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美鬪)"

문학/詩 2018. 4. 1. 04:12

 

 

 

"미투(美鬪)" / 임보 



진달래가 
벌에게 당했다고 하니
민들레도 
나비에게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매화 산수유 복숭아 
살구 자두 들이 떼를 지어 
‘나두! 나두! 나두!’ 
아우성을 쳤다

드디어
벌과 나비들이 
얼굴을 싸쥐고
은둔에 들어갔다

그래서 그해
과일나무들은 
열매를 못 달고
세상은 깊은 흉년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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