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ㆍ일본서 다섯번째 방어 회의 “지구 접근 숫자 계속 늘어”

‘지구로 떨어지는 소행성을 어떻게 막을까.’ 소행성의 지구 충돌 대책을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15일 일본 도쿄 일본과학미래관에서 닷새 일정으로 개막됐다.

국제우주아카데미가 주최하는 ‘행성 방어 회의(PDC)’로, 2004년 미국 애너하임에서 처음 열린 뒤 올해가 5회째다. 이번 회의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일본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 24개국 우주 연구 관계자 200명이 참가했다.

 

소행성의 지구 충돌은 1990년대 말 영화 <아마겟돈>이나 <딥 임팩트>의 소재가 돼 널리 알려졌다. 1994년 목성에서 대규모 천체 충돌이 일어나자 유엔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2013년 러시아 중부 첼랴빈스크에서 대기권에 돌입한 소행성이 폭발해 건물 유리창이 깨지고 주민 1500여명이 다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소행성은 직경 20m 정도였지만, 피해 범위는 100㎞에 미쳤다. 지름이 100m는 돼야 지구에 피해를 줄 것으로 생각했다. 게다가 세계의 어떤 우주기관에서도 이 소행성을 사전에 관측하지 못했다. 대회 운영위원장인 요시카와 마코토(吉川眞) JAXA 부교수는 15일 강연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소행성 감시 태세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서 “각국이 연계해 관측망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국제천문학연합에 따르면 인공위성 궤도인 지상 4만㎞ 이내까지 접근했던 소행성은 2004년 이후 17개다. 이 가운데 3개가 지구에 충돌했다. 지구에 접근할 우려가 있는 소행성 등 천체의 숫자도 늘고 있다. 1990년에는 130개였지만, 2000년 이후 광학망원경이 발달하면서 지금까지 약 1만6000개가 발견됐다. 이들 가운데 지름 1500m 이상이 1000여개, 150~1500m가 7500개 정도다. 하지만 100m 이하의 소행성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요시카와 부교수는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속도는 초속 20㎞가 넘기 때문에 만약 해상에 떨어지면 대규모 쓰나미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했다.

 

소행성의 지구 충돌을 막는 방법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인공위성을 일부러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것이다. 일본에선 2005년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한 탐사선 ‘하야부사’가 이런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현재 별개의 소행성을 향하고 있는 ‘하야부사2’도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기 위한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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