람들이 하나님의 언약궤를 함부로 열었어요.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하나님의 언약궤 안에는 실제로 무엇이 들었을까요? 모세가 받은 하나님의 율법이 기록된 돌판, 아론의 싹이 난 지팡이,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먹여 살린 만나가 든 항아리.
15. 순식간에 오만 칠십 명의 사람이 죽고 말았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모두 슬프게 울며 말했어요. “누가 이 거룩한 하나님 앞에 설 것인가! 너무나 놀랍고 두렵도다!” “이 거룩한 하나님의 언약궤를 어디에다 두어야 할 것인가!” 결국 벧세메스 사람들은 하나님의 언약궤를 기릿여아림 사람인 아비나답의 집에 들여놓게 되었어요. 그뒤로 하나님의 언약궤는 이십 년 동안 이곳에 있었지요.
제20권 기름부음을 받았어요
1.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선지자로 인정을 받았어요. 블레셋 사람들과의 전쟁에서 지고 하나님의 언약궤마저 적들의 손에 빼앗기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점점 약해져 갔어요. 이방 신들을 섬기고 자연 종교에 빠졌지요. 사무엘은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어요. 선지자로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찾아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2. 사무엘은 이스라엘 온 족속에게 말했어요. “여러분이 진심으로 하나님께 돌아오려면 이방 신들과 아스다롯(새벽별의 여신)을 없애고 오직 하나님만 섬겨야 합니다!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는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건져내실 것입니다!” “좋습니다. 우리가 모신 이방의 신들과 자연 종교의 우상을 없애겠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의 언약의 하나님 한분만 섬기겠습니다.”
3.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을 미스바로 이끌었어요. “이스라엘 족속은 모두 미스바로 모이세요. 그곳에서 모두 함께 모여서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사람들은 미스바에 모여 물을 길어 하나님 앞에 부었어요. 그리고 온종일 음식을 먹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했답니다. “하나님! 우리는 죄인입니다. 하나님께 범죄하였습니다. 우상 신들을 섬기고 자연 종교에 빠져 살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회개합니다. 오직 하나님만 섬길 것입니다.”
4. 이스라엘 백성들이 미스바에 모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해왔어요. 그 소식을 들은 이스라엘 자손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사무엘에게 말했어요. “선지자 사무엘이여! 우리 하나님께 쉬지 말고 부르짖어 우리를 블레셋 사람들 손에서 구원하게 하소서!” 사무엘은 어린 양 하나를 가져다가 하나님께 번제로 드리고 기도했어요.
5. 사무엘이 번제를 드리고 하나님께 제사를 지낼 때, 마침 블레셋 사람들이 싸우기 위해 가까이 몰려 왔어요. 그런데 그들의 머리위로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먹구름이 몰려드는 것이 아니겠어요? “우르릉 쾅! 콰광! 쾅! 콰르릉~! 쾅!” 먹구름 속에서 우레 소리가 크게 들리니 블레셋 사람들은 귀를 막고 땅에서 막 뒹굴었답니다. 우레 소리가 너무나 커서 정신이 나갈 정도였으니까요.
6. 적군들이 정신없어 하는 틈을 타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공격했어요. “우와~! 블레셋 사람들은 지금 힘이 없다! 용기를 내어 공격하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무섭게 달려들자 블레셋 사람들은 겁을 먹고 도망쳤어요. 사무엘은 적군을 미스바에서 벧갈까지 추격해서 쫓아냈어요. 사무엘은 미스바와 센 사이에 비석을 세우고는 그 이름을 에벤에셀이라 지었어요. 에벤에셀이란 ‘하나님이 도우셨다’라는 뜻이에요.
7.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도와 블레셋 사람들을 쫓아낸 뒤부터 다시는 블레셋 사람들이 쳐들어오지 못하게 하나님이 막아주셨어요. 이스라엘 백성들은 블레셋 사람들에게 빼앗겼던 성읍을 모두 되찾았지요. 또한 이스라엘 백성과 가나안 땅의 원주민 아모리 사람 사이에도 평화가 지켜졌어요.
8. 사무엘이 사는 집은 라마에 있었어요. 사무엘은 이스라엘의 선지자요 재판관이요 종교지도자로서 해마다 벧엘과 길갈과 미스바로 순회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르치고 다스렸어요. 집에 돌아오면 하나님을 위해 제단을 쌓고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를 드렸지요. 사무엘은 이스라엘 선지자의 사명을 성실하게 해내어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답니다.
9. 사무엘이 늙자 두 아들이 이스라엘의 지도자 역할을 맡게 되었어요. 큰 아들은 요엘이고 작은 아들은 아비야였죠. 두 아들이 이스라엘을 통치하자 아버지의 행위를 따르지 않고 이익을 따라 뇌물을 받고 판결을 정의롭지 못하게 했어요. 이런 아들들의 부정함을 본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사무엘의 집으로 찾아왔어요.
10. “사무엘! 보는바와 같이 당신은 이제 늙어서 나라를 다스릴 힘도 없어요. 당신 아들들은 당신처럼 정의롭지도 않고 오히려 하나님 앞에 부끄럽게 행동하고 있어요. 그러니 우리에게 이스라엘을 다스릴 수 있는 올바른 왕을 세워주는 것이 좋겠소!” “와..왕이라구요?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것은 하나님이시고 그분이야말로 만왕의 왕이십니다! 그런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지켜주고 계신데 왕을 세우라니요?” “보이지도 않는 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보이는 왕을 필요로 하는 겁니다!” “내가 이 일을 하나님께 기도해 볼 테니 나중에 다시 말합시다.”
11. 사무엘은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어리석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을 세워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나를 버리고 내가 그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날부터 오늘까지 그들은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더니 이제는 네게 와서 왕을 세우라 요구하는구나!” “저도 열심히 율법을 가르치고 언약의 하나님을 설명했지만 이스라엘 장로들조차도 저렇게 하나님을 바라보는 눈이 멀었으니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왕을 세워라!”
12. 베냐민 지파에 기스라는 사람의 아들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사울이었어요. 그는 키도 크고 준수한 외모를 갖고 있었지요. 사울의 아버지 기스는 암나귀를 잃고는 아들 사울에게 시켜서 암나귀를 찾으라고 했어요. 사울은 사환 한 사람을 데리고 암나귀를 찾아서 베냐민 땅을 여기저기 찾아 헤매었어요. “우리가 너무 멀리 나왔나보다. 아버지께서 걱정하시겠다. 그만 돌아가자꾸나.” “사울님! 이 성읍에는 하나님의 사람 사무엘이란 분이 있다고 합니다. 혹시 그분이라면 나귀의 행방을 알려주시지 않을까요?” “그분에게 드릴 예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제게 은이 조금 있으니 그걸 드리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물어보지요.” “그거 좋은 생각이다.” 두 사람은 사무엘을 만나러 성읍으로 들어갔어요.
13.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에게 성읍에 가기 하루 전날 미리 말씀하셨어요. “내일 성읍에 가면 베냐민 땅에서 한 사람이 너를 만나러 올 것이다. 너는 그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라! 그가 이스라엘 백성을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서 구원하리라.” 때마침 멀리서 사울이 사무엘에게 다가와 말했어요. “선견자의 집이 어디인지 말해주실 수 있겠어요?” 사울을 보자마자 하나님이 말씀하신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라는 것을 사무엘은 알 수 있었어요. “내가 바로 선견자요. 너희는 나보다 먼저 산당으로 올라가라. 오늘 너희는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 사무엘은 두 사람을 인도하고 산당에서 손님들과 함께 성대하게 잔치를 베풀었어요.
14. 다음 날, 사무엘은 기름병을 가져다가 사울의 머리에 붓고 말했어요. “사울아! 네게는 하나님의 영이 크게 임할 것이다. 너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선지자의 무리를 만날 것이고 선지자처럼 너도 그들과 함께 예언을 하고 새롭게 변해 새 사람이 되리라.”
15.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미스바로 모두 모이라고 한 뒤 말했어요. “이제 왕이 나올 지파를 뽑겠다. 너희의 지파대로 천 명씩 하나님 앞에 나오라.” 사무엘은 그 지파 중에서 베냐민 지파를 뽑았어요. 거기서 가족별로 구분해 마드리의 가족을 뽑았고 그 중에서 기스의 아들 사울을 뽑았어요. “기스의 아들 사울이 하나님께서 선택해 주신 우리들의 왕입니까? 그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는 짐보따리들 사이에 숨어있느니라!”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가 짐보따리에 숨어있는 사울을 데리고 나왔어요.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외쳤어요. “이스라엘 자손의 하나님이 우리에게 선택해 주신 사울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도다!” “사울 왕! 만세! 만세!”
제21권 골리앗을 이겼어요
1. 사울은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아 왕이 되었으나 하나님을 진심으로 공경하지 않았어요. 사울이 블레셋 사람들과 전쟁을 앞두고 제사장 사무엘을 불러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기로 약속되어 있었어요. “사무엘이 오기로 한 날이 오늘인데 왜 이렇게 나타나지 않느냐? 에잇! 내가 직접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야 겠다. 번제와 화목 제물을 내게 가져오라!” “사울왕이시여! 제사는 제사장만이 지낼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어허! 빨리 제사를 드리고 만군의 하나님께 은혜를 받아 적들을 물리쳐야 할 것 아니냐? 백성들은 지금 겁에 질려 싸울 생각도 못하고 있다.” 사울은 하나님의 율법에 위배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직접 제사를 드렸어요. 사무엘이 늦게 도착해서 이 모든 일이 이미 이루어진 것을 알고는 탄식하며 말했어요. “사울왕! 이게 어찌된 일이요? 왕이 하나님 앞에 망령된 일을 행하였소! 하나님께서 왕에게 명령하신 일을 지키지 못했으니 왕의 나라는 길지 못할 것이오!”
2. 사울은 용감하고 싸움을 잘했으나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어요. 한번은 사무엘이 하나님의 명령을 사울 왕에게 전했어요. “하나님께서 아말렉과 전쟁하고 사람이든 가축이든 모두 없애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사울은 아말렉을 치고 가축의 좋은 것은 자기가 갖고 하찮은 것만 없애버렸어요. 하나님의 명령을 또 어긴 것이에요. 이런 사울을 보고 하나님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내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한다! 그가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 명령을 지키지 않는구나!” 사무엘은 사울에게 가서 따져 물었어요. “사울왕! 어찌하여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탈취하기만 급급하여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일을 행하였소?” “하하! 하나님께 좋은 것을 드리기 위해서 가져 온 것입니다. 왜 그렇게 화를 내십니까?” “사울왕! 잘 들으시오. 왕이 스스로 작게 여길 때에 이스라엘의 지파 중에 머리가 되었고 하나님께서 머리에 기름을 부어 왕을 만들어 주셨잖소. 하나님께 좋은 것으로 제사 지내는 것보다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오.”
3. “왕이 하나님의 말씀을 버렸으니 하나님께서는 왕을 버려 이스라엘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소!” 사무엘이 이렇게 말하고 돌아서자 사울은 그의 겉옷자락을 붙들었어요. “사무엘! 내가 잘못했소! 이제라도 당신의 하나님께 사람들 앞에서 경배하게 해주시오!” “이스라엘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만 거짓되게 경배하는 것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이요.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는 왕을 내가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오!” 사무엘은 그 길로 라마의 자기 집으로 가고 사울도 기브아에 있는 자기의 집으로 올라갔어요.
4. 어느 날,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어요. “내가 이미 사울을 버려 이스라엘 왕이 되지 못하게 하였으나 내가 너를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로 보내리라. 그의 아들 중에서 한 왕을 보았느니라.” “하나님! 제가 어찌 베들레헴에 갈 수 있겠습니까? 사울이 이 소식을 들으면 나를 죽이려 할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라! 너는 암송아지를 끌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러 왔다고 하고, 이새를 제사에 청하라. 내가 기름 부을 자가 누군지 알게 해줄 것이다.”
5. 사무엘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베들레헴에 갔어요. 성읍의 장로들이 그를 영접했지요. 사무엘은 이새와 그 아들들을 제사에 초대했어요. 이새에게는 여덟 명의 아들이 있었고 그 가운데 가장 막내가 다윗이었답니다. 사무엘이 이새의 장자인 엘리압을 보고 생각했어요. “이 자가 하나님께서 기름을 부으실 자인가?” 그러자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어요.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사울은 키도 크고 용모도 훌륭하나 내가 그를 버렸잖은가? 사람은 외모를 보지만 나는 사람의 중심을 보느니라.” 사무엘은 제사에 초대된 일곱 명의 아들을 다 보았으나 하나님께서는 어느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어요.
6. 사무엘이 이새에 물었어요. “네 아들들이 여기에 다 있느냐?” “아닙니다. 막내가 있는데 양을 지키느라 여기에 오지 못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막내를 데리고 와라. 그가 올 때까지 우리가 식사 자리에 앉지 않겠다.” 사람들이 막내를 데려왔는데 얼굴빛이 붉고 눈은 빼어나고 아름다웠어요. 하나님이 사무엘에게 말씀하셨어요. “이 아이가 기름을 부을 아이니라.” 사무엘은 기름 뿔병을 가져다가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어요. 이 날 이후로 다윗에게는 하나님의 영이 크게 감동되었답니다.
7. 사울에게는 하나님의 영이 떠나고 하나님이 조종하는 악령이 남게 되었어요. 사울은 신하들에게 말했어요. “내가 마음이 불안해서 못 견딜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겠느냐?”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곁에 두시면 악령이 왕을 괴롭힐 때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 수금을 잘 타는 자를 알고 있느냐?” “내가 베들레헴 사람 이새의 아들 중에서 수금을 잘 타고 용기도 있는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그 자의 이름은 다윗으로 하나님이 함께하는 자입니다.” 사울이 전령들을 보내 다윗을 왕궁으로 데리고 왔어요. 사울이 다윗을 보고 크게 사랑하여 자기 곁에 두었어요. 하나님이 조종하는 악령이 사울을 찾아왔을 때 다윗은 수금을 연주하여 악령이 사울을 괴롭히지 못하게 해주었지요.
8. 사울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여서 엘라 골짜기에 진을 치고 있을 때였어요. 골짜기 반대편에는 블레셋 사람들이 진영을 치고 대적하고 있었어요. 블레셋 진영에서 어떤 거대한 체구의 장군이 온몸을 갑옷으로 무장하고 나타나서 싸움을 돋웠어요. “이스라엘 겁쟁이 녀석들아! 나와 싸울 놈이 있으면 어디한번 나와 붙어보자! 내가 지면 우리가 너희 종이 되겠고 내가 이기면 너희가 우리의 종이 되어 섬길 것이니라! 우하하하!” 사울이 장군들을 불러놓고 말했어요. “저 자는 도대체 누구냐? 보기만 해도 섬뜩한 게 무슨 괴물딱지 같이 생기질 않았느냐?” “골리앗이란 자로서 힘으로 저자를 이긴 사람을 이제껏 보지 못하였나이다.” “골리앗이 매일같이 나와서 우리를 모욕하니 들어 줄 수가 없구나! 누구 대적할 사람이 없느냐? 혼자 나가서 저 괴물 같은 놈의 더러운 입을 다물게 해 줄 사람이 없겠느냐?” 사울 왕이 장군들을 둘러봤지만 그럴만한 용기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9. 이새의 세 아들 엘리압, 아비나답, 삼마는 사울을 따라 싸움터에 나갔어요. 다윗은 사울에게 왕래하고 틈틈이 베들레헴에서 아버지의 양을 치고 있었지요. 이새가 진영에 있는 형제들에게 다윗을 심부름 보냈어요. “네 형들을 위해 볶은 곡식과 떡 열 덩이를 갖다 주고 형들이 무사히 잘 있는지 보고 오너라.” “네, 아버지. 다녀오겠습니다.” 다윗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아버지가 주는 음식을 싣고 이스라엘 군대가 진을 치고 있는 곳으로 떠났어요. 다윗이 형들을 있는 이스라엘 진영에 도착했을 때 마침 골리앗이 진영 가까이 와서 크게 떠들고 있었어요.
10. “이스라엘 이 머저리 같은 놈들아! 너희들이 하나님 백성이냐? 하나님 백성이면 다 하나님 뒤에 숨어서 벌벌 오줌이나 싸고 있어라! 사울인지 싸울인지 싸울 준비가 됐으면 어디한번 나와 보시지! 으하하하!” 다윗이 골리앗의 말을 듣고는 화가 나서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곰같이 미련하게 생겨 가지고 고함쳐대는 저 자는 누군데 이스라엘을 모욕합니까?” “블레셋 사람 골리앗이라고 하는 자인데, 누구도 당해 낼 수 없는 천하장사야!” “그렇다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는 걸 두고만 보고 있단 말입니까! 이 블레셋 사람을 죽여 이스라엘의 치욕을 없애는 사람에게는 어떤 대우를 해준답니까?” “그야, 그를 죽이는 사람은 왕이 많은 재물을 주고 공주와 결혼시킬 뿐만 아니라 세금도 면제해 주신다고 하지 않는가.” 그때 마침 큰형 엘리압이 다윗을 발견하고 다가왔어요.
11. “다윗아! 네가 어쩐 일로 여기에 있느냐? 양은 누가 키우라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냐? 네가 교만하여 전쟁을 구경삼아 나왔나보다. 냉큼 돌아가라!” “형님! 전 아버지 심부름으로 여기 왔어요. 그런데 저 골리앗이란 자가 하나님과 이스라엘 군대를 모욕하잖아요. 어떻게 저런 소리를 듣고만 있겠습니까? 제가 나가서 저 자를 없애버리겠습니다.” “허허 참! 얘가 돌았나. 말이 좀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때, 어떤 사람이 다윗의 말을 듣고 사울에게 전했어요. 사울은 다윗을 불렀지요. “다윗아! 네가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했느냐?” “사울왕이시여! 주의 종이 나가서 저 블레셋 사람과 싸울 것입니다!” 12. “다윗아! 너는 소년이다. 어찌 그런 몸으로 저 타고난 무사를 대적할 수 있단 말이냐?” “주의 종이 아버지의 양을 지킬 때 사자나 곰이 와서 양떼의 새끼를 물어 가면 제가 따라가서 짐승을 쳐 죽이고 그 입에서 양을 구해내었습니다!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한 저 자는 그런 짐승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가 가서 저 야만인을 물리치겠습니다.” “다윗아! 오, 너는 정말 대단한 용기를 가졌다. 좋다! 가서 골리앗을 물리쳐봐라! 너의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하시길 바란다.” 사울이 다윗에게 자기 군복을 입혀주었어요. “아이고! 이렇게 무거운 것을 입고는 도저히 싸울 수가 없습니다. 사울왕이시여! 내 방식대로 하게 놔두세요.” 다윗은 갑옷을 벗고 손에 막대기와 매끄러운 돌 다섯 개를 주머니에 넣고, 물매를 가지고 골리앗에게 다가갔어요.
13. 골리앗이 가만히 내려다보니 웬 꼬마 하나가 막대기를 들고 싸우러 나와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넌 뭐냐? 내가 지금 개로 보이냐? 그 막대기를 가지고 뭘 어떻게 할 건데? 후후, 가소롭도다! 내가 아주 박살을 내줄테니 어디 한번 가까이 와봐라!” “너는 칼과 창으로 내게 오지만 나는 만군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 이름으로 네게 간다! 오늘 하나님께서 네 목숨을 내게 넘겨주셨으니 내가 너를 쳐서 네 목을 베고 나머지 블레셋 군대의 시체는 짐승들이 먹게 할 것이다!” 말을 마친 다윗은 쏜살같이 달려들어 돌을 가지고 물매로 골리앗을 향해 던졌어요. “피융! 탁!” 돌은 골리앗의 이마에 정통으로 박혔어요. “으으.. 으윽!” 거대한 덩치의 골리앗은 그만 그 자리에서 털썩 고꾸라지고 말았답니다. “와! 와! 와!” 이스라엘 진영에서 백성들이 환호성을 질렀어요.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블레셋 사람들을 공격해 쳐부쉈답니다.
14. 다윗이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사울 앞에 나타났어요. “오! 용감한 소년이여! 도대체 누구의 아들이냐?” “나는 주의 종 베들레헴 사람 이새의 아들입니다.”
15. 사울 왕에게는 요나단이란 용감한 아들이 있었어요. 그 아들이 다윗을 보더니 자기 생명과 같이 사랑했어요. 요나단은 다윗에게 자기가 입었던 겉옷을 벗어 주고 자기의 군복과 칼과 활과 띠도 그에게 주었어요. “다윗! 우리 영원히 변함없는 우정을 맹세하자.” “그래, 요나단! 약속할게.” 다윗은 사울이 보내는 곳마다 지혜롭게 행동했어요. 사울이 다윗을 군대의 장으로 삼았더니 온 백성이 좋아했고 사울의 신하들도 찬성했어요.
제22권 나는 이스라엘의 진짜 왕!
1. 다윗은 사울과 함께 전쟁터에 나갔어요. 그때마다 적들을 물리치고 승리했지요. 이기고 돌아올 때 여인들이 이스라엘 성읍에 모두 나와 노래하고 춤추며 다윗과 사울 왕을 환영했어요. 여인들은 이렇게 노래했어요.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 이 노래 소리를 들은 사울 왕은 기분이 언짢았어요. “언젠가는 다윗이 내 왕 자리를 차지하고 이 나라의 주인 행세를 할 것 같구나!”
2. 다음 날, 사울 왕에게 하나님이 조정하는 악령이 들어 집 안에서 정신없이 떠들어댔어요. “아...! 머리가 깨질 것만 같다! 다윗아, 수금소리로 나를 진정시켜다오!” 다윗은 평상시와 똑같이 왕이 있는 곳에서 수금을 타고 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사울이 다윗을 향해 창을 던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슈웅! 팍!” “아니, 지금 제게 창을 던졌습니까? 피하지 않았다면 죽을 뻔했습니다!” “아..아니다! 나는 장난삼아 던져본 것이다! 하하하!” 다윗은 사울 왕이 자기의 목숨을 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정말 무서운 일이었지요.
3. 사울은 자기 딸을 다윗에게 결혼시키려 했어요. 마침 사울의 딸 미갈이 다윗을 사랑했어요. 사울은 신하를 보내 결혼을 성사시키도록 명령했어요. 그렇지만 다윗은 청혼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나는 가난하고 천한 사람입니다. 어떻게 왕의 사위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 “괜찮다, 괜찮아! 왕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시고, 다만 블레셋 사람들의 포피 백 개만 원하신다. 그 일만 해낸다면 결혼은 성사될 것이다.” 사울의 속셈은 다윗을 블레셋 사람들 손에 죽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어요. 하지만 다윗은 정말로 그 일을 해냈지요. 그래서 사울의 딸 미갈과 결혼할 수 있게 되었어요.
4. 사울의 아들 요나단은 다윗을 변함없이 좋아했어요. 한번은 사울이 요나단과 신하들에게 다윗을 죽이라고 명령했어요. 요나단은 이 사실을 다윗에게 미리 알려주고 은밀한 곳에 피신하게 했지요. “아버지, 다윗은 생명을 아끼지 않고 블레셋 사람들과 싸웠고 다윗과 함께하는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위하여 큰 구원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을 죽이라고 하시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렇구나! 내가 살아계신 하나님을 두고 맹세하건데 다윗을 결코 죽이지 않을 것이다!”
5. 사울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두고 맹세한 언약을 깨트리고 또다시 다윗의 목숨을 노렸어요. 다윗은 사랑하는 아내 미갈에게 말했어요. “당신 아버님이 아마도 나를 죽이려 하는가 보오. 오늘도 내가 수금을 타고 있는데 나한테 단창을 던졌소! 저번에도 그런 일이 있어 죽을 뻔 했는데, 이번에는 진짜 위험했다오.” “서방님,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지금 침실밖에는 왕의 부하들이 지키고 있어요. 몰래 달아나는 수밖에는 없어요.” 미갈은 커다란 창끝에 다윗을 매달아 창문 아래로 내려주었어요. 다윗은 그길로 도망쳤지요. 미갈은 남편과 같이 있는 것처럼 속이려고 우상을 가져다가 침상에 누이고 염소 털가죽을 씌웠어요. 사울의 부하들이 침상을 덮쳤지만 다윗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어요.
6. 다윗은 라마에 살고 있는 사무엘을 찾아갔어요. “사울 왕이 나를 죽이려고 해서 여기까지 도망쳐 오게 되었습니다.” “사울 그 미친 놈이 결국은 너의 목숨까지 노렸구나! 나와 함께 나욧으로 가자!” 다윗과 사무엘은 나욧이란 곳으로 가서 살았어요. 그러나 그곳까지도 발각이 되어 사울의 전령들이 쫓아왔어요. 그런데 그때마다 하나님의 영이 그들에게 임하여 예언(정신을 혼미하게 했다는 의미)을 했어요. 사울은 세 번이나 전령들을 보냈지만 그들 모두 예언을 했어요. 마침내 사울이 직접 다윗을 찾아 나섰는데 하나님의 영이 사울에게 임해 예언을 하며 그가 하루 밤낮을 벗은 몸으로 누웠어요. 다윗은 사울이 미친 사람처럼 그러는 동안에 나욧을 빠져 나왔답니다.
7. 다윗은 라마 나욧에서 빠져나온 뒤 요나단을 만났어요. “요나단! 내 죄가 무엇이기에 네 아버지는 나를 못 죽여서 야단이냐?” “다윗아! 아버지는 무슨 일이든 나와 상의하니 너를 죽이려 하면 내가 미리 알고 네게 알려 줄 테니 걱정마라!” 매달 초하루가 되어 사울과 그 아들들이 함께 음식을 먹을 때 다윗의 자리가 빈 것을 본 사울이 말했어요. “이새의 아들이 어찌하여 어제와 오늘 식사에 나오지 않느냐?” “다윗이 베들레헴에 제사지낼 일이 있어 가기를 원하니 그가 왕의 식사 자리에 오지 못하였나이다.” “뭣이 어째! 이새의 아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은 너나 내 자리가 든든히 서지 못하리라! 다윗을 내게로 끌어오라, 그는 죽어야 할 자니라!” “다윗이 무슨 죄가 있어 죽인단 말입니까!” “에잇! 네, 네놈마저도...” 사울은 요나단에게도 단창을 던져 죽이려 했어요. 요나단은 어떻게든 다윗을 아버지 손에서 구해보려고 애를 썼답니다.
8. 다윗은 사울을 피해 놉으로 갔어요. 그곳에서 제사장 아히멜렉을 만났지요. “이스라엘 민족의 영웅이신 다윗께서 어찌 호위하는 사람도 없이 혼자 다니십니까?” “난 왕의 명령을 받고 비밀리에 일을 수행하고 있으니 여기 온 것을 누구도 알지 못하게 해주세요. 근데 떡이 있으면 좀 주세요.” “그냥 떡은 없고 하나님께 올린 거룩한 떡은 있습니다.” 다윗이 그날 회당에 있을 때, 사울의 부하 눈에 띄었어요. 다윗은 자신을 보호할 무기가 필요했지요. "여기에 칼이나 창이 있나요? 왕의 일로 급히 오느라 무기를 챙기지 못했어요.“ “다윗이여! 당신이 죽인 골리앗의 칼이 보자기에 싸여 있으니 필요하면 가져가시오.” “그거 참 잘됐습니다. 그 칼을 가지고 가겠습니다.” 다윗은 놉에서도 안전하지 못해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갔어요.
9. 아기스의 신하들이 다윗을 보더니 무리가 춤을 추며 노래했어요.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 다윗은 아기스왕과 신하들이 이 노래를 듣고 자신을 이스라엘의 영웅으로 볼까봐 걱정이 되서 갑자기 꾀를 냈어요. “으히히히! 으헤헤헤! 낄낄낄낄~!” 다윗은 갑자기 침을 질질 흘리면서 대문짝에 기대어 미친 사람 흉내를 냈어요. “뭐..뭐냐? 이 자가 무슨 다윗이란 말이냐? 미친놈이 아니냐? 냉큼 쫓아내라!” “어? 이상하다! 저 자는 분명 이스라엘의 영웅 다윗이 분명한데...? 우리가 잘못 봤나?” 이렇게 다윗은 위기에 처했을 때 지혜롭게 행동해서 위기를 모면했어요.
10. 다윗이 엔게디 광야에 있을 때였어요. 사울이 다윗을 잡기 위해 삼천 명을 거느리고 광야를 돌아다닐 때였어요. 사울은 가다가 똥이 마려워서 주변을 둘러보니 양 우리 옆에 굴이 있어서 그 굴로 들어갔지요. 그런데 그 굴은 다윗과 다윗의 사람들이 숨어 있는 곳이었답니다! 사울이 똥을 누기 위해 벗어놓은 겉옷 자락을 다윗이 가만히 다가가서 베어냈어요. 사울은 아무것도 눈치 못 채고 있었답니다. 다윗은 이 일로 마음이 찔려서 외쳤어요.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를 내 손으로 치는 것은 하나님께서 금하시는 일이로다! 겉옷에 칼을 댄 것만도 마음이 아프다!” 자기를 죽이려고 평생을 쫓아다니는 사울에게 다윗은 너무나 관대하지 않나요? 다윗은 하나님을 굳게 믿었기 때문에 원수도 사랑할 수 있었답니다.
11. 이스라엘의 선지자 사무엘이 죽고 다윗은 바란광야로 내려갔어요. 마온이란 곳에 나발이라는 이름의 부유한 자가 살고 있었지요.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은 총명하고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였지만 남편인 나발은 완고하고 행실이 악했어요. 다윗은 나발에게 소년들을 보내 먹을 것을 구했어요. “다윗의 이름으로 문안을 여쭙습니다. 나발어르신. 당신네 목자들이 광야에 있을 때, 우리가 안전하게 지켜준 일이 있었으니, 양털을 깎는 이 좋은 날에 다윗과 그 종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세요.” “다윗이라구? 난 첨 들어보는 이름인데? 내가 어찌 내 떡과 물과 양고기를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자들에게 주겠느냐? 이런 빌어먹을... 당장 꺼져라!” 다윗이 보낸 소년들은 나발에게 모욕을 당하고 돌아갔어요.
12. 나발의 하인 중 하나가 이런 사실을 아내 아비가일에게 말해주었어요. “우리가 양을 지키는 동안에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어 지켜주었는데, 주인어른이 모욕을 주고 쫓아냈어요. 다윗이 우리 주인과 집을 해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떡 이백 덩이와 포도주 두 가죽 부대와 요리한 양 다섯 마리 등을 준비하라! 내가 다윗을 만나야 겠다.” 아비가일은 준비한 예물을 싣고 다윗을 찾아갔어요. 아비가일은 다윗을 보자 급히 나귀에서 내려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어요. “가져온 이 예물을 받으시고 여종의 허물을 용서해주세요. 나발은 이름처럼 어리석은 자고 불량한 사람입니다. 부디 보복하지 말아 주세요.” “오늘 너를 보내어 나를 영접하게 하신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 또 네 지혜를 칭찬하며 네게 복이 있을 것이다. 오늘 피 흘리고 복수하는 것을 네가 막았느니라.” 그러나 열흘 후에 하나님께서 나발을 직접 치시매 그가 죽었어요. 그리고 그의 아내 아비가일은 다윗의 아내가 되었답니다.
13. 다윗이 하길라 산에 숨어 있을 때였어요.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하길라 산 길 가에 진을 쳤어요. 다윗은 아비새와 함께 밤을 틈타서 사울의 진영 한 가운데로 들어갔어요. 사울이 잠든 곳에 이르러 아비새가 말했어요. “하나님이 오늘 당신의 원수를 당신 손에 넘겼습니다. 내가 창으로 단 한 번에 죽이겠습니다!” “죽이지 말라!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를 치면 죄를 짓는 것이다.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 맹세하노니 하나님께서 직접 그를 치시리라. 그냥 우리가 왔다 간 표시로 창과 물병만 가지고 가자.” 다윗은 하나님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이처럼 존중하고 하나님 앞에 범죄하지 않았어요. 두 번이나 원수를 없앨 기회가 있었는데도 다윗은 두 번 다 용서했답니다. 사울은 그때마다 다윗에게 축복을 하며 자신이 살아난 것을 좋아했지만 다윗을 죽이려는 마음은 바꾸지 않았어요.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랍니다.
14. 마침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이 죽었어요. 다윗은 그 소식을 듣고 저녁때까지 슬피 울며 금식했어요. 다윗은 자신의 슬픔을 노래로 지어 불렀어요. “이스라엘아! 네 영광이 산 위에서 죽임을 당했도다! 오호라 두 용사가 엎드러졌도다.... 길보아 산들아! 너희 위에 이슬과 비가 내리지 아니하며 제물 낼 밭도 없을지어다. 거기서 두 용사의 방패가 버린 바 됨이니라. 곧 사울의 방패가 기름 부음을 받지 아니함 같이 됨이로다....”
15. 다윗은 사울에게 쫓겨 광야 길을 헤매일 때에도 하나님을 향해 아름다운 노래를 지었어요. 다윗은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이었어요. 사울의 추격을 피해다니며 가장 힘들 때 하나님께 이런 노래를 지었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제23권 지혜로운 솔로몬
1. 다윗에겐 여러 명의 아내가 있었어요. 그중에서 밧세바란 아내가 있었는데 그녀는 본래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였지요. 다윗은 우연히 왕궁 근처에서 밧세바를 보고 반했어요. 그리고 잠깐의 욕정으로 인해 다윗은 하나님께 죄를 짓고 말았지요. 다윗은 자신의 허물을 없애려고 우리아를 전쟁터에 앞세워 전사하게 만들었어요. 우리아가 죽자 다윗은 밧세바를 자기 아내로 삼았어요. 하나님은 다윗의 이런 악행을 지켜보고 있었지요.
2. 하루는 선지자 나단이 다윗에게 와서 비유적으로 얘기를 들려줬어요. “한 성읍에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부자고 한 사람은 가난했습니다. 부자는 양과 소가 많았지만 가난한 사람은 암양 새끼 한 마리뿐이었어요. 그는 암양을 딸자식처럼 소중히 키웠어요. 한번은 행인이 부자를 찾아 왔어요. 그러자 부자는 자기에게 온 손님을 위해 자기 양과 소를 잡아 주지 않고 가난한 사람의 암양 새끼를 빼앗아 잡아 주었답니다.” “뭐가 어째?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 맹세하노니 이 일을 행한 그 부자 놈은 마땅히 죽을 지라!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지 않았으니 그 양 새끼를 네 배나 갚아 주어야 하리라!” 그러자 선지자 나단이 다윗을 향해 소리쳤어요. “당신이 욕하는 부자 놈은 바로 당신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사울의 손에서 구원하고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 부어 주었고, 주인의 집도 주고 주인의 아내들도 여럿 주었건만 무엇이 부족하여 불쌍한 자의 하나뿐인 아내를 빼앗았단 말입니까? 하나님께서 당신의 죄를 물어 재앙을 일으키실 것입니다!”
3. 다윗은 크게 깨닫고 그 자리에서 회개했어요. “내가 하나님께 죄를 범하였구나! 회개합니다, 하나님! 용서해주세요.” 그러자 하나님은 회개한 자를 그 자리에서 용서해주셨어요. 그러나 선지자 나단은 다윗에게 말했어요. “하나님께서 당신의 죄를 사하셨으니 재앙은 사라졌지만 범죄 하여 나은 아이는 반드시 죽게 될 것입니다!” 다윗과 밧세바 사이에 태어난 첫아이는 칠 일 만에 죽고 말았어요. 그 다음에 낳은 아들이 바로 ‘솔로몬’이었지요.
4. 다윗이 나이가 많아 늙으니 넷째 아들 아도니야가 제 스스로 왕이 되리라고 말했어요. 선지자 나단이 솔로몬의 어머니 밧세바를 만나서 말했어요. “학깃의 아들 아도니야가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까? 이제 내가 당신의 생명과 솔로몬의 생명을 구할 계책을 말해주겠습니다.” 선지자 나단의 계책은 밧세바가 다윗 왕에게 가서 왕위계승에 대한 말을 꺼내면 자기가 나타나서 도와주겠다는 것이었어요. 밧세바는 다윗 왕을 찾아가 절하고 말을 꺼냈어요. “다윗왕이여! 전에 왕이 하나님께 맹세하기를 솔로몬이 반드시 나를 이어 왕위에 앉으리라 했거늘 어찌하여 아도니야가 왕이 되었나이까?” 그때 선지자 나단이 나타나서 그녀의 말을 거들었어요. “아도니야가 왕의 모든 아들과 군사령관과 제사장 아비아달을 청해 연회를 베풀고 있는데 나와 제사장 사독과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와 동생 솔로몬은 초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연회장에서 사람들이 ‘아도니야 왕, 만만세!’를 외쳤다고 합니다.”
5. 선지자 나단의 말을 들은 다윗왕은 밧세바를 불렀어요. “내 생명을 환난에서 구하신 살아 계신 하나님께 두고 맹세하노라. 솔로몬이 반드시 나를 이어 왕이 되고 나를 대신하여 왕위에 앉으리라!” 제사장 사독과 선지자 나단은 솔로몬을 노새에 태워 기혼으로 데려간 다음 그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으로 삼았어요. 그때, 이스라엘 모든 백성이 ‘솔로몬 왕 만만세!’를 외쳤지요.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도니야가 솔로몬을 두려워하여 제단 뿔을 잡고 살겠다고 발버둥 쳤어요. 그 일을 알게 된 솔로몬은 말했어요. “그가 만일 선한 사람이면 그의 머리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악하다면 죽으리라!” 비록 왕위를 빼앗으려고 했던 형이지만 그 자리에서는 용서한 것이에요.
6. 그러나 아도니야는 아버지 다윗이 죽자 늙은 다윗 왕을 모시던 여인 아비삭을 아내로 달라고 솔로몬의 어머니에게 요청했어요. 그의 요구는 옳지 않았고 그로인해 솔로몬에게 죽임을 당했어요. 그리고 아도니야 편에 섰던 제사장 아비아달은 고향으로 추방당했지요. 이 일은 이미 하나님께서 예언했던 일로서 실로에 있던 제사장 엘리의 집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에요. 또한 군사령관이었던 요압도 다윗왕의 유언에 따라 죽임을 당했지요. 요압은 다윗 왕이 통치하는 태평시대에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었어요. 솔로몬 왕은 군사령관으로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를 임명하고 추방된 아비아달 대신 사독을 제사장으로 임명했어요.
7. 솔로몬은 애굽의 바로 왕 딸과 결혼하여 다윗 성에 데려다가 두었어요. 솔로몬 왕궁과 하나님의 성전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솔로몬은 기브온에 있는 산당에서 일천 번제를 드리고 잠시 잠이 들었어요. 그날 밤에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셨어요. “다윗아!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줄꼬?” “하나님! 다윗을 대신하여 왕이 되게 하신 큰 은혜를 이미 받았습니다. 더 바랄 것이 없으나 한 가지 원하는 게 있다면 백성의 말을 잘 듣고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는 지혜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 그래. 너는 겸손하게도 지혜와 총명을 원하는구나! 다들 장수하고 부귀영화를 바라거나 원수를 처벌해 달라고 요구하는데 너는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구하니 그렇게 될 것이다. 또한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네 평생에 왕들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다!” 솔로몬은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예루살렘에 있는 하나님의 언약궤 앞으로 가서 번제와 감사의 제물을 드리고 하나님이 꿈에서 주신 축복에 감사하며 신하들에게 기쁨의 잔치를 베풀었어요.
8. 한번은 두 여자가 솔로몬 왕 앞에서 말했어요. 첫째 여자는 이렇게 말했어요. “솔로몬 왕이시여! 이 여자와 한 집에 사는데 우리는 비슷한 시기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밤에 여자가 실수로 자기 아들을 깔고 자는 바람에 아기가 죽게 되었어요. 그러자 잠든 사이에 나한테 와서 내 아들을 바꿔치기 해서 데리고 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공의로운 판결을 내려주세요.” 그러자 둘째 여자가 말했어요. “ 솔로몬 왕이시여! 살아있는 아이가 바로 내 아들입니다. 저 여자가 아들을 죽여 놓고 생떼를 쓰는 겁니다.” 두 여자의 말을 듣고 난 솔로몬 왕은 말했어요. “너희 두 사람 말이 서로 다르니 이렇게 해야겠다. 여봐라! 내게 칼을 가지고 오라! 내가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리라!” 첫째 여자가 놀라서 말했어요. “아...안됩니다! 솔로몬 왕이시여! 차라리 그럴 바에는 내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시고 아이는 제발 죽이지 마옵소서.” 둘째 여자는 태연하게 말했어요. “솔로몬 왕이시여! 내 것도 안 되고 저 여자 것도 되지 않게 아기를 나누소서.” 그러자 솔로몬 왕이 판결을 내렸어요. “산 아이를 첫째 여자에게 주어라! 그 여자가 아기의 진짜 어머니다!” 솔로몬 왕의 판결을 보고 모두들 놀라 왕을 두려워했어요. 왕의 판결에는 하나님의 지혜가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9. 솔로몬 왕이 통치하는 시절은 유다와 이스라엘의 인구가 바닷가의 모래처럼 많아지고 평화를 누렸어요. 솔로몬은 블레셋 사람 땅과 애굽의 국경까지 모든 나라들을 다스려서 그 나라들이 조공을 바치고 섬겼어요. 솔로몬은 아주 부유한 왕국을 만들었어요.
10. 하나님께서 솔로몬 왕에게 지혜와 총명을 정말 많이 주시고 바닷가의 모래 같이 넓은 마음을 주시니 솔로몬의 지혜가 동쪽 모든 사람의 지혜와 애굽의 모든 지혜보다 뛰어났어요. 솔로몬 왕은 잠언을 지어 젊은이에게 교훈을 남겼지요. “인자와 진리가 네게서 떠나지 말게 하고 그것을 네 목에 매며 네 마음판에 새기라. 그리하면 네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은총과 귀중히 여김을 받으리라. 너는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지어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떠날지어다.”(잠언 3장 3절~7절)
11.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개미는 두령도 없고 감독자도 없고 통치자도 없으되 먹을 것을 여름 동안에 예비하며 추수 때에 양식을 모으느니라.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누워 있겠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누워있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같이 이르리라.....”(잠언 6장 6절~11절)
12. “하나님께서 그 조화의 시작, 곧 태초에 일하시기 전에 나를 가지셨으며 만세 전부터, 태초부터, 땅이 생기기 전부터 내가 세움을 받았나니 아직 바다가 생기지 아니하였고 큰 샘들이 있기 전에 내가 이미 났으며 산이 세워지기 전에, 언덕이 생기기 전에 내가 이미 났으니 하나님이 아직 땅도, 들도, 세상 진토의 근원도 짓지 아니하셨을 때라. 그가 하늘을 지으시며 궁창을 해면에 두르실 때에 내가 거기 있었고 그가 위로 구름 하늘을 견고하게 하시며 바다의 샘들을 힘 있게 하시며 바다의 한계를 정하여 물이 명령을 거스르지 못하게 하시며 또 땅의 기초를 정하실 때에 내가 그 곁에 있어서 창조자가 되어 날마다 그의 기뻐하신 바가 되었으며 항상 그 앞에서 즐거워하였으며.(잠언 8장 22절~30절)
13. “지혜로운 아들은 아비를 기쁘게 하거니와 미련한 아들은 어미의 근심이니라. 불의의 재물은 무익하여도 공의는 죽음에서 건지느니라. 하나님께서 의인의 영혼은 주리지 않게 하시나 악인의 소욕은 물리치시느니라. 손을 게으르게 놀리는 자는 가난하게 되고 손이 부지런한 자는 부하게 되느니라. 여름에 거두는 자는 지혜로운 아들이나 추수 때에 자는 자는 부끄러움을 끼치는 아들이니라. 의인의 머리에는 복이 임하나 악인의 입은 독을 머금었느니라. 의인을 기념할 때에는 칭찬하거니와 악인의 이름은 썩게 되느니라. 마음이 지혜로운 자는 계명을 받거니와 입이 미련한 자는 멸망하리라. 바른 길로 행하는 자는 걸음이 평안하려니와 굽은 길로 행하는 자는 드러나리라.(잠언 10장 1절~9절)
14. “악을 떠나는 것은 정직한 사람의 대로이니 자기의 길을 지키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보전하느니라.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겸손한 자와 함께하여 마음을 낮추는 것이 교만한 자와 함께 하여 탈취물을 나누는 것보다 나으니라. 삼가 말씀에 주의하는 자는 좋은 것을 얻나니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잠언 16장 17장~20절)
15. 솔로몬 왕은 잠언 삼천 가지를 말했고 천 다섯 편의 노래를 지었어요. 사람들은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러 왔지요. 주변 나라의 왕들은 신하에게 말했어요. “너희는 유다와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에게 가서 지혜를 듣고 배우라!” 솔로몬의 지혜와 명성이 인근 나라에 퍼져 스바의 여왕도 솔로몬의 말을 듣기 위해 방문했답니다.
제24권 하나님의 집을 지었어요
1. 당시 레바논 땅에는 히람 왕이 있었어요. 히람은 평생 다윗을 사랑했지요. 솔로몬은 히람에게 사신을 보내 말을 전했어요. “존경하는 히람 왕이시여! 내 아버지 다윗이 전쟁을 하느라 성전을 건축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하나님께서 내게 태평을 주시니 원수도 없고 전쟁할 일도 없어졌습니다. 이제 하나님을 위해 성전을 지으려고 합니다. 성전에 쓸 나무를 베어주신다면 제가 그 값을 치러 드리겠습니다.” 히람이 솔로몬 왕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말했어요. “오늘 하나님을 찬양할지어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지혜로운 아들을 주어 그 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다스리게 하셨도다!”
2. 히람 왕은 솔로몬에게 역시 사람을 보내어 말을 전했어요. “지혜로운 솔로몬 왕이여! 내가 성전 건축에 쓸 백향목과 잣나무 재목을 뗏목에 실어 보내 줄 테니 그 대신 당신은 나의 궁정을 위해 음식물을 보내주시오.” 히람 왕은 약속대로 나무를 베어 뗏목에 실어 바다 길로 운반해주었어요. 솔로몬은 히람에게 밀과 맑은 기름을 배에 가득 실어 보내 주었지요. 히람과 솔로몬은 서로 돕는 약속을 지켰답니다.
3. 성전 건축을 위해 동원된 사람들은 어마어마하게 많았어요. 이스라엘에서만 삼만 명이 일꾼으로 참여했어요. 솔로몬은 그들을 한 달에 만 명씩 번갈아 레바논으로 보냈어요. 그들을 감독하는 것은 아도니람이었어요. 솔로몬에게 또 짐꾼이 칠만 명, 산에서 돌을 뜨는 사람이 팔만 명, 그 외에 일을 감독하는 관리가 삼천삼백 명이나 되었으니 성전 건축이 얼마나 큰일인지 알 수 있겠죠?
4.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을 나온 지 사백팔십 년이요 솔로몬이 이스라엘 왕이 된지 사년 둘째 달에 성전 건축을 시작했어요. 성전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에요. 솔로몬의 성전은 길이가 27.9m, 폭이 9.3m, 높이 13.9m였어요. 성전의 벽을 빙 둘러 다락방을 만들었고 성소와 지성소를 구분해서 지성소에는 하나님의 언약궤를 보관하는 내소를 마련했어요. 내소는 금박으로 입히고 백향목 제단에도 금을 입혔답니다.
5. 건축을 시작하자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꿈속에서 나타나 말씀하셨어요. “솔로몬아! 성전 건축을 시작했구나. 내 모든 계명을 잘 지켜서 행하면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한 말을 확실히 네게 이룰 것이다. 내가 또한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 거하며 내 백성 이스라엘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한 말’은 하나님께서 예전에 다윗에게 선지자 나단을 통해 예언하신 말씀을 뜻하는 거예요. “다윗이 죽으면 그의 뒤에 아들을 세워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 그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 나는 그에게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게 아들이 되리니 그가 만일 범죄하면 내가 사람의 매와 인생의 채찍으로 징계할지라도 사울에게서 내 은총을 빼앗은 것처럼 그에게서 은총을 빼앗지는 않을 것이다”
6. 솔로몬은 칠년 만에 성전 건축을 완성했어요. 솔로몬은 하나님의 언약궤를 성전으로 옮기기 위해 이스라엘 장로와 모든 지파의 우두머리 곧 이스라엘 자손의 족장들을 예루살렘으로 불렀어요. 하나님의 언약궤는 제사장들이 메고 모든 거룩한 기구들은 레위지파 사람들이 옮겼어요. 당시 언약궤 안에는 모세가 호렙산에서 하나님의 율법이 적힌 두 개의 돌판을 받아서 넣은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제사장이 성소에서 나올 때 구름이 성전에 가득 모여들었어요. 제사장은 거룩한 광경에 압도되어 탄성을 질렀어요.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에 가득하구나!”
7. 하나님의 성전 앞에서 솔로몬은 선언했어요. “하나님께서 내 아버지 다윗에게 너는 그 성전을 건축하지 못할 것이요 네 몸에서 낳을 네 아들이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리라 하셨다! 이제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하나님의 성전이 지어졌다! 내 아버지 다윗을 이어서 내가 이스라엘의 왕위에 앉았고 이스라엘의 하나님 그 거룩한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실 때에 그들과 세우신 하나님의 언약을 넣은 언약궤를 지성소 안의 내소에 보관했다!”
8. 솔로몬은 하나님의 제단 앞에서 이스라엘의 온 회중과 마주서서 하늘을 향해 손을 펴고 무릎을 꿇고 기도했어요. “이스라엘의 하나님! 하늘과 땅에 하나님은 오직 한분이십니다. 온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경배하는 사람들에게 언약을 지키시고 은혜를 베풀어주세요. 하나님의 규율을 지키며 바른 길로 간다면 다윗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왕위에 앉을 사람이 절대 끊어지는 일은 없으리라는 언약의 말씀을 지켜주세요! 만일 어떤 사람이 이웃에게 잘못하여 성전에 있는 주의 제단 앞에서 맹세하거든 주는 하늘에서 들으시고 악한 자의 죄를 행위대로 받게 하고 의로운 자는 의로운 바대로 갚아주세요!”
9. “한 사람이나 또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자기의 마음속에 재앙을 깨닫고 이 성전을 향해 손을 펴고 기도하면 하나님은 하늘에서 들으시고 사하시며 각 사람의 마음을 아시니 그들의 모든 행위대로 갚아주세요! 하나님만 홀로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십니다. 또 먼 지방에서 온 이방인이라도 그들이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과 능한 손과 펴신 팔의 소문을 듣고 이 성전을 향해 기도하면 하나님은 하늘에서 들으시고 이방인이 부르짖는 대로 이루어지게 하세요. 땅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고 이스라엘 백성처럼 하나님을 경외하게 하시고 내가 건축한 이 성전이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기 위한 것임을 알게 하세요.”
10. 기도를 마친 솔로몬은 일어서서 큰 소리로 이스라엘의 온 회중에게 축복하며 말했어요. “하나님을 찬송할지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이스라엘에게 태평을 주셨으니 모세를 통해 말씀하신 좋은 약속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도다!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에게 명령하신 계명과 법도와 율례를 지키기 원합니다. 하나님께 간구한 이 말씀이 밤낮으로 하나님 가까이 있게 하시고 주의 종과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일을 날마다 돌아보시어 세상 만민에게 오직 하나님뿐임을 알게 하시기를 원합니다! 너희는 마음을 우리 하나님께 완전하게 바쳐 그의 법도를 행하며 그의 계명을 지킬지어다!”
11. 이어서 솔로몬과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앞에 희생제물을 드렸어요. 성전 앞뜰 가운데를 거룩하게 구별하고 거기서 번제와 소제와 감사제물의 기름을 드렸어요. 제물이 너무 많아 놋 제단에 차고 넘쳤답니다. 그렇다면 과연 성전 봉헌식에 드린 제물의 양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하나님께 드린 소가 이만 이천 마리고 양이 십이만 마리였데요.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12. 하나님의 성전과 왕궁 건축을 모두 마친 때에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서 말씀하셨어요. “솔로몬아! 네 기도를 다 들었다! 네가 건축한 이 성전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내 이름을 영원히 그곳에 두며 내 눈길과 마음이 항상 거기에 있을 것이다! 네가 만일 아버지 다윗처럼 마음을 바르게 하여 내 앞에서 순종하고 법도와 율례를 지킨다면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를 사람이 네게서 끊어지지 않으리라! 내가 언약한 그대로 이스라엘의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할 것이다!”
13. “그러나 만일 너희나 너희 자손이 아주 돌아서서 나를 따르지 않고 계명과 법도를 지키지 않거나 가서 다른 신을 섬겨 그것을 경배하면 내가 이스라엘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에서 끊어 버릴 것이다! 내 이름을 위하여 내가 거룩하게 구별한 이 성전이라도 내 앞에서 던져버릴 것이다! 그때에 이스라엘은 모든 민족 가운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이 성전이 높을지라도 지나는 자마다 비웃고 하나님이 어찌하여 이 성전을 버렸는가 하고 물으면 대답하기를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 땅에서 인도해 내신 그들의 하나님을 버리고 다른 신을 따라가서 경배하고 섬기므로 하나님께서 이 모든 재앙을 내리셨다고 할 것이다!”
14. 이러한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솔로몬은 나이가 많을 때에 하나님을 잊고 다른 신들을 따르게 되었어요. 솔로몬과 결혼한 여러 나라 이방 여인들의 유혹에 빠져서 다른 신들을 섬기고 하나님을 떠난 것이에요.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앞으로 이루어질 일을 말씀하셨어요. “솔로몬아! 네가 언약을 깨고 내게 순종하지 않고 법도를 지키지 않았으니 내가 반드시 이 나라를 빼앗아 네 신하에게 주리라!” 여기서 신하는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을 말하는 거에요. 여로보암은 큰 용사였어요. 선지자 아히야가 길에서 그를 만났을 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었지요. “내가 이 나라를 솔로몬의 손에서 빼앗아 열 지파를 네게 주겠다. 순종했던 다윗을 생각하고 내가 택한 성읍 예루살렘을 위해 한 지파는 솔로몬에게 남겨 줄 것이다. 이러한 일은 솔로몬 생전에는 일어나지 않겠고 그가 죽은 뒤 그의 아들의 손에서 나라를 빼앗아 그 열 지파를 네게 줄 것이다!”
15. 솔로몬이 죽자 이 예언대로 모든 일은 이루어졌어요.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이 되었어요. 르호보암은 백성의 말을 듣지 않고 포악한 왕으로 군림했지요. 온 이스라엘이 르호보암을 거부했지만 오직 유다 지파만 르호보암과 함께 했어요. 그러는 가운데 솔로몬을 피해 애굽에 있다가 돌아온 여로보암을 이스라엘 백성들은 왕으로 삼았어요. 이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예언하신 그대로 이루어졌어요.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얼마나 큰 재앙이 오는지 우리는 많이 봤어요.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 문제를 모두 해결하셨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하나님과 언약을 이미 지킨 사람이 되는 거예요.
제25권 누가 이기나 해볼까?
1. 하나님은 솔로몬의 부하였던 여로보암을 이스라엘 왕으로 세웠지만 여로보암은 금송아지를 만들어 신으로 섬겼어요. 하나님은 여로보암의 죄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을 버리셨지요.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은 그의 나이 사십 일세에 유다 왕이 되었어요. 그는 예루살렘에서 십칠 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지요. 유다에도 우상숭배가 심했어요. 산과 모든 푸른 나무 아래에 산당과 우상과 아세라 여신상을 세웠어요. 이스라엘 전체가 하나님을 버리고 다른 신을 섬기게 된 것이에요.
2. 르호보암이 죽자 아사가 유다 왕이 되었고 예루살렘에서 사십일 년 동안 다스렸어요. 아사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정직한 자였지요. 모든 우상을 없애고 아세라 상도 시냇가에서 불살랐어요. 아사는 일평생 하나님께 온전했어요. 당시 이스라엘은 여로보암이 죽고 바아사 왕이 통치하고 있었어요. 바아사는 실로에 있는 선지자 아히야의 아들이에요. 바아사 왕 역시 여로보암 왕처럼 죄악의 길로 갔어요. 하나님은 바아사를 꾸짖고 그 집에 재앙을 내렸어요. 유다의 아사 왕 제삼십일년에 오므리가 이스라엘 왕이 되었어요.
3. 오므리 왕은 사마리아 산을 사고 그 산 위에 성읍을 건축했어요. 그리고 그 성읍의 이름을 사마리아라고 했지요. 오므리 왕도 여로보암 왕과 바아사 왕처럼 죄악의 길로 갔어요.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이제 누가 기억하고 있을까요? 이스라엘 왕들이 모두 하나님을 버리고 이스라엘을 멸망의 길로 이끌고 있었으니까요. 유다의 아사 왕 제삼십팔년에 오므리의 아들 아합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어요.
4. 아합 왕은 역대 왕들 보다 더 심하게 우상 숭배를 했어요. 사마리아에 건축한 바알 신전에 제단을 쌓고 바알 신을 섬기는 제사를 지냈어요. 아세라 여신상도 만들어 숭배했답니다. 아합 왕이 통치하던 시절에 길르앗에 사는 디셉 사람 엘리야가 있었어요. 하나님은 엘리야의 꿈에 나타나 말씀하셨어요. “엘리야여! 너는 동쪽으로 가서 요단 앞 그릿 시냇가에 숨고, 그 시냇물을 마셔라. 내가 까마귀들에게 명령하여 거기서 너를 먹이게 하리라!” 엘리야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그릿 시냇가에 머물러 있었어요. 그랬더니 까마귀들이 아침과 저녁으로 떡과 고기를 물어다 주는 것이 아니겠어요? 엘리야는 시냇물을 마시고 살았는데 땅에 비가 내리지 않자 얼마 후에 시내가 말라버렸어요.
5. 하나님이 다시 엘리야에게 말씀하셨어요. “엘리야여! 너는 여기를 떠나 시돈에 속한 사르밧으로 가서 머물라. 그곳 과부에게 명령하여 음식을 주게 하겠다!” 그가 사르밧으로 가서 성문에 이를 때 한 과부가 나뭇가지를 줍고 있었어요. “여보시오, 목이 말라 죽겠으니 물 한잔만 마실 수 있겠소?” “네, 그러지요.” “그런데...미안하지만 떡 한 조각만 주면 안 되겠소?” “나그네여! 당신의 살아계신 하나님을 두고 맹세하노니 나는 떡이 없고 통에 가루 한 움큼과 병에 기름이 조금 들었을 뿐이라오. 내가 나뭇가지와 돌을 주워 아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나면 음식이 없어 우리도 굶어죽을 참이오.” “두려워마시오! 하나님의 말씀이 내가 비를 내리기 전까지 통에 든 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그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않으리라 했소. 내 말을 믿고 우선 나를 위해 작은 떡 한 개만 만들어 주시오.” 과부가 엘리야의 말대로 했더니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않았답니다.
6. 며칠 뒤에 과부의 아들이 병이 들어 심하게 앓다가 그만 죽음을 당했어요. 여주인은 슬피 울며 엘리야에게 부르짖었어요. “하나님의 사람이여! 당신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어 내 죄를 생각나게 하고 아들을 죽게 합니까? 엉, 엉!” “아! 어떻게 이런 일이...!내게 아들을 주시오! 하나님께 기도하리다.” 엘리야는 자기가 거처하는 다락방으로 올라가 아이를 침상에 눕히고 하나님께 부르짖었어요. “내 하나님이시여! 어찌하여 내가 잠시 머물러 있는 이 집의 과부에게 재앙을 내려 그 아들을 죽게 하셨나요? 제발, 이 아이의 혼이 다시 그의 몸으로 돌아오게 하소서!” 그러자 엘리야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그 아이를 다시 살리셨어요. “여기 보시오! 당신의 죽었던 아들이 다시 살아났소!” “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당신은 진정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당신의 입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진실한 줄 알겠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오, 하나님!”
7. 사마리아에 기근이 날로 심해졌어요. 아합 왕의 신하 가운데 하나님을 경외하는 오바댜란 자가 있었어요. 오바댜가 길을 갈 때 엘리야와 만났어요. “오! 내 주 엘리야여!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계십니까?” “오바댜여! 아합 왕에게 가서 내가 여기 있다고 알리시오. 내가 그를 만나야 겠소.” 오바댜가 아합을 만나 엘리야가 있는 곳으로 모시고 왔어요. “엘리야! 당신이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선지자냐?” “내가 이스라엘을 괴롭게 한 것이 아니라 당신과 당신 아버지의 집이 이스라엘을 망치고 있소! 하나님의 명령을 버리고 바알 신들을 섬기는 당신들 말이요! 바알의 선지자 사백오십 명과 아세라의 선지자 사백 명을 갈멜 산으로 데려 오시오! 거기서 봅시다.”
8. 아합이 이스라엘의 모든 선지자들을 갈멜 산으로 모이게 했어요. 이스라엘의 많은 백성들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려고 모여들었어요. 엘리야가 그들 앞에서 큰소리로 말했어요. “당신들이 언제까지 이스라엘의 하나님과 바알 신들 사이에서 머뭇거릴 것이냐? 둘 가운데 누가 하나님인지 정해서 한쪽을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 엘리야의 호통에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섬기는 선지자는 나만 홀로 남았다. 그러나 바알의 선지자는 사백오십 명이다! 이제 전능하신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가려보자!” 엘리야의 지시에 따라 송아지 두 마리를 제물로 잡아 각자 다른 장작더미 위에 올려놓았어요. “지금부터 너희는 너희 신의 이름을 불러라! 나는 이스라엘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리라! 어느 쪽 장작더미에 불꽃이 일어나는지 보자! 불로 응답하시는 그가 바로 하나님이시다!” 모여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도 소리쳤어요. “그렇다! 엘리야 말이 맞다! 불꽃을 일으키는 쪽이 진짜 하나님이다!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라! 바알의 선지자들이여!”
9. “바알이여! 바알이여! 우리에게 응답하소서!” 바알의 선지자들은 제단 주위에서 아침부터 낮까지 펄쩍펄쩍 뛰어다니면서 신의 이름을 불렀어요. 그러나 아무 소리도 없고 응답하는 자도 없었지요. 엘리야는 그들을 조롱하며 외쳤어요. “바알이 어디 출장 갔냐? 어디 해외여행이라도 떠났냐? 아니면 졸고 있는 거냐? 더 큰 소리로 불러봐라! 그가 귀가 먹은 것이 아니냐? 더 크게 불러라, 더 크게!” 바알의 제사장들은 자신의 몸에 칼과 창으로 상처를 내면서 부르짖었어요. 그들이 바알 신을 숭배하는 의식은 매우 난폭했어요.
10. 그들이 미친 듯이 떠들며 저녁때까지 바알을 외쳤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엘리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말했어요. “내게로 가까이 모여라! 하나님의 거룩하신 능력을 보여주겠다!” 엘리야는 열 두 개의 돌멩이(야곱의 열 두 아들들이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가 되었음을 상징하는 돌)를 들어 제단을 쌓고 빙 둘러 도랑을 만들었어요. 제단에는 나무를 쌓고 송아지의 살점을 크게 떠서 올려놓았지요. “제단 위에다 물을 갖다 부어라! 제단이며 번제물이 전부 물에 젖도록 실컷 물을 부어라! 젖은 나무에서 불이 나오는지 보리라!” 사람들이 물을 퍼붓자 제단으로 물이 흐르고 도랑에도 물이 가득 찼어요. “아니, 저 양반이 미쳤나? 마른 나무에도 그냥 불이 붙을 리 없는데 저렇게 나무에다 물을 뿌려대면 어떡케?
11. 선지자 엘리야는 하나님 이름을 외치며 기도했어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오늘 이스라엘의 진짜 하나님이 누구인지 저들이 알게 하옵소서! 저 어리석은 백성들이 하나님을 떠나 우상을 섬기고 있나이다. 저들이 마음을 돌이켜 하나님을 알게 하소서!” 그러자 하늘에서 불덩이가 떨어져 내리더니 삽시간에 젖은 제단을 말리고 나무와 돌과 흙마저 활활 태우는 것이 아니겠어요? 사람들은 하나님의 이적에 모두 놀라 엎드렸어요. “세상에 이럴 수가! 과연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다르구나!” “여봐라! 저 엉터리 제사장들을 모두 잡아들여라! 아무 능력도 없는 우상 신을 섬기는 저들을 용서하지 마라!” 그곳에 모인 백성들이 분동하며 바알의 제사장들을 모두 잡았어요. 엘리야는 그들을 기손 시냇가로 데려가 모두 죽였어요.
12. 엘리야가 아합 왕에게 말했어요. “아합 왕이시여! 이제 곧 비가 내릴 것입니다. 비에 젖지 않게 마차를 타고 내려가십시오.” “뭐, 비가 올 거라구? 웃기는 소리하지 마라!” “우르릉... 쾅쾅! 콰광!” 조금 후에 구름과 바람이 일어나더니 하늘이 캄캄해지며 큰 비가 내렸어요. 야합은 궁에 돌아가 이세벨 왕비에게 엘리야가 한 일을 자세히 말해주었어요. 이세벨은 바알신과 아세라를 섬기고 하나님을 모시는 선지자들을 죽인 악랄한 왕비였어요. “흥! 내일 이맘때면 엘리야의 목숨도 죽임을 당한 우리 제사장들과 똑같게 될 것입니다! 내가 반드시 쳐 죽여 복수할거에요!”
13. 엘리야는 이세벨을 피해 광야로 도망쳤어요. 한 로뎀 나무 아래 털썩 주저앉은 엘리야는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제 생명을 거두어 가십시오. 나는 내 조상들 보다 못난 자입니다.” 그날 엘리야가 로뎀 나무 아래 누워 잠들었을 때 천사가 찾아왔어요. “엘리야! 이 떡과 물을 마시고 기운을 차려라!” 엘리야는 음식물을 먹고 힘을 얻어 사십 주야로 길을 떠나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어요. 호렙 산에 가는 동안 천사가 나타나 줄곧 음식을 제공했어요.
14. 호렙 산에 도착한 엘리야가 어떤 굴에 들어가 있으니 하나님의 말씀이 들렸어요. “엘리야여!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하나님!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었고 주의 선지자들마저 모두 죽였습니다. 이제 저 혼자 남았으나 저 역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엘리야여! 나가서 하나님의 산 앞에 서라!” 엘리야가 나가보니 크고 강한 바람이 불고 바위돌이 깨지며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지진 후에는 불길이 일어나고 그 불길이 사그라지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어요.
15. “엘리야여! 두려워마라! 너는 광야를 통해 다메섹에 가서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이 되게 하라. 또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하라. 또 중요한 일이 있다. 아벨므홀라에 가서 사밧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 “하사엘의 칼을 피하는 자를 예후가 죽일 것이요 예후의 칼을 피하는 자를 엘리사가 죽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 칠천 명을 남길 것이다. 그들은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고 바알에게 입 맞추지 않은 자들이니라.”
제26권 순종하면 복이 와요
1.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엘리야는 호렙 산을 떠나 아벨므홀라에 갔어요. 그곳에 사는 사밧의 아들 엘리사를 만나기 위해서예요. 엘리사는 하나님이 선택하신 선지자에요. 마침 엘리사는 소를 앞세워 밭을 갈고 있었어요. “여기, 내 외투를 받아라!” 엘리야가 외투를 벗어 엘리사에게 휙 하고 던졌어요. 자신을 따르라는 표시였지요. “선지자 엘리야시여!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오면 안 될까요?” “부르면 즉시 오지 않고 뭐하느냐? 거기 그냥 있어라!” “아닙니다.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엘리사는 자신의 소를 잡아 삶아서 백성들에게 먹게 하고는 엘리야의 제자가 되었어요.
2. 당시 아람의 왕 벤하닷은 군대를 모아 사마리아를 에워싸고 있었어요. 이스라엘의 왕 아합은 성안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요. 벤하닷의 사신이 아합에게 말했어요. “벤하닷 왕이 네 은금과 네 아내들과 네 자녀들을 왕의 손에 넘기라 명하셨다!” “내 주 왕이여, 왕의 말씀과 같이 나와 내 것은 모두 벤하닷 왕의 것이라고 전하라!” 아합은 이스라엘 장로들과 백성을 모아놓고 의논했어요. “이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 벤하닷이 내 소유를 몽땅 가져가려고 하는구나!” “아합 왕이시여! 절대로 허락하지 마세요.”
3. 이때, 한 선지자가 이스라엘 왕 아합에게 나와서 말했어요. “아합 왕이시여! 걱정하지 마세요. 하나님께서 큰 무리를 주어 아람사람을 물리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이적을 일으키시는 하나님 말씀이로군. 좋다, 누구를 통해 무리를 만든단 말이냐?” “하나님 말씀이 각 지방 고관의 청년들로 하신다고 그랬습니다. 왕이 무리를 모아 먼저 아람을 치세요!” 아합 왕이 지방 고관의 청년들을 모으니 이백삼십이명이요 그 외에 이스라엘 자손을 세보니 칠천 명이었어요. 각 지방 고관의 청년들과 그들을 따르는 군대가 성읍에 나가서 아람 사람들을 치니 모두 도망쳤어요. 아람 왕 벤하닷도 말을 타고 도망갔답니다. 아람 군대가 두 번째 공격해왔을 때에도 하나님은 이스라엘 군대를 살리셨어요. 벤하닷은 아합과 나중에 조약을 맺고 자기 아버지가 빼앗은 모든 성읍을 아합에게 돌려줬어요.
4. 엘리야에게 하나님이 말씀으로 나타나셨어요. “엘리야여! 너는 사마리아에 있는 이스라엘의 왕 아합을 만나라. 그가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러 내려갔으니 그에게 말해라! ‘네가 죽이고 또 빼앗았느냐? 나봇의 핏 값을 치룰 것이다’하라.” 엘리야는 아합을 만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어요. “네 집이 재앙을 받으리라.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집처럼 집안의 남자들을 모두 없앨 것이다. 너의 부인 이사벨도 비참하게 죽게 될 것이다!” 아합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자 크게 후회하며 금식하고 풀이 죽어 다녔지요. 하나님은 이런 아합을 보시고 재앙을 뒤로 미루셨어요. “아합이 내 앞에서 겸손하게 낮추는 것을 보고 내가 재앙을 바로 내리지 않고 그 아들의 시대에 그의 집에 재앙을 내리리라.”
5. 아합이 죽은 뒤 아합의 아들 아하시야가 이스라엘 왕이 되어 다스릴 때의 일이에요. 아하시야가 다락방에서 실수로 떨어져 병들었어요. 아하시야는 사자를 보내 블레셋 사람들이 섬기는 귀신 왕 바알세불에게 이 병이 낫겠냐고 물어보게 했지요. 그때 하나님의 사자가 엘리야에게 나타나 말했어요. “너는 가서 왕의 사자를 만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없어서 너희가 에그론의 귀신 왕 바알세불에게 물으러 가느냐?’라고 묻고 네가 올라간 침상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반드시 죽으리라 하라!” 엘리야의 말을 들은 왕의 사자들이 길을 가다말고 돌아서서 왕에게 가서 이 일을 알렸어요. 아하시야가 사자들에게 물었어요. “이 말을 너희에게 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더냐?” “그는 털이 많은 사람인데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습니다.” “아! 그는 디셉 사람으로 선지자 엘리야로다!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니 그의 말이 틀림없으리라.” 이런 일로 인해 아하시야는 왕위를 받은 지 이년 만에 목숨을 잃었어요. 그는 아들이 없어서 아합의 아들 인 여호람이 왕이 되었지요.
6. 엘리야와 엘리사가 나란히 길을 갈 때에 회오리바람이 일어났어요. 회오리바람은 엘리야의 몸을 공중에 떠오르게 했어요. “엘리사! 너는 여기에 머물러 있어라! 하나님께서 나를 벧엘로 보내시려나보다.” 엘리사가 그런 스승의 몸을 붙들고 말했어요. “살아계신 하나님과 스승님의 영혼이 살아 있음을 두고 맹세해요! 난 스승님 곁을 절대 떠나지 않을 겁니다. 나도 벧엘로 따라갈 거예요.” 벧엘에 있는 선지자의 제자들이 엘리사에게 말했어요. “하나님께서 오늘 당신의 선생을 하늘로 데려갈 줄 알았느냐?” “시끄럽다! 나는 존경하는 나의 스승님 엘리야를 잃고 싶지 않다.”
7.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말했어요. “엘리사야! 하나님께서 날 여리고로 보내시려고 한다. 부탁하는데 너는 제발 여기 남아있어라!” “스승님!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과 스승님의 영혼이 살아 있음을 두고 맹세합니다. 나는 스승님 곁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여리고에 있는 선지자의 제자들이 엘리사에게 말했어요. “하나님께서 오늘 당신의 선생을 데려가실 줄을 알았느냐?” “조용하세요! 나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8. 엘리야가 또 엘리사에게 말했어요. “엘리사! 하나님께서 나를 요단으로 보내시려고 한다. 너는 여기에 머물러 있어라.” “스승님! 살아 계신 하나님과 스승님의 영혼이 살아 있음을 두고 맹세합니다. 나는 스승님 곁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선지자의 제자 오십 명이 서서 바라보니 두 사람이 요단 강가에 서 있는 게 보였어요. 엘리야가 겉옷을 둘둘 말아 강물을 치니까 물이 이리저리 갈라지더니 강바닥이 환히 드러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두 사람은 갈라진 강물 바닥을 밟고 강을 건넜어요.
8. 강을 건넌 뒤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말했어요. “내가 하늘로 올라가기 전에 소원이 있으면 말해라.” “스승님! 스승님께서 받고 있는 하나님이 주신 성령 충만한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 “엘리사! 네가 어려운 부탁을 하는구나! 그러나 하나님께서 네 눈앞에서 나를 하늘로 데려가는 모습을 보이시면 네가 말한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두 사람이 길을 가는데 불 수레와 불 말들이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순간 엘리야가 회오리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었어요. 엘리야가 구름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엘리사는 그 자리에 서서 외쳤어요.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 이스라엘의 병거와 그 마병이여!”
9. 떨어진 엘리야의 겉옷을 주워 든 엘리사는 요단 언덕에 서 있었어요. “엘리야의 하나님은 어디 계십니까?” 엘리사는 이렇게 소리치며 겉옷으로 물을 치니 또다시 요단강이 갈라지는 역사가 일어났어요. 이 모든 일을 보고 있던 선지자의 제자들이 놀라서 외쳤어요. “엘리야의 성령이 엘리사에게 임하셨구나!” 선지자의 제자들이 우르르 몰려와 엘리사 앞에 엎드려 경배했어요.
10. 선지자의 제자들은 말했어요. “저희에게 오십 명의 용감한 사람이 있으니 엘리야 선생을 찾게 하소서! 하나님의 성령이 그를 들고 가다가 어느 산이나 골짜기에 던졌을지도 모르잖습니까?” “아니다! 그래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가겠다고 난리를 쳐서 오십 명을 보냈어요. 그들은 사흘을 꼬박 찾다가 결국 못 찾았지요. 엘리사가 여리고에 있을 때 무리가 그에게 돌아와서 말했어요. “엘리야 선생님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거봐라, 내가 찾지 말라고 했지 않느냐?” 엘리야는 예수님처럼 곧바로 하늘로 들려 올라가신 것을 엘리사는 알고 있었어요.
11. 여리고 성읍 사람들이 엘리사에게 찾아와 말했어요. “보시는 것처럼 이 성읍의 위치는 좋지만 수질이 나빠서 큰일입니다.” “그렇다면 새 그릇에 소금을 담아 내게로 가져와라!” 사람들이 소금을 그릇에 담아 가져왔어요. 엘리사는 물의 근원으로 가더니 소금을 그 가운데에 던졌어요.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 물은 깨끗하게 고쳐졌다!” 그때 고쳐진 물은 오늘날까지도 맑은 물이 되어 있답니다.
12. 엘리사가 벧엘로 가는 도중에 작은 아이들 사십이 명이 성읍에 나와서 그를 조롱했어요. “저기 엘리사가 간다! 대머리 선지자여! 올라가라! 대머리 선지자여! 올라가라!” ‘올라가라’ 라는 말은 엘리야의 승천을 빗대어 조롱하는 뜻이었지요.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떠나 있어서 하나님의 사람을 업신여기는 버릇이 있었어요. 엘리사는 순간 화가 나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저주를 퍼부었어요. “하나님! 저 못된 자식들을 혼내주세요!” 그러자 갑자기 수풀에서 암곰 두 마리가 튀어나왔어요! “크엉! 컹 컹!” 놀리던 아이들은 놀라서 정신없이 뛰어 달아났어요.
13. 유다의 여호사밧 왕 열여덟째 해에 여호람이 사마리아에서 이스라엘을 열 두해 동안 다스렸어요. 여호람 역시 역대 왕들처럼 악의 길을 갔어요. 아합이 죽은 후에 모압의 왕 메사가 이스라엘 왕을 배반했어요. 여호람 왕이 유다의 왕 여호사밧에게 사신을 보내 말했어요. “여호사밧 왕이여! 나와 함께 모압을 공격합시다! 저들은 이스라엘의 배신자들입니다.” “좋습니다. 여호람 왕이여! 모압을 치러 갑시다!” “여호사밧 왕이여! 어디로 가는 것이 좋겠습니까?” “에돔 광야 길로 갑시다!” 두 나라가 연합하자 에돔의 왕도 합세해서 세 나라가 연합하여 모압을 치러 떠났어요. 광야 길을 둘러서 간 지 칠 일만에 먹을 물이 모두 떨어졌어요. 이스라엘 왕이 말했어요. “슬프다! 하나님이 이 세 왕을 불러 모아 모압의 손에 넘기려 하는가보다!” 여호사밧 왕도 말했어요. “하나님의 선지자가 여기 없느냐? 우리가 하나님을 찾노라!” 그러자 이스라엘 왕의 신하들 중에 한 사람이 말했어요. “전에 엘리야의 손에 물을 붓던 사밧의 아들 엘리사가 여기 있습니다.” “오, 그래? 하나님의 말씀이 그에게 있도다. 찾아가보자!” 세 왕이 엘리사를 찾아서 내려갔어요.
14. 엘리사가 이스라엘 왕 여호람을 마주하고 말했어요. “내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당신 부친의 선지자나 모친의 선지자에게 가보시오!” “그렇지 않소! 하나님께서 이 세 왕을 불러 모아 모압의 손에 넘기려 하십니다. 도와주시오!” “내가 만군의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유다의 왕 여호사밧의 얼굴을 봐서 그대들을 도와주는 줄 아시오! 내게 거문고 타는 자를 불러오소서!” 거문고 타는 자가 와서 거문고 줄을 탈 때 하나님의 손이 엘리사 위에 있었어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길 이 골짜기에 개천을 많이 파라 하셨습니다. 너희가 바람도 못 보고 비도 못 보지만 이 골짜기에 물이 가득하여 너희 가축과 짐승이 마시리라 하셨습니다. 모압 사람들도 하나님이 넘겨주실 것입니다.”
15. 다음날 아침이 되니 에돔 쪽에서 물이 흘러내려와 그 땅에 가득했어요. 모압 사람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바라보니 맞은편 물이 피와 같이 붉어보였어요. “이것은 틀림없는 핏물이라! 저 세 나라가 서로 싸워 죽인 증거일 것이다! 어서 가서 노략질하자!” 모압 사람들이 착각하여 성읍에서 나왔어요. 그때를 틈타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압을 쳐서 큰 승리를 거두었답니다.
제27권 기적이 아주 많이 일어났어요
1. 한 여인이 엘리사 앞에서 부르짖었어요. “선지자 엘리사님이여! 내 남편도 선지자의 제자였으나 지금은 죽고 없습니다. 남편이 없으니 가정 형편은 나빠지고 빚을 지게 되었는데 어제 빚 준 사람이 와서 나의 두 아이를 데려가 종으로 삼고자 합니다. 흑, 흑!” “내가 너를 위해 어떻게 하랴? 네 집에 무엇이 있는지 말해보라.” “집에는 기름 한 그릇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좋다. 그러면 너는 이웃에 돌아다니면서 빈 그릇을 빌려라, 되도록 많이많이 모아라! 그런 뒤, 너는 네 두 아들과 함께 들어가서 문을 닫고 빈 그릇에 기름을 채워라!” 여인이 엘리사의 말대로 빈 그릇을 빌리러 다녔어요.
2. 여인은 두 아들과 함께 방문을 닫고 앉아 수북이 쌓인 빈 그릇을 쳐다봤어요. “엄마, 선지자 엘리사님을 믿으세요?” “그럼, 믿고말고. 그 분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계셔서 역사하신단다.” “그러면 엄마가 가진 기름을 제가 든 빈 그릇에 부어보세요. 에게, 얼마 되지도 않네요!” 여인은 빈 그릇에 조심스럽게 가지고 있던 기름을 부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빈 그릇이 가득 차도록 부었는데도 엄마가 든 그릇의 기름이 떨어지지 않는 거예요. 금방 빌려온 빈 그릇들이 기름으로 가득 찼어요. “오, 세상에...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인은 엘리사에가 찾아가 감사를 드렸어요. “그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돈은 생활에 보태 쓰세요.”
3. 엘리사가 수넴에 있을 때였어요. 거기에 한 귀한 여인이 있어 엘리사가 그 곳을 지날 때마다 음식을 대접했어요. 그녀에게는 늙은 남편이 있었지요. 여인이 남편에게 말했어요. “여보, 여기 가끔 지나다니시는 분 있잖아요?” “응, 대머리에 얼굴에서 빛이 나는 분.” “네. 전 그 분이 아무 말도 안하시지만 하나님의 거룩한 사람인 줄 알고 있어요. 우리 그 분을 위해서 작은 방을 마련해 둡시다. 지날 때마다 편안히 쉬게 해 드리자구요.” “그분이 선지자라면 잘 모셔서 해될 일은 없겠지. 그렇게 합시다.” 여인은 선지자 엘리사를 위해 작은 방을 만들고 침상과 책상과 의자와 촛대를 방에 두었어요. 그리고 엘리사가 나타나면 그 방에 머물도록 권했지요.
4. 하루는 엘리사가 그 방에 누워 있다가 자기 사환 게하시에게 말했어요. “게하시야! 이 수넴 여인을 좀 불러와라.” 잠시 후 수넴 여인이 방문에 서있자 엘리사는 사환 게하시를 통해 말을 전달했어요. “이같이 우리를 위하여 세심한 배려를 해주니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해주면 좋겠느냐?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과 만군의 사령관이신 하나님께 구할 일이 없겠느냐?” “저도 하나님을 믿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래, 좋구나!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주랴?” 수넴 여인이 사환의 귀에 뭐라고 속삭이고는 자리를 떠났어요. 창피해서 자리를 피했던 거예요. 게하시가 여인의 말을 전했어요. “이 여인은 아들이 없고 그 남편은 늙었답니다.” “허 허! 그래, 여인을 다시 불러라.” 수넴 여인이 얼굴을 붉히며 다시 와서 방문 앞에 서 있었어요. “네가 내년 이맘때쯤 품에 아들을 안게 되리라!” “후후훗, 내 주 하나님의 사람이여! 당신의 계집종을 속이지 마소서!”
5. 수넴 여인은 믿지 못했지만 실제로 그 일은 그대로 일어났어요. 그녀는 늦게 아들을 얻게 된 것이에요. 아이가 자라면서 하루는 추수꾼들이 일하는 들판에 나와 아버지를 찾았어요. “아버지! 머리가 너무 아파요. 아이구, 내 머리야! 내 머리야!” “이런 안 되겠다! 얘들아, 이 아이를 엄마한테 데리고 가봐라.” 그 집 사환이 어머니에게 아이를 데려갔더니 낮까지 어머니 무릎에 앉아 있다가 그만 죽고 말았어요.
6. “아들아! 아들아! 엉, 엉!” 수넴 여인은 슬피 울며 아들을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가 머물던 침상에 두고 문을 닫고 나왔어요. “여보, 사환 한 명과 나귀를 보내주세요. 내가 하나님의 사람을 찾아야겠어요.” “초하루도 아니고 안식일도 아닌데 어찌하여 하나님의 사람에게 가려고 하는 거요?” “아이를 살려야 해요. 그 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 다녀오리다.” 사환은 수넴 여인을 나귀에 태우고 전속력으로 달렸어요. 갈멜 산에 있던 엘리사가 멀리 내다보니까 수넴 여인이 나귀를 타고 달려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엘리사는 사환 게하시에게 말했어요. “저기 수넴 여인이 오고 있구나! 너는 달려가서 그 여인을 맞이하고 집안이 평안한지 물어보라!”
7. 수넴 여인은 주저앉아 엘리사의 발을 붙들고 흐느꼈어요. “어허~! 어디 감히 선지자의 몸에 손을 대는 거요?” 사환 게하시가 수넴 여인을 떼어내려고 했어요. “아니다, 그대로 놔두어라! 여인의 영혼이 괴로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겠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내게 아무 말씀이 없구나.” “하나님의 사람이시여! 제가 언제 주께 아들을 구했습니까? 아들을 주신다고 하기에 속이지 말라고 제가 말하지 않았나요? 제 아들이 방금 죽었습니다! 흑, 흑!” “뭐...뭐라고? 게하시야! 네 허리를 묶고 내 지팡이를 손에 들고 가라! 사람을 만나도 아는 체 하지 말고 즉시 가서 내 지팡이를 그 아이 얼굴에 놓으라!” “예! 제가 쏜살같이 가겠습니다.” 하지만 수넴 여인은 엘리사의 발을 붙들고 놓지 않았어요.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과 당신의 영혼이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 나는 당신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엘리사는 이에 여인을 따라갔어요.
8. 사환 게하시가 먼저 달려와 아이의 얼굴에 지팡이를 놓았지만 아이가 깨어나지 않았어요. 엘리사가 집에 들어가 보니 아이가 죽었는데 자기의 침상에 눕혀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엘리사는 들어가 방문을 닫고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이 어린 생명을 구해주세요. 제발, 이 아이의 혼이 다시 그의 몸으로 돌아오게 하소서!” 엘리사는 아이의 위에 올라가 엎드려 자기 입을 아이의 입에, 자기 눈을 아이의 눈에, 자기 손을 아이의 손에 대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아이의 살이 점차 따뜻해져 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이는 일곱 번 재채기 하더니 눈을 떴어요. 엘리사는 게하시를 시켜 수넴 여인을 불러오라고 했어요. “네 아들을 데리고 가라!” “오...주여!” 수넴 여인은 엘리사의 발아래 엎드려 하나님께 경배했어요.
9. 엘리사가 길갈에 있을 때 그 땅에 흉년이 들었어요. 선지자의 제자들이 엘리사와 함께 있었지요. 엘리사가 사환에게 말했어요. “큰 솥을 걸고 선지자의 제자들에게 줄 국을 끓여라!” 사환 한 사람이 들에 채소를 캐러 나가서 들 포도덩굴을 만났어요. 덩굴에는 호박 같은 것이 매달려 있어서 한 아름 따가지고 왔어요. 들 호박이라고 생각한 그 열매를 넣고 국을 끓였지요. 선지자의 제자들이 국을 먹다가 어떤 사람이 외쳤어요. “에, 퇴! 퇴! 하나님의 사람이여! 국속에 죽음의 독이 들었어요!” “앗! 그러냐? 내게 있는 가루를 가져오라!” 엘리사가 국속에 가루를 뿌려 넣고 휘저으니 솥 안에 든 독이 다 없어졌어요. 무리들이 다시 그 국을 맛있게 먹었어요.
10. 어떤 사람이 바알 살리사란 곳으로부터 와서 보리떡 이십 개와 채소를 담은 자루를 하나님의 사람에게 드렸어요. 엘리사는 사환에게 말했어요. “이것을 모인 사람들에게 나누어 먹게 하라!” “저기 이것을 가지고 어떻게 백 명을 먹이라 하십니까?” “염려하지마라! 하나님께서 그들이 먹고 남으리라 하셨다.” 사환이 모여 있는 백 명의 사람들에게 보리떡과 채소를 나누어주니 정말로 그들이 충분히 먹고도 남았어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일으킨 기적과 많이 비슷하지 않나요?
11. 아람의 군대 장관 나아만은 큰 용사나 나병환자였어요. 이스라엘 땅에서 온 여종 하나가 주인의 병을 가엾게 여겨 나아만의 아내에게 말했어요. “우리 주인님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서면 좋겠습니다. 그 분이라면 나병을 고칠 수 있을 겁니다.” “여보, 이스라엘에서 온 여종이 그러는데 사마리아에 있는 선지자 엘리사 앞에 가면 나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네요.” “뭐, 정말이냐? 그렇다면 이스라엘로 가자. 하지만 먼저 이스라엘 왕에게 내 병을 고쳐달라고 편지를 써야겠다.” 이스라엘 왕이 나아만의 편지를 받자 펄쩍 펄쩍 뛰면서 말했어요. “아, 아니! 내가 무슨 사람 죽이고 살리는 하나님이냐? 나보고 나병을 고쳐달라고?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 틀림없이 아람 대장이 나한테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다!” 엘리사가 이 소식을 들었어요.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는 사환을 시켜 이스라엘 왕에게 말했어요. “왕이 어찌하여 옷을 찢었습니까! 열 받지 마시고 그 사람을 내게로 보내세요. 그가 이스라엘에 선지자가 있는 줄 알고 그랬을 겁니다.” 나아만이 말들과 병거들을 거느리고 엘리사의 집에 도착했어요.
12. 엘리사가 나아만이 보낸 전령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어요. “너는 가서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그리하면 네 병이 깨끗하게 나으리라!” 나아만은 전령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그리고 기분이 나빠졌지요. “나보고 요단강에 가서 씻으라고?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내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 주는 줄 알고 있었는데, 이게 뭐야? 이스라엘까지 와서 강물에 뛰어들 일 있냐? 지금 장난해!” 나아만이 화를 내며 그냥 돌아가려고 했어요. 그러자 엘리사의 종이 나와서 말렸어요. “대장님! 진정하세요. 우리선지자가 어려운 일을 시킨 것도 아닌데 속는 셈치고 요단강에 가셔서 일곱 번 몸을 씻어보세요. 어려운 일도 아니잖습니까?” 나아만은 종의 말을 듣고 요단강으로 가서 일곱 번 몸을 담갔어요. 그랬더니 정말 자신의 피부가 깨끗하게 되는 것이 아니겠어요? “오! 세상에... 하나님! 감사합니다.”
13. 나아만이 엘리사를 찾아와 말했어요.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님이여! 이제 이스라엘 외에는 온 천하에 신이 없는 줄 알겠습니다! 부디 당신의 종이 주는 예물을 받으세요.” “내 살아계신 하나님을 두고 맹세하니 나는 절대로 그 예물을 받지 않겠소.” 나아만은 예물을 자꾸만 드리려 했지만 엘리사는 끝까지 거절했어요. “그렇다면 할 수 없군요. 그런데 한 가지만 부탁할 일이 있습니다. 노새 두 마리에 실을 거룩한 이스라엘의 흙을 주세요. 이제부터는 그 위에서 하나님께 번제물과 희생 제사를 올리고 다른 신에게는 절대 제사를 지내지 않겠습니다.” “그건 허락하겠소.” “또...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습니다. 내 주인께서 림몬의 신당에 들어가 경배할 때 내 손을 붙잡고 가는데 내가 림몬 신당에서 어쩔 수 없이 몸을 굽히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사정을 아시고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 뜻을 잘 알겠소, 평안히 가시오!” 엘리사가 나아만 일행을 보냈어요. 그런데 사환 게하시가 무슨 생각인지 일행의 뒤를 따라갔어요.
14. 엘리사의 사환 게하시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니, 우리 주인은 그 좋은 예물을 왜 하나도 안 받으시는 거야? 너무 아깝잖아? 내가 쫓아가서 무엇이든지 받아내야겠어!” 게하시는 나아만 앞에 가서 말했어요. “우리 주인께서 선지자의 제자 두 명에게 주기 위해 은 한 달란트와 옷 두 벌을 달라 하셨습니다.” “아! 그래? 이왕이면 두 달란트를 주리다. 어서 갖다 주시오!” 게하시는 그 물건을 받아 집에 감추고 시치미를 뚝 떼고 있었어요.
15. 사환 게하시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엘리사가 말했어요. “게하시야! 네가 어디서 오느냐?” “네? 아...아뇨. 저는 아무데도 가지 않았는데요?” “속일 사람을 보고 속여라! 나는 네가 한 일을 다 알고 있다. 네가 어찌하여 은을 받으며 옷을 받았느냐? 이방 신을 섬기는 자들의 깨끗하지 못한 의복을 받고 돈을 받을 일이냐? 어찌 그렇게 생각이 없고 어리석으냐? 너는 저주를 받아 나병이 들고 네 자손까지 미쳐 영원토록 그렇게 되리라!” 그 일로 인해 사환 게하시는 그만 나병이 들고 말았어요.
제28권 믿으면 이겨요!
1. 선지자의 제자들이 엘리사에게 말했어요. “선생님, 우리가 지내는 곳이 너무 비좁습니다. 요단에 가서 재목을 구해다가 좀 더 큰 집을 짓는 것이 어떨까요? 선생님과 사환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자꾸나! 나도 요단에 가겠다.” 무리가 요단에 가서 나무를 벨 때 한 사람이 쇠도끼를 휘두르다 그만 도끼를 물에 빠트렸어요. “아이고! 이 도끼는 내가 남에게 빌려 온 것인데, 어떡하지?” 그는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어요. “그래? 도끼를 빠트린 곳이 어디냐? 가서 보자.” 엘리사는 물가에 있는 나무의 가지를 베어다가 도끼가 빠진 자리에 던졌어요. 물론 하나님께 먼저 기도를 했지요. “하나님! 잃어버린 쇠도끼를 찾아주세요.” 그러자 물 밖으로 무엇인가가 불쑥 나오더니 허공에 떠올랐어요. 자세히 보니 그것은 바로 물에 빠진 쇠도끼가 아니겠어요? 도끼를 잃어버린 사람은 놀라서 입을 떡 벌린 채 허공에 뜬 쇠도끼를 집었어요.
2. 아람 왕이 이스라엘과 자주 싸움을 벌이던 때의 일이에요. 아람 왕은 자기 왕궁에서 비밀리에 작전을 짰어요. “이번에는 우리가 진지를 아무데나 치고 적들을 기다릴 것이다. 그러면 저들이 방심했다가 당하고 말리라!”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는 영의 눈으로 아람 왕의 방을 환히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엘리사는 그들이 말하는 소리를 멀리 떨어진 자기 숙소에서 들을 수 있었던 거예요. 이런 신통력은 모두 하나님께 기도를 통해 얻은 능력이랍니다. “이스라엘 왕이여! 아무 곳으로나 지나가지 마세요. 아람 사람이 그 곳에서 튀어나올 것입니다!” “아! 그래요? 그럼 어디를 가든지 미리 선발대를 보내서 안전한지 확인하고 가리다.” 아람 왕은 번번이 작전에 실패했어요. “우리 중에 이스라엘과 내통하는 배신자가 있는 것 아니냐? 어떻게 우리 작전이 항상 적들에게 알려지는가 말이다!”
3. 그러자 왕의 부하 중 한 사람이 말했어요. “왕이시여! 이스라엘 선지자 엘리사가 왕의 침실에서 하신 말씀을 이스라엘 왕에게 알려주는 거랍니다.” “뭐라고? 그...그게 어떻게 가능하단 말이냐? 엘리사는 이곳에 온 일도 없고 가까운 곳에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 선지자는 하나님과 말이 통하는 자입니다. 하나님이 신통력을 주어 못 하는 일이 없답니다!” “가서 엘리사가 어디 있나 찾아라! 사람을 보내 그를 잡으리라.” “그 자는 지금 도단에 있다고 합니다.” 아람 왕은 말과 병거와 많은 군사를 보내 그날 밤 도단의 성읍을 포위했어요.
4. 아침 일찍 엘리사의 사환이 나가보니 아람의 군사가 온통 성읍을 에워싸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아, 엘리사님! 적들이 사방에서 공격해 올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어찌하면 좋습니까?” “두려워하지 말라! 만군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지 않겠는가? 그들보다 하나님의 군대가 더 많을 것이다.” 엘리사는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사환 청년의 눈을 열어서 제게 보여주세요. 하나님의 군대를 보여주세요!” 하나님께서 청년의 눈동자를 열어 보이시니 그 안에 풍경이 보이는데 불말과 불병거가 산에 가득하여 엘리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람 군대가 쳐들어오니 엘리사가 하나님께 다시 기도했어요. “저 무리의 눈을 어둡게 해주소서!” 그러자 무리가 갑자기 앞이 잘 안보여서 허둥지둥 헤매는 것이 아니겠어요? 엘리사는 당당하게 무리 앞에 나타나서 말했어요. “당신들은 도단 성읍에 있는 엘리사를 찾는 것이오? 그렇다면 잘못 찾았소. 여기가 아니라오. 나를 따라오시오. 내가 엘리사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리다!” 눈이 어두운 무리들은 엘리사를 보고도 못 알아보고 그를 따라서 앞으로 나갔어요. 엘리사는 무리를 사마리아 한 가운데로 이끌었어요. “하나님 이제 무리의 눈을 열어서 보게 하소서!” 엘리사가 이렇게 기도하자. 무리들의 눈이 밝아져서 사방을 둘러봤더니 세상에! 자기들이 이스라엘 군대가 첩첩히 에워싸고 있는 사마리아 수도 한 가운데에 완전히 포위당해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5. 이스라엘 왕이 무리를 보고 위협적인 눈길을 보내며 엘리사에게 말했어요. “선지자 엘리사여! 당장 이 자들을 쳐서 죽이겠소!” “안됩니다! 이스라엘 왕이여! 그들을 치지 마소서! 그들을 포로로 대접해 주세요. 떡과 물을 줘서 먹고 마시게 하세요. 그리고 그들의 주인에게로 돌려보내세요.” 엘리사가 직접 데리고 온 적군들이니 이스라엘 왕도 자기 맘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왕은 엘리사의 말대로 음식을 많이 베풀어 그들을 먹고 마시게 하고 무사히 아람의 왕에게로 돌려보냈어요. 이런 일이 있은 뒤, 아람 군사의 부대가 이스라엘 땅에 함부로 들어오지 못했답니다.
6. 이 후에 아람 왕 벤하닷이 온 군대를 모아 사마리아 성읍을 에워쌌어요. 아람 군대가 성읍 주변을 지키고 있으니 성안에 사람들이 먹을 것이 점점 떨어져 갔고 나귀 머리 하나의 값이 은 팔십 세겔이요 비둘기 똥 사분의 일 갑에 은 다섯 세겔로 거래가 이루어질 정도로 경제가 혼란에 빠져 있었어요. 이스라엘 왕이 성 위를 지나가는 데 한 여인이 외쳤어요. “왕이시여! 우리를 도와주세요!” “하나님께서 너를 돕지 않으면 내가 무엇으로 너를 돕겠느냐? 곡식도 포도주도 모두 동이 났거늘 내가 무엇을 도와줄 수 있겠느냐?” “먹을 것이 없어 다 죽게 된 여인이 말하기를 어떤 집에서 오늘은 당신 애를 삶아서 먹고 내일은 내 애를 잡아먹자고 했나이다! 이튿날 내가 우리 애를 먹자고 한 그 여인에게 이제 네 애를 내놓으라 하니 그 여인이 이미 아들을 숨겼나이다!” 이스라엘 왕이 여인의 말을 듣고 너무 기가 막혀서 자기 옷을 찢으며 울부짖었어요. “내가 사밧의 아들 엘리사를 가만 두지 않겠다! 오늘 그가 살아있으면 하나님이 내게 벌을 내리시고 또 내리실 것이다!”
7. 그 때에 엘리사는 집에서 장로들과 함께 앉아 있었어요. “너희는 살인한 자의 아들이 내 머리를 베려고 사람을 보내는 것을 보느냐? 너희는 왕이 보낸 사자를 집안에 들이지 말라! 사자의 뒤에는 왕의 발소리가 들린다.” 엘리사가 장로들과 말하고 있자 왕이 보낸 사자가 나타나 왕명을 전했어요. “이 재앙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왔으니 더는 하나님을 기다릴 수 없다!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는 책임을 지고 목을 내놓을 준비를 하라!” 그러자 엘리사는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외쳤어요. “흥분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지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길 내일 이맘때쯤이면 사마리아 성문에서 고운 밀가루 한 스아를 한 세겔로 매매하고 보리 두 스아를 한 세겔로 매매하리라 하셨다!” 이 말을 들은 장관 한 사람이 비웃으며 말했어요. “쳇! 하나님이 하늘에 창문을 뚫어놓지 않는 이상 어찌 이런 일이 생기겠는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는 장관아! 네가 두 눈으로 그런 일을 보리라. 그러나 그것을 먹지는 못하리라.”
8. 다음 날 늦은 오후에 사마리아 성문 앞에는 나병환자 네 사람이 있었어요. “얘들아! 우리가 성읍으로 들어가면 굶어죽을 게 뻔하고, 그렇다고 여기 있자니 죽을 것이 분명하다. 차라리 우리가 아람 군대에 가서 항복하자! 그들이 살려주면 살 것이고 죽이면 죽을 각오를 하고 말야!” “그러자! 어차피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위험하긴 마찬가지니까.” 해질 무렵 그들은 아람 진영의 끄트머리에 도착했어요. “어? 이상하다! 왜 저렇게 조용하냐? 사람들이 전혀 안 보인다!” 아람 진영에는 장막과 무기와 병마들이 그대로 있었는데 정작 군인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는 거예요. 도대체 간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9. 간밤에 아람 진영에서 일어난 사건은 이랬어요. “천지에 진동하는 함성 소리와 땅을 뒤흔드는 말발굽 소리는 도대체 뭐냐?” 진영의 사령관 귀에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어요. 그 소리는 진영에 있는 모든 군인들의 귀에도 들려왔어요. “이스라엘 왕이 우리를 치려고 헷 사람의 왕들과 애굽 왕들까지 동원해서 우리를 공격해오는 모양이다! 안되겠다. 천막을 거둘 시간도 없다. 칼과 방패와 물품은 짐이 되니 다 버려두자. 그리고 무조건 아람까지 전속력으로 달아나라!” 겁에 질린 사령관이 이렇게 명령하자 아람의 군인들은 미친 사람처럼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그들이 도망치는 동안에도 귀에서는 적군들의 무섭게 추격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답니다. 누가 이런 어마어마한 속임수를 썼을까요? 알아맞혀 보세요.
10. 나병환자들은 텅 빈 진영에 있는 장막에 들어가 음식을 먹고 마셨어요. 거기에는 은과 금과 의복이 그대로 있었지요. “하하하! 우리가 완전 횡재했구나!” “우리가 쓸 것은 적당히 훔쳐서 숨겨놓고 이스라엘 왕궁에 가서 이 엄청난 소식을 전해주자!” 그들은 왕궁의 문지기를 불러 자기들이 보고 온 사실을 알려 주었어요. 문지기는 왕에게 이런 일들을 알렸지만 하나님을 믿지 않는 왕은 말했어요. “이건 틀림없는 함정이야! 우리가 굶주린다는 것을 알고 아람 놈들이 미끼를 놓고 다들 숨어서 기다리는 것이 분명해! 우리가 성읍 밖으로 나가면 사로잡힐 것이 뻔하다!” 그때 신하 한 사람이 왕에게 말했어요. “정탐꾼 몇 사람을 보내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어떨까요?” 왕은 신하 말대로 정탐꾼을 말에 태워서 보냈어요. 그들은 요단에 있는 아람 진영에 도착했지요. 들판에는 천막들이 그대로 있고 천막 안에는 온갖 무기와 보화가 가득하게 버려져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정탐꾼들은 너무 놀라서 말에서 떨어질 뻔 했어요. “설마...? 내가 보고 있는 광경이 꿈은 아니겠지? 내 볼 좀 꼬집어봐!” “아얏! 와우~! 이건 꿈이 아니야, 이건 현실이라구! 대박!”
11.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람 진영으로 몰려가 어마어마한 물품들을 주웠어요. 주운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 경제가 다시 살아났어요. 하나님께서 선지자 엘리사를 통해 말한 그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진 것이에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길 내일 이맘때쯤이면 사마리아 성문에서 고운 밀가루 한 스아를 한 세겔로 매매하고 보리 두 스아를 한 세겔로 매매하리라 하셨다!” 또한 하나님을 불신하고 선지자를 비웃었던 장관은 성난 군중들에게 짓밟혀 죽음을 당했어요. 이것 또한 하나님께서 미리 말씀하신 그대로 된 것이에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는 장관아! 네가 두 눈으로 그런 일을 보리라. 그러나 그것을 먹지는 못하리라.” 이렇게 하나님이 한번 하신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진답니다. 하나님은 공의로운 언약의 하나님이시거든요.
12.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땅에 칠년 동안 기근을 일으키신다는 것을 안 엘리사는 수넴 여인을 불렀어요. 수넴 여인을 기억하나요? 엘리사가 이전에 그녀의 아들이 죽었을 때 다시 살려준 여인 말이에요. “여인이여! 이 땅에 칠년 동안 기근이 들어 살 수가 없게 될 것이니 미리 피신하시오!” “하나님의 사람이여! 이런 일을 미리 알려주시니 고맙습니다. 저희 식구들 모두 블레셋 사람들의 땅에 가서 살다가 때가 되면 돌아오겠어요.” “그렇게 해요. 앞으로 모든 일은 다 잘 될 것이니 평안히 떠나시오!” 여인의 가족들은 블레셋 사람들의 땅에서 칠년을 살다가 때가 되어 다시 고향에 돌아왔어요. 그들은 자기 집과 밭을 되찾기 위해서 이스라엘 왕을 찾아갔어요.
13. 왕은 마침 엘리사의 사환 게하시와 서로 말을 나누고 있었어요. “너는 엘리사가 행한 기적들을 나에게 자세히 얘기해라!” “왕이시여! 선지자 엘리사님은 하나님께 기도하여 어떤 여인의 죽은 아들도 다시 살렸답니다.” “에이~! 그런 말을 나보고 믿으라고 하느냐?” 그때 마침 수넴 여인이 가족들을 이끌고 왕 앞에 나타났어요. “공정하고 의로운 왕이시여! 기근이 들어 칠년 동안 고향을 떠나 있다가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그 사이 토지며 건물이 모두 국가에 속해버렸어요. 부디 고향 땅에 있던 집과 논밭을 다시 찾게 해주세요!” “왕이시여! 저, 저저저저... 저 여인이 바로 선지자 엘리사님이 살렸던 그 아들의 엄마입니다!” “오! 네가 한 말이 사실이었구나! 허, 허, 허! 정말 하나님의 사람은 엄청난 능력을 지녔구나! 수넴 여인아! 네 기적 같은 아들을 왕궁에 취직시켜 주겠다. 그리고 너희 땅과 건물은 모두 되돌려 받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칠년 동안 밭에서 난 소득까지 모두 계산해서 주겠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 수넴 여인의 가족들은 이처럼 커다란 축복을 받았어요.
14. 선지자 엘리사 시대에 살았던 두 왕을 소개할게요. 한 사람은 아람왕 하사엘이고 또 한 사람은 이스라엘 왕 예후랍니다. 하사엘은 당시 아람 왕 벤하닷이 병들었을 때 장관 신분으로 왕명을 받고 선지자 엘리사를 만났던 사람이에요. 엘리사는 이 자가 이스라엘을 괴롭히게 될 왕이지만 하나님께서 우상에 빠진 이스라엘 왕들에게 따끔하게 채찍질을 해줄 왕으로 선택하셨다는 것을 알았어요. 엘리사는 하사엘이 벤하닷 왕을 죽이고 왕이 될 것을 내다봤어요. 그리고 하사엘이 왕이 되어 이스라엘 백성들을 얼마나 괴롭게 할지를 미리알고 그가 보는 앞에서 슬피 울었답니다.
15. 이스라엘 왕 예후는 엘리사가 보낸 제자의 손에 의해 기름 부음을 받아 왕이 됐어요. 하나님께서 예후를 이스라엘 왕으로 세우신 것은 지독한 우상 숭배자였던 아합 왕의 가문에 대해 내려졌던 심판의 약속을 이루시기 위함이었어요. 예후는 아합 왕과 왕비 이세벨, 아합의 왕자들을 처단하고 바알 신당을 공격하여 바알 선지자와 신상을 제거했어요. 그러나 예후는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지 않았고 금송아지를 섬기는 등 우상숭배의 죄를 지었지요. 이에 대한 벌로 아람 왕 하사엘의 침략을 받고 요단 동쪽 지역의 지배권을 잃었어요. 하나님은 이스라엘 왕이나 백성들이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는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을 바랐지만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진 대다수의 왕들과 그 백성들은 하나님을 배신하고 바알과 아세라상, 금송아지 따위를 섬기는 우상숭배에 빠져있었답니다.
제29권 꿈의 비밀을 알아냈어요
1. 유다왕 여호야김 삼년에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에 쳐들어왔어요. 이스라엘의 왕족이나 귀족 출신의 포로들이 바벨론으로 많이 끌려갔어요. 그 속에는 다니엘과 그 친구들도 있었어요. 느부갓네살 왕은 여호야김 왕궁의 값나가는 그릇과 하나님을 모시는 성전의 귀한 그릇을 챙겨서 시날 땅으로 가지고 갔어요. 시날 땅에는 느부갓네살 왕이 모시는 이방 신들의 신전이 있었지요. “이 그릇을 신전의 보물창고에 보관해라!”
2. 느부갓네살 왕이 환관장을 불렀어요. “포로가 된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왕족이나 귀족 출신 소년을 데리고 와라! 얼굴이 아름답고 지혜로우며 지식에 통달한 자를 잘 선택해서 데리고 와야 한다.” “네~이!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환관장은 유다 자손 중에서 다니엘, 하나냐, 미사엘, 아사랴를 데리고 왔어요. 그들 외에도 여러 명의 소년들을 왕궁으로 데려왔지요. “이제부터 너희들은 왕궁에서 주는 음식을 먹고 갈대아 사람의 학문과 언어를 배워 삼년 뒤 왕에게 충성된 신하가 되게 할 것이다.” 환관장이 설명하는 데 갑자기 다니엘이 손을 들고 질문했어요.
3. “환관장님! 저와 세 명의 친구들은 채소와 물만 먹겠습니다.” “뭐라고? 그건 좀 곤란하다. 너희들이 채소와 물만 먹고 지내면 얼굴이 초췌하여 다른 애들 보다 보기가 안 좋아질 것이다. 그러면 왕께서 내게 벌을 내리실 것이니 난 왕이 무섭다!”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열흘 동안 저희들에게 채소와 물만 줘보세요. 열흘 뒤에 저희들이 어떻게 보이는지 보고 결정하시면 되잖아요?” “그래, 그렇다면 한번 시험을 해보자꾸나.” 다니엘과 세 친구들은 열흘 동안 채소와 물만 먹고 지냈어요. 그러나 왕이 주는 음식을 먹고 지낸 다른 소년들보다 오히려 건강하고 얼굴색도 좋아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허허! 거참 신기하구나! 앞으로도 다니엘과 세 친구들에게는 채소와 물만 주어라.” 왕이 주는 좋은 음식을 먹지 않고도 다니엘과 세 친구들이 건강해지고 아름다울 수 있었던 비밀은 무엇일까요? 그들에겐 하나님이 함께 하시며 지켜주고 있었어요.
4. 왕궁에서 공부하는 소년들 가운데 다니엘과 세 친구들은 가장 뛰어났어요. 하나님이 네 소년에게 학문을 주시고 모든 책을 깨닫게 하시고 지혜를 주셨어요. 특히 다니엘은 모든 환상과 꿈을 해석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지요.
5. “왕궁에 와서 너희들이 공부한지도 벌써 삼 년이 되었다. 이제 왕 앞에 가서 인사를 드리자! 너희들이 그동안 배운 것을 왕 앞에 자랑할 기회니까 잘 해라!” 환관장은 소년들을 데리고 느부갓네살 왕 앞에 갔어요. “오! 얘들이 바로 그 애들이구나! 다들 잘 생겼다. 네가 특히 아름답구나. 네 이름이 뭐냐?” “왕이시여! 제 이름은 다니엘입니다.” “그리고 네 옆에 있는 세 친구들이 아주 총명해 보인다. 너희들 이름은 뭐냐?” “왕이시여! 저는 하나냐, 이쪽은 미사엘, 그리고 저 애는 아사랴입니다.” 느부갓네살 왕이 다니엘에게 여러 가지 일을 질문했어요. 다니엘은 그 질문에 모두 답변을 잘 했어요. “다니엘아! 너의 지혜와 총명이 이 나라 남자무당과 점쟁이 보다 열 배나 낫다!”
6. 느부갓네살 왕이 바벨론을 통치한지 이년이 되는 때였어요. 환관장이 보는 앞에서 왕이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 미치겠다! 미치겠어!” “왕이시여! 왜 그러십니까?” “내가 무슨 꿈을 꿨는데, 그게 참 대단한 꿈인 것만 같은데, 생각이 나질 않는구나!” “왕이시여! 그렇다면 남자무당과 마술사, 점쟁이들을 불러 물어보세요. 그들이 알려주지 않겠습니까?” “오! 맞다. 그들은 신통력이 있으니까 분명히 내 꿈을 알아낼 거야.” 느부갓네살 왕은 나라에 있는 유명한 무당과 마술사, 점쟁이들을 불렀어요.
7. “내가 꿈을 꿨는데 그 꿈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싶어서 너희들을 불렀다.” “왕이시여! 그 꿈을 말씀해 주시면 저희들이 꿈을 해석해 드리겠습니다.” “근데...그게 말이다. 그게 무슨 꿈인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네~에! 생각도 안 나는 꿈을 해석해 달라고 하시는 겁니까?” “그렇다! 너희들이 밥 먹고 하는 짓이 뭐냐? 너희들이 모시는 신들한테 알아내면 될 것 아니냐? 만일 내가 꾼 꿈을 못 알아내면 너희들은 죽은 목숨이다. 하지만 알아내서 해석해 준다면 큰 선물을 할 것이다.” “왕이시여! 이 세상에 어떤 왕들도 이런 부탁을 한 일이 없었습니다. 전능하신 신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일을 알 수가 있겠습니까?” “이런 한심한 인간들을 보았나! 그러고도 너희들이 신처럼 지혜롭다고 했느냐? 이 나라에 있는 모든 무당과 마술사, 점쟁이들 그리고 지혜롭다고 잘난 체 하는 자들을 모두 없애버려라!” 이 일로 인해서 많은 지혜자들이 죽게 되었어요. 다니엘과 세 명의 친구들도 목숨이 위험하게 되었지요. 왕의 근위대장이 다니엘의 집에 찾아와서 큰 소리로 외쳤어요. “왕께서 지혜자들을 모두 처형하라고 하셨다! 다니엘아! 너와 친구들도 이리 나와라!” “근위대장님! 진정하십시오. 제가 왕의 꿈 문제를 해결해보겠으니 일단 시간을 주세요.” “좋다. 내가 하루만 시간을 주겠다. 만일 못 알아내면 너희들 목숨은 이걸로 끝이다!”
8. 다니엘이 집에 와서 친구들과 함께 이 일을 놓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어요. “전능하신 하나님! 왕의 꾼 꿈을 알아내고 그 꿈의 의미를 알게 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 모두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니엘과 세 명의 친구들을 사랑하고 지켜주시는 하나님은 그들의 기도를 들으셨어요. 모두가 잠든 깊은 밤에 하나님은 다니엘의 눈앞에 환상을 보이셨어요. “오, 하나님! 바로 이런 꿈이었군요! 이제 왕이 꾼 꿈에 대한 모든 것을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환상을 통해서 기도응답을 해주신 하나님께 다니엘은 감사의 찬양을 올렸어요.
9. “영원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할 것은 지혜와 능력이 그에게 있음이로다.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왕들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며 지혜자에게 지혜를 주시고 총명한 자에게 지식을 주시는도다. 그는 깊고 은밀한 일을 나타내시고 어두운 데 있는 것을 아시며 또 빛이 그와 함께 있도다. 나의 조상들의 하나님! 이제 내게 지혜와 능력을 주셨으니 내가 주께 감사하고 주를 찬양합니다!”
10. 다니엘은 왕의 근위대장을 찾아갔어요. “내가 왕의 꿈을 해석할 것이니 지혜자들을 죽이는 일을 멈추고 나를 왕에게 인도하시오!” 다니엘은 근위대장과 함께 왕에게로 갔어요. “왕이시여! 꿈을 해석해 주겠다는 유다 자손 중에서 한 사람을 찾았습니다.” “정말이냐? 네가 정말로 내가 꾼 꿈과 그 해석을 해줄 수 있겠느냐?” “왕이시여! 왕이 질문하신 것은 무당이나 마술사나 점쟁이가 할 수 없는 일이며 그들이 모시는 신들도 알지 못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조상의 하나님은 그 일을 알게 하셨습니다.” “너희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그런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단 말이냐?” “네, 그렇습니다. 지금부터 왕이 꾼 꿈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11. “왕께서는 큰 신상을 보셨습니다. 그 우상의 머리는 금으로 되었고 가슴과 두 팔은 은으로 되었으며 배와 넓적다리는 놋이요 종아리는 쇠요 그 발도 쇠와 진흙으로 되었을 것입니다. 그 신상은 광채가 나고 찬란하며 엄청 크고 무섭게 생겼을 겁니다.” “오! 그렇다. 네 말을 들으니 기억이 나는 것 같다.” “그때, 갑자기 돌이 날아와서 신상의 쇠와 진흙의 발을 쳐서 부서트렸습니다. 그러자 그 윗부분도 모두 무너지면서 타작마당의 겨처럼 바람에 산산이 흩어지게 되었지요. 하지만 우상을 무너뜨린 돌은 거대한 산이 되어 온 세상에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맞다! 네 얘기를 들으니까 그 꿈이 생각난다. 네 말대로 그런 꿈이다! 와~우!” “왕이시여! 그럼 이제부터 그 꿈을 해석해 드리겠습니다.”
12. “왕이시여! 하늘의 하나님께서 왕에게 권세와 능력과 영광을 주셨어요. 그래서 사람과 짐승, 공중의 새들, 어느 것이든 왕의 손에 넘겨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꿈에 본 신상의 금으로 된 머리는 바로 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오! 그러냐?” “왕을 뒤이어 왕보다 못한 다른 나라가 일어날 것인데 신상의 가슴과 두 팔 부분이 은으로 된 것은 이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또 놋 같은 나라가 일어나서 세계를 다스릴 것입니다. 넷째 나라는 쇠처럼 강한 나라여서 쇠가 모든 것을 부수는 것 같이 그 나라가 다른 나라를 부술 것입니다.” “으흠...그 우상의 쇠로 된 종아리를 말하는 것이로군. 쇠로 된 발과 진흙으로 된 발가락은 무슨 뜻이냐?” “다섯째 나라는 쇠 같이 든든하지만 한편으론 진흙처럼 부서지기 쉽다는 의미입니다. 그들은 다른 민족이 서로 섞일 것이나 쇠와 진흙은 섞일 수 없으니 그 민족은 분열될 것입니다.”
13. “이런 여러 왕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실 겁니다. 이 나라는 영원히 멸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돌이 산에서 나와서 쇠와 놋과 진흙과 은과 금을 부서뜨린 것을 왕께서 보신 것은 크신 하나님이 장래 일을 왕께 알게 하신 것입니다. 이 꿈은 진실이고 이 해석은 확실합니다.” 다니엘의 꿈 해석에 감동한 느부갓네살 왕은 그의 앞에 엎드려 절했어요. “너희 하나님은 참으로 모든 신들의 신이요 모든 왕들의 왕이시구나!” 왕은 다니엘에게 귀한 선물을 많이 주고 온 지방을 다스리게 하며 바벨론 모든 지혜자의 어른으로 삼았어요.
14. “그런데 왕이시여!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무슨 부탁이냐?” “내게 지혜로운 세 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그들을 지방의 관리로 세워 주십시오.” “네 부탁이라면 당연히 들어줘야지. 그렇게 하라!” 목숨이 위태로웠던 문제를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시니 이 일로 인해서 오히려 다니엘은 총리가 되고 세 친구 하나냐, 미사엘, 아사랴는 지방 관리가 되었어요.
15. 다니엘과 세 명의 친구가 바벨론을 잘 다스리자 나라가 점점 더 잘 살게 되었어요. 느부갓네살 왕은 해마다 싸움을 일으켜 주변의 나라들을 빼앗았어요. “으하하하! 다니엘의 말처럼 나는 금으로 된 우상의 머리다! 내 위에 올라설 왕이 없도다! 으하하하!” 왕은 날이 갈수록 포악해져 갔습니다. 그런 왕을 지켜보는 다니엘의 마음은 무거웠어요. “사람은 높아질수록 겸손해져야 하는 데, 왕은 지금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 된 것이라 생각하고 아주 교만해졌구나! 바벨론을 살리시는 하나님께서 왕의 생각을 다 읽고 계신데 정말 큰 걱정이다. 느부갓네살 왕은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알면서도 하나님을 믿지 않는구나!” 바벨론은 날이 갈수록 큰 나라가 되었어요. 주변 나라들은 무서워서 벌벌 떨었답니다.
제30권 불에서도 타지 않았어요
1. 느부갓네살 왕은 금으로 커다란 신상을 만들었어요. 신상의 키는 28m 넓이는 3m정도였지요. 그것을 바벨론 지방의 두라 평지에 세웠어요. 왕은 사람을 보내 총독과 수령 및 각 지방의 모든 관원을 신상의 낙성식에 불렀어요.
2. 신상의 낙성식을 선포하는 자가 큰 소리로 외쳤어요. “바벨론의 백성들아! 그리고 제국에 속한 백성들아! 각 나라 언어로 말하는 자들아! 너희는 나팔과 피리와 탬버린 소리가 들리면 엎드리어 느부갓네살 왕이 세운 금 신상에게 절하라! 누구든지 엎드려 절하지 않는 자는 그 즉시 맹렬히 불타는 용광로에 던져질 것이다!” 느부갓네살 왕명에 복종하는 수많은 백성들은 악기 소리가 들리자 너도나도 금으로 만든 우상 앞에 절을 했어요. 하지만 다니엘의 세 친구들은 몸을 굽히지 않았지요.
3. 갈대아 사람이 이것을 보고 왕에게 고발했어요. “왕이시여! 왕이 명령을 내려 악기 소리를 듣거든 엎드려 금 신상에 절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왕이 임명하여 바벨론 지방을 다스리게 하신 유다사람 하나냐(사드락), 미사엘(메삭), 아사랴(아벳느고)는 왕을 높이지 않으며 왕의 신들을 섬기지 않고 금 신상에 절하지 않습니다.” “뭐라고, 그게 사실이냐? 지금 당장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데리고 와라!” 지방 관리였던 세 사람은 죄인이 되어 왕 앞에 끌려왔어요.
4.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야! 너희가 내 신을 섬기지 않고 내가 세운 금 신상에게 절하지 않는다니 그게 사실이냐?” “왕이시여! 우리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오직 한 분만을 섬기고 있습니다. 그 분 외에 다른 신은 믿지 않습니다.” “어허!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너희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가 악기 소리가 울리면 내가 만든 신상에 엎드려 절을 해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용광로 불속으로 던져질 것이다! 그랬을 때 너희를 구해 줄 신이 누가 있겠느냐?” “왕이시여! 우리는 거기에 대해서 대답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를 불에 던져 넣겠다고 하셨나요?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불꽃 안에서도 구해낼 것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니 반드시 우리를 지켜 주실 것입니다. 설사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하나님 이외의 신을 섬기지는 않을 것이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도 절대로 절하지 않을 테니 그렇게 아세요!”
5. 세 사람의 당당한 태도에 화가 잔뜩 난 왕은 펄쩍펄쩍 뛰었어요. “이런, 괘씸한 자들을 보았나! 용광로 불에 장작을 마구 쏟아 부어 최고로 뜨겁게 만들어라! 내가 이 자들을 단숨에 태워 없앨 것이다!” 군인 몇 사람이 세 사람을 결박했어요. 용광로에 가까이 가야하는 군인들은 열에 강한 갑옷을 껴입었지요. 용광로는 시뻘겋게 달아올랐어요. 불길이 치솟아서 보기만 해도 무서웠어요.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는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살아계셔서 역사하시는 하나님! 저희들을 불구덩이 속에서 지켜 주세요.”
6.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 사람은 군인들에 이끌려 용광로 가까이 다가갔어요. 그들은 외투와 모자를 쓴 그대로 손은 줄에 묶여 있었지요. 그들을 데리고 간 군인들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어요. “으악~! 앗! 뜨거!” 열에 강한 갑옷을 입었지만 용광로가 너무나 뜨거워서 그만 갑옷에 불이 붙었어요. 군인들은 세 사람을 힘차게 용광로 안으로 밀어 넣고는 바깥으로 뛰쳐나와 데굴데굴 땅바닥에 굴렀어요. “으아아! 으아아!” 용광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센 열기에 데어버린 군인들은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지요. 그런데 용광로 안으로 던져진 세 사람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7. 용광로의 불길을 쳐다보던 느부갓네살 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어요. “우리가 결박하여 던진 자는 세 사람이 아니었더냐?” “네! 그렇습니다!” “그...그런데, 저기를 봐라! 불 가운데 네 사람이 있도다! 그 중에 한 사람은 신의 아들 같이 보이는구나! 저들은 불길에 타지도 않고 말짱하다. 불 속에서 걸어 다니는 것처럼 보이는구나!” 왕은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어 용광로 가까이 다가가서 외쳤어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종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는 불에서 나오라!” 세 사람은 왕의 말대로 용광로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어요. “우와~! 세상에 이런 일이! 이들은 머리털도 그을리지 않았고 겉옷의 색깔도 변하지 않았도다!”
8. 느부갓네살 왕은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찬송했어요.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의 하나님을 찬송할지어다! 저들의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어 왕의 명령을 거역하고 다른 신을 섬기지 않으며 금 신상에 절하지 않은 종들을 구원하셨다. 백성들아! 너희도 두 눈으로 똑똑히 봤지 않느냐! 내가 이제 명령을 내리겠다. 바벨론제국에 속한 각 백성들은 어느 누구도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의 하나님에 대해서 경솔하게 말하지 마라! 그랬다간 큰 화를 입을 것이다! 이처럼 맹렬한 불길 속에서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신은 이 세상에 다시없을 것이다!” 이 일로 인해서 세 사람은 바벨론 지방에서 더욱 높임을 받게 되었어요.
9. 어느 날, 다니엘은 왕의 부름을 받고 왕궁으로 갔어요. “대장무당 다니엘아! 네 안에는 거룩한 신들의 영이 있지 않느냐? 그 영들은 어떤 은밀한 것이라도 드러내 주지 않느냐?” “왕이시여! 날 보고 왜 대장무당이라고 하십니까? 나는 무당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는 자입니다. 내 안에는 오직 하나님의 성령 한분만 계십니다. 신들의 영이 있다고 말하지 마소서.” “아이구, 까칠하기는! 그래, 그래. 아무튼 좋다! 대장무당...아니지, 그냥 다니엘아! 내가 꿈에 본 환상을 말해볼 테니 들어보고 해석 좀 해다오.” “어떤 환상을 보셨는지 말씀해 보세요.”
10. “땅의 중앙에 한 나무가 아주 높이 서있었다. 그 나무가 쑥쑥 자라더니 하늘까지 닿을 정도로 높아져서 땅 끝에서 봐도 보일 것 같았더라. 그 잎사귀는 아름답고 모든 백성들이 먹고도 남을 만큼 열매도 많이 달렸다. 들짐승은 나무의 그늘에서 쉬고 있고 공중을 나는 새도 그 가지에 깃들이고 육체를 가진 모든 것이 거기서 먹을 것을 얻더라. 내가 머릿속으로 받은 또 다른 환상은 어떤 거룩한 자가 하늘에서 내려왔는데, 그가 소리를 지르더라.”
11. “그 나무를 베고 가지를 자르고 그 잎사귀를 떨고 열매도 없애버려라! 짐승들을 그늘에서 몰아내고 새들도 쫓아내라! 그러나 나무의 그루터기는 땅에 남겨 두리라. 그루터기를 쇠와 놋줄로 동이고 들풀 가운데 두어라. 그것이 하늘 이슬에 젖고 땅의 풀 속에서 짐승들과 더불어 지내리라. 또 그 마음은 변하여 사람 마음 같지 않고 짐승 마음을 받아 일곱 때를 지낼 것이다. 이것은 거룩한 자들의 말대로이니 지극히 높으신 이가 사람의 나라를 다스리시며 자기의 뜻대로 누구에게든지 나라를 주시며 지극히 천한 자를 그 위에 세우시는 줄을 사람들이 알게 하려 함이라 하였다.” 다니엘은 왕의 말을 다 듣고 나서 고민했어요.
12. “왕이시여! 꿈의 해석은 좋지 않으니 각오를 하고 들으셔야 할 것입니다. 하늘에 닿을 듯 솟아있는 나무는 바로 왕을 말하는 것입니다. 왕이 자라서 견고해지고 창대해져 하늘에 닿으며 권세는 땅 끝까지 미친 것입니다. 그런데 한 거룩한 자가 그 나무를 베어 없애라고 하면서 명령했던 말들을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그, 그래. 나도 그 거룩한 자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무나 궁금하다.” “왕이 사람에게 쫓겨나서 들짐승과 함께 살며 소처럼 풀을 먹고 하늘 이슬에 젖어 일곱 해를 지낼 것입니다.” “뭐, 뭐라고? 아이고...!”
13. “또 거룩한 자가 그루터기를 남겨 두라 한 것은 이 세상을 하나님이 다스리는 줄을 알고 난 뒤에야 왕의 나라가 견고해 질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왕이시여! 공의를 행하시고 죄를 사하고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하면 왕이 평안하게 오랫동안 나라를 지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그러냐? 아주 악몽이구나! 내가 생각을 좀 해보마.”
14. 그로부터 열두 달이 지난 뒤의 일이었어요. 바벨론 왕궁 지붕 위를 왕이 걷고 있었어요. 왕은 교만한 마음으로 가득차서 외쳤어요. “흠! 이 거대한 바벨론 제국을 건설한 것은 바로 나다! 내 능력과 내 권세로 성읍들을 건설해서 왕인 내 이름 앞에 영광을 나타낸 것이다.” 이때였어요. 갑자기 하늘에서 큰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느부갓네살 왕아! 네게 말하노라! 나라의 왕위가 네게서 떠났느니라!” “으헉! 이 무슨 소리가...!” “네가 사람에게서 쫓겨나서 들짐승과 함께 살면서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다! 이렇게 일곱 때를 지내서 지극히 높으신 이가 사람의 나라를 다스리시며 자기의 뜻대로 나라를 누구에게든지 주시는 줄 알게 될 것이다.”
15. 이 소리를 듣자마자 느부갓네살 왕은 미쳐버렸어요. “우헤헤헷! 끼끼끼끼! 우헷, 우하핫! 헤헤헤!” 왕은 네 발로 기어 다니면서 소나 개처럼 행동했어요. 신하들은 갑자기 미쳐버린 왕을 보고 수근 거렸어요. “아니, 저 자가 우리의 무시무시한 대왕 느부갓네살이 맞기는 한 거냐? 갑자기 왜 저렇게 된 거냐?” “진짜 꼴좋다! 그렇게 잘난 척 하더니만....” 결국 왕은 왕궁에서 쫓겨나서 소처럼 풀을 먹고 머리털은 독수리 털처럼 자랐고 손톱은 새 발톱과 같이 돼버렸어요. 이렇게 왕은 칠년 동안 미친 짓을 하며 들짐승처럼 살았답니다.
제31권 사자굴에 던져 졌어요
1. 느부갓네살의 왕위를 이어 벨사살이 바벨론의 왕이 되었어요. 벨사살 왕은 하나님을 믿지 않고 금과 은, 돌로 만든 우상 신들을 섬겼어요. 하루는 왕이 천 명의 귀족들을 위해 큰 잔치를 베풀었어요. 술에 취해 기분이 좋아진 벨사살 왕이 말했어요. “여봐라! 느부갓네살 왕이 예루살렘에 갔을 때, 가져온 그릇이 있지 않냐? 하나님한테 제사 지낼 때 쓰던 황금 잔이 있지 않냐 말이다.” “그건 성스러운 잔인데 뭐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성스럽다고? 웃기는 소리 말고 어서 가지고 와라, 거기다 술을 따라 마시면 맛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오늘 색다른 잔으로 한번 먹어보자. 히 힛!” 부하들이 금은 그릇을 가져오자 왕은 귀족들과 함께 그 잔에다 먹고 마셨어요.
2. 그때였어요. 왕궁의 석회벽에 사람의 손가락들이 나타나서 글자를 쓰는 것이 아니겠어요? 마침 왕이 그 광경을 보게 되었어요. “아니, 저건 뭐냐? 으흐...!” 왕은 갑자기 두려워서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어요.
3. “여봐라! 마술사나 점쟁이들 모두 데리고 와라! 저 회벽에 쓴 글을 해석하는 자에게 자주색 옷을 입히고 금 사슬을 그의 목에 걸어줄 것이다.” 갈대아에 있는 지혜자들이 다 들어와서 그 글자를 살펴봤어요. “메... 마...데...움...아이고, 뜻은 고사하고 이 글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4. 그때 왕비가 잔치하는 궁에 들어와서 소동이 일어난 것을 보고 말했어요. “왕이시여! 그 일로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왕의 나라에 거룩한 신들의 영이 있는 사람이 있어요. 왕의 부친 때에 있던 자로서 명철과 총명과 지혜가 마치 신들의 지혜와 같은 자입니다. 느부갓네살 왕은 그를 무당이나 점쟁이나 마술사 위에 세워 어른을 삼았었지요. 이제 다니엘을 부르세요. 그가 이 글자를 해석해서 알려 줄 것입니다.”
5. 다니엘이 부름을 받아 왕 앞에 나왔어요. “네가 우리 부친에게 잡혀 온 유다 자손이냐? 네 안에는 신들의 영이 있다고 하니 명철과 총명과 비상한 지혜가 있겠구나. 여기 벽에 써진 글자를 해석해 다오.” “왕이시여!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 왕의 부친 느부갓네살에게 나라와 권세와 영광과 위엄을 주었지만 그의 마음이 갈수록 교만하여져 왕위를 잃고 들짐승처럼 살기도 했었던 것을 아실 것입니다.” “맞다, 그랬었지.” “왕이시여!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도 여전히 마음을 낮추지 못하고 성배를 가져다가 술잔으로 사용하고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금, 은, 돌로 만든 신상을 찬양하고 하나님께는 영광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자가 나타난 것입니다.”
6. “이제 이 글을 읽어보겠습니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이 글을 해석하면 ‘메네’란 하나님이 왕의 나라를 세어 그것을 끝나게 하셨다 하는 뜻이요 ‘데겔’은 왕을 저울에 달아보니 부족함이 보였다 함이요 ‘우바르신’은 왕의 나라가 나뉘어서 메대와 바사 사람에게 준 바 되었다 함입니다.” 그날 밤 갈대아 왕 벨사살은 죽임을 당하고 메대 사람 다리오가 왕위에 올랐어요.
7. 다리오 왕은 다니엘을 총리 중에서도 상급 총리를 시켜 전국을 다스리게 했어요. 다니엘 밑에 있는 총리와 고관들은 왕의 사랑을 받는 그를 시기 질투했어요. “대신들, 어떻게 저 자를 고발할 수 있을까? 빈틈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일을 잘하니 말야.” “내게 좋은 수가 있어. 다니엘은 하나님을 섬기잖아. 그걸 이용하는 거야.” 총리와 고관들은 다니엘을 위험에 빠트릴 작전을 짜서 왕에게 갔어요.
8. “왕이시여! 저희들이 작성한 법령에 도장을 찍어 주십시오.” “무슨 법령인데 그러냐?” “이제부터 삼십 일 동안에 누구든지 왕 외에 어떤 신이나 사람에게 무엇을 구하면 사자 굴에 던져 넣기로 한 법령입니다. 왕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꼭 필요한 법령이니 도장을 찍어 주세요.” 다리오 왕은 조서에 도장을 찍고 금령을 내렸어요.
9. 한편 다니엘은 이런 금령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는 늘 하던 그대로 집에 돌아가서는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한 창문을 열고 하나님께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했어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일을 마치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다니엘이 자기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것을 본 총리와 고관들이 왕 앞에 찾아가 말했어요.
10. “다니엘이 왕의 법령을 어기고 자신의 하나님에게 기도했습니다. 법령은 고칠 수가 없는 법이오니 법령에 나온 그대로 당장 그 자를 사자 굴에 처넣으십시오.” 다리오 왕은 다니엘을 사랑했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내렸어요. “내가 고관들의 술수에 넘어갔구나. 나를 위해서 법령을 만든 것이 아니라 다니엘을 고발하기 위해서 만든 게 분명해. 하지만 이미 도장을 찍었으니 물릴 수도 없구나.” 총리와 고관들은 법을 집행하라고 왕에게 계속 주장했어요.
11. 해가 질 무렵, 왕은 마침내 결단을 내렸어요. 왕 앞에 다니엘이 끌려왔어요. “다니엘아! 나의 잘못된 법령으로 인해 네가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 내가 지금 너를 사자굴 에다 넣겠지만 네가 항상 섬기는 너의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시리라.” 다니엘은 사자굴에 들어갔어요. 왕은 사자굴 입구를 돌로 막고 왕과 귀족들의 도장으로 봉인했어요.
12. 그리고 침실에 돌아온 왕은 밤이 새도록 걱정하고 있었지요. “과연 다니엘이 사자 굴에서 무사히 살아 날 수 있을까?” 왕은 걱정이 되어 잠을 못 이뤘어요.
13. 한편, 사자 굴에 있는 다니엘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으헝! 그르르릉~!” 다니엘이 굴속에 있으니까 사자들이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며 나타나는 것이에요. 사자들은 굶주려 있어 입에서 거품을 물고 으르렁거렸어요. 다니엘은 당황하지 않고 조용히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살아계신 하나님! 이 사자들이 나와 함께 평안하도록 해주세요.” 하나님은 다니엘의 기도에 곧바로 응답하셨어요. 으르렁거리던 사자들은 매우 온순해져서 다니엘과 함께 누워있었답니다. 배고픈 사자들은 당장이라도 다니엘을 잡아먹을 수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사자의 입을 막으신 거예요.
14. 다음 날 새벽에 왕은 사자 굴로 달려갔어요. “다니엘아!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종 다니엘아! 네가 무사하냐? 네 하나님이 사자들에게서 너를 구원하셨느냐?” 왕이 이렇게 묻자 굴 안에서 다니엘의 음성이 들렸어요. “왕이시여! 하나님이 그의 천사를 보내시어 사자들의 입을 봉하셨습니다.” “아이고, 세상에! 네가 살아있구나! 어서 돌을 치우고 다니엘을 굴에서 건져내라!” 왕 앞에 선 다니엘은 말했어요. “사자들이 나를 해치지 못한 것은 나의 무죄함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왕이시여! 나는 왕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그래, 맞다. 여봐라! 다니엘을 고발한 사람들을 끌어와 사자 굴에 던져 넣어라! 그들은 무고한 자를 죽이려 했으니 그 죄 값을 받아야 한다.” 다니엘을 고발한 총리와 관리들은 사자 굴에 던져졌어요. 굴에 던져지기 무섭게 사자들은 달려들어 그들을 먹어버렸답니다.
15. 이 일로 인해 크게 감동을 받은 다리오 왕은 온 땅에 있는 모든 백성과 나라들을 향해 조서를 내렸어요. “내 나라에 속한 모든 백성들은 들어라! 모든 사람들은 다니엘의 하나님을 경외하라! 그는 살아 계신 하나님이요 영원히 변하지 않으실 분이다.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을 것이요 그의 권세는 무궁할 것이다. 그는 구원도 하시며 건져내기도 하신다. 하늘에서든지 땅에서든지 신기한 일을 벌이며 다니엘을 사자의 입에서 벗어나게 하셨다.” 다니엘은 메대 사람 다리오 왕의 시대와 바사 사람 고레사 왕 시대에도 크게 존경을 받았어요.
제32권 큰 물고기가 삼켰어요
1. 요나라는 선지자가 있었어요. 그 당시 이스라엘의 왕은 여로보암 2세였고, 앗수르는 이스라엘과 대적하고 있었지요. 하나님이 요나에게 말씀하셨어요. “요나야! 너는 앗수르의 도시 니느웨에 가서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라고 말하고 모두 회개하여 구원 받게 하라!” “하나님! 왜 하필이면 니느웨입니까? 죄악으로 가득한 이방 도시가 아닙니까?” “왜? 가기 싫으냐? 비록 이방의 도시지만 그곳 사람들 중에도 구원 받을 사람은 있다.” “네, 알겠습니다.”
2.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흔들렸어요. 요나는 앗수르의 도시 니느웨가 멸망을 받아 없어져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만큼 니느웨는 죄악과 부패로 물든 도시였어요. “하나님께서는 왜 이런 일을 내게 맡기셨을까? 죽기보다도 싫은 일인데, 정말 난 싫어!” 요나는 니느웨로 가지 않고 오히려 반대편 다시스로 도망가려고 했어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기로 결정한 거예요.
3. 요나는 다시스로 가기 위해 욥바란 곳으로 내려갔어요. 그곳 부둣가에서 배를 만났지요. “이 배는 어디로 가는 겁니까?” “다시스로 가는 배요.” “아! 마침 잘됐군요. 배 삯이 얼마요?” 요나는 다시스로 가는 배에 올라탔어요. 다시스는 니느웨하고는 아주 정반대되는 곳이었지요. 요나는 아주 멀리 도망치려고 했어요.
4. 하나님께서는 이런 요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다시스를 향한 배는 잔잔한 물결을 타고 떠나갔어요. 요나는 배 밑층에 내려가서 잠을 자고 있었지요. 배가 넓은 바다를 지나고 있을 때에요. 갑자기 바람이 거세지면서 풍랑이 일고 바다 저편에서 폭풍이 일어났어요.
5. “아니, 이상하다! 날씨가 참 좋았는데 갑자기 폭풍이 생기다니!” 사공들은 걱정스럽게 하늘과 바다를 번갈아 쳐다봤어요. 그러나 바람은 점점 더 심하게 불고 파도가 출렁거려 배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지요. 하나님께서 폭풍을 불러와 배를 위험에 빠트린 거예요. 선장이 배 밑창에서 자고 있는 요나를 깨웠어요. “지금 태평하게 자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바람이 불어 배가 뒤집히게 생겼소!”
6. 요나가 갑판 위로 나가보니 사람들이 흔들리는 배 위에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어요. 사공들은 배를 가볍게 하려고 물건들을 바다에 던지고 있었고 각각 자기의 신을 부르며 살려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답니다. “아! 하나님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는 구나! 나 때문에 다른 사람까지 피해를 보게 생겼구나!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한 자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바람을 일으키고 배를 뒤엎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어요.
7. 배의 선장이 요나에게 말했어요. “당신은 어떤 신을 믿고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를 생각해서라도 큰일을 당하지 않게 해달라고 당신의 하나님께 기도해 주시오!” 요나는 자신의 잘못을 알기 때문에 하나님께 차마 기도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는 사이에 선장과 사공들이 모여서 말했어요. “맑고 좋았던 날씨가 갑자기 변한 것은 하늘이 내리신 재앙이다. 이 재앙이 누구 때문에 일어난 것인지 제비를 뽑아보자!” “짧은 막대와 긴 막대가 있다. 이 중에서 짧은 막대를 뽑는 사람이 범인이다. 당신도 뽑아보시오.” “아! 그...그래요.” 요나가 막대를 뽑았더니 짧은 막대가 나왔어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긴 막대를 갖고 있었지요. 단 하나뿐인 짧은 막대를 요나가 뽑고 만 거예요. 선장은 놀라서 요나에게 외쳤어요. “아..아니! 그렇다면 이 모든 일은 당신 때문에 일어났단 말입니까?”
8. “당신은 어디서 온 누구입니까? 뭐하시는 분인데 이런 재앙을 몰고 온단 말입니까?” “다들 진정하시오! 나는 히브리 사람 요나라고 하오. 나는 바다와 육지를 지으신 하늘의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오. 사실은 하나님께서 내게 명령한 말씀이 있는데 순종하지 않고 하나님을 떠나 도망치려는 중이었다오.” “왜 그랬습니까? 당신이 하나님을 진노하게 해서 일이 이렇게 되었군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요나는 자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당하게 되자 큰 결심을 했어요. “나를 들어서 바다에 던져 넣으세요! 그러면 바다가 잔잔해질 것입니다.”
9. “에이! 여보시오! 아무리 당신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산 사람을 물에 빠트릴 수가 있단 말이요. 다들 그러지 말고 힘차게 노를 저어서 가까운 육지로 갑시다!” 선장과 사공들은 요나를 죽이고 싶지 않았어요. 그들은 힘차게 노를 저었어요. 그러나 바다는 갈수록 파도가 높아지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 앞으로 나갈 수도 없었어요. 요나는 하나님께 부르짖었어요. “하나님! 저 하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멸망시키지 말아주세요. 무죄한 피를 이들에게 돌리지 마세요.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에 맡깁니다!” 요나는 사공들에게 자신을 떠 매어 바다에 던지게 했어요. 결국 그들은 요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고 말았어요.
10. 그러자 순식간에 바다가 잔잔해지고 사납게 불던 폭풍이 잠잠해졌어요. “오! 그분의 하나님은 정말 바다와 육지를 만드신 하나님이구나! 바람을 일으키기도 하고 폭풍을 잠재우기도 하는 거룩한 분이시구나!” 선장과 사공들은 배 위에서 하나님께 제물을 올리고 제사를 지냈어요. 그렇다면 방금 깊은 바닷물 속에 빠진 요나는 어떻게 된 걸까요?
11. 요나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을 때, 어디선가 갑자기 거대한 물고기 한 마리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물고기는 커다란 입을 벌려 요나를 한 입에 꿀꺽 삼키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그 넓은 바다에 왜 하필이면 그 때를 기다려 거대한 물고기가 나타났을까요? 누가 그 물고기를 조종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하나님께서 이미 큰 물고기를 준비시켜 놓고 요나가 물에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에요.
12. “꾸르륵! 꾸륵, 쿠르르르릉!” 이상한 소리가 들려 요나가 눈을 떠보니 이게 웬일인가요? 자기가 어떤 생물의 뱃속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여기가 도대체 어디냐? 혹시 물고기 뱃속인가? 어이쿠! 하나님!” 요나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목숨을 구하셨다는 것을 알고 먼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어요.
13. “하나님! 나를 깊은 바다 가운데 던지셨지만 어두운 물결 속에서 내 생명을 건져내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요나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자기 맘대로 행동했던 일을 후회했어요.
14. 요나를 삼킨 물고기는 밤낮으로 어디론가 헤엄쳐 가고 있었지요. 요나는 거대한 물고기 뱃속에서 삼일 밤낮을 지냈어요. 하지만 요나는 두렵지 않았고 마치 배를 타고 있는 것처럼 편안했어요. 어두컴컴한 그 속에서 요나는 하나님을 생각하고 많은 기도를 했답니다. “제가 살아서 나간다면 하나님께 순종하겠습니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 손에 달려 있습니다.”
15. 마침내 거대한 물고기는 헤엄을 멈추었어요. “꾸에엑! 꾸엑! 꾸에엑!” 물고기가 막 몸을 뒤틀더니 뱃속에 든 요나를 토해냈어요. “푸하~! 웩! 비린내 한번 지독하다!” 요나는 해변의 육지에 쓰러져서 오랜만에 보는 햇빛에 눈이 부셨어요. “물고기 뱃속에서 살아나온 사람이 이 세상천지에 나 말고 또 있을까? 오, 하나님!” 요나는 땅에 누워서 껄껄껄 웃었답니다.
제33권 용서해 주셨어요
1.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두 번째로 말씀하셨어요. “정신 차리고 일어나라! 너는 앗수르의 도시 니느웨에 가서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라고 말하고 모두 회개하여 구원 받게 하라!” “알겠습니다. 하나님!”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니느웨를 향해 길을 떠났어요.
2. 삼일 밤낮을 걸어서 겨우 니느웨에 도착한 요나는 성읍으로 들어갔어요. 요나는 성읍에 들어가서 하루 동안 걸어 다니며 외쳤어요. “니느웨 성읍 사람들이여! 나의 말을 들어보라, 내가 하는 말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앞으로 사십 일 뒤에 니느웨는 멸망할 것이다. 그러니 회개하라! 하늘과 바다와 땅을 지으신 하나님의 명령이다.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라!”
3. “저게 무슨 말이지?” “니느웨가 멸망한다고? 그게 사실일까?” “우리가 죄를 너무 많이 지었나보다! 난 저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회개할거야.” “그래, 나도 생각해보니 죄를 많이 지었어. 오, 하나님! 살려주세요.” 요나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굵은 베옷을 입고 금식을 하면서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하나님! 저의 죄를 용서해 주세요. 니느웨를 용서하시고 멸망하지 않게 해주세요.”
4. 니느웨 사람들의 갑작스런 행위가 왕궁에도 전해졌어요. “니느웨의 백성들이 굵은 베옷을 입고 밥도 굶어가면서 하나님께 용서를 빌고 있다고 합니다.” “어디 초상이라도 난 거냐?” “그게...이 도시 전체가 초상나게 생겼습니다! 니느웨가 앞으로 사십 일 후에 멸망한다고 합니다.” “뭐, 뭐라구? 그게 사실이라면 시간이 없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여봐라! 왕궁에서도 모두 굵은 베옷을 입고 하나님께 기도드리자!” 왕은 요나의 말을 믿고 두려움에 벌벌 떨었어요.
5. 왕은 니느웨 백성들에게 조서를 내렸어요. “니느웨의 모든 백성은 왕명을 받아라! 지금부터 사람이든지 짐승이든지 다 굵은 베옷을 입고 힘써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라! 앞으로 사십 일이 될 때까지는 먹지도 마시지도 마라! 무조건 회개하고 우리가 지은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자!”
6. “우리가 진심으로 뉘우치면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시고 우리를 멸망하지 않게 하실 것이다.” 왕이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는 것을 본 하나님은 이 나라에 재앙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하셨어요.
7. “요나야! 니느웨를 멸망시키지 않겠다.” “뭐, 뭐라구요? 지금 장난하세요?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내가 고국에 있을 때부터 하나님의 명령이 맘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빨리 다시스로 도망쳤던 것입니다.”
8. “하나님은 본래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사랑이 크시니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않을 하나님이신 것을 내가 이미 알아봤다니까요. 아이구, 내가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헛소리하고 돌아다닌 꼴이 됐으니 창피해서 못 살겠어요.” “허허! 네가 지금 성질내는 것이 옳으냐?” “아이고, 난 몰라요! 성 앞에 가서 니느웨가 정말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고 있을 랍니다.”
9. 요나는 성읍에서 나가서 성읍 동쪽에 풀과 나뭇가지로 초막을 짓고 그 그늘 아래 앉아있었어요. 한낮의 햇빛이 너무 강해서 요나는 초막 안에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흘렀어요. “아이고, 더워서 죽겠네! 이런데서 몇 날 며칠을 버텨야 하다니!”
10. 하나님께서 요나가 무척 더워하시는 것을 보고 초막 지붕에 박넝쿨이 자라도록 하셨어요. 박넝쿨은 밤새도록 자라서 초막에 큰 그늘을 드리웠지요. “으하하하! 간밤에 박넝쿨이 자랐구나! 아이고, 박넝쿨아 고맙다! 정말 고마워. 너 때문에 한낮에도 내가 시원하게 잘 지낼 수 있겠구나! 박넝쿨아 정말 귀하고 아름답다.” 요나는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준 박넝쿨을 찬양했어요.
11. 하나님께서 요나의 이런 모습을 보시고 한 가지 꾀를 내셨어요. 그날 밤이 지나고 새벽이 되었을 때 하나님은 벌레를 보내 박넝쿨 잎을 모두 갉아먹게 하셨어요. “사각 사각! 서걱 서걱!” 벌레들은 박넝쿨 잎사귀를 신나게 갉아먹었답니다.
12. 요나는 잠에서 깨어나 초막의 지붕을 쳐다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 아니! 박넝쿨이 다 어디로 간 거야? 그 많던 잎들을 벌레가 싹 먹어버렸잖아? 아이고, 내가 못 살아!” 그때 하나님은 동쪽에서 더운 바람을 불게 하셨어요. 그늘이 되어주던 박넝쿨이 없어지자 햇빛이 더욱 강렬하게 요나의 머리위에 쏟아졌어요. “헉 헉! 더워서 도저히 못 살겠다! 하나님 차라리 날 죽여주세요.”
13. “요나야! 그까짓 박넝쿨이 밤새 없어졌다고 네가 성내는 것이 옳으냐? “그럼요, 성질이 안 나게 생겼습니까? 박넝쿨 덕분에 어제는 시원하게 잘 지냈는데 하루만에 박넝쿨이 사라졌으니 화가 안나겠냐구요?”
14. 하나님이 요나에게 말씀하셨어요. “네가 수고하지도 않았고 재배를 한 것도 아니고 하룻밤에 생겼다가 하룻밤에 말라버린 이 박넝쿨을 아끼지 않았느냐?” “네, 제겐 박넝쿨이 아주 귀한 것이었습니다. 너무 아깝습니다.”
15. “맞다. 박넝쿨 하나라도 그렇게 소중한 것인데, 저 니느웨 성읍 안에는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가축이 있느냐. 그것들을 내가 어찌 아끼지 않겠느냐?” “아, 하나님!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앗수르 왕국의 수도 니느웨를 구원하신 하나님은 이 일을 통해 구원의 계획이 이스라엘 민족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방민족에게도 해당되는 것임을 나타내셨답니다.
제34권 앞일을 말했어요
1. 이사야 선지자는 유다의 웃시야, 요담, 아하스, 히스기야왕 시대에 살았던 예언자였어요. 이사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전하는 은혜 받은 선지자였지요. 그 당시에 유다와 이스라엘 왕국은 하나님을 버리고 이방 민족처럼 우상들을 숭배했어요. 하나님은 죄악으로 가득 찬 백성들을 보시고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예언하셨어요.
2. “만군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생존자를 조금 남겨 두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소돔과 고모라처럼 되었을 것이다! 너희 소돔 같은 이스라엘 관원들아,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라! 너희 고모라 같은 이스라엘 백성들아 하나님의 법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는 형식적으로 제사를 지내고 마음에도 없는 제물을 올린다. 하나님을 믿지 않고 올리는 제물을 하나님은 받지 않으신다. 하나님을 믿지 않은 채 아무리 기도를 많이 해도 하나님은 듣지 않으신다.”
3. “너희는 스스로 씻으며 스스로 깨끗하게 하여 하나님 앞에서 악한 일을 그치고 선한 일을 배워라! 정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돕고 고아를 보살피고 과부를 위해 변호하라! 그렇게 하면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 같이 희게 될 것이요, 진홍 같이 붉을지라도 양털처럼 희게 되리라.”
4. 웃시야 유다 왕이 죽던 해에 선지자 이사야는 환상을 봤어요. “내가 보니까 하나님께서 높은 보좌에 앉으셨는데 그의 옷자락이 성전에 가득하였다. 주변에는 천사들이 모시고 섰는데 여섯 날개가 있었다. 두 날개로는 얼굴을 가렸고 두 날개로는 발을 가리고 나머지 날개로 날아다니면서 외쳤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하나님!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 그들이 외치는 소리에 성전 바닥이 흔들리고 성전 안에 연기가 자욱했다.”
5. 이사야는 그때 하나님을 보며 말했어요. “내가 망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나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살면서 만군의 하나님이신 왕을 뵈었으니 화를 입을 것입니다.” 그때 천사 하나가 부젓가락으로 제단에서 활활 불타는 숯덩이를 집어 들더니 이사야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숯덩이를 이사야 입술에 대며 천사가 말했어요. “이것이 네 입에 닿았으니 네 악이 사라지고 네 죄를 용서받았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사야를 보고 말씀하셨어요. “내가 누구를 보내어 이스라엘의 백성을 회개시킬까?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나님! 내가 갈 테니 나를 보내세요.”
6. 하나님은 이사야에게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을 말씀하셨어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눈이 감기게 하라.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다시 돌아올 때까지 말이다.” “하나님! 그게 어느 때까지 입니까?” “성읍들이 황폐하여 주민이 없으며 가옥들에는 사람이 없고 이 토지는 황폐하게 되며 내가 사람들을 멀리 옮겨서 이 땅 가운데에 황폐한 곳이 많을 때까지니라.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아직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황폐해질 것이다. 그러나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어져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7. 아하스가 유다의 왕일 때, 그는 많은 악한 일을 했어요. 바알 신을 섬기고 우상의 제물로 바치기 위해 자기 아들을 불태웠어요. 유다 왕국을 전복시키려고 아람의 르신 왕과 이스라엘의 베가왕이 쳐들어왔어요. 아하스 왕은 이들과 싸워서 이겼지만 언제 또 적들이 공격할지 몰라서 항상 두려웠지요. “아람과 이스라엘이 아주 동맹을 맺고 또다시 우리를 공격할 모양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하스 왕과 유다 백성들은 공포에 떨었어요. 그 때에 하나님께서 이사야에게 말씀하셨어요. “이사야여! 아하스 왕을 만나서 내 말을 전해라. 아람과 이스라엘이 성내고 날뛰어도 이들은 연기 나는 부지깽이 그루터기에 불과하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낙심하지도 말라! 그들이 유다를 쳐서 무너뜨리고 새 왕을 세우려고 계획하고 있지만 그 일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나의 말을 굳게 믿지 않으면 굳게 서지 못하리라.”
8. 하나님은 아하스 왕에게 말씀하셨어요. “너는 네 하나님께 깊은 데서나 높은 데에서든지 한 징조를 구하라!” “아닙니다! 저는 징조를 구하지 않겠습니다. 하나님을 시험하지 않겠어요.” 그러자 이사야가 말했어요. “너희가 사람을 괴롭히고서 그 일을 우습게 여겨 또 나의 하나님을 괴롭히려 하느냐?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나님은 장차 유다 땅 베들레헴에 오실 메시아(예수그리스도)를 아하스 왕에게 징조로 알려 주셨어요.
9. 하나님은 열방을 향하여 주장하셨어요. “이스라엘의 쫓긴 자들을 모으고 사방에서 유다의 흩어진 자들을 모으리라! 유다를 괴롭히던 자들은 끊어지며 이스라엘과 유다 사이에 질투는 사라지고 서로 화평하게 될 것이다! 그들이 서쪽으로 블레셋 사람들의 어깨에 날아 앉고, 동방의 백성들을 노략하며 에돔과 모압에 손을 대고 암몬 자손을 복종시키리라.”
10. 이사야는 장차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을 구원해주실 하나님께 감사 찬송을 드렸어요.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믿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하나님은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 그러므로 너희가 기쁨으로 구원의 우물들에서 물을 길으리로다. 또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행하심을 만국 중에 선포하며 그의 이름이 높다 하라! 하나님을 찬송할 것은 극히 아름다운 일을 하셨음이니 이를 온 땅에 알게 할지어다.”
11. 이사야는 평화의 왕에 대해서 말했어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전능하신 하나님, 평강의 왕이라 할 것이다. 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이스라엘 백성과 그 나라를 굳게 세워 지금 이후로 영원히 정의와 공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다.”
12. 이사야는 평화의 나라에 대해서도 말했어요.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리라.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가 그 짐승을 데리고 다닐 것이다.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뛰어놀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다.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다. 내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치는 일도 상하게 될 일도 없을 것이다. 물이 바다를 덮음과 같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이다.”
13. 이사야는 바벨론에 대해 하나님의 경고 말씀을 전했어요. “너희는 애곡할지어다. 하나님의 날이 가까웠으니 전능하신 하나님께 멸망을 당할 것이다. 바벨론이 하나님께 멸망당한 소돔과 고모라 같이 될 것이다. 그 곳에는 거주하는 자가 없을 것이고 아라비아 사람도 거기에 장막을 치지 않으며 목자들도 그곳에 양 떼를 쉬게 하지 않을 것이다. 들짐승들이 그들의 집에 가득할 것이며 그의 궁성에는 늑대가 울부짖을 것이다.”
14. 유대왕 아하스가 죽던 해에 하나님이 이사야를 통해 블레셋의 멸망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성문이여 슬피 울지어다. 성읍이여 부르짖을 지어다. 너 블레셋이여! 다 소멸될 것이다.” 하나님은 앗수르 왕국에 대해서도 예언하여 말씀하셨어요. “내가 앗수르를 나의 땅에서 파하며 나의 산에서 그것을 짓밟으리니 그 때에 그의 멍에가 이스라엘에게서 떠나고 그의 짐이 그들의 어깨에서 벗어질 것이다. 이것은 온 세계를 향한 내가 정한 경영이며 열방을 향하여 편 손이라, 만군의 하나님께서 경영하셨으니 누가 그것을 거역할 수 있고 그의 펼친 손을 돌이킬 수 있겠는가!”
15.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유다 땅을 괴롭히던 주변 모든 국가들에 대해서 심판을 예언하셨어요. “모압에 관한 경고라 하룻밤에 모압 기르가 망하여 황폐할 것이다. 그들은 우상 신들의 산당에 올라가서 슬피 울며 거리에서는 굵은 베로 몸을 동이고 머리카락을 밀고 수염을 깎으리라.” “다메섹에 관한 경고라 보라, 다메섹이 장차 성읍을 이루지 못하고 무너진 무더기가 될 것이라. 자기 손가락으로 만든 아세라 상이나 태양 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 그 날에 견고한 성읍들이 황폐하리니 이는 네가 네 구원의 하나님을 잊어버리며 네 능력의 반석을 마음에 두지 아니한 까닭이다.”
*이사야 1장,6~7장,9~17장,
제35권 기도해서 살았어요
1. 유다의 왕 히스기야 십 사년에 앗수르 왕 산헤립이 올라와서 유다의 모든 견고한 성을 차지했어요. 앗수르 왕의 명을 받은 랍사게가 대군을 이끌고 히스기야 왕에게로 갔어요. 유다 왕궁을 맡은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 사관 요아가 길 위에서 랍사게를 맞았어요. “앗수르 대왕이 말씀하셨다. 너희를 멸망시키려는 것은 너희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올라가 그 땅을 쳐서 멸하라 하셨느니라! 우하하하!” “우리가 아람 방언을 알아들으니 제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유다 백성들이 듣는데서 말하지 마세요.” 그러나 랍사게는 오히려 유다 방언으로 크게 외쳤어요.
2. “앗수르 대왕의 말씀이시다! 너희는 히스기야 유다 왕에게 속지마라. 히스기야가 ‘하나님을 믿어라! 하나님이 반드시 우리를 앗수르 왕의 손에서 건지시리라.’라고 말해도 듣지 마라! 너희는 내게 항복하라. 그러면 잘 먹고 잘 살게 해줄 것이다. 이 열방의 신들 중에 어떤 신이 자기 나라를 내 손에서 건져냈느냐? 너희의 하나님이 예루살렘을 내 손에서 건지겠느냐? 우하하하!” 랍사게의 교만에 가득 찬 말을 들은 왕궁 맡은 자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 사관 요아가 서럽게 울며 히스기야 왕에게 랍사게의 말을 전했어요.
3. 하나님을 모욕하는 랍사게의 말을 전해들은 히스기야 왕도 그 자리에서 옷을 찢고 굵은 베옷으로 갈아입고 하나님의 성전으로 갔어요. 왕은 엘리아김과 셉나와 제사장들을 선지자 이사야에게 보냈어요. “선지자 이사야여! 오늘 우리가 받은 치욕을 어떻게 말로 다할 수가 없어요. 당신의 하나님께서 랍사게의 말을 다 들으셨을 겁니다. 그가 앗수르 왕의 명령을 받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훼방하였으니 그자의 잘못을 꾸짖어 줄것입니다. 부디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해주시오.”
4. 그들의 말을 듣고 난 선지자 이사야가 하나님 말씀을 전했어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길 너희가 앗수르 왕의 종들에게 능욕을 당한 일로 말미암아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영을 그의 속에 두어 그가 소문을 듣고 그의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며 또 그의 고국에서 그가 칼에 맞아 죽게 하리라.”
5. 랍사게가 립나를 치고 있는 앗수르 왕을 만났어요. 앗수르 왕은 히스기야 왕에게 사람을 보내 말했어요. “히스기야 왕! 네가 믿는 하나님이 예루살렘을 지켜주실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내가 모든 나라를 쳐서 멸망시켰는데 너희의 하나님에게 기도한다고 해서 네가 구원을 받겠느냐?” 히스기야 왕은 앗수르 왕의 글을 받아 읽고 하나님의 성전으로 가서 하나님 앞에 글을 펼쳐놓고 기도했어요. “만군의 하나님! 천하만국에 유일하신 하나님! 주께서 천지를 만드셨습니다. 하나님! 앗수르 왕 산헤립이 하는 말을 들어보세요.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훼방하고 있습니다. 산헤립이 이방 나라들을 쳐서 그들의 신들을 불에 던졌지만 그것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나무와 돌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방 나라들은 보호받지 못했으나 전능하신 우리 하나님! 이제 우리를 그의 손에서 구원하시어 천하만국의 모든 주민이 하나님이야말로 유일하신 하나님인줄 알게 해주세요.”
6.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에게 사람을 보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어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씀하시길 네가 앗수르의 산헤립 왕의 일로 내게 기도하였도다. 내가 전부터 이사야를 통해 예언한 일이 있듯이 모든 일은 정해져 있다. 이제 내가 그 일을 이루리라! 앗수르 왕은 예루살렘 성에 이르지 못하며 화살 하나도 이쪽으로 쏘지 못할 것이다! 방패를 가지고 성에 가까이 오지도 못하며 흉벽을 쌓고 치지도 못하리라. 그는 오던 길로 되돌아갈 것이다. 나를 위하여 내 종 다윗을 위하여 이 성을 보호하며 구원하리라!”
7. 예루살렘 성 앞에 진을 치고 있던 앗수르의 군사들 앞에 하나님의 군대가 나타났어요. “앗! 저 많은 군사들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냐?” “뭐...뭐냐? 저 사람들은 그냥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눈에서 불꽃이 활활 타는 구나!” “마병의 말들은 하늘을 뛰어다니는 것만 같다! 저들의 기세를 누가 당할 수 있단 말인가!” “으아악! 도저히... 안 돼!” 하나님의 군대가 앗수르 진중에 십팔만 오천 명을 물리쳤어요. 아침에 유다 사람들이 보니 성 앞에 죽은 사람들이 끝도 없이 엎드려 있었어요.
8. 앗수르 왕 산헤립은 싸움에서 패배하고 니느웨 성읍으로 도망갔어요. 그곳에 있는 니스록 신전에서 경배할 때에 그의 아들 아드람멜렉과 사례셀이 그를 칼로 죽이고 아라랏 땅으로 도망갔어요. 하나님께서 ‘칼에 맞아 죽게 하리라.’고 말씀하신 그대로 되었답니다. 산헤립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 에살핫돈이 앗수르의 왕이 되었어요.
9. 그 후에 히스기야 왕이 병들어 죽게 되었어요. 선지자 이사야가 그에게 와서 말했어요. “하나님께서 죽기 전에 유언을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히스기야 왕이 얼굴을 벽에 향하고 하나님께 통곡하면서 기도했어요. “내가 주 앞에서 진실한 마음으로 행하며 주의 눈앞에서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해주세요.” 하나님은 히스기야 왕의 기도를 듣고 응답하셨어요. “네 조상 다윗의 하나님이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 내가 너의 수명을 십오 년 더 살게 해주리라. 또한 이 성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건져내고 보호해 주리라.”
10. 하나님의 언약대로 히스기야 왕은 병이 나아서 다시 살게 되었어요. 그가 병이 나은 뒤 하나님께 감사하며 말했어요. “내게 큰 고통을 더하신 것은 내게 평안을 주려 하심이라. 주께서 내 영혼을 사랑하여 멸망의 구덩이에서 건지셨고 내 모든 죄를 주의 등 뒤로 던지셨나이다. 산 자들아! 오직 하나님께 감사하자!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하시니 우리가 평생 하나님의 성전 앞에서 수금을 타며 찬양의 노래를 부르리라.”
11. 히스기야 왕의 병이 나았다는 소식을 듣고 바벨론 왕의 사신들이 위로편지와 예물을 가지고 왔어요. 히스기야 왕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아무 생각도 없이 사신들에게 나라의 보물 창고를 보여줬어요. 그러자 선지자 이사야가 이 소식을 듣고 왕에게 찾아왔어요. “그 사람들은 어디서 온 자들입니까?” “바벨론에서 온 사절단입니다. 제게 위로의 글과 함께 선물까지 줬어요.” “그들이 왕의 궁전에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내 궁전에 있는 보물이란 보물은 죄다 자랑하고 보여줬지요.”
12. “쯧 쯧 쯧! 참으로 생각이 없으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보세요. 네 집에 있는 모든 소유와 네 조상들이 오늘까지 쌓아 둔 재산이 모두 바벨론에게 옮겨지고 남을 것이 없으리라. 또 네게서 태어날 자손 중에 몇 명이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아이고, 내가 또 경솔한 짓을 했군요. 이미 엎어진 물,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겠네요. 하나님의 말씀대로 되겠지요. 그러나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평안함과 견고함이 있을 것을 믿습니다.”
13. 하나님은 이사야의 입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수많은 언약을 말씀하셨어요. “이스라엘아!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내 것이라.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며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다.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도 타지 않을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할 것이다. 나는 여호와 네 하나님이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요 네 구원자임이라.”
14. “여호와의 증인들에게 말한다. 너희는 나의 증인, 나의 종으로 선택을 받았다. 이는 너희가 나를 알고 믿으며 내가 그인 줄 깨닫게 함이라. 나의 전에 지음을 받은 신이 없었고 나의 후에도 없으리라. 나는 여호와라 나 외에 구원자가 없느니라. 그러나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그는 유다 땅 베들레헴에서 나실 메시아(예수그리스도)이니 그의 이름이 곧 여호아의 이름을 대신하게 되리라.”
15.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이니, 그가 곧 ‘유대인의 왕’이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의 우편에 앉아 하늘 구름을 타고 오신’ 자니라, 그를 믿고 그를 통해 여호아 하나님의 증인이 되라. 그가 이 땅의 모든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보낸 예수 그리스도이니라.”
* 이사야 36~39장, 43장.
제36권 우상을 쫒아냈어요
1. 히스기야 왕이 죽고 그의 아들 므낫세가 왕이 되었어요. 므낫세 왕은 아버지가 헐어버린 산당을 다시 세우고 바알신을 모시는 제단을 쌓았어요. “하늘의 해와 별과 달님이시여! 경배합니다.” 므낫세 왕은 하나님의 성전에서 하나님께 예배하지 않고 자연 신을 숭배했답니다.
2. 므낫세 왕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왜 버렸을까요? 히스기야 왕은 큰 병이 걸렸을 때 하나님께 기도해서 수명을 십오 년간 더 연장할 수 있었어요. 므낫세는 그때 낳은 아들이랍니다. 히스기야 왕은 병이 낫자 교만해졌어요. 아들은 아버지를 보고 배우는 거랍니다. 히스기야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자식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거에요.
3. 므낫세 왕은 갈수록 우상숭배가 심해졌어요. 귀신들린 무당을 가까이 하고 점술가에게 점을 보는 일도 많았어요. 또 자기가 직접 나무를 깎아서 아세라 목상을 만들어 성전에 세웠어요.
4. 하나님께서 므낫세 왕의 악행을 보시고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셨어요. “유다 왕 므낫세가 전에 있던 아모리 사람들의 행위보다 더 악하다. 이제 예루살렘과 유다에 재앙을 내릴 것이니 듣는 자마다 두 귀가 울리리라. 사람이 그릇을 씻어 엎어놓듯이 예루살렘을 씻어 버릴 것이다. 이는 애굽에서 나온 그의 조상 때부터 오늘까지 저들이 우상숭배하고 악을 행하여 나의 진노를 일으켰음이라.”
5. 므낫세 왕은 우상 숭배만이 아니라 죄 없는 사람을 죽게 하여 그 피가 예루살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가득하게 했어요. 므낫세 왕은 열두 살에 왕이 되어 오십오 년간 유다를 우상 숭배하는 죄악의 나라로 만들고 죽었어요.
6. 므낫세가 죽자 그의 아들 아몬이 유다 왕이 되었어요. 아몬은 아버지의 악행을 그대로 본받아서 나라를 다스렸어요. 아버지가 섬기던 우상을 섬겨 그것들에게 경배했어요. 조상들의 하나님을 버리고 악행을 일삼던 중에 신하들이 반역해서 아몬을 궁중에서 죽였어요. 반역한 신하들은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고 아몬의 아들 요시야가 왕이 되었어요. 아몬은 이십 이세에 왕이 되어 이년 동안 왕위에 있다가 죽임을 당했답니다.
7. 요시야 왕은 정직한 왕이었어요. 그의 조상 다윗처럼 바른 길로 갔지요. 요시야 왕 십팔 년에 왕이 서기관 사반을 하나님 성전에 보내며 말했어요. “너는 대제사장 힐기야에게 올라가서 하나님께 바친 백성들의 돈을 성전 재건축을 맡은 감독관에게 줘라. 감독관이 작업자에게 돈을 줘서 성전에 부서진 것을 수리하게 하라. 곧 목수와 건축자와 미장이에게 주게 하고 재목과 다듬은 돌을 사서 성전을 수리하게 하라.”
8. 대제사장 힐기야가 서기관 사반을 만난 자리에서 말했어요. “내가 하나님의 성전에서 율법 책을 발견했습니다. 한번 읽어 보시죠.” “아, 하나님의 율법을 적은 책이로군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9. 서기관은 왕에게 돌아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보고했어요. “왕이시여! 왕의 신복들이 성전에서 찾아낸 돈을 감독자의 손에 맡겼습니다. 그런데 제사장 힐기야가 제게 책을 주었어요. 하나님의 율법 책이랍니다.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너희는 우상을 숭배하지 마라. 너희 손으로 만든 물건을 놓고 예배하지 말라...” 요시야 왕은 율법책의 내용을 듣고 그 자리에서 통곡하며 울부짖었어요. “우리 조상들이 이 책의 말씀을 듣지 않았다! 여기 기록된 모든 일을 행하지 않았다! 그러고도 우리가 하나님 앞에 벌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10 요시야 왕은 제사장과 서기관을 여선지자 훌다에게 보냈어요. 훌다는 왕의 신하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어요. “이스라엘의 하나님 말씀이 내가 이곳과 그 주민에게 재앙을 내리되 곧 유다 왕이 읽은 책의 모든 말대로 할 것이다. 이는 백성이 나를 버리고 다른 신에게 분향하며 그들의 행위가 나를 분노하게 했다. 그러므로 내가 이곳을 향하여 벌을 내릴 것이다!”
11. 여선지자 훌다는 또 다른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어요. “내가 이곳과 주민에게 내린 저주를 듣고 왕의 마음이 내게 순종하고 죄를 깨닫고 통곡하는 소리를 들었으니 내가 이곳에 내리는 재앙은 네가 죽고 난 뒤에 일어날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재앙을 볼 수 없으리라.”
12. 요시야 왕은 유다와 예루살렘의 모든 장로를 불렀어요. “모두들 나와 함께 하나님의 성전으로 올라가자. 내가 성전 안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언약 책을 읽어 주겠다.” 왕은 성전의 단 위에 서서 하나님 앞에 언약을 세웠어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온 백성이 마음과 뜻을 다해 하나님 앞에 순종하고 계명과 법도와 율례를 지키겠습니다. 율법 책에 기록된 언약의 말씀을 잘 지키겠습니다.”
13. 왕은 대제사장 힐기야 와 모든 부제사장들에게 명령했어요. “바알과 아세라와 하늘의 일월성신을 위해 만든 모든 그릇들을 하나님의 성전에서 끌어내어 기드론 밭에서 불사르라! 그 재는 벧엘로 가져가라. 옛적에 유다 왕들이 성읍과 주위의 산당들에서 분향하며 우상을 섬기게 한 제사장들을 없애겠다. 하나님의 성전에 세운 아세라 상은 예루살렘 바깥으로 내던져 불사르고 가루를 빻아서 백성들의 묘지에 뿌려라!”
14. “또 유다 왕들이 태양을 위해 드린 말들을 없애버려라! 이 말들은 하나님의 성전 입구에 사는 내시 나단멜렉의 집 곁에 있던 것이다. 그곳에 있는 태양 수레도 불살라 버려라! 유다 왕 아하스의 다락 지붕에 세운 제단들과 므낫세가 하나님의 성전 마당에 세운 제단들을 다 헐고 가루를 내어 기드론 시내에 쏟아 버려라!”
15. 요시야 왕이 모든 우상을 불태우고 없애버렸어요. 그러던 중에 어떤 비석을 보게 되었어요. “저 비석은 무엇이냐?” “왕이시여! 사마리아에서 온 선지자의 무덤입니다.” “오, 그래! 하나님의 사람이 있는 이곳은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요시야 왕은 백성에게 명령했어요. “하나님의 언약 책에 기록된 그대로 너희는 하나님을 위하여 유월절을 지켜라!” 요시야 왕 십팔 년에 비로소 예루살렘에서 하나님 앞에 유월절이 지켜졌답니다.
*열왕기하 20~23장
제37권 희망을 말했어요
1. 하나님은 우상을 숭배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하셨어요. “우상을 만드는 사람은 모두 허망하다. 신상을 만들고 우상을 부어 만든 자가 누구냐? 그 대장장이들은 사람일 뿐이다. 철공은 철로 연장을 만들고 숯불로 일하며 망치를 가지고 신상을 만든다. 그 일을 하다가 배가 고프면 기운이 없고 물을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게 된다. 목공은 숲의 나무를 베어다가 우상을 만든다. 이 나무는 사람이 땔감으로 쓰는 것이다. 그것을 가지고 자기 몸을 덥게도 하고 불을 피워 떡을 굽기도 하고 신상을 만들어 경배하거나 우상을 만들어 그 앞에 엎드리기도 한다.”
2. “땔감의 절반은 불에 사르고 그 절반으로 고기를 구워 먹고 배불리며 또 몸을 덥게 하여 ‘아하 따뜻하다! 내가 불을 보았구나!’ 한다. 그 나머지로 신상, 곧 자기의 우상을 만들고 그 앞에 엎드려 경배하며 그것에게 기도하기를 ‘너는 나의 신이니 나를 구원하라!’하는구나.”
3. “그들이 알지도 깨닫지도 못함은 그들의 눈이 가려서 보지 못하며 그들의 마음이 어두워져서 깨닫지 못함이다. 마음에 생각도 없고 지식도 없고 총명도 없으므로 ‘내가 어찌 한낱 나무토막을 가지고 신상을 만들겠는가? 그리고 그 나무토막 앞에 굴복하고 경배하겠느냐?’라는 반성조차 하지 못한다. 그들은 어리석어 자기의 영혼을 구원하지 못한다.”
4. 하나님은 페르시아 왕 고레스를 세워 바벨론에 사로잡힌 유다백성들을 구하셨어요. 하나님은 고레스에 대해서 말씀하셨어요. “그가 나의 모든 기쁨을 성취하리라. 내가 그의 오른손을 붙들고 그 앞에 열국의 왕들이 성문을 열고 항복하게 하리라. 내가 너보다 앞서가서 성문을 열고 금은보화가 숨어있는 재물을 찾아 주리라. 나는 하나님이라 나 외에 다른 신은 없다. 나는 빛도 만들고 어둠도 창조하며 나는 평안도 짓고 환난도 창조하니 나는 이 모든 일을 행하는 자니라.”
5. “질그릇의 한 조각에 불과한 자가 자기를 지으신 토기장이와 다툰다면 화가 있으리라. ‘진흙이 토기장이에게 너는 무엇을 만드느냐?’ ‘진흙이 토기장이에게 왜 이렇게 솜씨가 없느냐?’이렇게 말할 수 있겠느냐? ‘아버지는 무엇을 나았소?’ ‘어머니는 무엇을 낳으려고 그렇게 힘들게 고생했소?’라고 묻는 자는 화 있으리라.”
6. 선지자 이사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어요.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 곧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내가 땅을 만들고 그 위에 사람을 창조하였다. 내 손으로 하늘을 펴고 하늘의 모든 군대를 명령했다. 나는 여호와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느니라. 나는 감추어진 곳이나 캄캄한 땅에서 말하지 않았다. 야곱 자손에게 너희가 혼돈 속에서 나를 찾으라고 하지 않았다. 나는 의를 말하고 정직한 것을 알렸다.”
7. “나무 우상을 가지고 다니며 구원하지 못하는 신에게 기도하는 자들은 무지한 자들이다. 이 얘기를 옛날부터 알게 하고 듣게 한 자가 누구냐? 나는 공의를 행하며 구원을 베푸는 하나님이라 나 외에는 다른 신은 없다. 땅의 모든 끝이여 내게로 돌이켜 구원을 받으라! 나는 하나님이라 다른 이가 없다.”
8.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판의 꽃과 같다.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드는 것은 하나님의 기운이 뜨거운 바람을 일으킴이다.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9. “아름다운 소식을 시온에 전하는 자여! 너는 높은 산에 올라가라. 너는 힘써 소리를 높여라! 두려워말고 소리를 높여 유다의 성읍들에게 너희의 하나님을 보라고 전하라! 보라, 하나님께서 장차 강한 자로 오실 것이다. 친히 그의 팔로 다스리실 것이니 그는 목자 같이 양떼를 먹이시며 어린 양을 그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먹이는 암컷들을 온순히 인도하시리라.”
10. “누가 손바닥으로 바닷물을 헤아렸고 뼘으로 하늘을 쟀으며 땅의 티끌을 되에 담아 보았으며 접시 거울로 산을, 막대 저울로 언덕들을 달아 보았으랴. 보라, 그에게는 모든 나라가 통속의 물 한 방울과 같고 저울에 단 작은 티끌 같으며 섬들은 떠오르는 먼지와 같다. 레바논은 땔감에도 부족하겠고 그 짐승들은 번제에도 부족할 것이다.”
11. “그런즉 너희가 하나님을 누구와 같다 하겠으며 무슨 형상을 그에게 비기겠느냐? 우상은 장인이 부어 만들었고 장색이 금으로 입혔고 또 은사슬을 만든 것이니라. 궁핍한 자는 제사를 드릴 때에 썩지 않는 나무를 택하고 지혜로운 장인을 구하여 우상을 만들어 흔들리지 않게 세우느니라.”
12. “너희가 알지 못하였느냐 너희가 듣지 못하였느냐 태초부터 너희에게 전하지 않았느냐 땅의 기초가 창조될 때부터 너희가 깨닫지 못하였느냐? 그는 땅 위 궁창에 앉으시나니 땅에 사는 사람들은 메뚜기 같으니라. 그가 하늘을 차일같이 펴셨으며 거주할 천막 같이 치셨고 귀인들을 폐하시며 세상의 재판관들을 헛되게 하시나니 그들은 겨우 심기고 겨우 뿌려졌으며 그 줄기가 겨우 땅에 뿌리를 박자 곧 하나님이 입김을 부시니 그들은 말라 회오리바람에 불려 가는 지푸라기 같도다.”
13. “거룩하신 이가 이르시되 그런즉 너희가 나를 누구에게 비교하여 나를 그와 동등하게 하겠느냐 하시니라. 너희는 눈을 높이 들어 누가 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나 보라. 주께서는 수효대로 만상을 이끌어 내시고 그들의 모든 이름을 부르시나니 그의 권세가 크고 그의 능력이 강하므로 하나도 빠짐이 없느니라.”
14. “야곱아! 어찌하여 네가 말하며 이스라엘아! 네가 이르기를 내 길은 하나님께 숨겨졌으며 내 송사는 하나님에게서 벗어난다 하느냐. 너는 알지 못하였느냐? 듣지 못하였느냐? 영원하신 하나님, 땅 끝까지 창조하신 이는 피곤하지 않으시며 지치거나 괴롭지 않고 명철이 한이 없다.”
15. “피곤한 자에게는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는 힘을 더하시니 소년이라도 피곤해져 지치고 장정이라도 넘어지고 쓰러지되 오직 하나님을 간절히 바라보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가는 것 같을 것이요 뛰어도 피로하지 않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않으리라.” 선지자 이사야는 하나님의 수많은 말씀을 전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앞으로 회개하며 돌아오기를 간구했어요.
*이사야40장, 44,45장
제38권 누가 태어 나셨을까요?
1. 갈릴리 나사렛이라는 마을에는 하나님을 믿고 섬기는 ‘마리아’라는 마음씨 고운 처녀가 살고 있었어요. 그녀는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하나님만 믿고 살아가는 ‘요셉’이라는 목수와 약혼한 사이였어요.
2. 어느 날, 하나님의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말했어요. “마리아야!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하시고 네게 은혜를 베푸노라. 너는 성령으로 아들을 낳게 될 것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그가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아!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저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처녀입니다.” “마리아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에게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하나님의 아들이다.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줄 것이다. 또한 네 친족 엘리사벳도 본래 임신하지 못하지만 아들을 벤 지 이미 여섯 달이나 되었다. 그녀는 ‘요한’이라는 아들을 낳게 될 것이다. 그 아이는 주의 길을 앞서 알리는 자가 될 것이다.”
3. 마리아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난 뒤 유대 땅 산골 동네에 사는 엘리사벳을 찾아갔어요. “엘리사벳 고모님, 정말 아기를 갖으셨네요?” “오! 마리아야, 네가 여기까지 웬일이냐? 이런, 이렇게 기쁜 일이 있을 수가 있나!” “고모님 왜 그러세요?” “네가 와서 인사하니까 태중의 아이가 기뻐하며 뛰노는구나! 너는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주신 아기의 어머니가 분명 하구나!”
4. 마리아의 약혼자 요셉은 마리아가 아기를 가졌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되었어요. “하나님! 제게 왜 이런 이상한 일이 생겼나요? 이런 일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날 밤, 하나님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났어요. “요셉아! 마리아를 그냥 아내로 맞이해라. 마리아가 아기를 갖은 것은 하나님의 뜻이니라. 아기가 태어나면 ‘예수’라고 이름을 지어라. 그 아기가 자라서 모든 사람들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통해 하신 말씀을 이루려는 것이에요.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임마누엘이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뜻이랍니다.
5. 그 당시 로마 황제는 모든 백성들에게 자기가 태어난 고향으로 가서 인구 조사를 받으라고 명령했어요. 요셉과 마리아도 다윗의 자손이라 다윗의 마을인 유대 베들레헴으로 갔어요. 베들레헴에는 인구 조사를 받으러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어서 여관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답니다. “아기가 곧 태어날 것 같아요.” “아, 큰일 났네! 마땅히 쉴 만한 여관이 없으니 어떻게 하지요? 여기 마구간이 비어 있는데 불편하지만 여기에서 쉬어 갑시다.” “네, 전 아무데고 괜찮아요.” 그날 밤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님이 태어났어요.
6. 아기 예수가 태어나던 그 시간에 그 지역의 목자들에게 주의 천사가 나타나서 말했어요. “무서워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겠다! 오늘 다윗의 동네에 구세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목자들 머리 위에서 어마어마한 빛이 내려오더니 수많은 천군과 천사들이 나타나서 하나님을 찬송했어요.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7. 빛이 사라지고 천군과 천사들이 하늘로 올라가자 목자들은 말했어요. “베들레헴으로 가서 하나님께서 알려주신 일을 확인해 봅시다.”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이 있는 마구간을 찾아갔어요. 그곳에서 목자들은 말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를 볼 수 있었지요. “마리아여! 하나님의 천사들이 나타나서 우리에게 구세주가 탄생하신 일을 알려주었다오.” “그래, 바로 이 아기가 우리 모두를 구원하러 오신 그리스도 주시구나! 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목자들은 구유에 누워 조용히 잠들어 있는 아기 예수에게 경배를 드렸어요.
8. 예루살렘에 하나님을 믿는 의롭고 경건한 사람 ‘시므온’이 있었어요. 그는 성령의 말씀을 받았어요. “시므온! 너는 하나님께서 이 땅을 구원하기 위해 보내신 그리스도를 죽기 전에 반드시 보게 될 것이다!” 시므온이 성전에 들어갔을 때, 마침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들어왔어요. 시므온은 그 아기가 바로 그리스도임을 알아봤어요. “오 하나님! 내가 구세주를 보았습니다. 이방 민족을 비추는 빛이요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입니다!” 시므온은 아기 예수에게 축복을 내렸어요. 그때 성전 안에는 ‘안나’라고 하는 선지자가 있었어요. 팔십사 세가 된 선지자 안나는 성전에서 주야로 금식하며 기도하고 있었지요. “오! 이 아기가 바로 구세주인 그리스도 주시구나!” 선지자 안나도 아기 예수를 안고 축복을 내렸답니다.
8. 때마침 동방에서는 별을 연구하는 박사 세 사람이 이상하게 반짝이는 큰 별을 보았어요. “저기 큰 별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표식이 아닐까요?” “맞소! 옛 선지자들에 의하면 저 큰 별의 탄생은 유대에 왕이 나신다는 표시가 분명하오.” “별의 위치를 알아보니 예루살렘 지역이라오. 그쪽으로 가봅시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동방 박사는 헤롯왕을 찾아갔어요. “왕이시여! 유대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에 있습니까?” “유대의 왕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요?” “우리는 동방에서 별을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이상한 큰 별이 나타나서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그 별은 유대의 왕이 태어났다는 표시가 분명합니다.” “어허! 이런, 유대의 왕은 바로 나인데 또 왕이 태어난다니 정말 이상한 일이로군요.” 헤롯왕은 매우 기분이 나빴어요.
9. 헤롯왕은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을 모두 불러서 물었어요. “여봐라! 유대의 왕이 어디서 나겠느냐?” “옛 선지자들이 ‘유대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중에서 가장 작지 않다. 네게서 한 다스리는 자가 나와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리라.’이렇게 예언을 했습니다. 이 말을 통해서 보면 유대의 베들레헴이 아닐까 합니다.” “흠! 베들레헴이라, 박사님들! 베들레헴에 가서 아기를 보게 되면 왕궁에도 알려주시오. 나도 그 아기를 경배하러 가겠소.” “예, 왕이시여! 그렇게 하겠습니다.”
10. 동방박사들은 베들레헴을 향해서 갔어요. 그런데 큰 별 하나가 그들의 앞에서 길을 환히 비추어주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별은 어느 작은 집 위에 멈추어 섰어요. “저 곳에 별이 멈추었소! 설마 저런 누추한 곳에 유대 왕이 태어나셨을까?” “그러게요. 저건 아주 평범한 장소가 아니요?” “그래도, 일단 들어가 봅시다.”
11. 동방박사들이 집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곳에서 요셉과 마리아와 강보에 싸인 아기를 보게 되었어요. “오! 정말 아기가 있군요! 이 아기가 바로 유대의 왕이시구나!” “설마 했는데 정말 아기가 있군요! 이 아기가 바로 이 땅에 오신 구세주 그리스도 주이시구나!” 동방박사들은 가져온 보물 상자를 열어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어요.
12. 그날 밤, 동방박사들의 꿈속에 하나님이 나타나서 말씀하셨어요. “너희는 헤롯에게 돌아가지 마라! 헤롯이 아기를 죽이려고 한다.” 동방박사들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헤롯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가지 않고 다른 길을 통해서 자기 나라로 갔답니다.
13. 그들이 떠난 후에 요셉의 꿈에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서 말했어요. “요셉아!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고 한다.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도망치거라. 내가 다시 알려줄 때까지 애굽으로 피해 있어야 한다.” 요셉은 마리아와 아기예수를 데리고 애굽으로 떠났어요. 그리고 헤롯왕이 죽을 때까지 그들은 애굽에 숨어있었답니다.
14. 헤롯은 동방박사들이 자신을 속이고 자기 나라로 달아난 것을 알았어요.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역에서 태어난 사내아이들 가운데 두 살부터 갓난아기까지 모두 없애버려라!” 헤롯왕은 이렇게 명령했어요. 그날부터 이스라엘 전역에 어머니의 통곡 소리가 끊이질 않았어요. 하지만 하나님이 미리 말해주어 애굽으로 피신할 수 있었던 요셉과 마리아와 아기예수는 무사했어요.
15. 헤롯이 죽고 그의 아들 아켈라오가 왕이 되었어요. 요셉의 꿈속에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서 말했어요. “아기의 목숨을 찾던 자들이 죽었으니 이제 이스라엘 땅으로 가라.” “네, 하지만 헤롯의 아들 아켈라오가 유대 왕이 되었으니 아기를 찾을까봐 두렵습니다.” “그러면 갈릴리 지방 나사렛에 가서 살아라. 그곳이라면 안전할 것이다.” 요셉은 마리아와 아기예수를 데리고 애굽을 떠나 갈릴리 지방 나사렛으로 가서 살았어요. 아기가 자라며 강해지고 지혜로우며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했어요.
제39권 내가 바로 그리스도
1. 엘리사벳의 아들은 커서 ‘세례요한’으로 불려 졌어요. 세례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음식은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어요. 세례요한은 유대 광야를 다니면서 부르짖었어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모든 산이 낮아지고 굽은 것이 곧아지고 험한 길이 평탄해질 것이다! 또한 모든 육체가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보리라!” 세례요한의 외침에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요단 강 사방에서 사람들이 나와 자기들의 죄를 자복하고 요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어요.
2. 예루살렘의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세례요한에게 찾아와서 물었어요. “도대체 당신은 누구시오? 혹시 당신이 그리스도요?”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오. 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요.” “네가 그리스도가 아니고 엘리야도 아니고 선지자도 아닌데 어찌하여 세례를 베푸는가?”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나보다 능력이 많으신 이가 오실 것이요. 그분은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
3. 이튿날 예수께서 세례요한을 찾아 강가로 오셨어요. 세례요한은 예수를 보고 말했어요. “보라, 세상의 모든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요한이여! 당신에게 세례를 받으러 왔소.”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텐데 당신이 어찌 내게로 오십니까?” “세례를 허락해주시오.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한 일이라오.” “알겠습니다. 세례를 하겠습니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고 물에서 올라오자 하늘이 갑자기 열리더니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처럼 내려앉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때 하늘에서 소리가 들렸어요.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가 기뻐하는 자로다!”
4. 예수께서 갈릴리 해변을 걷고 있었어요. 그때 해변에서 시몬과 그의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 그물을 던지고 있었지요. 시몬과 안드레는 어부였어요. 예수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말씀하셨어요.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그들은 그물을 버려두고 곧바로 예수를 따라갔어요. 예수께서 더 가시다가 다른 두 형제 야고보와 요한을 봤어요. 그들은 아버지 세베대와 함께 배에서 그물을 깁고 있었어요. 예수께서 부르시자 그들도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예수를 따라갔어요.
5. 예수께서 갈릴리로 나가려 하시다 빌립을 만났어요. 예수는 빌립에게 말했어요. “나를 따르라!” 빌립은 시몬이나 안드레와는 한 동네 사람이었지요. 빌립은 나다나엘을 찾아 갔어요. “모세의 율법에 기록되었고 여러 선지자가 기록한 그 사람을 우리가 만났어! 그분은 바로 요셉의 아들 나사렛 예수야.” “에이! 이런 촌구석에서 무슨 그런 고귀한 분이 날수 있겠냐?” “아니야, 한번 직접 가서 보라니까.” 나다나엘이 예수를 만나려고 왔어요. 예수께서 나다나엘이 오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어요. “보라, 이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 “선생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 봤다.” “선생님,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오, 이스라엘의 임금입니다.” “내가 너를 무화과나무 아래서 보았다 해서 믿느냐? 이보다 더 큰일을 보게 되리라. 그리고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리라.”
6. 갈릴리 가나에 결혼식이 있어서 예수와 그 제자들도 초대를 받았어요. 그곳에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도 있었지요. 잔치 도중에 포도주가 떨어졌어요. 마리아가 예수를 보고 말했어요. “예수야! 잔칫집에 포도주가 다 떨어졌으니 어떻게 하면 좋으냐?”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하인들에게 말했어요. “예수가 너희에게 무슨 말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거기에는 돌 항아리가 여섯 개 있었어요. 예수께서 하인들을 보고 말했어요.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인들은 예수께서 시키는 그대로 돌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웠어요.
7. 예수께서 돌 항아리에 물이 가득 찬 것을 보시고는 말했어요. “이제는 이 안에 든 물을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줘라!” 하인들은 연회장에게 물을 떠서 갖다 줬어요. 연회장은 물맛을 보더니 신랑을 불렀어요. “이보게 신랑! 사람들은 보통 좋은 포도주를 먼저 내놓고 취한 뒤에는 낮은 포도주를 내거늘 자네는 여전히 좋은 포도주를 대접하니 참으로 인심이 좋소.” 이렇게 가나안의 혼인 잔치에서 예수는 첫 기적을 나타내 보이셨답니다.
8. 유대인의 유월절이 가까워지자 예수께서 예루살렘의 성전으로 올라갔어요. 성전 안에는 소와 양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과 돈 바꾸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어요. 예수는 노끈을 엮어서 채찍을 만들어서 동물들을 향해 마구 휘둘렀어요. “음므~! 메에에!” 채찍을 맞은 소와 양이 벌떡 일어나 성전 밖으로 도망쳤어요. 예수는 돈 바꾸는 사람들에게로 가더니 상을 엎어서 돈을 쏟아버렸어요. 그리고 비둘기 파는 사람에게 화를 냈어요. “이것을 여기서 가져가라! 내 아버지의 집이 장사하는 집이냐!”
9. 유대인들이 예수의 행동을 보고 화가 나서 말했어요. “네가 누군데 우리를 제멋대로 내쫓고 훼방 하냐? 도대체 뭘 믿고 그러는 거냐? 우리한테 무슨 기적이라도 보여 줄 거냐?”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어이구! 이 성전은 사십육 년 동안 지어진 것인데 네가 삼 일 동안에 일으킨다고?”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성전과 같은 자기 육체를 가리켜 말씀하신 거예요. 즉 삼일 만에 부활하실 것이라는 말씀이지요.
10. 바리새인 중에 유대인의 지도자인 니고데모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가 밤에 예수를 찾아와서 말했어요. “선생님이여! 당신이 하나님으로부터 오신 선생인 줄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행하는 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으니까요.”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습니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나요?”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하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
11.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어찌 그러한 일이 있을 수 있나이까?”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으로서 이러한 것들을 알지 못하느냐?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우리는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하노라. 그러나 너희가 우리의 증언을 받지 않는 구나.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않는데 하물며 하늘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12.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한다.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그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
13. “그를 믿는 자는 심판을 받지 않는 것이요, 믿지 않는 자는 하나님의 독생자의 이름을 믿지 않음으로 벌써 심판을 받은 것이니라. 그 정죄는 이것이니 곧 빛이 세상에 왔으되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 것이니라. 악을 행하는 자마다 빛을 미워하여 빛으로 오지 않으니 이는 그 행위가 드러날까 함이요 진리를 따르는 자는 빛으로 오나니 이는 그 행위가 하나님 안에서 행한 것임을 나타내려 함이니라.”
14. 예수께서 유대를 떠나 갈릴리로 가는 도중에 사마리아를 지날 때였어요. 예수께서 피곤하여 우물가에 그대로 앉으시니 오후 여섯 시쯤 되었어요. 사마리아 여자 한 사람이 물을 길으러 왔어요. “여자여! 물을 좀 주시오.”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에게 물을 달라 하십니까?”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또 네게 물 좀 달라 하는 이가 누구인 줄 알았더라면 네가 그에게 구하였을 것이요 그가 생수를 네게 주었으리라.” “주여! 물 길을 그릇도 없고 이 우물은 깊은 데 어디서 당신이 그 생수를 얻겠습니까? 우리 조상 야곱이 이 우물을 우리에게 주셨고 여기서 아들들과 짐승이 다 마셨는데 당신이 야곱보다 더 크십니까?”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으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15. “주여! 그런 물을 내게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으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 “여자여! 내 말을 믿으라.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라.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메시야 곧 그리스도라 하는 이가 오실 줄을 내가 압니다. 그가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리이다.” “네게 말하는 내가 그라.” 이 때에 제자들이 돌아와서 예수께서 여자와 말씀하시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어요. 사마리아 여자는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로 가서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내가 말한 사람을 와서 보라,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그러자 사마리아 동네 사람들이 예수께 나와서 자기들과 함께 있기를 청하며 믿는 자가 많았답니다.
* 요한복음 1~4장
제40권 표적을 보였어요
1. 유대인의 명절이 되어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어요. 예수가 베데스다라는 못에 도착해서 보니 많은 병자들이 못 근처에 모여 물이 움직이길 기다렸어요. 천사가 가끔 못에 내려와 물을 움직이게 하는데, 물이 움직인 후에 먼저 들어가는 자는 어떤 병에 걸렸든지 낫게 되기 때문이었어요. 그곳에 삼십 팔년 동안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예수가 보게 되었어요. “네가 낫고자 하느냐?” “주여! 물이 움직일 때 나를 못에 넣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갑니다.”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병자는 곧바로 일어나 걷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 날은 안식일이었어요. 유대인들이 모여서 수근 거렸어요.
2. “안식일인데 네가 자리를 들고 가는 것이 옳지 않다!” 그러자 병 나은 사람이 말했어요. “나를 낫게 한 그가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했어요.” “그가 누구냐?” 병 나은 사람이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예수는 그 자리를 피하고 없었어요. “모...모르겠어요. 조금 전까지 있었는데...” 그 후에 예수께서 성전에서 병 나은 사람을 만났어요. “보라, 네가 나았으니 더 심한 것이 생기지 않게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아! 그때 그분이군요. 잘 알겠습니다.”
3. 병 나은 사람은 유대인에게 가서 자기를 고친 사람이 누군지 알렸어요. “내 병을 고쳐주신 분은 바로 예수라오!” “뭐라고? 가나안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꾼 마술사 말이냐? 안식일에 병자 고치는 일을 하다니 옳지 못하다!” 유대인들이 수군거리자 예수는 그들 앞에 나서서 말씀하셨어요.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어허! 저 자가 이젠 하나님을 자기 친 아버지처럼 말하는구나.” “예수란 자는 자기를 하나님과 동등하게 여기는구나!” 유대인들은 예수의 말과 행동을 보고 미워하며 죽이려고 했어요.
4. 그런 유대인들을 향해서 예수는 말씀하셨어요.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른다. 아들이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아버지께서 행하시는 그것을 아들도 그와 같이 행한다. 아버지께서 아들을 사랑하여 자기가 행하시는 것을 다 아들에게 보이시고 또 그보다 더 큰 일도 보여 너희로 놀랍게 여기게 하시리라. 아버지께서 죽은 자들을 일으켜 살리심 같이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자들을 살리느니라.”
5. “아버지께서 아무도 심판하지 않고 심판을 다 아들에게 맡겼다. 이는 모든 사람으로 아버지를 공경하는 것 같이 아들을 공경하게 하려 하심이라. 아들을 공경하지 않는 자는 그를 보내신 아버지도 공경하지 않는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른다. 내 말을 듣고 또 나를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6. 예수께서 디베랴의 갈릴리 바다 건너편으로 갈 때, 큰 무리가 뒤를 따라왔어요. 예수께서 산에 올라 제자들과 함께 앉아 있었어요. 예수께서 큰 무리가 자기에게로 오는 것을 보시고 빌립에게 말씀하셨어요. “빌립아!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사람들에게 조금씩 돈을 거둬서 떡을 산다 해도 떡이 아주 많이 부족할 것입니다.” 그때 제자 중에 시몬의 형제 안드레가 예수께 말했어요.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그것으로 이 많은 사람을 어떻게 먹이겠습니까?” 그러자 예수께서 약 오천 명 되는 사람들을 풀밭에 앉게 했어요. 예수께서 떡을 가져 축사하신 뒤 앉아 있는 자들에게 나눠 주시고 물고기도 그렇게 주셨어요. 그러자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고도 열두 바구니에 보리떡이 남는 것이 아니겠어요?
7. 모인 사람들이 이런 놀라운 표적을 보고 수근 거렸어요. “보라, 이분이야말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다.” “유대의 임금으로 모셔야 한다!” “맞다! 예수님을 우리의 왕으로 삼자!” 예수께서는 그들이 와서 자기를 억지로 붙들어 임금으로 삼으려는 줄 아시고 다시 혼자 산으로 떠나셨어요.
8. 저녁이 되어 제자들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가버나움으로 갔어요. 가는 도중에 날이 어두워졌지요. 예수님께서는 혼자 산으로 가신 뒤 아직 그들에게 오지 않으셨어요. 제자들이 노를 저어 십여 리쯤 가다가 보니 예수께서 바다 위를 걸어오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저....저기 걸어오시는 분이 우리 선생님이 맞니?” “으헉! 서....선생님이 물 위로 걸어오시고 있네?” “나다! 두려워하지 말라!” 제자들이 기뻐하며 배로 영접하니 예수께서 배위에 오르셨어요.
9. 다음 날 바다 건너편에 있던 무리가 모여서 수근 거렸어요. “어제 여기 배가 한척뿐이었지? 그 배를 타고 예수의 제자들이 바다를 건너갔잖아.” “응, 그랬지. 그럼 예수는 어떻게 된 거야? 같이 타고 가는 것을 못 봤는데...” “마침 빈 배가 돌아오네, 우리가 가버나움으로 건너가서 예수를 찾아보자.” 무리는 배를 타고 가버나움에 갔어요. 그곳에서 예수를 만났지요. “선생님! 언제 여기에 오셨습니까? 배도 타지 않고 말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라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로다. 썩을 양식을 위해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해 일하라. 이 양식은 인자가 너희에게 주리니 인자는 아버지 하나님께서 인치신 자니라.”
10.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일을 우리가 할 수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니라.” “그러면 우리가 보고 당신을 믿도록 행하시는 표적이 무엇입니까? ‘하늘에서 그들에게 떡을 줘서 먹게 하였다’ 함과 같이 기록 된 바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나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모세가 너희에게 하늘로부터 떡을 준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하늘로부터 참 떡을 주셨다. 하나님의 떡은 하늘에서 내려 세상에 생명을 주는 것이니라.” “주여! 이 떡을 항상 우리에게 주소서.”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나를 보고도 믿지 않는다. 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는 자는 다 내게로 올 것이요 내게 오는 자는 내가 결코 내쫓지 않을 것이다.”
11.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은 내게 주신 자 중에 내가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이것이니라. 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이것이니 마지막 날에 내가 이를 다시 살리리라.” 이 말을 들은 유대인들은 다시 수근 거렸어요. “자기가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라고?” “그는 요셉의 아들 예수잖아? 그 부모를 우리가 아는데 지금 자기가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하잖아?” “너희는 서로 수근 거리지 말라!”
12.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시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으니 오는 그를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리라. 선지자의 글에 그들이 다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받으리라 기록되었다. 즉 아버지께 듣고 배운 사람마다 내게로 오느니라. 이는 아버지를 본 자가 있다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에게서 온 자만 아버지를 보았느니라.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믿는 자는 영생을 가졌나니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라.”
13.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어도 죽었거니와 이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떡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먹고 죽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 이 말을 들은 유대인들은 또다시 서로 다투며 말했어요. “이 사람이 어찌 자기 살을 우리에게 줘서 먹게 한단 말이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않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14.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니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그것과 같지 아니하여 이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 이 말을 들은 제자들이 수근 거렸어요. “선생님의 이 말씀은 어렵다. 누가 알아듣겠는가?” “이 말이 너희에게 걸림이 되느냐? 그러면 너희는 인자가 이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라. 그러나 너희 중에 믿지 않는 자들이 있느니라.” 그때부터 그의 제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떠나갔어요.
15. 예수께서 열두 제자에게 말씀하셨어요. “너희도 떠나겠느냐?”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대답했어요.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으니 우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우리가 주는 하나님의 거룩한 자이신 줄 믿고 알았습니다.” “내가 너희 열둘을 택하지 않았느냐 그러나 너희 중에 한 사람은 마귀니라!” 예수께서 마귀라고 말씀하신 자는 가롯 시몬의 아들 유다를 가리킨 것이에요. 그는 나중에 예수를 팔게 될 자랍니다.
* 요한복음5~6장
제41권 사람들이 믿지 않아요
1. 그 후에 예수께서 유대를 피해서 갈릴리로 다니셨어요. 유대인들이 예수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예수의 형제들도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믿지 않았어요. “형님! 당신이 행하는 일을 제자들도 보게 여기를 떠나 유대로 가세요. 세상을 구한다는 분이 촌구석에 박혀 있어서야 되겠어요? 이 일을 행하려면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세요.” “내 때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다. 하지만 너희의 때는 늘 준비되어 있느니라.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지 않되 나를 미워하니 이는 내가 세상의 일들을 악하다고 증언하기 때문이다. 너희는 명절에 올라가라! 내 때가 아직 차지 못하였으니 나는 명절에 가지 않겠다.”
2. 명절 중에 유대인들이 예수를 찾았어요. 유대인들은 모여서 예수에 대해서 수근 거렸어요.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야.” “아니야, 그 사람은 우리를 홀리는 이상한 사람이야.” 명절의 중간이 되어 예수께서 성전에 올라가서 가르치셨어요. 유대인들은 말했어요. “이 사람은 배우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글을 아느냐?” “내 교훈은 내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려 하면 이 교훈이 하나님께로부터 왔는지 내가 스스로 말하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 스스로 말하는 자는 자기 영광만 구한다. 보내신 이의 영광을 구하는 자는 참되니 그 속에 불의가 없느니라.”
3. 예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시며 외치셨어요. “너희가 나를 알고 내가 어디서 온 것도 알거니와 내가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이는 참되시니 너희는 그를 알지 못하나 나는 안다. 내가 그에게서 났고 그가 나를 보내셨음이라.” 예루살렘 사람들이 예수를 잡으려 했지만 그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붙잡아 당국에 넘기려고 하지 않았어요. 예수를 믿는 무리가 수근 거렸어요. “혹시 그리스도께서 오신다 해도 그 행하실 표적이 이 사람이 행한 것보다 많겠는가?” 이 말을 들은 바리새인과 대제사장들이 예수를 잡으려고 사람을 보냈어요. 예수께서 잡으러 온 자들에게 말씀하셨어요. “내가 너희와 함께 조금 더 있다가 나를 보내신 이에게로 돌아가겠노라. 너희가 나를 찾아도 만나지 못할 것이요 나 있는 곳에 오지도 못하리라.” 예수의 말을 들은 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어요. “이 사람이 어디로 간다고 하는 말이냐? 나를 찾아도 만나지 못할 것이고 나 있는 곳에 오지도 못할 거란 말이 무슨 말이냐?”
4. 명절 끝 날에 예수께서 외치셨어요.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에요. 이 말씀을 들은 무리가 수근 거렸어요. “이 사람이 참으로 그 선지자로다.” “이 분이야말로 그리스도가 분명하시다.” “아니다! 그리스도가 어떻게 갈릴리 촌 동네에서 나올 수 있겠느냐?” “무슨 소리냐? 성경에 그리스도는 다윗의 후손으로 다윗이 살던 마을 베들레헴에서 나오리라 하지 않았느냐? 그러니까 이분이 그리스도가 맞다.” 무리는 서로 다투었어요. 그를 잡으러 온 자들은 예수께 함부로 손을 대지 못했지요.
5. 예수를 잡으러 갔던 사람들이 그냥 돌아오자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 말했어요. “어찌하여 그 사람을 잡아오지 않았느냐?” “그게...그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말한 사람은 이때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겠나! 너희도 그 사람에게 홀딱 넘어갔느냐?”
6.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음행 중에 잡힌 여자를 끌고 예수께 왔어요. “선생이여!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모세의 율법에는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으니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습니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 그 자리를 떠나고 예수와 그 여자만 남았어요. “여자여! 너를 고발하던 그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정죄한 자가 없느냐?” “주여! 없나이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겠다.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7. 바리새인들 앞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흥! 네가 너를 위하여 증언하니 네 증언은 참되지 않다!” “내가 나를 위하여 증언해도 내 증언이 참되니 나는 내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 것을 안다. 그러나 너희는 내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너희는 육체를 따라 판단하나 나는 아무도 판단하지 않는다. 만일 내가 판단해도 내 판단이 참되니 이는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이와 함께 있음이라. 너희 율법에도 두 사람의 증언이 참되다 기록되었다. 내가 나를 위하여 증언하는 자가 되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도 나를 위해 증언하신다.”
8.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물었어요. “네 아버지가 어디에 계시느냐?” “너희는 나를 알지 못하고 내 아버지도 알지 못한다. 나를 알았더라면 내 아버지도 알았으리라. 너희는 아래에서 났고 나는 위에서 났으며 너희는 세상에 속하였고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기를 너희가 죄 가운데 죽으리라. 너희가 만일 내가 그인 줄 믿지 않으면 죄 가운데 죽으리라.” “도대체 당신의 정체는 무엇이요?” “나는 처음부터 너희에게 말하여 온 자니라. 내가 너희에게 대하여 말하고 판단할 것이 많으나 나를 보내신 이가 참되시매 내가 그에게 들은 그것을 세상에 말하노라. 내가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아버지께서 가르치신 대로 이런 것을 말하는 줄도 알리라.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계시도다. 나는 항상 그가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므로 나를 혼자 두지 아니하셨느니라.”
9.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말씀하셨어요.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우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 남의 종이 된 적이 없는데 어찌하여 우리가 자유롭게 되리라 하시나요?”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다. 종은 영원히 집에 거하지 못하되 아들은 영원히 거하니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로우리라. 나도 너희가 아브라함의 자손인 줄 아노라. 그러나 내 말이 너희 안에 있을 곳이 없으므로 나를 죽이려 한다. 나는 내 아버지에게서 본 것을 말하고 너희는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행하느니라.”
10. “선생이여! 우리 아버지는 아브라함입니다.” “너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면 아브라함이 행한 일들을 할 것이거늘 지금 하나님께 들은 진리를 너희에게 말한 사람인 나를 죽이려 한다. 아브라함은 이렇게 하지 않았다. 너희는 너희 아비가 행한 일들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음란한 데서 나지 않았고 아버지는 한 분뿐이시니 곧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너희 아버지였으면 너희가 나를 사랑했으리라. 이는 내가 하나님께로부터 나왔음이라. 나는 스스로 온 것이 아니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이다. 어찌하여 내 말을 깨닫지 못하느냐! 이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함이다.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대로 행하는 것이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한다. 이는 그가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라. 내가 진리를 말하므로 너희가 나를 믿지 않는다. 너희 중에 누가 나를 죄로 책잡겠느냐? 내가 진리를 말하는데도 어찌하여 나를 믿지 않느냐? 하나님께 속한 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나니 너희가 듣지 않음은 하나님께 속하지 않음이다.”
11. 믿지 않는 유대인들이 예수께 말했어요. “우리가 너를 사마리아 사람이다, 또는 귀신이 들렸다 하는 말이 옳지 않느냐?” “나는 귀신들린 것이 아니다! 오직 내 아버지를 공경함이다. 너희가 나를 무시하는구나. 나는 내 영광을 구하지 아니하나 구하고 판단하시는 이가 계시니라.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내 말을 지키면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으리라.” “허허! 지금 네가 귀신 들린 줄 알겠다. 이미 죽은 우리 조상 아브라함 보다 네가 더 크냐? 또 선지자도 죽었거늘 너는 너를 누구라고 하느냐?” “내가 내게 영광을 돌리면 내 영광이 아무 것도 아니다. 내게 영광을 돌리시는 이는 내 아버지시니 곧 너희가 하나님이라 칭하는 그이시다. 너희는 그를 알지 못하되 나는 안다. 만일 내가 알지 못한다면 나도 너희 같이 거짓말쟁이가 되리라. 나는 그를 알고 또 그의 말씀을 지키노라.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를 보고 기뻐했느니라.” “허허! 아직 오십 세도 못 된 사람이 아브라함을 보았다고 말하느냐?”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느니라!” “에잇! 저 자를 돌로 쳐라!” 예수께서 돌을 던지는 유대인들을 피해 성전을 빠져나가셨어요.
12.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날 때부터 맹인이 된 사람을 봤어요. 제자들이 말했어요. “선생님!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은 누구의 죄입니까? 그 부모의 죄 때문인가요?” “이 사람의 죄도 부모의 죄 때문도 아니다.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함이다.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세상의 빛이로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땅에 침을 뱉어 진흙을 이겨 그의 눈에 발랐어요.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 그가 못에 가서 씻으니 눈이 깨끗이 나았어요. 이웃 사람들이 맹인이었던 자를 보고 놀라서 말했어요. “아니, 자네는 어떻게 눈을 뜨고 다니는가?” “예수라 하는 사람이 진흙을 이겨 내 눈에 바르고 실로암에 가서 씻으라고 했어요. 내가 가서 씻었더니 이렇게 보게 되었어요.” 그들은 맹인이었던 사람을 데리고 바리새인들에게 갔어요.
13. 바리새인들은 맹인이 눈 뜬 사연을 듣고는 서로 다투었어요. “이 자는 안식일을 지키지 않았으니 하나님께로부터 온 자가 아니다.” “무슨 소리냐? 죄인이 이런 표적을 보일 수가 있단 말이냐?” “눈을 뜬 자여! 너는 그 사람을 어떤 사람이라고 하겠느냐?” “그 분은 선지자입니다.” “흠! 이 자의 부모를 불러다가 과연 이 자가 맹인이었는지 알아보자!” 바리새인들은 맹인이었던 자의 부모를 불러왔어요. “당신 아들이 처음부터 맹인으로 난 것이 사실이냐? 그게 사실이라면 왜 지금 이 자가 눈을 뜨고 있는지 아느냐?”
14. “이 애가 우리 애가 맞소. 그러나 지금 어떻게 해서 보는지, 누가 눈을 뜨게 했는지는 모르겠소!”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말하는 유대인들은 출교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맹인의 부모도 무서워서 함부로 말을 못했어요. “우리 애가 다 컸으니 그 애한테 물어보세요.” 바리새인들은 다시 맹인이었던 사람을 불러 말했어요. “너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라! 우리는 그 자가 죄인인 줄 안다.” “그가 죄인인지는 내가 알지 못합니다. 내가 아는 것은 맹인으로 있다가 지금은 보게 되었다는 것뿐입니다.” “도대체 그가 어떻게 했기에 눈을 떴느냐?” “왜 자꾸만 같은 질문을 합니까? 당신들은 그의 제자가 되려고 그럽니까?” ‘어허! 말도 안 되는 소리! 너는 그의 제자이나 우리는 모세의 제자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말씀하신 줄 알지만 이 사람은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한다.” “이상하군요? 이 사람이 내 눈을 뜨게 했는데 당신들은 그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다니요? 하나님은 죄인의 말을 듣지 않고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자의 말을 듣는 줄 우리가 압니다. 창세 이후로 맹인으로 난 자가 눈을 뜨게 하였다 함을 듣지 못했으니 이 사람이 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어허! 죄에서 난 자식인 주제에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느냐? 저 자를 쫓아내라!”
15. 예수께서 맹인이었던 자를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네가 인자를 믿느냐?” “주여! 그가 누구십니까?” “지금 너와 말하는 자가 그이니라.” “주여! 내가 믿나이다!” 맹인이었던 자가 예수 앞에 절을 올렸어요. “내가 심판하러 이 세상에 왔으니 보지 못하는 자들은 보게 하고 보는 자들은 맹인이 되게 하려 함이라.” 이 말을 들은 바리새인들 중에 한 사람이 물었어요. “그럼, 우리도 맹인인가?” “너희가 맹인이 되었더라면 죄가 없었겠지만 본다고 하니 너희 죄가 그대로 있느니라.” 바리새인들과 대제사장들은 수많은 표적을 보고도 끝까지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믿지 않았어요.
* 요한복음 7~9장
제42권 많은 사람을 구했어요
1. 예수께서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를 지나가실 때 한 마을에 들어가셨어요. 마을에는 열 명의 나병환자가 있었어요. 그들이 예수를 만나자 소리를 질렀어요. “예수 선생님이시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께서 그들을 보고 말씀하셨어요. “너희는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 “오! 하나님! 제 몸이 나았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그 사람이 예수의 발아래 엎드리어 감사했어요. 그는 사마리아 사람으로 이방인이었지요. “열 사람이 다 깨끗함을 받지 않았느냐. 그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 발아래 엎드린 사람을 보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2.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말했어요.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여기 있다 또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예수께서 바리새인에게 대답하고 돌아서서 제자들을 향해 말씀하셨어요.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더니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멸망시켰다. 또 롯의 때와 같으리니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집을 짓더니 롯이 소돔에서 나가던 날에 하늘로부터 불과 유황이 비오듯하여 그들을 멸망시켰느니라. 인자가 나타나는 날에도 이러하리라.”
3. “그 때에 두 사람이 밭에 있으매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둠을 당할 것이요.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매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둠을 당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
4. 예수께서 바리새인과 세리를 비유해서 말씀하셨어요.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들어갔다. 하나는 바리새인이요 다른 하나는 세리라. 바리새인은 따로 서서 기도하되 ‘하나님이여! 나는 죄 있는 자들과 같지 않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않음을 감사합니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립니다.’ 이때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하였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 바리새인이 아니고 세리가 의롭다 함을 받고 그의 집으로 내려갔느니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5. 예수께서 만져 주심을 바라고 사람들이 자기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자 제자들이 보고 꾸짖었어요. 예수께서 어린 아이들을 불러 가까이 하시고 말씀하셨어요.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거기 들어가지 못하리라.”
6. 예수께서 여리고에 가까이 가셨을 때 일이에요. 한 맹인이 길가에 앉아 구걸하다가 무리가 지나가는 것을 듣고 말했어요. “선생님들! 지금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왜 이렇게 소란한가요?” “지금 나사렛 예수께서 지나가신다네.” 그러자 그 얘기를 들은 맹인이 소리를 질렀어요.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허! 이 사람이 좀 조용히 하지 못하겠소!”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맹인의 외치는 소리를 듣고 예수께서 발걸음을 멈추고 말씀하셨어요. “그를 데려오라.” 맹인이 예수께 불려왔어요.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주여! 눈을 뜨고 보기를 원하나이다.” “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그러자 맹인이 곧바로 눈을 뜨고 앞을 보게 되었어요. “오! 주여! 하나님께 영광을 올립니다.” 모여있던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고 모두 하나님을 찬양했어요.
7. 예수께서 여리고로 들어가실 때 일이에요. ‘삭개오’라는 이름의 세리장이며 부자인 사람이 있었어요. 그는 예수가 어떤 사람인지 보려고 밖에 나왔지만 키가 작고 사람이 많아서 잘 볼 수가 없었어요. 그는 예수를 잘 보기 위해서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사람들이 나무 위에 올라간 삭개오를 보고 빈정거리며 말했어요. “저 땅달보 삭개오 좀 봐라! 돈 독이 오른 수전노 세리가 예수를 보겠다며 나무에 올라간 저 꼴 좀 봐라! 하하하!” 때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예수께서 삭개오를 쳐다보고 말씀하셨어요.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예? 저...저희 집에요? 와! 신난다.”
8. 삭개오가 나무에서 급히 내려와 예수를 영접했어요. 주변의 사람들이 뒤에서 수근 거렸지요. “예수가 죄인의 집에 유하려 들어갔다.” “이 사람이 죄인을 영접하고 함께 음식을 먹는구나!” 예수께서 뜻밖에 방문을 하자 기쁨에 넘친 삭개오가 말했어요. “주여!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다면 네 배로 갚겠나이다.” “삭개오야!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다.”
9.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수께 찾아와 말했어요.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합니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않습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 하나님이 이르셨으되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시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비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하리라 하셨거늘 너희가 하나님께 유익한 것을 드렸다고 하면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 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한다. 겉치레 하는 자들아! 선지자 이사야가 너희에 관해 잘 예언하였도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한다.’하였느니라.”
10. 예수께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모아놓고 말씀하셨어요. “듣고 깨달아라!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다!” 이에 제자들이 예수께 말했어요. “바리새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받을까요?” “심은 것들마다 내 하늘 아버지께서 심지 않은 것은 뽑힐 것이니 그냥 두라! 그들은 맹인이 되어 맹인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시몬 베드로가 예수께 말했어요. “주여! 이 비유를 우리에게 설명해주세요.”
11. “너희가 아직도 깨달음이 없느냐?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배로 들어가서 뒤로 내버려지는 줄 알지 못하느냐?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한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저들이 말하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
12. 예수께서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들어갔을 때 일이에요. 가나안 여자 하나가 예수께 말했어요. “주여!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 딸이 흉악하게 귀신 들렸나이다.” 예수께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고 있으니 제자들이 와서 말했어요. “주여! 저 여자가 뒤에서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저 여자 좀 쫓아내보세요.” 예수께서 여자를 보고 엄하게 말씀하셨어요.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않았노라!” 그러자 가나안 여자가 예수께 무릎을 꿇고 절하며 말했어요. “주여! 저를 도우소서.” “여자여!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않느니라.” “주여! 주님의 말씀이 옳지만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13. 예수께서 갈릴리 호숫가에 이르러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많은 무리가 뒤를 따라왔어요. 다리 저는 사람과 장애인과 맹인과 말 못하는 사람이 예수의 발 앞에 앉으니 예수께서 그들 모두를 고쳐주셨어요. 말 못하는 사람은 말을 하게 되고 장애인은 온전하게 되고 다리 저는 사람이 걸으며 맹인이 앞을 보게 되었지요. 무리가 보고 놀랍게 여겨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어요.
14. 예수께서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어요.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누구는 세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어떤 이는 예레미아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물었어요.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아무도 답변을 쉽게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시몬 베드로가 나서서 말했어요.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15.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축복의 말씀을 계속 하셨어요.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그리고 제자들에게 엄하게 경고하며 말씀하셨어요. “내가 그리스도 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이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한 뒤 제 삼일에 살아나게 될 것을 제자들에게 말씀해주셨답니다.
* 마태복음15,16장 / 누가복음 17~19장
제43권 죽은 사람이 살아났어요
1. 베다니 마을에 나사로라는 병자가 있었어요. 예수께서는 마리아와 마르다 자매 그리고 그녀의 오빠인 나사로를 사랑했어요. 하루는 그 누이들이 예수께 사람을 보내 말했어요. “주여! 나사로가 병들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소식을 전해 듣고 말씀하셨어요. “이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이 이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어요. “유대로 가자!” “선생님! 방금도 유대인들이 돌로 치려했거늘 또 거기로 가십니까?” “우리 친구 나사로가 잠들었다. 그러나 내가 깨우러 가노라.”
2. 예수께서 베다니 마을에 도착해서 보니 나사로가 이미 무덤에 있은 지 나흘이 지난 뒤였어요. 마르다는 예수께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 입구까지 마중을 나갔어요. “주여! 주께서 여기 계셨다면 내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주께서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구하시면 하나님이 주실 줄을 믿습니다.” “마르다여!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나리라.” “네, 주여! 마지막 부활의 때에는 다시 살아날 줄 알고 있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이것을 네가 믿느냐?” “주여! 주는 그리스도시오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줄 믿습니다.”
3. 마리아는 집에서 유대인 조문객들과 함께 있었어요. 마르다가 와서 말했어요. “언니! 예수께서 이곳에 오셨어. 언니를 부르셔.” 마리아는 동생 마르다와 함께 예수가 계신 곳으로 뛰어갔어요. 마을 입구에 서계신 예수를 보자 마리아는 그 발 앞에 엎드려 울며 말했어요. “주여!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동생이 죽지 않았을 겁니다. 흑 흑!” 마리아가 슬피 울고 모여든 유대인들이 같이 우는 것을 보시고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며 말씀하셨어요. “그를 어디에 두었느냐?” 마리아는 예수를 무덤 있는 곳으로 안내했어요.
4. 예수께서 나사로의 무덤 앞에 이르자 큰 돌이 가로막고 있었어요. “돌을 옮겨 놓으라!” 죽은 자의 여동생 마르다가 놀라며 말했어요. “주여! 죽은 지 이미 나흘이 지나서 벌써 냄새가 납니다.” “마르다야!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되리라 하지 않았느냐?” 사람들이 돌을 옮겨 놓을 때, 예수께서는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시며 말씀하셨어요. “아버지여! 내 말을 들으신 것을 감사합니다. 항상 내 말을 들으시는 줄을 내가 알았나이다. 그러나 이 말씀하시는 것은 여기 둘러선 무리들을 위함입니다. 곧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그들로 믿게 하려 함입니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무덤을 향해 큰 소리로 불렀어요. “나사로야! 나오라!”
5. 잠시 후 무덤에서 수족은 베로 동이고 얼굴은 수건에 싸인 채 나사로가 걸어 나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풀어 놓아 다니게 하라!” 예수께서는 이렇게 죽은 나사로를 살리셨어요. 모여든 유대인들은 이 일을 통해 예수를 믿는 자가 많았어요.
6. 그러나 어떤 유대인은 바리새인에게 가서 예수가 하신 일을 알렸어요. 이 소식을 전해들은 바리새인과 대제사장들이 놀라서 한자리에 모였어요. “이 사람이 이처럼 많은 표적을 행하니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만일 그대로 둔다면 모든 사람이 그를 믿을 것이요,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 땅과 민족을 빼앗아 갈 겁니다.” 그때 대제사장 가야바가 나서서 말했어요. 가야바는 예수께서 흩어진 하나님의 자녀를 모아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하여 죽으실 것을 미리 알고 있었지요. “너희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구나!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 온 민족이 망하지 않게 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한 줄을 생각하지 않는구나!”
7. 이 날부터 바리새인들과 대제사장들은 예수를 죽이려고 모의했어요. 예수께서 이 사실을 아시고 유대를 떠나 에브라임이라는 동네에 가서 제자들과 함께 머물렀어요. 유월절 엿새 전에 예수께서 베다니 마을에 가셨어요. 이곳은 죽은 나사로를 살렸던 곳이지요. 나사로의 집에 예수와 제자들이 초대되고 잔치가 벌어졌어요. 그때 나사로의 누나 마리아가 비싼 향유를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의 발을 닦았어요. 그 광경을 보고 예수를 판 제자 가룟 유다가 말했어요. “저...저런! 저 비싼 향유를 팔면 삼백 데나리온은 받을 텐데, 그걸로 가난한 사람이나 돕지 않고선!” 유다는 겉으론 가난한 자를 위하는 척 했지만 속으로는 그 돈을 훔쳐 갈 생각이었지요. 예수께서 유다를 보며 말씀하셨어요. “그를 가만 두어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것을 간직하게 하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있지 아니하리라.”
8. 나사로의 집에 예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유대인의 큰 무리가 몰려왔어요. 그들은 예수뿐만 아니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나사로를 보려고 왔지요. 나사로가 무덤에서 다시 살아난 일로 인해 유대의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어요. 다음 날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셨어요. 큰 무리가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맞으러 나왔어요. “오! 우리를 구원하소서!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예수는 한 어린 나귀를 보고 올라타셨어요.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의 모습은 옛 선지자의 기록에 나온 것이에요. “시온의 딸아!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너의 왕이 나귀 새끼를 타고 오신다.” 바리새인들은 이런 광경을 보면서 뒤에서 수근 거렸어요. “너희들 하는 일이 정말 꼴불견이다! 온 세상이 그를 따르는구나!”
9. 명절에 예배하러 온 사람 중에 헬라인(그리스인)이 몇 명 있었어요. 그들이 갈릴리 벳새다 사람 빌립에게 가서 말했어요. “선생이여! 우리가 예수를 뵈옵고자 합니다.” 빌립이 안드레에게 가서 말하고 두 사람이 예수께 이 일을 알렸어요. 그러자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
10.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히 여기시리라. 지금 내 마음이 괴로우니 무슨 말을 하리요. 아버지여! 나를 구원하여 이때를 면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내가 이를 위하여 이때에 왔나이다. 아버지여!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옵소서!”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을 마치자 갑자기 하늘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내가 이미 영광스럽게 했고 또다시 영광스럽게 하리라!”
11. 이때 예수 곁에 모인 무리들이 웅성거렸어요. “이보게 무슨 소리가 났지 않나?” “천둥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아니야, 천사가 말하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아!” 예수께서 웅성거리는 무리를 향해 말씀하셨어요. “이 소리가 난 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요 너희를 위한 것이다! 이제 이 세상에 대한 심판이 이르렀으니 이 세상의 임금이 쫓겨나리라.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 예수께서는 자신의 죽음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 말씀하신 거예요.
12. 예수의 말씀을 듣고 모인 사람들이 말했어요. “주여! 우리는 율법에서 그리스도가 영원히 계신다고 들었는데 ‘인자가 들려야 하리라’하는 말씀을 하시니 인자는 누굽니까?” “아직 잠시 동안 빛이 너희 중에 있으니 빛이 있을 동안에 다녀 어둠에 붙잡히지 않게 하라! 어둠에 다니는 자는 그 가는 곳을 알지 못한다. 너희에게 아직 빛이 있을 동안에 빛을 믿으라! 그리하면 빛의 아들이 되리라.”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그들을 떠나가서 숨으셨어요. 예수께서 이렇게 많은 표적을 보였으나 믿지 않는 사람이 많았답니다.
13. 마귀가 가룟 유다의 마음에 들어가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어요. 예수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왔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알았어요. 제자들과 저녁을 먹는 중에 자리에서 일어난 예수는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겼어요. 시몬 베드로가 말했어요. “주여! 주께서 어찌 내 발을 씻으십니까?” “시몬아! 내가 하는 것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 후에는 알리라.” “주여! 내 발을 절대 씻지 못하실 겁니다.”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오! 주여! 그렇다면 발뿐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주세요.”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다. 온 몸이 깨끗하니라. 너희가 깨끗하지만 전부 그렇지는 않다.” 예수께서 제자들 가운데 자신을 팔게 될 자가 있음을 아시고 하신 말씀이에요.
14.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후에 다시 앉아 그들에게 말씀하셨어요.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다.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종이 주인보다 크지 못하고 보냄을 받은 자가 보낸 자보다 크지 못하다.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으리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보낸 자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나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하는 것이니라.”
15.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심령이 괴로워 증언하셨어요.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제자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누구에게 하는 말씀인지 의심했어요. 시몬 베드로가 말했어요. “주여! 그 자가 누구인지 말해보세요.” 제자 중 한 사람이 예수의 품에 기대어 말했어요. “예, 주여! 그가 누구입니까?”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가룟 유다에게 떡을 건네주었어요. 바로 그때 가룟 유다의 영혼 속에 사탄의 영이 들어갔어요. 예수는 유다를 보며 말했어요.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 가룟 유다가 떡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었어요.
*요한복음 11~13장
제44권 고난을 받으셨어요
1. 가룟 유다가 나간 뒤 남은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다. 작은 자들아! 내가 아직 잠시 너희와 함께 있겠노라. 너희가 나를 찾을 것이나 너희는 내가 가는 곳에 올 수 없다. 이제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시몬 베드로가 예수께 말했어요. “주여! 어디로 가십니까?”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으나 후에는 따라오리라.” “주여! 내가 지금은 어찌하여 따라갈 수 없습니까? 주를 위하여 내 목숨을 버리겠나이다.” “네가 나를 위해 네 목숨을 버리겠느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2.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해 거처를 예비하러 가니 가서 너희를 위해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너희가 아느니라.” 도마가 예수께 말했어요. “주여!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습니까?”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너희가 나를 알았더라면 내 아버지도 알았으리라. 이제부터는 너희가 그를 알았고 또 보았느니라.”
3. 빌립이 예수께 말했어요. “주여! 아버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세요. 그러면 만족하겠나이다.” “빌립아! 내가 이렇게 오래 너희와 함께 있으되 네가 나를 알지 못하느냐?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는 말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서 그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라.”
4. 예수께서 포도나무를 비유해서 말씀을 하셨어요.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다.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고 그것을 깨끗하게 하신다. 너희는 내가 일러준 말로 이미 깨끗해졌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지 못함과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않으면 그렇게 되리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않으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5. 예수께서 곧바로 닥쳐 올 일을 말씀하셨어요. “보라, 너희가 다 각각 제 곳으로 흩어지고 나를 혼자 둘 때가 오나니 벌써 왔도다. 그러나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느니라.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6.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예수께서 하늘을 우러러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아버지여! 때가 이르렀사오니 아들을 영화롭게 하사 아들로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소서.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주신 모든 사람들에게 영생을 주게 하시려고 만민을 다스리는 권세를 아들에게 주셨습니다.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7. 예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시내 건너편으로 가셨어요. 그곳에 동산이 있는데 가룟 유다가 군대와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을 데리고 그곳으로 왔어요. 가룟 유다는 은30개를 받고 이미 스승을 팔았어요. 등과 횃불을 든 군대가 무기를 가지고 다가오자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나사렛 예수다!” “내가 그니라.” 군대와 천부장과 유대인의 아랫사람들이 예수를 잡아 결박하여 그 해의 대제사장인 가야바의 장인 안나스에게 끌고 갔어요. 시몬 베드로와 다른 제자 한 사람이 예수를 뒤따라갔어요. 다른 제자는 대제사장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 문 지키는 여자에게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오라고 시켰어요. 문 밖에는 베드로가 서 있었지요. 여종이 베드로에게 말했어요. “혹시, 당신도 예수의 제자 중 한 사람이 아닙니까?” “내가요? 아...아닙니다!”
8. 대제사장이 예수에게 말했어요. “선생이여! 당신이 제자들에게 한 교훈은 어떤 것이오?” “내가 드러내놓고 세상에 말하였다. 모든 유대인들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항상 가르쳤다. 어찌하여 내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들은 자들에게 물어보라!” 예수의 태도에 화가 난 아랫사람 하나가 손으로 예수를 때렸어요. 예수께서 그 사람에게 말했어요. “내가 말을 잘못했으면 그 잘못을 증언하라! 바른 말을 하였으면 네가 어찌하여 나를 치느냐?” 안나스는 예수를 결박한 그대로 대제사장 가야바에게 보냈어요.
9. 시몬 베드로가 대제사장 집 마당에서 아랫사람들과 불을 쬐고 있었어요. “너도 그 제자 중 하나가 아니냐?” “나는 아...아닙니다!” 대제사장의 종인 사람이 베드로를 알아보고 말했어요. “네가 그 사람과 동산에 있는 것을 본 일이 있다! 당신도 그의 제자 중 한 사람이 아니냐?” “아...아니요. 사람을 잘못 봤소!” 베드로가 이렇게 세 번 부인하니 곧 닭이 울었어요.
10. 새벽에 예수는 로마총독의 관저로 끌려갔어요. 당시 로마 총독은 빌라도였어요. “너희가 무슨 일로 이 사람을 고발하느냐?” “이 사람은 악한 일을 했습니다.” “너희가 그를 데려다가 너희 법대로 재판하라! 우린 사람을 죽이는 권한이 없다.” 빌라도가 관정에 들어가 예수께 말했어요.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네가 스스로 하는 말이냐?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네게 한 말이냐?” “네 나라 사람과 대제사장들이 너를 내게 넘겼다. 네가 무엇을 했느냐?”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다면 내 종들이 싸워 내가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했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그럼, 네가 왕이 아니냐?” “네 말처럼 내가 왕이다! 내가 이를 위하여 태어났으며 이를 위하여 세상에 왔나니 곧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 함이다. 무릇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음성을 듣느니라.”
11. 빌라도는 유대인들에게 가서 말했어요. “나는 그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하겠다. 유월절이면 내가 너희에게 한 사람을 놓아주는 전례가 있다. 내가 유대인의 왕을 너희에게 놓아주길 원하느냐?” 그러자 모인 사람들은 예수 대신 바라바라는 강도를 놓아주라고 외쳤어요. “이 사람이 아닌 바라바! 바라바를 놓아줘라!” 빌라도는 돌아가서 예수를 데려다가 채찍질을 했어요. 군인들이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자색 옷을 입혔어요. 굵은 가시가 살갗을 찔러 피가 흘렀지요. 군인 한사람이 조롱하며 손으로 때렸어요. “히히히!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 지어다! 철썩! 철썩!” 빌라도가 다시 밖에 나가 말했어요. “보라, 이 사람을 데리고 나오니 이는 내가 그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한 것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함이다.”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께서 이마에 피를 흘린 채 군중들 앞에 나타났어요.
12. 모여 있던 대제사장들과 아랫사람들이 예수를 보고 소리쳤어요.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 “제길, 이런 잔인한 자들을 봤나! 너희가 데려가서 십자가에 못 박으라! 나는 그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였다!” 유대인들이 다시 소리 높여 외쳤어요. “우리에게 법이 있으니 그 법대로 하면 그가 당연히 죽어야 합니다. 그가 자기를 ‘하나님의 아들이라’합니다!”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두려움에 휩싸였어요. 빌라도가 예수께 말했어요. “내가 너를 놔줄 수도 있고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다. 도대체 너는 정체가 뭐냐?” “위에서 주지 아니하셨더라면 나를 해할 권한이 없었으리니 그러므로 나를 네게 넘겨준 자의 죄는 더 크다!” 빌라도가 예수를 놓아주려고 힘썼으나 유대인들은 예수를 못 박아 죽이라고 고함을 쳤어요. “내가 너희 왕을 십자가에 못 박으랴?” 유대인들은 자신을 핍박하는 가이사(사단)를 오히려 왕이라고 주장했어요. 오직 예수를 죽이고 싶은 마음 밖에는 없었답니다.
13. 예수께서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라 하는 곳을 지나갔어요. 예수께서 십자가가 너무 무거워서 자꾸만 쓰러지자 시몬이란 시골사람을 붙잡아 예수의 십자가를 지웠어요. 골고다 언덕에는 세 개의 십자가가 나란히 세워졌어요. 좌우로 두 명의 강도가 있고 그 가운데에 죄 없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힌 채 지독한 고통을 참고 계셨어요. 군인들은 예수의 옷을 찢어서 서로 나눠 갖겠다고 제비뽑기를 하고 있었어요. 예수께서 매달려 있는 십자가의 윗부분에는 빌라도가 쓴 패가 붙어있었어요.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
14. 예수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곳에 유대인들이 지나가며 말했어요. “아하! 저 자가 성전을 헐면 사흘 만에 다시 짓겠다는 자로구나!” “하하! 꼴좋다! 세상을 구원하겠다고? 너를 구원하여 십자가에서 지금 내려와 봐라! 하하하!” 대제사장과 서기관들도 와서 희롱하며 말했어요. “흐흐흐! 그가 남은 구원했으나 정작 자신을 구원할 수 없구나!” “이스라엘 왕 그리스도여!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우리가 보고 믿게 할지어다! 으하하하!”
15. 제육시가 되어 갑자기 온 땅에 어둠이 덮이더니 제구시까지 계속되는 것이 아니겠어요? 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치셨어요.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이 말씀을 하신 후 숨지셨어요. 아리마대 사람 요셉은 예수의 제자이나 유대인이 두려워 그것을 숨기더니 이틀 후에 빌라도에게 찾아갔어요. “총독이시여! 예수의 시체를 제가 가져가도록 허락하소서.” “그렇게 하라.” 요셉은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유대인의 장례법대로 향품과 함께 세마포로 시체를 쌌어요.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동산이 있고, 동산 안에 아직 사람을 장사한 일이 없는 새 무덤이 있어 그곳에 예수의 시체를 두었답니다.
*요한복음13~19장
제 45권 내가 바로 그리스도
1. 예수께서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를 지나가실 때 한 마을에 들어가셨어요. 마을에는 열 명의 나병환자가 있었어요. 그들이 예수를 만나자 소리를 질렀어요. “예수 선생님이시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께서 그들을 보고 말씀하셨어요. “너희는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 “오! 하나님! 제 몸이 나았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그 사람이 예수의 발아래 엎드리어 감사했어요. 그는 사마리아 사람으로 이방인이었지요. “열 사람이 다 깨끗함을 받지 않았느냐. 그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 발아래 엎드린 사람을 보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2.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말했어요.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여기 있다 또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예수께서 바리새인에게 대답하고 돌아서서 제자들을 향해 말씀하셨어요.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더니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멸망시켰다. 또 롯의 때와 같으리니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집을 짓더니 롯이 소돔에서 나가던 날에 하늘로부터 불과 유황이 비오듯하여 그들을 멸망시켰느니라. 인자가 나타나는 날에도 이러하리라.”
3. “그 때에 두 사람이 밭에 있으매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둠을 당할 것이요.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매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둠을 당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
4. 예수께서 바리새인과 세리를 비유해서 말씀하셨어요.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들어갔다. 하나는 바리새인이요 다른 하나는 세리라. 바리새인은 따로 서서 기도하되 ‘하나님이여! 나는 죄 있는 자들과 같지 않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않음을 감사합니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립니다.’ 이때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하였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 바리새인이 아니고 세리가 의롭다 함을 받고 그의 집으로 내려갔느니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5. 예수께서 만져 주심을 바라고 사람들이 자기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자 제자들이 보고 꾸짖었어요. 예수께서 어린 아이들을 불러 가까이 하시고 말씀하셨어요.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거기 들어가지 못하리라.”
6. 예수께서 여리고에 가까이 가셨을 때 일이에요. 한 맹인이 길가에 앉아 구걸하다가 무리가 지나가는 것을 듣고 말했어요. “선생님들! 지금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왜 이렇게 소란한가요?” “지금 나사렛 예수께서 지나가신다네.” 그러자 그 얘기를 들은 맹인이 소리를 질렀어요.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어허! 이 사람이 좀 조용히 하지 못하겠소!”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맹인의 외치는 소리를 듣고 예수께서 발걸음을 멈추고 말씀하셨어요. “그를 데려오라.” 맹인이 예수께 불려왔어요.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주여! 눈을 뜨고 보기를 원하나이다.” “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그러자 맹인이 곧바로 눈을 뜨고 앞을 보게 되었어요. “오! 주여! 하나님께 영광을 올립니다.” 모여있던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고 모두 하나님을 찬양했어요.
7. 예수께서 여리고로 들어가실 때 일이에요. ‘삭개오’라는 이름의 세리장이며 부자인 사람이 있었어요. 그는 예수가 어떤 사람인지 보려고 밖에 나왔지만 키가 작고 사람이 많아서 잘 볼 수가 없었어요. 그는 예수를 잘 보기 위해서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사람들이 나무 위에 올라간 삭개오를 보고 빈정거리며 말했어요. “저 땅달보 삭개오 좀 봐라! 돈 독이 오른 수전노 세리가 예수를 보겠다며 나무에 올라간 저 꼴 좀 봐라! 하하하!” 때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예수께서 삭개오를 쳐다보고 말씀하셨어요.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예? 저...저희 집에요? 와! 신난다.”
8. 삭개오가 나무에서 급히 내려와 예수를 영접했어요. 주변의 사람들이 뒤에서 수근 거렸지요. “예수가 죄인의 집에 유하려 들어갔다.” “저 선생은 죄인의 집도 가리지 않는구나!” 예수께서 뜻밖에 방문을 하자 기쁨이 넘쳐 감동한 삭개오가 말했어요. “주여!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다면 네 배로 갚겠나이다.” “삭개오야!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다.”
9.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수께 찾아와 말했어요.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합니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않습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 하나님이 이르셨으되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시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비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하리라 하셨거늘 너희가 하나님께 유익한 것을 드렸다고 하면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 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한다. 겉치레 하는 자들아! 선지자 이사야가 너희에 관해 잘 예언하였도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한다.’하였느니라.”
10. 예수께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모아놓고 말씀하셨어요. “듣고 깨달아라!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다!” 이에 제자들이 예수께 말했어요. “바리새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받을까요?” “심은 것들마다 내 하늘 아버지께서 심지 않은 것은 뽑힐 것이니 그냥 두라! 그들은 맹인이 되어 맹인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시몬 베드로가 예수께 말했어요. “주여! 이 비유를 우리에게 설명해주세요.”
11. “너희가 아직도 깨달음이 없느냐?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배로 들어가서 뒤로 내버려지는 줄 알지 못하느냐?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한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저들이 말하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
12. 예수께서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들어갔을 때 일이에요. 가나안 여자 하나가 예수께 말했어요. “주여!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 딸이 흉악하게 귀신 들렸나이다.” 예수께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고 있으니 제자들이 와서 말했어요. “주여! 저 여자가 뒤에서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저 여자 좀 쫓아내보세요.” 예수께서 여자를 보고 엄하게 말씀하셨어요.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않았노라!” 그러자 가나안 여자가 예수께 무릎을 꿇고 절하며 말했어요. “주여! 저를 도우소서.” “여자여!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않느니라.” “주여! 주님의 말씀이 옳지만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13. 예수께서 갈릴리 호숫가에 이르러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많은 무리가 뒤를 따라왔어요. 다리 저는 사람과 장애인과 맹인과 말 못하는 사람이 예수의 발 앞에 앉으니 예수께서 그들 모두를 고쳐주셨어요. 말 못하는 사람은 말을 하게 되고 장애인은 온전하게 되고 다리 저는 사람이 걸으며 맹인이 앞을 보게 되었지요. 무리가 보고 놀랍게 여겨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어요.
14. 예수께서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어요.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누구는 세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어떤 이는 예레미아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물었어요.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아무도 답변을 쉽게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시몬 베드로가 나서서 말했어요.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15.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축복의 말씀을 계속 하셨어요.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그리고 제자들에게 엄하게 경고하며 말씀하셨어요. “내가 그리스도 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이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한 뒤 제 삼일에 살아나게 될 것을 제자들에게 말씀해주셨답니다.
제46권 성령이 임했어요
1. 예수께서 부활하여 사십 일 동안 제자들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고 하늘로 들려져 올라가셨어요. 감람원이라는 산에서 제자들은 예수의 마지막 말씀을 듣고 가슴에 새겼어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제자들이 감람원 산에서 내려와 예루살렘에 돌아왔어요. 그들은 다락방에 모였지요. 다락방에 모인 사람들은 베드로, 요한, 야고보, 안드레와 빌립, 도마와 바돌로매, 마태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셀롯인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 이렇게 예수의 열한 사도가 있었고 여자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동생들이 모여서 기도에 힘썼어요.
2. 그 때에 모인 사람의 수가 백 이십 명이나 되었어요. 베드로가 무리 가운데 일어나 말했어요. “형제들이여! 가룟 유다는 우리와 함께 하면서 예수님을 팔고 받은 돈 은 삼십 개로 밭을 샀으나 그 밭에서 비참하게 죽음을 당하는 죄 값을 치렀다. 이 일은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알려졌으니 그 밭을 아겔다마(피밭)라 하니라. 유다의 빈자리를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 중에 하나를 세워 예수께서 부활하심을 증언할 열 두 사도의 수를 채우는 것이 어떻겠소?” “좋은 생각입니다. 바사바를 추천합니다. ‘유스도’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요.” “맛디아는 어떻습니까? 맛디아를 추천합니다.” 그들은 두 사람을 놓고 기도했어요.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여! 두 사람 중에 누가 주님께 택한바 되어 봉사와 사도의 직무를 대신할 자인지 보여주세요. 가룟 유다는 이 직무를 버리고 죽었습니다.” 그들은 제비를 뽑아 맛디아를 열두 번째 사도에 포함시켰어요.
3. 오순절이 되어 그들이 다 같이 한 곳에 모여 있었어요. 그때 하늘로부터 강한 바람 소리가 들려왔어요. “휘이잉! 휭, 휘이잉!” 마치 불의 혓바닥처럼 갈라진 빛들이 모여 있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쏟아져 내렸어요. 그들 모두 성령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니 각기 다른 언어로 말하기 시작했어요. 여러 지방에 사는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 모여 있다가 큰 무리가 말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저들은 모두 갈릴리 사람들이 아니냐? 그런데 여러 지방의 말로 얘기하니 이게 어찌된 일이냐?” 메대인, 메소보다미아인, 본도와 아시아인, 그레데인과 아라비아인들도 수근 거렸어요. “저들이 우리 언어로 하나님의 큰일을 말하는구나!” “허허! 말도 안 된다! 그들은 술에 취해 제멋대로 떠들어대는 것일 거다.”
4. 그때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서서 소리를 높여 말했어요.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아! 내 말에 귀를 기울여라! 이 사람들이 술에 취해서 떠드는 것이 아니다! 이 일은 선지자 요엘을 통해 이미 기록된 것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길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또 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신기한 일을 땅에서는 징조를 보일 것이니 곧 피와 불과 연기로다.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이 변해 피가 되리라.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하였느니라!”
5. “이스라엘 사람들아! 이 말을 들으라! 하나님께서 나사렛 예수로 큰 능력과 신기한 일과 표적을 보여 그분이 그리스도임을 증명하였지만 법을 맘대로 정하는 자들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분을 다시 살리셨도다! 형제들아! 우리 조상 다윗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이미 알고 말씀하셨으니 우리가 이 일의 증인이다.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6. 베드로의 말에 양심이 찔린 유대인들이 말했어요.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하면 되겠느냐?” “너희가 회개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아라! 그러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너희가 이 패역한 세대에서 구원을 받으리라.” 베드로의 말에 그 자리에서 삼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어요.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나누며 오로지 기도하기에 힘을 썼어요.
7. 제 구시 기도시간에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에 올라갈 때 일이에요. 태어날 때부터 걷지 못하게 된 사람이 성전 입구에서 구걸하고 있었어요. 그가 베드로와 요한을 보고 말했어요. “선생이여! 한 푼만 주세요.” 베드로가 걸인에게 무엇을 줄까 생각하다가 말했어요. “은과 금은 내게 없지만 내게 있는 이것을 주겠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어라!” 베드로가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니 그가 발과 발목에 힘을 얻고 일어서는 것이 아니겠어요? “오! 주여! 내가 걷게 되다니요? 와하하하! 내가 걷는다. 이렇게 뛴다! 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8. 이 일로 놀라는 백성들에게 베드로가 말했어요. “이스라엘 사람들아! 이 일을 왜 놀랍게 여기느냐? 우리의 능력으로 이 사람이 걷게 된 것이 아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곧 우리 조상의 하나님이 그의 종 예수를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너희가 예수를 넘겨주고 빌라도가 풀어주고자 했으나 너희는 거룩한 자를 거부하고 오히려 살인한 자를 풀어달라고 했다. 너희가 생명의 주를 죽였도다! 그러나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 그를 살리셨으니 우리가 이 일에 증인이다. 우리가 그의 이름을 믿으므로 이 걸인이 걷게 된 것이다!”
9. 사도들이 백성들에게 말할 때 제사장들과 성전 맡은 자와 사두개인들이 사도들의 가르침을 싫어했어요. 그들이 사도들을 붙잡아 이튿날까지 가두었지요. 하지만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예수가 그리스도란 것을 믿는 사람들은 남자만 세어도 약 오천이나 되었어요. 다음 날 관리들과 장로들과 서기관들이 사도들을 회당에 세워놓고 말했어요. “너희가 무슨 권세와 누구의 이름으로 이 일을 행하느냐?” 이에 베드로가 성령으로 충만하여 그들에게 말했어요. “백성의 관리들과 장로들아! 만일 병자에게 행한 착한 일에 대하여 이 사람이 어떻게 구원을 받았냐고 질문한다면 너희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알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고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이 건강하게 되어 너희 앞에 섰느니라!”
10.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다!” 베드로가 담대하게 말하자 그들은 수근거렸어요. “저 자는 학문이 없는 자요, 또 전에 예수와 함께 있던 자다. 아무튼 저 자가 날 때부터 병신인 자를 저렇게 일으켰으니 이 일이 더는 퍼지지 않게 하자!” 그들이 베드로에게 명령했어요. “앞으로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 “하나님 앞에서 너희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백성들이 저렇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으니 이들을 처벌하기도 어렵다. 일단 위협하고 풀어주자.”
11. 사도들이 풀려나와 그 동료들에게 가서 제사장들과 장로들의 말을 알렸어요. 그들이 듣고 한마음으로 기도했어요.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 또 주의 종 우리 조상 다윗을 통해 성령으로 말씀하시길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리들이 함께 모여 주와 그의 그리스도를 대적하도다!’하였다. 주여! 방금도 그들이 위협함을 굽어보시고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해주세요. 손을 내밀어 병을 낫게 하시고 표적과 신기한 일이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그들이 기도를 마치자 그 곳이 진동하며 다들 성령 충만하여 담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어요.
12. 아나니아란 사람이 있었어요. 그가 자신의 땅을 팔아 얼마를 감추고 얼마만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었지요. 베드로가 아나니아의 마음을 읽고 말했어요. “아나니아야! 사탄이 네 마음에 가득하여 네가 성령을 속이고 땅 값 얼마를 감추었느냐? 네가 하나님 앞에 거짓말을 했다!” 아나니아가 이 말을 듣고 엎드려 있다가 그 자리에서 혼이 나가버렸어요. “아, 아니! 갑자기 그가 죽다니!” 이 일을 알게 된 사람들이 다 크게 두려워했어요. 젊은 사람들이 일어나 시신을 싸서 메고 나가 장사를 지냈어요. 세 시간쯤 지나 그의 아내 삽비라가 들어왔어요. 그녀는 남편이 죽었는지 알지 못했지요. 베드로가 삽비라에게 말했어요. “삽비라야! 땅 판 값이 이것뿐이냐?” “네, 이것이 전부입니다!” “오! 너희가 어찌 함께 주의 영을 시험하려 하느냐? 보라, 네 남편을 장사하고 오는 사람들이 또 너를 메어 나가리라.”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삽비라가 그 자리에서 죽었어요. 온 교회와 이 일을 듣게 된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었어요.
13. 대제사장과 사두개인의 당파가 마음에 시기가 가득하여 사도들을 잡아다가 옥에 가두었어요. 그날 밤 주의 사자가 옥문을 열고 그들을 구출했어요. 사자들은 말했어요. “가서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온 백성에게 말하라!” 그들이 새벽에 성전에 들어가서 가르침을 펼쳤어요. 대제사장과 이스라엘 족속의 원로들이 모여서 말했어요. “사람들을 옥에 보내 사도들을 잡아오라!” 부하들이 옥에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와서 말했어요. “저희들이 옥에 가봤더니 옥문은 굳게 잠겨있고 지키는 사람들도 그대로 있는데 옥 안에 사도들이 없었습니다!” “뭐, 뭐라고! 아니, 어떻게 된 일이냐? 어허! 괴상한 일도 다 있네.” 그때 다른 부하들이 달려와서 말했어요. “서...선생님! 옥에 가두었던 사람들이 지금 성전에서 백성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에잉? 뭐가 어째!”
14. 사도들은 다시 잡혀왔어요. “우리가 예수그리스도 이름으로 사람을 가르치지 말라고 했을 텐데?”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 너희가 나무에 달아 죽인 예수를 우리 조상의 하나님이 살리시고 이스라엘에게 회개함과 죄 사함을 주시려고 그를 오른손으로 높여 임금과 구세주로 삼았다. 우리는 이 일에 증인이요 하나님이 자기에게 순종하는 사람들에게 주신 성령도 그러하다!” “에잇! 이 자들을 그냥 놔둘 수 없다. 쳐 죽이자!” 그때 율법교사로 백성들에게 존경을 받는 바리새인 ‘가말리엘’이란 자가 잠깐 사도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나서 말했어요. “이스라엘 사람들아! 너희가 이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조심하라! 이 사람들을 상관하지 말고 버려두라! 이 사상과 소행이 사람으로부터 났으면 무너질 것이요 만일 하나님께로부터 났으면 너희가 그들을 무너뜨릴 수 없겠고 도리어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까 하노라.” “그래, 선생의 말이 맞는 것 같소.”
15. “철썩! 철썩! 윽! 아악! ” 사도들은 다시 끌려와서 채찍질을 당했어요. 그렇지만 사도들은 기뻤어요. 예수그리스도, 그 이름으로 받는 처벌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예수는 그리스도!” “오직 예수는 그리스도!” 사도들은 성전에 있든지 집에 있든지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멈추지 않았어요.
제47권 사울이 전도자가 됐어요
1. 열두 사도가 모든 제자를 불러놓고 말했어요.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 그들에게 일을 맡기고 우리는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리라!” 온 무리가 이 말을 기뻐하여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일곱 사람을 세웠어요. 스데반, 빌립, 브로고로, 니가노르, 디몬, 바메나, 니골라 이렇게 일곱 명에게 사도들이 기도하고 안수했어요.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많아지고 제사장들도 믿는 사람이 생겼지요.
2. 스데반은 은혜와 권능이 충만한 사람이었어요.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스데반에 대하여 거짓 증언을 했어요. “이 사람이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을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과 장로와 서기관들이 스데반을 붙잡아 법정에 세웠지요. 스데반이 마치 천사처럼 얼굴빛이 변하면서 말했어요. “나사렛 예수가 이곳을 허물고 모세가 우리에게 준 규례를 고치겠다고 들었다!” 대제사장이 이 말을 듣고 놀라서 말했어요. “그 말이 사실이냐?”
3. 스데반이 천사같이 눈부신 모습으로 엄하게 말했어요. “너희도 너희 조상과 같이 항상 성령을 거스른다. 선지자들을 박해하고 의인이 오시리라 예고한 자들을 너희의 조상들이 죽였고 이제 너희는 그 의인을 잡아 준 자요 살인한 자가 되나니 너희는 천사가 전한 율법을 받고도 지키지 않았도다!” 스데반의 말에 양심이 찔린 사람들이 수군거렸어요. 그때, 스데반이 성령 충만하여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나님의 영광이 빛나고 예수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 계신 것을 봤어요.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 계신다!” “우우! 저 자가 하나님이 보인다고 부르짖는다! 저 미친 자를 쳐 죽이자!” 사람들이 스데반을 성 밖으로 내몰더니 돌을 던졌어요. 스데반은 그 자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어요. “으아...!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소서.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4. 사울이라는 청년이 있었어요. 사울은 그리스도 교인을 박해하는 자였지요. 사울은 스데반이 순교하는 현장에 있었어요. 사울은 생각했지요. “스데반! 그가 죽임을 당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울은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의 집에 쳐들어가 그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감옥에 넘겼어요.
5. 여기저기 흩어진 사람들이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했어요. 빌립이 사마리아 성에 내려가 그리스도를 백성들에 전파했어요.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더러운 귀신아 물러가라!”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일어나서 걸어라!” 빌립은 귀신들에게 크게 소리 질러 내쫓고, 많은 중풍병자와 못 걷는 사람을 걷게 만들었어요. 성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빌립의 말과 행하는 표적을 보고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믿었어요.
6. 그 성에 시몬이라는 마술사가 있었어요. 그가 마술을 행하여 사마리아 백성을 놀라게 했지요. 성안에 있는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까지 그를 따르며 말했어요. “이 사람은 큰 인물이다! 하나님의 능력을 받은 자다!” 빌립이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관하여 전도를 하자 시몬이 듣고 믿어 세례를 받은 후에 빌립을 따라다녔어요.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이 사마리아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을 보냈어요. 두 사도는 아직까지 세례만 받은 자들에게 안수하여 성령을 받게 했어요. 이 모습을 본 시몬이 사도에게 돈을 바치며 말했어요. “내가 안수하는 사람은 성령을 받을 수 있도록 이 권능을 내게도 주시오!” 베드로가 그의 마음이 악으로 가득한 것을 보고 말했어요. “네가 하나님의 선물을 돈 주고 살 줄 알았느냐! 너의 악함을 회개하고 주께 기도하라!” 시몬이란 마술사는 크게 혼나고 그 자리를 떠났지요. 두 사도는 사마리아인의 여러 마을을 다니면서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복음을 전했어요.
7. 주의 사자가 빌립에게 나타나 말했어요. “일어나서 남쪽 광야로 가세요. 그곳을 지나는 에디오피아 사람을 만나 복음을 전하세요.” 빌립이 성령에 인도되어 광야로 나가니 마침 수레를 타고 지나는 행렬이 있었지요. 수레 안에는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관리인 내시가 타고 있었어요. 그는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읽고 있었지요. 빌립이 수레에 가까이 다가가 말했어요. “귀한 자여! 이사야의 글을 읽고 계시군요. 글의 의미를 알고 계십니까?” “지도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 깨달을 수 있겠소?” “그러면 내가 해석해 드리리다.” “오! 정말이요? 그러면 어서 수레에 타시오.”
8. 그가 읽은 성경 구절은 이랬어요. ‘그가 도살자에게 끌려가는 양과 같이 끌려갔고 털 깎는 자 앞에 있는 어린 양이 조용함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않았다. 그가 굴욕을 당했을 때 공정한 재판도 받지 못했으니 누가 그의 세대를 말하리요. 그의 생명이 땅에서 빼앗김이로다.’ “선지자가 말한 것이 누구를 가리키는 것이요?” 내시의 의문에 빌립이 예수를 가르쳐 복음을 전했어요. “여기서 그는 바로 예수를 말하는 것이고, 그가 바로 그리스도입니다.” 수레가 가다가 물 있는 곳을 만났어요. “빌립선생!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게 되어 고맙소! 내게 세례를 해주시오.” 빌립은 내시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시는 기쁨에 넘쳐서 길을 떠났어요. 그 뒤로 빌립은 여러 성을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지요.
9. 사울은 그리스도 교인들을 찾아다니며 위협했어요. 그는 대제사장에게 가서 다메섹 여러 회당에 가져갈 공문을 요청했어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남녀를 막론하고 결박하여 예루살렘으로 잡아오기 위해서였지요. 사울이 길을 가다가 다메섹에 가까워졌을 때 일이에요. 갑자기 하늘로부터 빛이 쏟아져 내려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사울이 놀라서 엎드러져 있으니 큰 소리가 났어요.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주여! 누구십니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너는 일어나 시내로 들어가라. 네가 무엇을 할지 네게 알려줄 자가 있을 것이다!” 같이 가던 사람들은 소리를 듣지 못했어요. 사울이 땅에서 일어나 눈을 떠보니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았어요. “아니, 왜..왜 이러지? 갑자기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어!”
10. 사울은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다메섹으로 들어가 사흘 동안 보지도 못하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어요. 그 때에 아나니아라고 하는 제자가 있는 데 주께서 환상 중에 불러 말씀하셨어요. “아나니아야! 거리로 나가 사울이라는 사람을 찾아라! 그가 기도하는 중이니라. 그가 자기에게 안수하여 다시 보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나니아라고 믿고 있다.” “주여! 하지만 사울이란 사람은 예루살렘에서 주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을 핍박하던 자입니다. 또한 결박할 권한을 대제사장들에게서 받은 사람이 아닙니까?”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해 택한 나의 그릇이니라.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고난을 받아야 할 지 내가 그에게 보이리라!”
11. 아나니아가 사울을 찾아가서 말했어요. “형제 사울아! 네가 오는 길에 나타났던 예수께서 나를 보내어 네 눈을 뜨게 하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실 것이다.” “오! 아나니아여! 내가 기도하면서 당신이 와서 안수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소.” 아나니아가 안수하자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겨지더니 앞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아! 내가 다시 눈을 떴구나!” 사울은 세례를 받고나서 음식을 먹었어요.
12. 사울은 곧바로 회당에 나가서 전도를 시작했어요. “여러분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회당에 모인 사람들이 사울의 말을 듣고 놀라서 수군거렸어요. “저 사람은 사울이 아니냐?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든지 잡아다가 감옥에 처넣던 자가 아니냐? “그래 맞아. 그런데 저 자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 좀 들어봐라.” “여러분들! 예수는 그리스도 입니다!” 사울은 회장에서 큰소리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선포했어요.
13. 유대인들이 사울을 죽이려고 공모했어요. 사울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복음을 전파하러 다니기 때문이었지요. 유대인들은 밤낮으로 성문을 지키며 사울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어요. 이 일을 알게 된 예수의 제자들이 사울을 광주리에 담아 성벽 아래로 내려줬어요. 사울은 예루살렘으로 도망갔어요.
14. 예루살렘에 간 사울은 예수의 제자들과 사귀려 했지만 다들 그를 두려워했어요. “사울이 우리와 함께 복음을 전한다고 저러니 그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소.” 그때 바나바가 사울을 데리고 사도들에게 가서 말했어요. “형제여! 사울이 길에서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난 뒤에 눈이 멀어 사흘 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먹지도 못했답니다. 제자 아나니아의 안수를 받고 눈을 다시 뜨게 되었고 그 뒤로부터 다메섹 사람들에게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전파했답니다.” “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정말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도다!”
15. 사울은 사도들에게 같은 형제로 받아들여졌어요. 사울은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출입하면서 예수의 이름을 담대하게 말했어요. 유대인들은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말하는 사울을 죽이려고 했어요. 사울이 이 사실을 미리 알았어요. 형제들은 사울을 살리기 위해 가이사랴로 데리고 내려가서 다소라는 곳으로 보냈어요.
48권 말씀을 전파했어요
1. 베드로가 ‘룻다’에 있을 때 일이에요. 룻다에서 가까운 욥바에 여제자 ‘다비다’가 있었어요. 살아있을 때 그녀는 선행을 베풀고 구제하는 일을 많이 했지요. 다비다가 병들어 죽자 시체를 씻어 다락에 뉘였어요. 제자들이 베드로를 찾아와 말했어요. “베드로형제님! 여제자 다비다(도르가)가 죽었습니다. 빨리 좀 와서 도와주세요.” 베드로가 그들과 함께 가서 다락방에 올라가보니 도르가 주위에 과부들이 많이 모여서 울고 있었어요. “형제들이여! 다들 내려가 있게!” 베드로는 사람들을 다 내보내고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기도를 마치고 베드로가 시체를 향해 말했어요. “다비다야 일어나라!” 그러자 죽었던 다비다가 눈을 뜨더니 베드로를 보고 미소를 짓는 것이 아니겠어요? 베드로가 여자의 손을 잡고 일으킨 뒤에 성도들과 과부들을 불렀어요. “하나님께서 이 여자를 다시 살리셨다!” 욥바에서 일어난 이 사건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어요.
2. 가이사랴에는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는 이달리야 부대를 지휘하는 군대의 백부장이었지요.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는 경건한 사람이었어요. 하루는 제 구시쯤 되어 환상 중에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 말했어요. “고넬료야! 나는 하나님의 천사니라.” “주, 주여! 무슨 일이십니까?” “네가 사람을 구제하고 기도를 잘 하니 하나님께서 너를 기억하셨노라! 지금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 시몬 베드로라는 사람을 청하라! 그는 해변에 있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있다.”
3. 고넬료가 집안의 하인 둘과 부하 중에 경건한 자 한 사람에게 천사의 말씀을 얘기해 주고 시몬베드로를 찾아내도록 시켰어요. 이튿날 그들이 길을 가다가 성에 가까이 갔을 때, 베드로가 기도하려고 지붕으로 올라갔어요. 베드로는 마침 배가 고픈 상태였지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열리며 커다란 보자기에 싸인 큰 그릇이 하나 내려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안에는 온갖 짐승들의 고기가 한가득 들어있었어요. 하늘에서 소리가 들렸어요.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먹어라!” “주여! 그럴 수 없습니다. 속되고 깨끗하지 않은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않겠습니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이런 일이 세 번 있은 후 그릇이 하늘로 올라가버렸어요. 베드로는 자기가 본 환상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어요.
4. 그때 고넬료가 보낸 두 사람이 시몬의 집을 찾아와 문밖에 서서 말했어요.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이 여기 유숙하느냐?” 두 사람을 내려다보니 조금 전 환상 중에 성령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두 사람이 너를 찾으면 일어나 내려가 의심하지 말고 함께 가라! 내가 그들을 보냈다.” 베드로는 지붕에서 내려와 두 사람을 맞이했어요. “내가 베드로요. 무슨 일로 나를 찾습니까?” “저희를 보낸 백부장 고넬료는 의인이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거룩한 천사의 지시를 받아 당신을 집으로 청하였나이다.”
5. 이튿날 베드로가 가이샤라에 들어갔어요. 고넬료는 그의 친척과 가까운 친구들을 모아놓고 베드로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지요. 마침 베드로가 들어오자 고넬료가 그의 발아래 엎드려 절했어요. “아! 이러실 것 까지는 없소이다. 일어나세요, 나도 사람이요.” 베드로는 집안에 모인 여러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말했어요. “유대인으로서 이방인과 교제하는 것은 위법인 줄 너희도 알겠지만 하나님께서 내게 시키신 일이니 아무도 ‘속되다 하거나 깨끗하지 않다’하지 말라 하셨다. 그래서 부름에 사양하지 않고 왔으니 무슨 일로 나를 불렀느냐?” “주께서 당신에게 명하신 모든 것을 듣고자 하여 다들 하나님 앞에 있나이다.”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보지 않고 각 나라 중에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다 받으시는 줄 내가 진심으로 깨달았다. 만유의 주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화평의 복음을 전하사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6.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다. 그가 두루 다니며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사람을 고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이다. 우리는 유대인의 땅과 예루살렘에서 그가 행하신 모든 일에 증인이다. 그를 그들이 나무에 달아 죽였으나 하나님이 사흘 만에 다시 살리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미리 택하신 증인들에게 부활하신 모습을 나타내셨다. 즉 그를 모시고 음식을 먹은 우리에게 나타나신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명하사 백성들에게 전도하되 하나님께서 산자와 죽은 자의 재판장으로 정하신 이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임을 증언하게 하셨다. 이런 일은 이미 선지자들도 증언하였으니 ‘그를 믿는 사람들이 다 그의 이름을 힘입어 죄 사함을 받는다’하였느니라.”
7. 베드로가 이 말을 할 때에 성령이 말씀 듣는 모든 사람에게 내려왔어요. 성령을 입은 사람들이 감동하여 말했어요. “오! 하나님! 우리처럼 이방인들에게도 성령을 부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베드로가 사람들을 보고 말했어요. “이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성령을 받았으니 물로 세례를 베풀지 못할 이유가 없다.” 모인 사람들은 세례를 받고 성령 충만하여 베드로에게 며칠 더 묵을 것을 청했어요.
8. 베드로가 예루살렘에 갔더니 이방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는 얘기를 들은 유대의 사도들과 형제들이 수군거렸어요. “베드로 형제여! 이방인과 교제를 하시고 하나님 말씀까지 전하시다니 우리의 법을 어긴 것이 아닙니까?” “형제들이여! 그렇게 오해하지 마라! 내가 사실은 이런 일들을 겪게 되었다.” 베드로는 일이 이렇게 된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었어요. “가이사랴에 있는 이방인의 집에 가서 내가 말을 시작할 때에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셨다. 그것을 보고 내가 주의 말씀에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그런즉 하나님이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에 주신 것과 같은 선물을 그들에게도 주셨으니 내가 누구이기에 하나님을 능히 막겠느냐?” 그들이 이 말을 듣더니 잠잠해졌어요. 사도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말했어요. “그러면 하나님께서 이방인에게도 생명 얻는 기회를 주신 것이다!”
9. 스데반의 순교 사건으로 인해 여기저기로 흩어진 자들이 베니게와 구브로와 안디옥까지 이르러 유대인에게만 복음을 전했어요. 그 중에서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이르러 헬라인에게도 주 예수를 말하고 전파하니 주의 손이 그들과 함께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 주께로 돌아왔어요. 예루살렘 교회가 이 사람들의 소문을 듣고 바나바를 안디옥에 보냈어요. 바나바가 안디옥에 와서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들을 보고 기뻐하며 말했어요.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굳건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머물라!” 바나바는 바울(사울)을 찾으러 다소에 갔어요. 바울을 만나 안디옥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안디옥 교회에 일 년간 있으면서 큰 무리를 가르쳤어요.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는 칭호를 받게 되었지요.
10. 그 때에 선지자들이 예루살렘에서 안디옥으로 왔어요. 선지자 중에 ‘아가보’라는 사람이 성령에 감화되어 예언을 말했어요. “천하에 큰 흉년이 들 것이다! 로마황제 글라우디오 때에 그렇게 될 것이다.” 예루살렘에 기근이 들어 예루살렘 교회가 어려움을 당하자 안디옥 교회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헌금을 보냈어요. 바나바와 바울이 지휘하는 안디옥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한 교회로 크게 성장했답니다.
11. 유대 왕 헤롯이 교회를 박해하기 시작했어요. 요한의 형제 야고보가 칼에 맞아 죽었어요. 유대인들은 이 일을 기뻐했지요. “베드로도 잡아라!” 시몬베드로도 군인들에게 잡혀서 옥에 갇혔어요. 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베드로가 처형되기 하루 전 날 밤의 일이었어요. 베드로는 두 쇠사슬에 매여 누워 자고 있었지요. 그런데 옥중에 홀연히 광채가 일어나더니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주의 사자가 베드로의 옆구리를 쿡쿡 치면서 말했어요. “베드로야! 얼른 일어나라!” “누...누구세요?” “쉿! 조용히.” 베드로의 손발에 묶인 사슬이 저절로 풀렸어요. “띠를 띠고 신을 신어라! 겉옷도 챙겨 입고 나를 따라 오거라!” 옥문 입구에는 파수꾼들이 첩첩히 서있었지만 베드로와 천사는 그들 사이를 유유히 빠져 나갔답니다. 첫째와 둘째 파수꾼들을 지나 시내로 통한 쇠문에 이르렀어요. 그 문도 저절로 스르륵 열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환상을 보는 건가?”
12. 베드로가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시어 헤롯과 유대 백성의 손에서 구출하셨음을 알게 되었어요. 베드로는 그 길로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갔어요. 거기에는 이미 여러 사람이 모여서 베드로가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있었지요. 베드로가 대문을 두드리며 말했어요. “쿵! 쿵! 쿵! 안에 누구 없느냐? 나는 시몬 베드로다!” 로데라고 하는 여자아이가 나왔다가 베드로의 음성을 듣고 기뻐하며 문을 열어 줄 생각도 못하고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어요. “베, 베, 베드로 선생님이 오셨어요!” “뭐라꼬? 베드로 선생님? 얘가 참말로 미쳤나!” “아, 아니에요, 내가 문소리가 나서 가보니까 베,베드로 선생님 목소리가...틀림없어요.” “베드로 형제님은 지금 옥중에 계시지 않냐? 네가 뭘 잘못 알아들었겠지.” “아이고! 그렇다면 베드로 형제님이 형 집행을 당하셔서 죽어 천사가 되어 오셨나보다! 아이고 어떡해!” 사람들이 소란을 일으키며 대문으로 몰려나갔어요. “쾅 쾅 쾅! 이봐요! 안에 아무도 없소?” “으헉! 베, 베, 베드로 형제여! 어, 어떻게 여기 와 있습니까?” “쉿! 주께서 천사를 보내시어 옥에서 나를 구해내셨소.” 날이 새어 베드로가 옥에서 사라진 것을 알자 군인들이 난리가 났지요. 헤롯이 베드로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어요.
13. 바나바와 바울이 성령의 보내심을 받아 실루기아에 내려가 배를 타고 구브로에 있는 살라미에 이르렀어요. 그곳 유대인의 회당을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했어요. 바나바와 바울과 수행원 요한이 섬들을 지나서 바보란 곳에 이르러 총독 ‘서기오 바울’과 유대인 거짓선지자 ‘바예수’라 하는 마술사를 만났어요. 총독은 지혜 있는 사람이라서 바나바와 바울을 불러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했어요. 그러나 마술사가 곁에서 훼방을 놨어요. 바울이 그 거짓 선지자에게 꾸짖어 말했어요. “이 거짓과 악행이 가득한 자여! 마귀의 자식이여! 모든 의로운 사람의 원수여! 주의 바른 길을 굽게 하는 짓을 당장 그만두지 못할까! 보라, 이제 주의 손이 네 위에 있으니 네가 맹인이 되어 얼마 동안 해를 보지 못하리라!” 바울의 말이 그치자마자 하늘에서 안개와 어둠이 그에게 덮이는 것이 아니겠어요? “으악! 악! 악! 악! 내 눈이, 내 눈이 안보인다! 사람 살려! 나 좀 누가 부축해줘!” 총독이 마술사의 모습을 보고 크게 놀라며 주의 가르치심을 듣고 굳게 믿었어요.
14. 바울 일행이 바보에서 배타고 밤빌리아에 있는 버가에 이르자 수행원으로 따라왔던 요한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어요. 그들은 버가에서 더 나아가 터키의 도시 중에 하나인 ‘비시디아 안디옥’에 이르러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갔어요. 율법과 선지자의 글을 읽은 후에 회당장들이 사람을 보내 말했어요. “형제들아! 백성들에게 권할 말이 있으면 해보라.” “시편에 일렀으되 ‘주의 거룩한 자로 썩음을 당하지 않게 하시리라.’하였다. 다윗은 당시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섬기다가 잠들어 그 조상들과 함께 무덤에 묻혀 썩음을 당하였지만 하나님께서 살리신 예수 그리스도는 썩음을 당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너희가 알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힘입어 죄 사함을 너희에게 전하는 이것이다. 또 모세의 율법으로 너희가 의롭다 하심을 얻지 못하던 모든 일에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힘입어 믿는 자마다 의롭다 하심을 얻는 이것이다!”
15. “그런즉 너희는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신 일을 주의하라. ‘보라, 멸시하는 사람들아! 너희는 놀라고 멸망하라! 내가 너희 때를 당하여 한 가지 일을 행할 것이니 사람이 너희에게 일러줄지라도 도무지 믿지 못할 일이라’하였느니라.” 바울이 복음을 전하고 회당에서 나오자 아주 많은 유대인들 가운데 경건한 사람들이 바울과 바나바를 따랐어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바울이 축복했어요. “너희는 항상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있으라!” 그 다음 안식일에는 온 시민이 거의 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모였답니다.
제49권 용기 있는 하나님의 제자들
1. 비시디아 안디옥 시민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충만해지자 이것을 본 유대인들이 시기 질투했어요. 그들은 바울이 말한 것을 반박하고 비방했지요. 바울과 바나바가 담대하게 말했어요. “너희에게 하나님 말씀을 먼저 전했으나 너희가 그것을 버리고 영생을 얻기에 합당하지 않은 자로 자처하니 우리가 이방인에게로 향하노라! 주께서 우리에게 명하셨다. ‘내가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아 땅 끝까지 구원하게 하리라.’하셨느니라.” 이방인들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찬송하니 하나님이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었어요. 주의 말씀이 그 지방에 두루 퍼졌어요. 두 사람은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전도를 마치고 이고니온(오늘날 터키의 ‘콘야’라는 곳)을 향해 떠났어요.
2. 이고니온에 도착한 두 사람은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갔어요. “나사렛 예수는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두 사도가 주를 힘입어 담대하게 말하고 주께서 신기한 일과 표적을 그들의 손으로 행하게 하여 주시니 유대인과 헬라인의 허다한 무리가 은혜의 말씀을 믿었어요. 그러나 두 사도에 대적하는 무리가 일어나 그들을 모욕하고 돌로 치려고 달려들었지요.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복음을 전했지만 불신자들의 반항이 나날이 거세지니 여길 떠나야겠어요.” 바울과 바나바는 루가오니아의 두 성읍 루스드라와 더베와 그 근방으로 도망가 거기서 복음을 전했어요.
3. 바울과 바나바가 루스드라에서 전도할 때의 일이에요. 태어날 때부터 발을 쓰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있었어요. 바울이 그 사람을 주목하여 보니 구원받을 만한 믿음이 그에게 있는 것을 봤지요. 바울은 그 사람에게 큰 소리로 말했어요. “네 발로 바로 일어서라!” 그러자 그 사람이 곧바로 일어나 걷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자 주변에 몰려있던 무리들이 깜짝 놀라서 소리쳤어요. “신들이 사람의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내려오셨다!” “저 사람(바나바)은 하늘의 신 제우스요, 말하는 이 사람(바울)은 신의 사자, 제우스의 아들인 헤르메스가 아니겠느냐?” 제우스 신당의 제사장이 소와 화환을 가지고 성전 대문 앞에서 소리쳤어요. “위대하신 제우스여! 그의 사자 헤르메스여! 제물을 올리니 받으소서!”
4. 바울과 바나바는 너무나 기가 막혔어요. 그들은 어리석은 무리를 향해 크게 소리를 질렀어요. “여러분들, 어찌하여 이런 일을 벌이시오! 우리나 당신들이나 똑같은 사람이다!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이런 헛된 일을 버리고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물을 지으신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함이다. 하나님이 지나간 세대에는 모든 민족으로 자기들의 길을 가게 놔뒀지만 하나님께서 자기를 증언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곧 여러분에게 하늘로부터 비를 내려주시고 결실기를 주시는 선한 일을 하여 음식과 기쁨으로 여러분의 마음에 만족하게 하셨느니라.” 두 사도는 이렇게 말하며 무리들이 제사를 못 올리게 했어요. 토속신앙이 지배하는 루스드라에서 바울과 바나바는 많은 고생을 하셨어요. 그러나 언제나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하시니 용기를 내어 복음을 전했답니다.
5. 유대로부터 어떤 사람들이 내려와서 형제들에게 가르쳐 말했어요. “너희가 모세의 율법대로 행하고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받지 못하리라.” 바울과 바나바가 그 사람들의 가르침에 반대하여 말했어요. “구원은 율법에 있지 않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구원되는 줄로 아노라!” “어허! 그런 불경한 소리를 하다니! 모세의 율법을 어기는 자는 구원이 없다!” “아니다! 당신들이나 나나 모두 동일하게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 받는 것이다!” 바울과 바나바와 그들 사이에 다툼과 변론이 일어났어요. 형제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바울과 바나바와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을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와 장로들에게 보내기로 결정했어요.
6. 그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교회와 사도와 장로들에게 영접을 받고 구원에 대한 생각을 여쭤보았어요. 믿음을 가진 바리새파 사람들이 말했어요. “우리 생각에는 이방인에게 할례를 행하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 명하는 것이 마땅한 것 같소!” 사도와 장로들이 이 문제를 놓고 의논했어요. 많은 변론이 있은 후에 베드로가 일어나 말했어요. “너희도 알겠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택하여 이방인에게 복음의 말씀을 전하게 했다. 이방인들이 복음의 말씀을 전해들을 때 우리처럼 성령을 주어 증언하시고 믿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깨끗이 하시니 하나님께서는 이방인과 우리를 차별하지 않으셨다. 그런데 너희가 어찌하여 하나님을 시험하여 우리 조상들도 못 지킨 모세의 율법과 할례를 내세워 우리도 메지 못할 멍에를 제자들의 목에 지우려 하느냐? 이방인과 우리는 모두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 받는 줄 믿노라!” 이 말을 듣고 온 무리가 잠잠해졌어요. 바울과 바나바는 하나님께서 자기들로 말미암아 이방인에게 행한 표적과 신기한 일을 말해 주었지요.
7. 바울이 말을 마치니 야고보가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어요. “형제들아! 내 말을 들으라. 선지자들의 말씀에 기록되어 있기를 ‘이 후에 내가 돌아와서 다윗의 무너진 장막을 다시 지으며 허물어진 것을 다시 지어 일으키리니 이는 그 남은 사람들과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은 모든 이방인들로 주를 찾게 하려 함이라, 즉 예로부터 이것을 알게 하시는 주의 말씀이라.’하셨다. 그러므로 내 생각에는 이방인들에게 할례를 받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고 강요하지 말고 우상을 멀리 하고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고 편지하는 것이 좋겠다.”
8. 바울이 더베와 루스드라에 있었어요. 거기에 디모데라 하는 제자가 있었는데 어머니는 믿는 유대 여자요 아버지는 헬라인이었어요. 바울이 디모데를 데리고 여러 성을 다니며 복음을 전했어요. 날이 갈수록 교회의 수도 늘어가고 교회 안에 믿음도 더 굳건해졌지요. 어느 날 밤에 바울에게 환상이 보였어요. 하나님의 성령이 말씀을 전했지요. “마게도냐로 가서 그곳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라!” 바울이 마게도냐의 첫 번째 성인 빌립보에 이르렀어요. 이곳은 로마의 식민지였지요. 바울과 일행이 기도할 곳을 찾다가 강가에 이르렀을 때, 하나님을 섬기는 ‘루디아’라는 여자를 만났어요. 바울이 루디아에게 복음을 전했더니 주께서 그녀의 마음을 열어 믿음을 갖게 되었어요. 바울은 그녀와 집안사람들 모두에게 세례를 베풀어주었지요. “바울 형제여! 저를 주 믿는 자로 알거든 저희 집에 머물러주세요.” 바울은 루디아의 권유를 받아들여 그녀의 집에 머물게 되었어요.
9. 바울과 일행은 기도하는 곳에 가다가 점을 치는 귀신들린 여종을 만났어요. 그녀는 바울을 따라와서 소리쳤어요.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은 하나님의 종이다! 구원의 길을 너희에게 전하는 자다!” 귀신들린 여종이 여러 날을 쫓아다니니까 바울은 심히 괴로웠어요. 참다못해 바울이 여종을 향해 외쳤어요. “귀신에게 이르노니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내가 네게 명한다. 그에게서 나오라!” 그러자 귀신이 곧바로 여종의 몸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러자 여종의 주인이 자기들에게 이익을 주던 귀신을 쫓아냈다고 해서 바울과 실라를 붙잡아 관리들에게 끌고 갔어요.
10. “이 사람들은 유대인인데 우리 성을 심히 요란하게 하여 로마 사람인 우리가 받지도 못하고 행하지도 못할 풍속을 전한다.” 무리가 일제히 바울과 실라를 고발하니 관리들이 그들의 옷을 벗기고 매로 쳤어요. “퍽! 퍽! 윽...으흑!” 바울과 실라는 심하게 매질을 당하고 옥에 갇혔어요. 한밤중에 바울과 실라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깊은 옥중에서 찬송을 하니 그 소리가 다른 죄수들 귀에까지 들렸어요. 그때였어요!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더니 옥 터가 흔들리고 옥문이 다 열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바울과 실라에게 채워진 쇠사슬이 저절로 벗겨졌어요. 간수가 자다가 깨어 감옥으로 달려와 보니 옥문이 모두 열려지고 죄수들이 보이지 않았어요. “으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모두 어디로 사라졌단 말이냐!”
11. 실망한 간수는 차고 있던 칼을 빼서 자신을 찔러 죽이려고 했어요. 바울이 그것을 보고 소리쳤어요. “안 돼! 네 몸을 상하게 하지 마라! 우리가 다 여기 있다!” 간수는 바울과 실라 앞에 등불을 치켜들고 그들을 인도하여 감옥을 빠져 나왔어요. 간수는 무서워서 벌벌 떨며 말했어요. “선생들이여! 내가 어떻게 해야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까?”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간수는 그들을 데리고 자기 집으로 가서 매 맞은 자리를 씻어 주고 음식을 대접했어요. 간수는 주의 말씀을 그 집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했어요. “선생들이여! 앞으로 주 예수를 믿겠습니다. 저와 가족들에게 세례를 베풀어 주십시오.”
12. 다음 날 상관들이 부하를 간수의 집으로 보내 말했어요. “이 사람들을 풀어주라!” 간수는 바울에게 가서 석방 소식을 전했어요. “선생들이여! 상관이 명령하기를 당신들을 보내주라 했으니 이제 평안하게 가십시오.” “로마 사람인 우리를 죄도 정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때리고 옥에 가뒀다가 이제는 조용히 꺼지라고 하니 이래도 되는 거요? 그들이 직접 와서 우리를 데리고 나가야 하리라!” 부하들이 이 말을 상관들에게 보고하니 그들이 ‘로마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몹시 두려워했어요. 두 사람은 감옥에서 나와 루디아 집에 들어가서 형제들과 만나 서로 위로했어요.
13. 바울과 그 일행은 암비볼리와 아볼로니아를 거쳐 데살로니가에 이르렀어요. 거기서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어요. 그곳에서 삼 주 정도 머물러 있으면서 성경을 가지고 뜻을 풀어주면서 강론했지요. “그리스도가 핍박을 받고 죽은 자 가운데 다시 살아나신 것은 너희들의 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주시기 위함이다. 예수가 그리스도(구세주)임을 믿음으로 너희의 모든 죄는 깨끗이 사라지리라!” 바울의 말을 듣고 경건한 헬라인의 무리와 적지 않은 귀부인들도 믿음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나 유대인들은 시기하고 미워하여 바울과 실라를 모신 야손의 집에 불량배들을 데리고 쳐들어왔어요. 하지만 바울과 실라는 이미 자리를 피하고 없었지요. 그들은 야손과 그 형제들을 붙잡아 읍장들 앞에 데려가서 말했어요. “야손과 그의 형제들이 천하를 어지럽게 하던 자들을 맞아 들였다! 이들이 감히 로마황제 가이사의 명을 거역하여 말하되 다른 임금 곧 예수라 하는 이가 있다고 떠들고 다닙니다.” 이 말을 들은 무리와 읍장들이 한참 소동을 벌이다가 결국 야손과 그 형제들을 보석금 받고 풀어주었답니다.
14. 야손과 그 형제들이 사람들 눈을 피해 바울과 실라를 베뢰아로 보냈어요. 두 사람은 그곳에 가서도 담대하게 유대인 회당에 들어가 복음을 전파했어요. 베뢰아에 있는 사람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복음이 정확한지 성경을 읽고 또 읽었어요. 데살로니가 유대인들이 이들의 소식을 알아차리고 또다시 불량배들을 끌고 베뢰아로 쳐들어왔어요. 야손 형제들은 서둘러 바울을 내보냈고 실라와 디모데는 그곳에 남았지요. 바울을 인도하는 사람들이 그를 데리고 아덴까지 이르렀어요. “안내자여! 실라와 디모데도 속히 피신시켜 이곳으로 오게 해주시오!” “네, 선생님! 알겠습니다.”
15. 바울이 아덴에서 그들을 기다리다가 그 성읍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분했어요. “아덴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종교심이 많도다. 내가 두루 다니며 너희가 위하는 것들을 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의 제단도 봤으니 너희가 알지도 못하고 섬기는 그것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 우주와 그 가운데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분이다.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존재하느니라. 하나님은 금이나 은이나 돌에다 너희들이 생각해서 새긴 것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너희들이 믿어야 할 것은 그런 우상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니라.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믿고 따르는 자는 영원히 구원을 받을 것이다.” 바울이 아덴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자 몇 사람은 그를 가까이하여 믿었어요. 그 중에는 아레오바고 성읍의 관리 디오누시오와 ‘다마리라’고하는 여자와 또 다른 사람들도 있었어요. 바울은 이렇게 어디를 가든 어떤 핍박을 당하든 굴하지 않고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전파했어요.
제50권 부활을 약속했어요
1. 바울이 아덴을 떠나 고린도에 갔을 때였어요. 그곳에서 ‘아굴라’라는 유대인을 만났어요. 그는 아내 ‘브리스길라’와 함께 천막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지요. 바울도 그 부부와 함께 살면서 일을 했어요. 안식일마다 바울은 회당에 나가서 복음을 전파했어요. 하루는 유대인과 헬라인에게 말했어요. “예수는 그리스도시니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을 받으세요.” “하! 하! 하!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 유대인이 발을 걸어 바울을 바닥에 넘어뜨렸어요. 바울은 옷을 털며 일어나 말했어요. “너희 피가 너희 머리로 돌아갈 것이요 나는 깨끗하니라! 이 후에는 이방인에게로 가리라.” 바울은 회당에서 나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디도 유스도’라 하는 사람의 집에 들어갔어요.
2. 이렇게 바울을 대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회당장 ‘그리스보’라는 사람은 온 집안과 더불어 예수가 그리스도란 사실을 믿었어요. 그리고 수많은 고린도 사람들도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믿고 세례를 받았어요. 어느 날 밤에 바울 앞에 환상으로 나타나신 주께서 말씀하셨어요.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며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 성에는 내 백성이 많음이라.” 바울은 일 년 육 개월을 고린도에 머물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어요.
3. 하루는 유대인들이 바울을 데리고 법정으로 몰려왔어요. 그 지방 총독이었던 ‘아가오’앞에 몰려든 사람들이 말했어요. “이 사람이 율법을 어기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을 재판해 주세요!” 그러자 총독 갈리오가 유대인들에게 말했어요. “유대인들아! 만일 이것이 부정한 일이거나 불량한 행동이라면 내가 너희 말을 들어주는 게 맞다. 그러나 만일 문제가 언어와 명칭과 너희 법에 관한 것이면 너희가 스스로 처리해라. 내가 볼 때는 재판할 이유가 없다. 돌아가라!” 총독의 말에 무리가 웅성거리더니 바울을 고발하자고 했던 회당장 ‘소스데네’를 원망했어요. “야! 이 사람아, 죄도 아닌 일로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만드냐? 총독께서 재판할 이유가 없다고 하잖아? 에잇! 네 놈이나 실컷 혼나봐라!” 무리가 화가 나서 회당장을 때리고 분풀이 했어요. 총독은 무리들의 행동을 보고도 모른 척 했답니다.
4. 바울이 에베소에서 어떤 제자들을 만났을 때의 일이에요. 바울이 그들에게 말했어요. “형제들아!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 “아닙니다, 우리는 성령이 계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너희가 무슨 세례를 받았느냐?” “요한의 세례를 받았습니다.” “요한이 백성들에게 회개의 세례를 베풀면서 ‘내 뒤에 오시는 이를 믿으라 했으니 그는 곧 예수라.’내가 너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겠다.” 바울이 그들에게 안수하니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셨어요. 성령에 감동된 그들은 방언을 말하고 예언도 했어요.
5. 하나님은 바울의 손으로 놀라운 능력도 일으킬 수 있게 허락하셨어요. 사람들이 바울의 몸에 닿았던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의 몸에 얹으면 병도 사라지고 악귀도 나갔어요. 유대인 마술사 한 사람이 시험 삼아서 귀신들린 사람 앞에 가서 말했어요. “바울이 전파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귀신아 떠나가라!” 그러자 곧바로 악귀가 말했어요. “낄,낄,낄! 내가 예수도 알고 바울도 아는데 너는 누구냐? 너, 바울 행세하는 짝퉁이지?” 악귀가 마술사의 머리 위로 뛰어올라가 머리통을 마구 때렸어요. “아구구구! 사람 살려!” 악귀가 마술사의 옷을 잡아 찢으니 알몸이 된 마술사가 길거리로 울면서 달아났어요. 이 일을 들은 다른 마술사와 제사장들이 겁에 질려 말했어요. “주 예수 이름을 함부로 불렀다가는 큰 일 나겠다! 짝퉁 행세는 이제 그만두자!”
6. 데메드리오라는 사람이 은으로 아데미 여신상 모형을 만들어 팔아 돈벌이를 했어요. 그가 직공들에게 말했어요. “바울이 에베소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라고 떠들고 다닌다. 이대로 놔두면 우리 사업에 손해를 끼치고 아데미 신전마저 무시당하게 될 것 이다!” “맞다! 바울은 우리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 에베소 사람의 큰 신 아데미여!” “아데미! 아데미! 아데미!” 사람들이 요란하게 아데미 신을 외치며 시내를 활보했어요. 분노한 군중들은 바울과 같이 다니는 마게도냐 사람 가이오와 아리스다고를 붙들어 연극장으로 끌고 갔어요.
7. “아니! 저 사람들이 왜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붙잡아 가느냐?” 바울이 군중들을 밀치고 연극장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했어요. “선생님! 안됩니다. 들어가시면 위험해요.” 제자들이 바울을 붙잡고 말렸어요. 성난 군중들은 연극장 안에서 큰 소동을 벌였지요. 그때 서기장이 나서서 말했어요. “신전의 물건을 도둑질 한 것도 아니고 우리 여신을 비방한 것도 아닌데 왜 이 사람들을 너희가 붙잡아 왔느냐? 데메드리오와 직공들은 명심해 들으라! 고발 할 일이 있으면 재판 날도 있고 총독들도 있으니 피차 고소하면 될 것이니 오늘은 다들 돌아가라! ”
8. 소요 사태가 진정되자 바울은 제자들을 불러 작별하고 마게도냐로 갔어요. 바울은 빌립보에서 배를 타고 닷새 만에 드로아에 갔어요. 그곳에 머물면서 하루는 밤늦도록 강론을 하고 있는데 ‘유두고’라는 청년이 윗 다락방 창턱에 앉아서 강의를 듣다가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졌어요. 다락방은 삼층 높이였지요. “으악! 쿵!” “창문에서 사람이 떨어졌다! 누구냐?” “유두고라는 청년입니다. 숨이 멎었어요.” 바울이 내려가서 청년의 몸을 안았어요. 바울은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그러자 청년이 눈을 뜨더니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사람들은 살아난 청년을 보고 놀라며 하나님께 찬양을 올렸어요.
9. 바울은 밀레도에서 에베소 장로들을 불러놓고 말했어요. “내가 그동안 어떻게 복음을 전해왔는지 여러분은 잘 아실 겁니다. 유대인과 헬라인에게 하나님께 회개하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라고 증언했습니다.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릅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인 하나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보세요, 내가 여러분 중에 왕래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했으나 이제는 여러분이 다 내 얼굴을 다시 보지 못할 줄 압니다.” 바울은 무릎을 꿇고 모든 사람들과 함께 기도했어요. “으엉! 으흐흑! 바울 선생님!” 다들 크게 울며 바울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췄어요. 다시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는 말에 그들은 더욱 근심하고 슬퍼했답니다.
10. “바울선생님! 예루살렘에 들어가지 마세요.” 제자들이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가지 않도록 말렸어요. 바울이 가이사랴에 이르러 전도자 빌립의 집에 머물렀을 때, 아가보라는 선지자가 왔어요. 그는 바울의 허리띠로 자신의 손발을 묶으면서 말했어요. “예루살렘에 가시면 유대인들이 이렇게 띠의 임자를 결박하여 이방인의 손에 넘겨주게 될 것입니다.” “흑, 흑! 바울선생님! 예루살렘에 올라가지 마세요.” “여러분이 어찌하여 울어 내 마음을 상하게 하느냐?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했다.” 제자들과 주위 사람들이 모두 말렸지만 바울은 끝내 결심을 굽히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결국 포기하고 말했어요. “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
11. 예루살렘 성전 안에서 유대인들에게 발견된 바울은 성전 밖으로 끌려 나갔어요. 그들은 바울을 사정없이 때렸어요. 그때 천부장이 군인들을 데리고 왔지요. “이 자를 쇠사슬로 묶고 영내로 데려가라!” 바울은 영내에서 죄인을 심문하는 장소로 끌려갔어요. “이 자를 채찍질해서 죄를 자백시켜라!” 그때였어요. 바울이 곁에 서 있는 백부장에게 말했어요. “나는 로마의 시민이다! 너희가 죄도 정하지 않고 채찍질할 수 있느냐?” 백부장이 듣고 가서 천부장에게 말했어요. “그가 로마의 시민이라고 말합니다.” “그래? 내가 직접 가서 알아봐야겠군.” 천부장이 바울에게 와서 말했어요. “네가 진짜 로마의 시민이란 말이냐?” “그렇다!” “로마 시민은 쉽게 될 수 없을 텐데, 나는 돈을 많이 들여 시민권을 얻었다.” “나는 날 때부터 로마시민 이었다!” 천부장은 바울이 로마시민이라는 말에 두려웠어요.
12. 이튿날 바울은 공회에 서게 되었어요. “여러분 형제들아! 오늘까지 나는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노라! 나는 바리새인이요 또 바리새인의 아들이라 죽은 자의 소망 곧 부활로 말미암아 내가 심문을 받노라.” 공회 안에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이 같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우! 우! 부활이 뭐냐? 우리는 천사도 모르고 영도 없다!” “사두개인들아! 부활도 모르냐? 천사도 있고 영도 있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이 서로 편을 나누어 싸웠어요. 바리새인 편에서 몇 명의 서기관이 일어나 말했어요. “우리가 이 사람을 보니 악한 것이 없다! 혹 영이나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으면 어찌 하겠느냐?” “우! 우! 무슨 영이 있고 천사가 있다는 거냐? 저 자는 무조건 처벌받아야 한다!” 사람들이 사방에서 아우성을 쳤어요. 천부장은 바울이 성난 군중들에게 찢겨질까 무서워 군인들을 시켜서 영내로 피신시켰어요. 그날 밤, 주께서 바울 곁에 서서 말씀하셨어요.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언한 것 같이 로마에서도 증언하여야 하리라!”
13. 대제사장과 장로들과 변호사들이 베스도총독 앞에서 바울을 고발했어요. “이 사람은 전염병과 같은 자라 천하에 흩어진 유대인들을 다 소요하게 하는 자요, 나사렛 이단의 우두머리다!” 이들의 고발에 대해서 바울은 당당하게 말했어요. “이제 나를 고발하는 모든 일에 대하여 그들은 아무런 증거도 내세우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그들이 이단이라 하는 도를 따라 조상의 하나님을 섬기고 율법과 선지자들의 글에 기록된 것을 다 믿으며, 하나님께 향한 소망을 가졌으니 곧 의인과 악인의 부활이 있으리라 함이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나도 하나님과 사람에 대하여 항상 양심에 거리낌이 없기를 힘쓰나이다.” 바울은 로마황제 가이사에게 상소를 올렸어요.
14. 바울이 재판을 받으러 로마로 가는 도중의 일이에요. 무리가 배를 타고 가는 데 풍랑이 심해져서 다들 걱정하고 있었어요. 그날 밤 바울에게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서 말했어요.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로마황제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 바울은 배에 탄 군인과 죄인들에게 말했어요. “안심하라! 너희 중 아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배만 망가질 것이다.” 거친 풍랑 속에서 배가 표류한지 열 나흘째 되는 날 밤에 배가 멜리데라는 섬에 도착했어요. 불을 쬐려고 바울이 나무 한 묶음을 거둬 불에 넣으니 갑자기 독사가 튀어나와 그의 손을 무는 게 아니겠어요? 원주민들이 그것을 보고 수군거렸어요. “이 사람은 살인한 자로다! 바다에서는 구조 받았으나 천벌을 받아 곧 죽으리라!” 그들은 그가 붓든지 갑자기 쓰러져 죽을 줄로 기다렸다가 오래 기다렸으나 그에게 아무 이상이 없음을 보고 다시 수군거렸어요. “이 분은 사람이 아니고 신인가보다!”
15. 섬에서 세 달을 보낸 후에 바울은 로마에 갔어요. 바울은 로마에서 복음을 전하고 로마가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공식적으로 믿도록 만들었지요. 바울을 비롯해 수많은 사도들이 유대인들에게 계속 고소당하고 옥에 갇힌 이유를 아세요? 그것은 부활의 도를 전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어요. 모든 사람이 자신처럼 예수의 부활을 믿어 구원에 이르러야 한다고 강력하게 선포한 것 때문에 고난을 당했던 것이에요. 이스라엘 백성과 모든 이방 민족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성령을 받는 자는 누구든지 부활과 영생을 약속하셨어요. 여러분도 그 소망을 잃지 마세요.
제51권 예수님은 어떤 분일까요?
1.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물었어요.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제자들 가운데 시몬 베드로가 대답했어요.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태복음16:16) 맞아요, 예수님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말씀이지요.
2.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14:6)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선지자에요. 하나님을 떠난 이 세상은 죄악으로 가득해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방황하고 있어요. 그런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에요.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만나는 길을 열어주셨어요.
3.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어요.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절대로 죄를 묻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시켰기 때문이다.”(로마서8:2)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제사장이에요. 원죄로 인해 저주받고 운명에 사로잡힌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고 보혈의 피를 흘리신 예수님. 우리의 모든 죄와 저주와 운명에서 해방시켜 주신 참된 제사장이에요.
4. 사도 요한은 이렇게 말했어요. “죄를 짓는 자는 마귀에게 속하나니 마귀는 처음부터 범죄 함이라.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려 하심이라.”(요한일서3:8)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왕이에요. 마귀에게 속아서 영적으로 고통 받고 시달리며 마귀의 종노릇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고 보혈의 피를 흘리신 예수님. 마귀의 일을 멸하시고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주신 만왕의 왕이에요.
5.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어요.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모르느냐?”(고린도전서3:16) 사도 요한은 이렇게 말했어요.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요한복음1:12)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들 인생의 주인으로 우리들 모두의 그리스도로 영접한 사람들은 그 마음속에 성령이 임하여 영원히 함께 하는 거예요.
6.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하나님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보혜사 성령이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할 것이다.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참된 평안이다. 그러니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한복음14:26,27) 성령님께서 우리들과 함께 하시니 오늘도 주님과 동행하며 삶의 모든 문제를 주님의 손에 맡기세요. 성령님께서 우리들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고 인도하여 참된 평안을 주실 거예요.
7.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사도행전1:8)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할때마다 항상 기도에 응답하시는 예수님. 예수님은 지금도 살아계셔서 역사하시는 분이예요.
8.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한 것이다. 사람이 먼저 강한 자를 결박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강한 자의 집에 들어가 세간을 강탈하겠느냐? 결박한 후에야 그 집을 강탈하리라.”(마태복음12:28,29) 예수께서 또 이렇게도 말씀하셨어요.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으며 원수의 모든 능력을 제어할 권능을 주었으니 너희를 해칠 자가 결코 없으리라.”(누가복음10:19) 우리들 자신의 힘으로는 마귀의 세력을 물리칠 수 없지만 우리들 능력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힘입어 마귀의 세력과 영적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어요.
9.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11:28) 선지자 이사야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어요.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아사야53:5) 사도 마태는 이렇게 기록했어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하신 말씀에 ‘우리의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함을 이루려 하심이라.”(마태복음8:17) 예수님은 이 세상 사람의 모든 죄를 스스로 짊어지고 십자가에 달려 고난을 받으셨어요. 우리가 짊어져야 하고 우리가 당해야 할 고난을 대신 받으신 거예요.
10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대로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니 이는 그가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라.” 사도 바울은 귀신들린 여종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내가 네게 명하노니 그에게서 즉시 나오라!”(사도행전16:18) 사도 바울은 또 이렇게 말했어요.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으로 꿇게 하시고”(빌립보서2:10)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그 어떤 마귀도 물리칠 수 있어요.
11.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하늘과 땅의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태복음28:18~20)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은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을 해야 되요. 그 일은 바로 예수가 그리스도 되신 사실을 세계만방에 증거 하는 전도자의 삶이에요.
12 사도 바울은 말했어요. “그는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에베소서2:1) 예수께서 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않으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요한복음5:24)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영접하는 것은 영원히 사는 길이에요. 예수께서 그리스도 되신 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는 거예요.
13.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 거기로부터 구원하는 자 곧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니”(빌립보서4:20)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우리들은 하나님 나라 천국 시민권을 소유한 자녀가 된 거예요. 예수가 그리스도 되신 것을 믿는 여러분! 하나님의 자녀가 된 기쁨을 마음껏 누리면서 살아봐요.
14. 로마에 있는 히브리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어요.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이와 같이 그리스도도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시려고 단번에 드리신바 되었고 구원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죄와 상관없이 자기를 바라는 자들에게 두 번째 나타나시리라.”(히브리서9:27,28)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깨끗이 없애주셨어요. 첫 번째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것이지만 두 번째로 오실 때에는 의인과 악인을 심판하러 오실 거예요.
15. 여러분!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하세요.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 참 감사합니다. 이 시간도 언약잡고 기도하게 하시니 참 감사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그리스도는 내 인생 모든 문제의 해답이시며 내 삶의 주인이심을 믿습니다. 지금 이 시간 기도하는 나에게 주의 성령으로 충만하게 역사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제52권 성경은 어떤 책일까요?
1. 우리가 읽고 있는 성경책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일을 기록한 창세기부터 시작해서 예수께서 다시 오시는 날을 기록한 요한계시록까지 총 66권으로 기록되어 있어요. 구약 37권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선지자들을 통해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실 것을 예언하고 있어요. 신약 27권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의 생애와 사건들, 그리고 세상에 복음이 전파되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어요.
2. 구약에 기록된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는 하나님의 언약을 잡은 모세가 쓴 글로 모세오경(모세의 다섯 가지 경전)이라고 부른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아주 많이 기록되어 있어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말씀이에요. “하나님(여호아)께서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세기12:1~3)
3.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애굽에서 나올 때 일이에요. 하나님께서 산으로 모세를 불러 말씀 하셨어요.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출애굽기19:5,6)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라!”(레위기19:2)
4.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고 지도자인 모세와 아론마저 해하려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어요. “그러나 진실로 내가 살아 있는 것과 여호와의 영광이 온 세계에 충만할 것을 두고 맹세한다. 내 영광과 애굽과 광야에서 행한 신기한 일을 보고서도 이같이 열 번이나 나를 시험하고 내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지 않은 그 사람들은 내가 그들의 조상들에게 맹세한 땅(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결단코 보지 못할 것이다. 또 나를 멸시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그것을 보지 못하리라. 그러나 내 종 갈렙은 마음이 그들과 달라서 나를 온전히 따랐은즉 그가 갔던 땅으로 내가 인도하여 들이리니 그의 자손이 그 땅을 차지하리라.”(민수기14:21~24) 가나안 땅을 조사하기 위해 선발된 12명의 정탐꾼 중에는 갈렙과 여호수아가 있었어요. 40일 동안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온 이들 중에 갈렙과 여호수아만 하나님과의 언약을 믿고 가나안 땅의 정복 가능성을 주장했어요. 이 믿음에 대한 축복으로 갈렙과 여호수아만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있었지요.
5. 모세는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었어요. 호렙산에서 모세는 십계명을 비롯해 많은 율법을 하나님께로부터 듣고 내려와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했어요.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명기6:4,5) 하나님은 반드시 언약한 것을 지키시는 분이에요. 그러나 사람들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잘 지키지 않았어요.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명하신 명령과 증거와 규례를 삼가 지키며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정직하고 선량한 일을 행하라. 그리하면 네가 복을 받고 그 땅에 들어가서 여호와께서 모든 대적을 네 앞에서 쫓아내시겠다고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아름다운 땅을 차지하리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으니라.”(신명기6:17~19)
6. 사무엘상서는 하나님의 통치가 다윗왕가를 통해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기록되었어요. 이스라엘 초대왕 사울왕은 제사장인 사무엘을 기다리다가 참지 못해 자기가 번제를 드리고 말았어요. 이것은 명백히 하나님의 율법을 어긴 행위가 되었지요. 선지자 사무엘이 사울왕을 책망하는 말에서도 하나님과의 언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어요.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않았도다! 명령을 지켰다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을 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다. 여호와께서 왕에게 명령하신 것을 지키지 않았으니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사무엘상13:13,14)
7. 열왕기상서는 이스라엘과 유다 왕들의 업적을 통해 역사의 교훈을 가르치기 위해 기록되었어요. 솔로몬 왕도 한때는 하나님과의 언약을 잊고 우상숭배에 빠졌지요.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트린 솔로몬 왕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셨어요. “내가 ‘다른 신을 따르지 말라!’고 두 번이나 경고했거늘 네가 내 언약과 네게 명령한 법도를 지키지 않았으니 내가 반드시 이 나라를 네게서 빼앗아 네 신하에게 주리라.”(열왕기상11:11) 그러나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 왕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잘 지켰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저주를 뒤로 미루셨어요. “그러나 네 아버지 다윗을 위하여 네 세대에는 이 일을 행하지 않고 네 아들의 손에서 빼앗으려니와 오직 내가 이 나라를 다 빼앗지 않고 내 종 다윗과 내가 택한 예루살렘을 위하여 한 지파를 네 아들에게 주리라.”(열왕기상11:12,13) 여기서 ‘내가 택한 예루살렘’은 장차 유다의 진정한 왕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준비된 장소를 의미해요.
8. 열왕기하서는 하나님께 범죄 한 자들이 당할 운명을 보여주기 위해 기록되었어요. 유다의 역대 왕들이 얼마나 하나님을 불신앙했는지는 유다 왕 므낫세 때의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답니다. “산당을 세우고 바알을 위하여 제단을 쌓으며, 아세라 목상을 만들며, 하늘의 일월성신을 경배하여 섬기며, 여호와께서 ‘내 이름을 예루살렘에 두리라.’ 하신 여호와의 성전에 제단을 쌓고, 성전 두 마당에 하늘의 일월성신을 위하여 제단을 쌓고, 또 자기 아들을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며, 점치며, 요사한 술법을 행하며, 신접한 자와 박수무당을 신임하니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악을 많이 행하여 그 진노를 일으켰으며.”(열왕기하21:3~6) 그 후에 하나님께서 므낫세의 악행을 꾸짖으며 말씀하셨어요. “여호와께서 유다를 향하여 내리신 크게 타오르는 진노를 돌이키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므낫세가 여호와를 격노하게 한 그 모든 악행 때문이라. 내가 이스라엘을 물리친 것 같이 유다도 내 앞에서 물리치며 내가 택한 이 성 예루살렘과 ‘내 이름을 거기에 두리라.’ 한 이 성전도 버리리라 하셨더라.”(열왕기하23:26,27)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기록한 모세의 율법책 속에 기록된 그 어떤 계명도 지키지 않았던 것이에요.
9. 이사야서는 구원이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증거 하려는 목적으로 기록되었어요. 선지자 이사야는 하나님께 자비와 사랑을 구하는 기도를 했어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배신하고 믿음을 저버려 하나님께서도 그들을 돌보지 않았지요. 이런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며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올렸답니다. “주께서 기쁘게 공의를 행하는 자와 주의 길에서 주를 기억하는 자를 선대하시거늘 우리가 범죄하여 주께서 진노하셨으며 이 현상이 이미 오래 되었으니 우리가 어찌 구원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다 부정한 자와 같아서 우리의 의는 더러운 옷 같으며 우리는 다 잎사귀 같이 시들므로 우리의 죄악이 바람 같이 우리를 몰아가나이다.”(이사야64:5,6) “그러나 여호와여! 이제 주는 우리 아버지십니다. 우리는 진흙이요 주는 토기장이시니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은 것들입니다. 여호와여, 너무 분노하지 마시고 죄악을 영원히 기억하지 마소서. 구하오니 보시옵소서, 보시옵소서! 우리는 다 주의 백성입니다.”(이사야64:8)
10. 예레미아서는 선지자 예레미아가 하나님의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께로 회개하고 돌아오게 하려는 목적으로 기록되었어요.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예레미아를 통해 새로운 언약의 말씀을 하셨어요.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맺으리라. 이 언약은 내가 그들 조상들의 손을 잡고 애굽 땅에서 인도해 내던 날에 맺은 것과 같지 않다. 내가 그들의 남편이 되었어도 그들이 내 언약을 깨뜨렸음이라.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예레미아31:31~33)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믿어지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지는 것을 말해요.
11. 에스겔서는 이스라엘과 열방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알리고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영원한 구원을 증거 하려고 기록되었어요. 선지자 에스겔을 통해 하나님께서 언약의 말씀을 하셨어요. “그날 이후에 이스라엘 족속은 내가 여호와 자기들의 하나님인 줄 알겠고, 여러 민족은 이스라엘 족속이 죄악으로 말미암아 사로잡혀 갔던 줄로 알리라. 그들이 내게 범죄 하였으므로 내 얼굴을 그들에게 가리고 그들을 원수의 손에 넘겨 다 칼에 엎드러지게 하였으되 내가 그들의 더러움과 그들의 범죄한 대로 행하여 그들에게 내 얼굴을 가렸느니라. 그러나 이제 내 거룩한 이름을 위하여 야곱의 사로잡힌 자를 돌아오게 하며 이스라엘 온 족속에게 사랑을 베풀지라. 그들이 그 땅에 평안히 거주하고 두렵게 할 자가 없게 될 때에 부끄러움을 품고 내게 범한 죄를 뉘우치리니.”(에스겔39:22~26) 이스라엘 백성들이 너무나 불신앙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족속을 이방나라에 뿔뿔이 흩으셨어요. 하나님께서는 민족을 흩으시기도 하고 다시 모으기도 하신답니다.
12. 다니엘서는 역사 속에 인간 왕국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가르치기 위해 기록되었어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은 이상한 꿈을 꾸고 해석할 자를 구했으나 아무도 해석해 주는 사람이 없자, 지혜자들을 모두 죽이려고 했어요. 그때 다니엘과 친구들도 죽게 되었는데 꿈에 하나님께서 해몽을 해주셨지요. 다니엘은 하나님께 찬양하며 말했어요. “영원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할 것은 지혜와 능력이 그에게 있음이로다.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왕들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며 지혜자에게 지혜를 주고 총명한 자에게 지식을 주시는도다. 그는 깊고 은밀한 일을 나타내시고 어두운 데에 있는 것을 아시며 또 빛이 그와 함께 있도다.”(다니엘2:20~22)
13. 스가랴서에는 앞으로 오게 될 메시아에 대한 예언이 실려 있어요.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하라.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노래 불러라.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셔서 나귀를 타시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새끼니라.”(스가랴9:9) 마태복음서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것이 나와 있어요. “이는 선지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려하심이라 일렀으되 ‘시온 딸에게 이르기를 네 왕이 네게 임하나니 그는 겸손하여 나귀, 곧 멍에 메는 짐승의 새끼를 탔도다 하라.’하였느니라.”(마태복음21:4,5) 이렇게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은 서로 관련을 짓고 있지요.
14. 여러분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라고 생각하나요? 성경책을 열심히 읽어보면 그 속에 해답이 다 나와 있답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와 악을 행하는 자’를 싫어하시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와 그 이름을 존중히 여기는 자’를 좋아하세요. 하나님은 공의로운 진리의 영이에요. “너희가 행할 일은 이러하니라. 너희는 이웃과 더불어 진리를 말하며 너희 성문에서 진실하고 화평한 재판을 베풀고 마음에 서로 해하기를 도모하지 말며 거짓 맹세를 좋아하지 말라. 이 모든 일은 내가 미워하는 것이니라.”(스가랴8:16,17)
15. 구약성서 이사야서에는 ‘임마누엘’이란 말이 나와요.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이사야7:14) 임마누엘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신약성서 마태복음에서 해답을 찾아 볼 수 있어요.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하니라. 이 모든 일이 된 것은 주께서 선지자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니 이르시되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함이라.” 하나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이시고 우리와 늘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이세요.
-끝-
[출처] 보다 쉽게 접근하기 위한 성경이야기-|작성자 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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