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었습니다.



(2)
그런 믿음 없는 사람들을 예수님은 잔디 위에 앉히십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도 모르는 사람들, 예수님의 마음을 알지도 못 하는 무리들,
자신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자신들을 위하여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할 것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앉히고
그리고 떡과 고기를 나누어 주십니다.
원대로 나누어주십니다. 달라는대로, 먹고 싶은대로 나누어 주십니다.

어떻게 나누어 주셨을까요?
떡과 물고기를 한 사람에게 주고 나면 똑같은 떡과 물고기가 또 생기고 또 생기고.... 그랬을까요?
떡과 물고기가 뻥튀기처럼 뭉실뭉실 커지고 부풀어나고 늘었을까요?
저도 몹시 궁금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복음서 어디에도 그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런 건 궁금해 하지 마라,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하다면 왜 안 적었겠느냐?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읽은 11절을 보면 축사하시고, 감사기도, 축복기도 하시고 나누어 주셨다고만 되어 있습니다.
헬라어 원어를 보면 디아도켄, NIV영어성경을 보면 distributed, 나누어 주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마태복음 14장 19절을 보면 좀 다릅니다.
"무리를 명하여 잔디 위에 앉히시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답니다.
떼어, broke, 부수어, 뜯어서 제자들에게 주시고, 제자들이 무리에게 나누어주셨다는 것입니다.
떼어내고, 잘라내고, 부수어내어 나누어 주어도 끝없이 남아있는 떡과 물고기...
오천명이 배불리 먹고도 제자들에게 열 두 광주리가 가득하게 남은 떡과 물고기....

떼어서 나누는 것은 성찬식입니다.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은 복음입니다.
주님께서 자신의 몸을 떼어서, 그 생명을 나누어주신 것을 기념하는 것.
천주교는 성찬식할 때 보면 신도가 무릎을 살짝 꿇고 앉으면 사제가 동그란 조각을 입에 넣어 주지요.
루터교회의 성찬식도 비슷합니다.
많은 교회들도 그릇에다 조그많고 납작한 빵 조각들을 담아서 한 개씩 집어들도록 하며 성찬식을 합니다만,  
저는 한 개의 큰 빵이나 떡을 가지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직접 떡을 떼면서 “내가 지금 주님의 몸을 내 손으로 떼어내고 있습니다.” 하는 것을 느끼게 하고 고백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잡히시기 전날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시면서 떡을 떼어 나누어 주시면서 이것이 내 몸이라 하시고 잔을 가지사 이것이 내 피라 하셨습니다.
떡은 떼고, 포도주는 잔에 담아 주셨습니다.
"무리를 명하여 잔디 위에 앉히시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마14:19)
마태복음14장 19절을 보면 주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시면서 떡을 떼어서 그렇게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조그만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떠어져서 제자들의 손에 나누어졌을 때 그것은 배고픈 수많은 사람들을 먹이고도 광주리 가득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오병이어.......
그것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풍성하게, 원대로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주님의 몸이었습니다.
온 인류를 살리고도 남는 그리스도의 참생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참예한 그들은 아무도 그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반응을 보십시오. 실컷 배부르게 먹고 나서 한다는 소리가 무엇입니까?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
붙잡아서 임금 삼으려고 하였습니다.

(15절= 그러므로 예수께서 저희가 와서 자기를 억지로 잡아 임금 삼으려는 줄을 아시고 다시 혼자 산으로 떠나가시니라.)
그토록 풍성한 성찬식을 베푸신 다음 혼자 쓸쓸히 산으로 피하시는 주님......
그 무리 중에도, 제자 중에도, 아무도 주님을 따라 주님과 함께 산으로 간 사람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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