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의 힘

자료실 2011. 2. 28.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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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의 힘

이집트에서 무바라크 퇴진 시위가 벌어졌을 때 시민과 학생에게 총격을 퍼붓던 경찰은 어느 날 갑자기 종적을 감추었다. 그리고 시내 곳곳에서 약탈이 벌어졌다. 교도소 문이 열리고 흉악범들이 쏟아져나왔다. 상점이 털렸고 가정집도 털렸다. 시민들은 곳곳에서 자경대를 조직했다.

초기에 BBC를 비롯한 서방 언론은 이집트의 시위 소식을 자세히 전하면서 ‘약탈’이 자행되고 있음을 빼놓지 않고 덧붙였다. 누구에 의한 약탈인지를 밝히지 않았으니 시청자는 당연히 시위대의 소행으로 받아들이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알자지라는 달랐다. BBC 기자는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아마도 시위대에 의해서라는 뉘앙스로) 약탈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지만, 방금 시위대와 함께 있다가 달려온 듯 알자지라 기자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시위대가 약탈범을 붙잡아서 주머니를 뒤졌더니 보안경찰의 신분증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도 본인들이 약탈에 나서거나 아니면 깡패들을 동원하여 이집트를 치안 부재의 무질서 상황으로 몰아가서 그래도 무바라크가 있어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를 이집트 국민과 국제 사회에 퍼뜨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알자지라가 없었더라면 무바라크가 사주한 약탈극은 먹혀들어가 시위대를 궁지에 몰아 넣었을지도 모른다. 알자지라가 있었기 때문에 BBC를 비롯한 서방 언론도 무바라크 정권에 의한 의도적 약탈극이 벌어지고 있음을 차차 보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체면 때문에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BBC는 월드서비스 예산을 대폭 감축하면서 480명의 직원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긴축 정책에 따르는 조치지만 BBC 월드서비스의 청취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면 인원을 감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BBC를 비롯한 서방 언론의 영향력은 적어도 아랍 지역에서는 줄어드는 반면, 알자지라의 영향력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무바라크 정권은 이번 시위가 터지자 알자지라 지국만 폐쇄했다. 그러나 알자지라는 시위대로부터 사진과 동영상을 받아 그대로 생생한 소식을 전했다. 알자지라는 이번 이집트 시위 소식의 진상을 알려고 알자지라에 접속한 미국인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면서 미국 정부가 알자지라 방송의 유선방송 진출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FOX 등 부자들이 장악한 미국 방송이 이집트에 걸려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 국익은 사실은 미국 대기업을 소유한 소수 대주주들의 경제적 이익일 뿐이고 그 중에는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도 많다. 그들은 임금이 낮은 무바라크의 이집트에 투자해서 큰돈을 벌 수 있지만, 대다수 미국 서민에게는 그 수혜가 돌아오지 않는다. 미국의 서민을 위한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미국 국민의 혈세는 무바라크 권력의 기둥인 군부를 지원하는 예산으로 매년 13억 달러씩 들어간다.

알자지라의 힘은 약탈극이 누구의 소행인지를 밝혀내는 힘, ‘새로운 진실을 알아내는 힘’이다. 알자지라 같은 언론이 한국에 있었더라면, 적어도 아시아에라도 있었더라면, 좀 더 밝은 정권을 이룩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모르는 사실을 알아내는 것은 알자지라처럼 조직을 갖춘 언론이 아니면 쉽지 않다..

원문 주소(일부발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36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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