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남서부에 위치한 량산 이족자치주 아투러얼 마을의 학생 15명은 2주에 한번 산 아래 기숙학교 등하교를 위해 800m 절벽을 오르내려야 한다. 올라가는데 2시간, 내려갈 때도 1시간 반이나 걸린다.



17개의 작은 나무 등걸 사다리를 연결해 만든 큰 사다리는 아투러얼 마을 72가구 주민이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통로다. 일주일에 한번 호두와 산초를 들고 몇 ㎞ 떨어진 시장을 오갈 때도 이 사다리를 이용한다. 안전장치가 없어 사고도 많다.


최근 40대 남성 주민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기도 했다. 주민 천지구씨는 “사다리는 마을이 생긴 것만큼이나 오래됐다”면서 “아마 수백년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씨는 “썩은 부분이 발견되면 새 걸로 교체하면서 계속 사용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이 산꼭대기에 형성된 것은 전란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예전에는 외부의 침범 걱정도 없고 비옥한 땅에 농사도 잘돼서 평화롭게 잘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 사람 모두가 하루 생계비가 1달러에도 못 미칠 정도로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산 아래 학교는 수업료는 무료지만 기숙사비로 학기 당 300위안(약 5만4000원)을 내야한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큰 돈이다. 마을 얼디장 촌장은 “우리의 주 수입원은 호두와 산초”라면서 “시장에 들고 가면 다들 우리가 되가져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팔수밖에 없다”고 야속해 했다. .....


국민일보

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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