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무
왕께 바치는 내 노래 2022. 10. 17. 03:36
가을 나무/최송연
황금빛 잎새들의 슬픈 노래가
빗물처럼 흐르는 가을 들녘 ...
떨어져 뒹구는 낙엽 위로
스산한 바람 핥으며 지나가고...
서걱거리며 흐느끼는 억새 소리
먼 길을 걸어온 생의 탄식이런가...
그대,
봄, 여름, 가을,
그렇게...
온 몸의 진액 긁어모아
알알이 영근 열매
생명으로 나누어 주었건만
이제는
나뭇잎조차
지탱하기 힘 들어
모두 떠나 보내야만 합니까
그대여,
오늘 떨어지는 낙엽을
슬퍼하며 울기보다는...,
차라리,
다가올 봄날을 기다리는
화사한 마음 되어
앙상한 팔이나마
위를 향해 힘껏 뻗어보세요,
하늘은 언제나 거기 있답니다.
하늘과 함께 춤추며
서릿발 모진 된서리를 견뎌 낼
준비라도 착실히 하며
그 자리에 굳게 서 있노라면,
잎새 모두 떠나버린 가을이라 하여
그리 외롭지만은 않으리다
;출처: 최송연의 목양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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