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세월

               최송연                                     

    나 젊었을 적에는
    나의 젊음 영원한지 알았었네

    나 건강할 땐
    건강은 나의 것이라며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고

    나 사랑할 수 있었을 시기엔
    사랑은 언제나 오고가는 것
    오늘 못다한 사랑도
    내일이면 사랑할 수 있으리라 미루었지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시간이란 불청객
    나의 사랑, 나의 젊음, 나의 건강
    내 것을 제 것인양
    제 호주머니에 구겨넣고
    어디론가 저만치 내빼는게 보이네
     
    달아나는 그 시간을 붙잡아 보려고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이 턱에 닿도록 달려보지만
    저만치 앞서 가는
    세월은 잡을 수 없고

    내가 그토록 아끼던 소중한 것들을
    야속한 세월에게 모두 빼앗기고 만 것인가
     
    어느새 빈 통이 되어가는
    나의 작은 함지박 안에는
    젊음 대신
    건강 대신
    사랑 대신
    서리서리 된서리 모진 비바람에
    눈물 자국만 수북이 쌓여가는구나

    나 이제야 인생의 결국을 알았으니
    시간과 인생, 모든 것의 주인 되신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명령을 따라 살다
    부르시는 그날, 그 집에서
    그분과 함께 영원히 살리라...

    "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인생의 본분이니라"
    (전도서 12: 13절)

>
.

'왕께 바치는 내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목(巨木)  (5) 2011.11.04
비오는 날의 연가(戀歌)  (0) 2011.10.07
주님과 함께라면...  (0) 2011.09.06
그 사랑을 기억하라  (0) 2011.09.03
가을이 되면...  (0) 2011.08.3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