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이후’ 3~4월 서울-평양 둘 중 하나는 무너진다

사회/정치 2018. 2. 24. 21:38

-‘평창 이후’ 3~4월 서울-평양 둘 중 하나는 무너진다

-우익세력의 시민적 대각성과 북폭만이 우리의 살 길

조우석 객원칼럼니스트(KBS 이사)

“대한민국은 헌법 하나만 마저 바꾸면 사회주의 국가다.”
요즘 아는 이들끼린 그런 말을 주고받는데, 그 농반진반에 진실이 담겨있다.
주변을 배회하던 공산주의 망령이 2018년 초 대한민국을 덮친 채 마지막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걸 예상치 못했고,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 줄 몰랐다고 징징대지 말자.
여기까지 밀린 게 결국 우리 책임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20년 전에도 “적화(赤化)는 이미 됐고 남은 건 통일”이란 말을 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여유가 없지 않았던 당시에 비해 지금 상황은 거의 최종적인 국면이다. 유감이지만 반전 가능성도 그리 높진 않다.

당장 평창선수촌 아파트 외벽에 척 내걸린 대형 인공기부터 불길하기 짝이 없다.

그건 일종의 전주곡이다. 공산주의 망령이 올림픽이라는 합법(合法)의 틈을 비집고 들어왔을 뿐이고 앞으로 한 달, 그 수상쩍은 우리민족끼리 쇼의 형태로 흉물스런 얼굴을 모두 드러낼 참이다. 그 역겨운 쇼를 신문-방송이 증폭시키며 대중의 얼을 빼놓는 과정도 불 보듯 뻔하다.
그 이전 공산주의 망령은 우리 일상 깊숙이 똬리를 틀었음을 부인 못한다.

과도한 복지 포퓰리즘부터 그러한데, 한걸음만 더 내딛으면 공산주의 배급제로 갈 판 아니던가?

언론노조가 장악한 두 공영방송은 어떠하던가. 그 중 하나가 적폐청산위원회란 완장부대를 가동하던데, 다른 곳은 한 술 더 떠 직능별 비대위란 초법 기구를 만들어 설쳐대니 이 또한 가관이다.

말로만 듣던 평양 인민위원회 혹은 파리 코뮌이 연상될 판이다. 학교 현장도 이미 벌겋지만 2년 뒤엔 역사교과서에서 자유민주주의란 말자체가 사라진단다. 결정적으로 민주당이 만지고 있는 헌법 개정안이야말로 공산주의 망령이 출몰하는 최대 복마전인데, 지금 진행 중인 좌익혁명 놀음에 헌법적 토대까지 갖추겠다는 게 저들의 실로 담대한 구상이다.

못난 조중동이 그걸 두고 좌편향이라고 얼버무리지만 막상 핵심을 외면하는데, 그 본질은 사회주의 개헌이란 점이다. 최대 뇌관은 지방분권이다. 자유란 용어를 넣고 빼는 건 시선교란용 장치이며, 지방분권이야말로 최대 독소다.
왜? 지자체를 좌익 해방구로 만들자는 것이고, 연방제-연합제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기 때문이다.

전율이다. 학교, 공영방송에서 헌법에 이르는 공산주의 망령 출몰과 혁명 놀이를 온 세계가 아는데, 우리만 나 몰라라 한다?
언론-정치권을 포함한 제도권의 침묵과 직무유기란 체제수호 세력 없는 이 나라의 비극을 보여주는데,
사실 조중동은 무얼 했던가. 문재인 정부의 행보를 과속-폭주라며 표현하거나, 정책실패를 했네 안 했네 하며 헛소리한 게 전부다.

“당신들 지금 좌익혁명 놀이 하는 것 아니냐?”라고 본질을 물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심재철 부의장, 전희경 의원의 고군분투도 고맙지만, 정면도전은 아니었다. 맞다. ‘평창유감’을 만든 벌레소년이 대한민국을 흔들어 깨울 때까지 우린 취생몽사해왔다. ‘평창유감’ 첫 소절이 어떻더라?

“시작부터 문제인, / 인민민주주의는 안하무인…” 어떠신지? 문재인 정부의 본질을 이렇게 운율을 맞춰가며 한 방으로 작살낸 건 그가 처음이다. 어쨌거나 앞으로가 문제인데, 상황은 어찌 될까? 꼭 30년 전 ‘우익은 죽었는가?’란 예언적 글을 발표했던 정치학자 양동안의 말을 음미해볼 차례다.

“처음에는 좌익세력과 제휴한 세력의 정권이 들어서고, 그 다음 단계에는 좌익세력이 주도하는 연합세력의 정권이 들어서고, 궁극적으로는 완전한 공산정권이 들어설 것이다.” 87년 좌우합작 체제, 두 차례 좌파정부의 등장 그리고 완전한 공산정권으로 가려는 지금…. 이런 시간표를 눈치 못 챈 우린 그동안 사실상 지적-정치적 마미상태였다고 자성해야 옳다.

사실이다. 5월 대선은 분명 체제전쟁이었는데, 그 싸움에서 우린 참패했다. 그 전 대통령 탄핵 자체가 체제변혁으로 가는 교두보였는데, 그때도 무너졌다. 이제 남은 최후의 분수령이 평창일텐데, 전세계의 의혹에도 남북이 똘똘 뭉쳐 우리민족끼리라는 사기 마술을 거창하게 연출할 것이다.

남북공조의 저 쇼를 우습게보지 말라. 사기 마술의 성공 가능성은 50대50인데, 성공할 경우 공산체제란 괴물이 등장하고, 연방제 출현도 불가피하다. 그야말로 재앙 중의 재앙인 이 국면에서 우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한국인은 공산주의 망령에서 자유롭지 못할까?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공산혁명을 불러내는 최악의 퇴행을 왜 우린 반복할까?

우리에게 ‘붉은 DNA’가 있고, 그래서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걸까? 사실 근대 지식인 제1호 윤치호는 “조선은 옛적부터 공산주의를 해왔다”고 일갈한 바 있다. 보수주의 철학의 원조이고, 그래서 한국의 에드먼드 버크로 손색없는 그에 따르면, 공산주의와 유교사회는 공통점이 없지 않다.

“조금 먹고 살만 한 사람에게 온통 달라붙어 사는 친척, 친구들을 보라”고 그는 혀를 찼다. 소박하지만 맞는 말이다. 주자학의 이상향은 대동사회(大同社會)로 요약되지 않던가? 대동사회란 차별 없고 대도(大道)가 이루어지는 곳이라는데, 그것도 유교-공산주의가 흡사하다. 중국-베트남이 유교문화의 영향을 받았다지만, 우리처럼 쩔고 또 쩔었던 건 아니었다.

그런 탓일까? 해방 직후 1946년 미 군정청에서 새나라의 이념과 체제를 놓고 물어봤던 여론조사는 지금도 음미해볼만하다. 그때 자본주의를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14%인 반면 좌익 이념-체제에 대한 선호가 77%(사회주의 70%, 공산주의 7%)를 차지했다. 한국인에게 좌익은 체질인가?

그럴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건 절반만 맞는 소리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이 그런 ‘좌익 DNA’를 제거해놨기 때문이다. 해방 직후 이른바 남북정치협상을 통해 공산혁명 체제로 갈 판에 이승만은 인류보편의 자유민주주의 깃발을 들었고,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았다. 때문에 우린 자유민주주의의 수혜자인데, 뭐가 부족하고 아쉬워서 지금 이 해괴한 혁명놀음에 코 박는가?

자 이 글의 마무리인데, ‘평창 이후’ 3~4월이야말로 한반도 게임의 최대 분기점인데 냉정하게 말해 승산은 그리 높지 않다. 좌익이 다지고 다져온 30년 아성(牙城)에서 비해 우리가 원해온 대한민국 정통 우익세력의 시민적 각성이 그렇게 만족스럽거나 충분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힘이 태부족하다면, 싸움이 우리에게 마냥 불리한가?

그것만은 아니다. 변수가 있다. 반문명-반인류의 악마 체제인 평양을 압박-제거하려는 미 행정부의 북폭만이 희망이다. 과장 없이 지금 상황은 참과 거짓의 마지막 싸움인 아마겟돈이다. 비유가 아닌 현실이고 실제상황이다. 그래서 묻자. 이 살 떨리는 한반도 진실의 순간, 당신은 어디에 서있는가?

조우석 객원 칼럼니스트(KBS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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