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들녘에 오실 님

은혜의 단비 2013. 8. 28. 06:44



 

 

 

      가을 들녘에 오실 님  
                                          정  요셉


      벼 이삭 익어 갈 바람에 황금빛 출렁 입니다.
      사래긴 밭고랑 수수 강냉이 제물에 고개가 무거운데 고구마 감자 무우등은 땅 기운에 조용히 여물어 졌습니다.

      산에는 밤 알이 산 머루 다래가 영글 익었고 점 노루 멧돼지도 님을 기다리는 듯 보금 자리 만들어 누워 있네요.

      둘 너머 골 빠안한 소로길 녘 들국화 매운 향이 담뿍 고여 있습니다.

      어서 오시지요. 하늘은 저렇게 맑아 떠 다니는 조각구름이 저다지도 아름답군요.

      가진 것 이룬 것, 저 없으나 오직 하나 단 마음 님 그리는 이 마음 살포시 보듬어 감싸 안고

      님 바라며 이렇게 가을 들녘에 앉아 주신 언약만 뇌이고 있습니다.

      곡식 무르익은 들녘 거두시려 오실 분

      머잖아 겨울 찬 서리 이 들녘 휩쓸기 전에 어서 오시 옵소서 천군 천사 더불어 어서요. 어서 오시옵소서.
                           2013 .8 .
 
출처: 최송연의 목양연가 "은혜의 단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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