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품고 사는가?

은혜의 단비 2011. 9. 30. 04:26

  
 

무엇을 품고 사는가?

 


이사를 하기 위하여 수퍼마켓에 가서 사과 박스를 얻어 왔다.

아직 시간이 남았는지라 집안에 빈 박스 두기도 그래서 차(미니 밴)에 싣고 다니고 있다.

차에 탈 때마다 박스에 사과 향이 배어 있어서 그 향내가 얼마나 좋은 지 숨을 더 크게 들이

마시며 향내를 맡곤 한다.

아마도 그 박스에 모과를 담았었더라면 그 박스에서는 모과 냄새가 났을 것이고,

오렌지를 담았었더라면 오렌지 냄새가 났을 것이다.

 

사과 향을 맡으면서 느끼는 것은 먹어 보지 않고, 본 적도 없지만, 이 사과 맛이 어떠하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아마도 이 사과는 약간은 푸석거리는 종류로서 맛은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

사과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종에 따라 각기 제 나름대로의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다.

사실 향이 없는 과일은 맛도 없는 편이다.

지금 나에게서도 분명 향기가 나오고 있을 터인데, 과연 어떠한 냄새가 날지 매우 궁금하다.

두말할 나위 없이 내가 품고 있고, 지니고 있는 그것에 대한 향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지니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 안에 간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스도인이기에 앞서 사람이기에 사람다운 인품의 향기가 있어야 할 터인데, 과연 내게

사람다운 맛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즐겨 사용하는 말이 있다.

“같은 물을 마셔도 소가 마시면 우유를 만들고 뱀이 마시면 독을 만든다”라는 말이다.

물을 마시고 그 물이 각기 안에 만들어져 있는, 또는 훈련되어져 있는 그 습관에 따라,

그 여과장치에 따라 나오는 것이 각기 다를 수 밖에 없다.

그 여과장치는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성품도 중요하지만, 자라오면서 받은 각종 교육과

환경 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여과장치 또한 완벽한 것은 아니다. 고장 날 수도 있고, 처음부터 잘못 만들어

질 수도 있고, 잘못된 환경 안에서의 성장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여과장치는 바로 말씀(예수 그리스도)이다.

말씀을 통하여 걸러 나오는 것은 분명 달고 오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향은 담을 넘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 땅끝까지 퍼져 나갈 것이다.

말씀은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나를 가장 맛있고 향기 있는 그런 존재로 만들어 갈 것이다.

어디를 가나 맛을 내고 향기를 내어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기쁨과 소망을 주고 그

고약한 환경 또한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능력의 존재가 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아닌 말씀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아직 나에게서 말씀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말씀 앞에 온전히 나를 쳐서 복종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과일이나 꽃이나 각기 종류대로 향을 가지고 있듯이, 우리 하나님의 사람도 그 맛과 향이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지혜로운 말씀의 살리는 향이, 어떤 이에게는 만나는 이들에게

기쁨과 소망을 주는 소망의 향기가, 아파하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위로의 향이,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포근해지며 평안을 느끼는 따사로운 향내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각자에게 주어진 성령께서 주시는 은사이다.

 

과일이나 꽃들은 그 모양이나 맛과 향을 가지고 서로 시기하지도 자랑하지도 않는다.

그냥 나 나름대로 그 독특한 향내와 맛을 내면 된다. 그러기에 내가 받은 은사가 최고라고

자랑할 수가 없다.

지금 나에게서 나오는 맛과 향이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지에 우리의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맛을 내주고 향을 내주는 여과장치가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느냐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 해처럼달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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