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티턴의 가을 단풍
마음을 열어주는 풍경 2015. 11. 12. 00:43미국의 서부에는 국립공원을 지척에 두고있는 축복받은 도시가 여러 군데 있습니다. 국립공원도 하나가 아닌 두 개씩이나 거느리고 있다면 그 도시는 분명 축복받은 도시일테죠.
캘리포니아로 말하자면 요세미티와 세쿼야를 끼고있는 프레즈노가 그런 도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타(Utah)에도 1시간 이내의 거리에 국립공원을 두 개씩 거느린 도시가 있죠. 캐년랜즈와 아치스를 끼고 있는 모압(Moab)이 바로 그곳입니다. 그래서 모압은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유타에서 가장 붐비는 도시이기도 하죠. 그런가 하면 카우보이의 도시 와이오밍에도 국립공원을 두 개 거느린 도시가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잭슨(Jackson)이죠. 와이오밍 주는 남한의 약 2,5배 면적에 옐로스톤과 그랜드 티턴 두 개의 국립공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잭슨은 남쪽에서 89번을 통하여 이 두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초입에 자리잡고 있지요. 이 중에서도 Grand Teton 국립공원은 잭슨에서 불과 5마일, 자동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죠. 그야말로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랜드 티턴은 1953년에 개봉된 셰인(Shane)의 주요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랜드 티턴은 옐로스톤의 명성에 밀려 그 진가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도 하죠. 그랜드 티턴은 Grand Teton 만의 고유한 경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장엄하게 일렬로 늘어선 티턴 레인지(Teton Range)입니다. 89번 선상에서 일렬로 보이는 티턴 레인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불러 일으키죠. 그랜드 티턴은 봄의 야생화로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가을의 단풍도 꽤 유명합니다. 단풍이 거의 없는 황석공원(Yellowstone)과는 달리 그랜드 티턴은 아름다운 단풍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끕니다. 미국 서부의 대부분의 단풍이 그렇듯이 그랜드 티턴의 단풍도 노란색이 대세입니다. 그랜드 티턴을 관통하는 도로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티턴의 외곽을 관통하는 89번이고 다른 하나는 티턴의 내부를 관통하는 Teton Park Road입니다. 그랜드 티턴의 단풍은 대부분 89번 선상에 몰려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Teton Park Road는 티턴을 유명하게 만든 제니 호수와 잭슨 호수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죠. 그랜드 티턴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스네? 강(Snake River)입니다. 가을날, 스네? 강의 아침은 몽환적인 풍경을 피워내는 물안개로 시작됩니다. 물안개 너머로 빛이 비취면 이 또한 백만불짜리 장면이 연출됩니다. 가을날, 그랜드 티턴의 89번을 달리면 티턴만의 멋진 단풍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 단풍은 모든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하죠. 고즈넉한 티턴의 저녁 풍경은 한없이 평화롭고 아늑합니다. 그런가 하면 석양 무렵의 티턴은 단풍과는 또 다른 모습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티턴은 야생동물의 보고(寶庫)답게 각종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슴이나 엘크가 도로를 지나가게 되면 모든 차량은 반드시 스탑해야만 하죠. 버팔로, 혹은 바이슨이라 불리우는 아메리카 들소는 옐로스톤에만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랜드 티턴의 엘크 랜치 부근은 야생 버팔로를 볼 수 있는 유명 명소죠. 귀가하는 카우보이의 모습은 그랜드 티턴의 또 다른 낭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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