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슬람 무장세력 IS가 패망 직전에 몰리면서 구사일생으로 노예 생활에서 풀려난 아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카이로, 이대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아이는 걸음마를 뗄 무렵 IS에 끌려가 아동 노예로 지냈습니다.

3년 만에 풀려나 가족 곁에 돌아왔지만 누가, 무엇을 물어도 입을 굳게 다뭅니다.

아빠 품에 안기지도 않습니다. 그동안 겪은 끔찍한 경험이 사람을 두려운 존재로 만든 겁니다.

11살 무완은 다리가 두 번이나 부러졌습니다.

IS의 노예로 지내면서 테러 교육을 받다가 생긴 상처입니다.

[무완/11살·야지디족 : 테러리스트 훈련을 받으며 소총훈련과 대전차포 사격술까지 배웠습니다.]

IS는 학교에서 적에게 몇 번이나 채찍질하는 지로 숫자를 가르치고, 사상 교육이라며 참수 현장을 지켜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IS 지배 아래 있던 아이들의 트라우마는 심각한 폭력성까지 동반합니다.

[칼 게이드/구호단체 직원 : 아이들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위험한 일을 겪는 사례가 많습니다. 가족들이 집 안의 칼을 모두 숨겨놓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와서 부모와 형제들이 IS 때문에 숨지거나 실종됐다는 걸 알았을 때 아이들의 분노와 상처는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IS는 수세에 몰리자 아동 노예를 이제는 총알받이로 전선에 내몰고 있습니다.

극적으로 목숨을 구한 아이들도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IS의 악몽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욱 기자idwook@sbs.co.k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