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이 일생에 딱 두 번 했다는 결혼식 주례사

“오늘 두 분이 좋은 마음으로 이렇게 결혼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결혼하기를 원해 놓고 살면서는
아이고 괜히 결혼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할 걸,
후회하는 마음을 냅니다.

이 결혼할 때 마음이 어떠냐? 선도 많이 보고
사귀기도 하면서 저 사람이 돈은 얼마나 있나,
학벌은 어떻나, 성질은 어떻나, 건강은 어떻나,
이렇게 다 따지고 이리저리 고릅니다.
손해 볼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이렇게 골랐다는 것은 덕 보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 덕 보겠다는 마음이 살다 보면 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아내는 30% 주고 70% 덕 보자고 하고,
남편도 한 30% 주고 70% 덕 보려고 합니다.
둘이 같이 살며 70%를 받으려고 하는데
실제로는 30%밖에 못 받으니까 살다 보면
십중팔구는 결혼을 괜히 했나, 속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덕 보려는 마음이 없으면 어떨까요?
아이고 내가 저분을 좀 도와줘야지,
저분 건강이 안 좋으니까 내가 평생 보살펴 줘야겠다,
저분 경제가 어려우니 내가 뒷바라지해 줘야겠다,
아이고 저분 성격이 저렇게 괄괄하니까
내가 껴안아서 편안하게 해 줘야겠다.
이렇게 베풀어 줘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면
길 가는 사람 아무하고 결혼해도 별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덕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보면 제일 엉뚱한 걸 고르게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부터는 덕 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됩니다. 내가 아내에게,
내가 남편에게 덕 봤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 줘야겠다고만
다짐하면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제가 말로 부조를 하니까 두 분이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좋은생각》 편집팀 / 2002년 7월호 중




출처: 최송연의 목양연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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