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호수
             최송연

 

 

넓은 저 하늘 닮고 싶어
산이 외롭다면 산을 품고
별이 투정하면 별을 품고

 

돌이 날아들면 그 돌마저 품으니
누가 가시채를 던진다 한들
되갚아 줄 리 없는 깊은 수심,

보드랍기가 천사의 치마 폭 같아라

 

때때로
불어치는 모진 광풍에
할퀸 생채기 아파 눈물 흘릴 때면
달빛 내려앉아 쓰다듬어 주니
은가루를 뿌린 듯
밤 깊을 제면 

되려 더 반짝이네

 

이제 곧 폭설 내려치는
무서운 겨울이 닥칠 것이나
그때도 달빛이 함께 할 것을 믿으니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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