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적 구조

주경신학 2013. 4. 16. 02:24

2009년 칼빈대학교 박사논문(Ph.D./조직신학) 신원균 목사

 

Ⅰ. 서론

 

개혁교회는 신조와 함께 세워지고 발전해 왔다. 메이첸(Gresham Machen)이 “복음적 교회는 신조적 교회다”라고 언급한 것처럼 신조가 교회 안에 세워지면 교회도 세워졌고, 신조가 무너지면 교회도 무너졌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신앙고백서를 채택하고 연구하므로 교리의 확립과 교회의 개혁을 이루기보다는 종교적 감정과 생활을 더 강조하여 신조 없는 교회론을 21세기 교회론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17세기 이후 경건주의가 교리보다는 삶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나타났고, 18-19세에는 자유주의자들이 정통교회가 사변적 교조주의와 신조주의에 빠졌다는 비판을 통해서 더 확대되었다.

경건주의와 자유주의의 신조무용론도 문제지만, 실존주의 철학에 입각한 바르트(K. Barth)의「바르멘 선언」(1934),「WCC 선언」(1948/1961),「1967년 신앙고백서」(UPCUSA),「1972년 신앙고백서」(기장측),「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1986/통합측),「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2001/통합측) 등과 같은 신정통주의자들의 고백이 더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신정통주의자들은 항상 사랑과 화목의 주제 아래 수평적 교회연합을 최고의 목표로 제시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이 운동을 위해서「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이 갖고 있는 편협하고 독선적인 교회관을 넘어서야 한다고 비판한다.

이 비판의 핵심 중 첫째는「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이 신앙고백서가 중세신학처럼 스콜라적이며 명제적인 교리중심의 형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목회현장에 있어서 신앙교육의 역동성과 실천성이 미흡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교육과 교회연합운동에는 보다 실천적이며 효과적인 새로운 신앙고백서를 필요로 하고 여기에 적절한 것이 신정통주의적 입장에서 고백하는 신조들이라고 강력하게 제시하고 있다. 둘째는 전통적 신조의 교리가 너무 학문적 체계성만 강조하고 있어서 현실의 당면한 문제들을 탄력적으로 강조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직적인 체계성보다는 이 시대에 필요한 내용을 즉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유동적 형식의 신조가 필요하다는 비판이다.

이와 같이 신정통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이 개혁교회 신조의 교회론 구조와 내용이 너무 스콜라적으로 경직되어 있어서 목회현장에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간중심적인 해석과 여기에 기초한 새로운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을 작성해야 한다고 비판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본 연구는 개혁주의 신조들의 교회론적 구조와 내용이 결코 경직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교회론의 논리적 구조와 언약을 중심으로 구성된 교회론의 내용들이 역동적이며 실천적인 체계성을 잘 갖추고 있음을 변증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신조사적인 관점에서「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와「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적 구조와 언약신학 중심의 교회론을 분석하여 개혁파 신조들의 교회론이 갖고 있는 역동성과 체계성을 부각시키겠다.

 

Ⅱ. 본론

 

1. 현대의 신앙고백서들이 드러내는 교회론적 구조와 신학적인 문제점

1) 교회론적 구조의 변형

(1) 성령론과 선교론을 추가한 1903년 수정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1903년 수정판은 제34장 “성령론”과 제35장 “선교론”의 추가를 통해서 33개의 전통적 구조를 변형시켰다. 이 고백은 “모든 사람이 구원 받기를 원하시는 그의 뜻이 선언되었다”라는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 칼빈주의의 이중예정론과 제한속죄의 의미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변형되었다. 전통적 교회론의 고백은 선택을 교회의 본질로 삼고 이 예정론에 입각하여 전도와 선교의 문제를 취급하였다. 그러나 온건한 장로교인들은 이 예정론이 부흥운동과 선교에 가장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처럼 성령론과 선교론을 추가하여 전도 활동의 문을 넓히고자 했다.

바빙크가 1903년 수정판이 알미니안주의적 토대를 갖고 있는 컴버랜드 장로교회와 연합하게 하는 결정적 기초가 되었다라는 비판에 입각해 볼 때 두 항목의 추가는 성경적 입장을 강화하는 의도가 아니라, 당시의 초교파적인 부흥운동을 수용하고자 하는 시도였음을 알 수 있다. 즉 1903년 수정판을 통해서 선택과 예정을 통한 전통적 교회론의 구조는 파괴되고 알미니안주의적인 교회론으로의 변형이 일어난 것이다.

 

(2) 화해신학 중심의「1967년 신앙고백서」

 

미국연합장로교회(UPCUSA)의「1967년 신앙고백서」는 칼 바르트(K. Barth)의「바르멘 선언」에 기초하여 “화해신학” 중심의 교회론 구조를 새롭게 제시하여 1903년 수정판보다 더 심각한 변형을 시도하였다. 즉「1967년 신앙고백서」의 주된 문제점은 “기독론” 중심으로 전체 교리를 체계화한 것이다. 이들은 신약의 기독론을 중심으로 구약의 내용들 중 기독론적 의미만을 강조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방식을 취했다. 그리고 기독론도 전통적인 복음 중심의 기독론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나 사회복음주의적(the Social Gospel) “화해”를 중심으로 한 기독론이다.

 

(3) 에큐메니칼 운동과 Missio Dei 중심의 「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

 

「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2001/통합측)는 에큐메니칼 운동(Ecumenical Movement)과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를 기초로 교회론의 구조를 변형시켰다. 이 고백서의 특징은「1967년 신앙고백서」의 “화해사상”을 “교제”(Koinonia)라는 개념으로 좀 더 세속화시킨 것이다. “교제”라는 것은 죄로부터 구원받아 하나님과 교제하는 중생적 개념이 아니라 자유와 평등, 세계교회와의 일치, 피조물 전체와의 회복을 의미하며 또한 인종, 민족, 신분, 남녀, 빈부, 사상적 차이를 극복하고 인류평화와 행복을 추구하는 정치와 사회적 교제를 의미하는 것이다.

신조 해설문에서 “‘교제’ 개념을 본 신앙고백 전체 구성에 있어서 핵심개념으로 삼았다. 이 개념은 에큐메니칼 운동의 신앙과 직제 전통에서 온 개념으로써 … 칼 바르트「교회교의학」Ⅳ의 핵심개념이 ‘화해’라고 한다면, 본 신앙고백이 사용하는 ‘코이노니아’ 개념은 화해 개념보다 더 풍성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매우 훌륭하다고 판단되었다”라고 언급하는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전통적 교회론의 구조를 에큐메니칼 운동과 하나님의 선교를 통하여 사회복음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변질시켜 버렸다. 특히 “하나님의 선교”라는 개념은 교회론의 세속화 운동에 있어서 핵심인데 이들은 “다른 장로교회들과의 일치운동은 물론, 다른 교회들과도 일치 연합하는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이 시대가 요구하는 복음전도와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정진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교회를 더 이상 선교의 주체가 아니라, 정치와 사회를 개혁하고 인류평화를 도모하는 여러 도구 중의 하나로 제한 시켜버렸다.

 

2) 교회론의 신학적인 문제점들

(1) 교회관의 인본주의화 시도

 

1903년 수정판은 교회 본질의 기반이 되는 전통적인 “이중예정론”의 개념을 축소시켰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일부 조항들이 1729, 1788, 1887년 등에 걸쳐서 약간씩 수정이 있었지만, 1903년 수정판처럼 교회 본질의 핵심인 이중예정론 자체를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1903년 수정판은 제3장 “하나님의 영원한 결정” 항목 자체를 수정하지는 않았으나 새로운 해석을 추가시켰다. 즉 하나님의 의지를 강조하는 본문의 내용이 스콜라적 사변주의의 표현으로 이해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인간의 의지와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이해되도록 선언문을 새롭게 제시했다. 이 선언문에서 이들은「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안에 있는 독특한 체계는 결코 손상시키지 않았다고 하며 또한 그 고백을 대신할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았고 단지 기존 교리의 보다 나은 이해를 시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박해경 교수가 “이런 표현은 도리어 예정론적인 하나님의 구원 섭리를 오해하게 만들지나 않을까 생각된다”고 평가하듯이 제3장은 하나님 중심을 강조한 “이중예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2) 성례관에 있어서 언약사상 포기

 

성례관에서 언약개념을 제외시키기 시작한 시도는 유아세례의 항목에서 대표적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1903년 수정판은 이 부분을 형식적으로는 수용하면서도 제10장 3항에서는 입장을 달리하였다. 1647년 초판 제10장 3항은 “택함은 받은 영아는 어려서 죽는다 할지라도 성령을 통해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중생하고 구원을 받는다”고 말하면서 유아들의 구원에 있어서 언약을 통한 하나님의 주권적 부르심을 고백하는 “선택”을 강조한다. 그러나 1903년 수정판에서는 이 표현이 선택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죽은 유아가 구원받을 수 있는 보편적 구원의미로 해석되어야 함을 선언문에 언급했다. 이런 수정에 대해서 김영규 교수는 “역사적으로도 1638년 스코틀랜드 총회는 그리스도가 모든 이를 위해서 죽으셨다라고 주장하는 아르미니우스주의, 혹은 일명 카메론주의와 박스터주의를 정죄했다”고 비판했으며, 벌콥은 유아세례에 대하여 언약적 표시로써 유아세례 주장자들과 “가정적 중생론”(presumptive regeneration)을 주장하는 자들이 있음을 제시하면서 둘 중에 언약적 원리에 입각한 유아세례의 입장이 훨씬 더 성경적임을 지적하였다. 이와 같이 개혁교회 신학자들은 유아세례의 문제를 선택과 관련해서 이해했으며, 또한 언약론까지 포함해서 이해했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교회의 성례론이 스콜라적이며 사변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유아세례와 선택과 언약의 문제를 분리시키려는 1903년 수정판의 시도는 개혁신학 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있는 것이다.

 

(3) 정교분리원칙의 혼동

 

현대의 신앙고백서들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을 취하든지, 아니면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세속화 시켜서 정교분리원칙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를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면,「WCC 선언」중 1948년 1차 총회에서 발표한 성명서에는 “정의를 희구하며 평화를 모색하는 모든 사람들과 사람의 유익을 위하여 투쟁하며 고난을 받는 모든 사람들과 비록 알지는 못하지만 의가 깃들이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대망하는 모든 사람에게 예라고 말해야 한다”라고 언급한다. 이 표현은 정치신학적이고 사회복음적인 경향이 강하게 표출된 고백이다. 즉 세계 평화와 사회 발전이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교회의 목표가 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며, 특히 부활과 종말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없이도 단지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과 협력하여 사회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통적 개혁교회의 교회정치의 사회적 책임과는 차이가 있는 표현이다. 또한「WARC 선언」도 같은 신학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선언의 문제점에 대해서 조석만 교수는 “이들이 말하는 교회의 복음전도란 인류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것은 교회의 언약적 책임과 영향력을 세속화 시켜서 문화의 다양성, 평화, 인간의 부와 권력, 인권 문제 등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와 사회복음을 표방하는 정치신학적 선언임을 알 수 있다.

 

(4) 저항권의 포기로 인한 국가관의 축소

 

비개혁파 신앙고백들은 국가의 언약적 책임을 부정하여 국가 자체를 세속적인 것으로 비판했고, 그 결과 국가의 질서를 회피하는 무기력한 회피주의를 일으켰다. 대표적으로 알미니안주의의 사상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재세례파 신조 중 첫 번째는 1527년 초기에 작성된「슐라이타임 신조」(The Schleitheim of Confession)이다. 이 고백은 6장에 “무력에 관한 합의”라는 항목으로 “유화적 국가관”을 제시한다. 두 번째는 1632년에 작성한 재세례파의「도르트 신앙고백」(The Dordrecht Confession)이다. 네덜란드의 재세례파는 기존의 과격한 재세례파의 성격과 달리 온건한 입장을 주장하는 메노 시몬즈(Menno Simons)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저항이란 개념 자체를 완전히 포기하는 회피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이 입장은 회중교회가 1658년에 고백한「사보이 선언」(The Savoy Declaration of the Congregational Churches)에도 나타나고 있다. 이장식 교수가 사보이 선언을 평가하면서 “이 선언은 교회의 제도와 교회와 국가와의 관계에서 보다 자유로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하듯이 회중교회는 장로정치원리의 핵심인 상회의 치리권에 대한 복종과 상호 언약적 연합의 유대성을 부정했다. 또한 국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자유로운 분리적 입장을 강조하므로 국가의 죄와 잘못에 대해서 강력하게 저항하고자 했던 개혁교회의 저항권을 약화시켰다.

 

2.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적 구조

1)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에 영향을 끼친 대륙의 고백서

(1) 4개 구조 형식의「제네바 교리문답」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교회론 구조(1560)는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 “성례”(교회론)라는 4개의 구조가 조직신학의 형식을 따라서 25개의 주제로 확대된 형태이다. 이 4개의 구조는 칼빈의「제네바 교리문답」(1542)에 기초한다. 칼빈은 이미 1537년에「제네바 신앙고백서」를 작성했으나, 청소년들과 초신자들의 신앙교육을 돕기 위해서 묻고 답하는 형식을 추가하여 좀 더 실천적이며 적용에 편리하도록「제네바 교리문답」을 만들었는데 낙스는 이런 교리문답의 효과성을 신앙고백서에 담으면서 교회론의 역동성을 높였다.

칼빈은「제네바 신앙고백서」(1537)를 처음 작성할 때, 루터의 교리문답처럼 십계명, 사도신경, 주기도문, 성례의 형식을 따랐지만,「제네바 교리문답」(1542)을 작성할 때는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 성례의 형식을 취했다. 이런 구조적 변화에 대하여 정일웅 교수가 “칼빈의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형태상의 변화는 복음과 율법의 관계에 전체적인 생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 하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칼빈은 이 변화를 통해서 교리문답 구조에 대한 중요한 신학적 사고의 변화를 담아냈다고 할 수 있다. 즉 그는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의 구조는 단순한 배열이 아니라, 신학적 깊이의 이해에 따라서 계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낙스는 칼빈이 교리문답의 구조변화를 통해서 제시했던 역동성과 실천성을「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단어들과 문장들을 통해서 생동감 있게 담아냈고, 특히 사도신경을 중심으로 하는 4개의 구조를 25개로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를 시도함으로써 더 발전적 형식을 추구했던 것이다.

 

(2) 사도신경 형식의 「제네바 신앙고백서」

 

칼빈의「제네바 신앙고백서」(1537)는 “사도신경”을 중심으로 교리를 논리적으로 체계화 한다. 신앙교육은 논리적 체계성을 갖게 될 때 더 잘 전달되며,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칼빈은 신앙교육의 실천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도신경의 구조를 성부, 성자, 성령, 교회, 종말이라는 논리적 구조로 조직화시켰다. 그리고 이 형식은 신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이라는 구조로 체계화되었다. 낙스는 칼빈이 사도신경을 통해서 제시한 논리체계의 형식을 자신의 신앙고백서에서 25개의 조직신학적 구조로 발전시켰다. 그는 사도신경의 형식을 기초하면서도 각각의 교리를 조직신학의 구조로 분리했으며, 이 과정에서 25개 구조는 신론, 성경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의 형식을 갖추었으며 그리고 교회론도 조직신학적 형식을 갖게 되었다.

 

2)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역동적인 교회론 구조

(1) 교회론을 중심으로 25개 구조의 확대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전체 구조는 칼빈이 제시한 4개 구조를 25개 구조로 확대한다. 그 중에서 교회론은 가장 많은 항목을 차지했고, 구조와 내용면에서도 모두 실천적이고 역동적인 성격이 매우 강하다. 수사학적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용이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고 교리의 설명이 매우 웅장하고 힘차며 때로는 전투적이고 순교적인 비장함까지 엿볼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특히 25개 항목은 소제목으로 잡아서 교리의 생동감을 높였다. 즉 제18장 “무엇으로 참된 교회는 거짓된 교회와 구별되며, 교회 교리의 바른 판단은 무엇인지에 대하여”라는 항목은 교회의 정의에 추가한 부분인데, 참된 교회의 정의를 한 번 더 사고함으로써 교회라는 것은 단지 머릿속에서만 학문적으로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을 세워가기 위한 영적싸움의 한 복판인 삶의 현장 속에서 이루어져 가는 실제적인 것임을 제목 그자체로부터 생생하게 표현했다. 그러나 이형기 교수는 제18장을 소개하면서 낙스가 교회의 법적 치리권을 첨부함으로써 칼빈보다 더 엄격하게 나갔다고 비판했는데, 이것은 적용에 대한 강조점 차이를 살피지 못한 오해다. 오히려 칼빈을 따라서 교회의 정의, 예배와 성례, 교회와 국가 등 교회론 각각의 항목에 짧은 소제목을 달아서 기독교 교리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했다.

 

(2) 사도신경 구조에 의한 교회론의 교리체계 확립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교회론 구조의 또다른 특징은 사도신경의 논리구조를 토대로 한 교회론의 교리체계의 확립이다. 낙스는 신앙교육의 효과성과 실천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사도신경의 성부, 성자, 성령, 교회의 논리체계를 이용하여 25개 구조를 조직신학적 구조로 발전시켰다. 즉 25개 구조는 신론, 성경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 등의 논리적 형식으로 정리되었고 그 중에서 교회론은 구원론과 종말론 사이에 위치하는 조직신학적 교리체계의 확립을 마련하였다.

낙스는 25개의 각 항목을 사도신경을 따라 성부(제1-5장), 성자(제6-11장), 성령(제12-14장), 성례(제15-25장) 형태로 구분한다. 이런 특징에 대해서 잭 로저스는 “사도신조의 구조와 평행선상에 있다. 제25장으로 이루어진「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는 아버지, 아들, 성령, 교회, 종말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짜여 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것을 조직신학적인 체계로 다시 나누어 보면 성경론(제4장, 제19장), 신론(제1-2장, 제8장) 인간론(제3장), 기독론(제6-7장, 제9장, 제10-11장), 구원론(제12-13장), 교회론(위의 9개 항목), 종말론(제17장) 등 이다. 비록 지금처럼 세밀하게 조직적으로 체계화되지는 않았으나, 대략적 구조는 현재의 조직신학인 형식과도 상당히 일치할 정도로 칼빈의 4개 구조보다 더 발전적 형태를 취한다.

이것을 통해서 낙스가 당시 스코틀랜드와 영국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로마 카톨릭을 배격하고 참된 교회를 수립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 알 수 있다. 결국 교회론의 논리적 체계성의 강화는 개혁교회의 기틀을 놓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 그러고 각각의 내용을 배열하는 구조 속에서도 수사학적인 화려함과 복잡함을 피하고 성도들이 성경적인 교회론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받아들여서 부패해 가는 국가와 교회에 대해서 생명을 다해 개혁할 수 있도록 간단명료한 구조, 역동적이면서도 실천적인 구조를 정립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교회론 구조는 스콜라적이며 사변적인 교조주의적 논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신앙교육의 효과적 적용을 강화하기 위한 실천적 목적에서 만들어진 형식임을 알 수 있다.

 

3.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론 구조

1)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영향을 끼친 대륙의 고백서

(1) 3개 구조로 체계화한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은 칼빈이 제시한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 성례의 4개 구조를 좀 더 논리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해서 “비참”, “구원”, “감사”라는 3개 구조로 압축시켰다. 이것은 박일민 교수가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은 로마서의 순서를 따라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라고 지적하는 것처럼 본 교리문답은 예정론을 중심으로 시작하는 에베소서의 구조와 달리 죄로부터 시작하는 로마서의 형식을 따랐다. 즉 본 교리문답은 논리적 체계성을 추가하여 전체 구조를 성도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죄로부터의 구원과 성장, 열매 등과 같은 연속적 과정으로 새롭게 발전시켰다. 3개 구조는 삶의 규범으로써 율법의 토대인 십계명이 마지막 “감사” 부분에 자리 잡았으며, 교회론에 해당되는 성례도 역시 “감사” 부분에 놓였다. 이것은 율법과 교회를 법적인 제재로 이해하지 않고, 성도의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감사로 순종하는 선물의 의미를 구조에 담아낸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은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 성례의 4개 구조를 비참, 구원, 감사라는 3개의 발전적 구조로 체계화시켰다. 특히 3개 구조는 로마서의 순서를 따라서 구원의 시작과 성장, 열매라는 논리적 형식을 구성했으며, 교회론은 감사의 항목에 자리를 잡으면서 실천적 의미가 강화되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은 이런 구조의 발전에 영향을 받아 4개의 구조를 토대로 하면서도 논리적 형식은 신론과 교회론을 강조하는 에베소서의 방식으로 체계화하는 발전을 보이고 있다.

 

(2) 5개 구조로 체계화한 「도르트 신조」

 

「도르트 신조」(The Canons of Dort, 1618-1619)는 교회본질의 토대인 예정론의 체계를 완성하는데 실제적 영향을 끼쳤다. 이 신조는 비록 교회론이라는 형식적 구성은 빠져있지만, 교회본질에 해당되는 선택사상과 관련해서 알미니안주의의 “조건적 예정론”을 배격하고 칼빈주의의 “절대 주권적 예정론”이 더 성경적인 예정론의 체계임을 논리적으로 발전 시켰다. 「도르트 신조」는 무조건전 선택, 제한속죄, 전적타락, 불가항력적 은혜, 성도의 견인으로 구분되어 칼빈주의의 5대 교리라고 한다. 각 항목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예정론에 입각하여 선택하고, 선택된 백성만 속죄하며, 이 타락한 죄 가운데서 선택자만 구원하시고, 견인하는 논리적 형식을 갖는다. 따라서「도르트 신조」는 좀 더 신학적이며, 논리적인 체계성을 가지고「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관을 완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2)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체계적인 교회론 구조

(1) 33개 구조로 조직신학적 체계성 확립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구조적 특징은 33개의 조항들이 성경론, 신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 등의 조직신학적 교리체계로 정확하게 확립된 부분이다. 교회론을 포함한 7개의 조직신학 구조는 서론에서부터 종말론에 이르는 논리체계를 가장 완벽하게 정리하므로 신앙교육에 있어서 간결성, 통일성, 적용성을 높였다. 특히 교회론을 구원론과 종말론 사이에 논리적으로 배열하면서 가장 완벽한 형태의 조직신학적 구조를 완성했다. 이런 형식의 발전에 대하여 조석만 교수는「기독교 강요」의 구조에서「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로 발전된 조직신학적 형식임을 강조 한다. 하지만 켄달(R. T. Kendall)은 퍼킨스으로부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이르는 청교도의 전통은 반(反)칼빈주의적인 잘못된 전통 위에 세워졌다. … 웨스트민스터의 목사들은 무의식중에 다방면에 있어서 사실상의 알미니안이 되어 버렸다. … 웨스트민스터 신학에서 예정론을 제외한 칼빈의 사상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라고 비파하면서 이 신조의 조직신학적 강화는 경직된 스콜라주의의 변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본 신앙고백서가 교회론을 구원론과 종말론 사이에 체계화한 이유는 로마 카톨릭이 교의학에서 교회론을 신적 계시와 하나님의 논의보다 선행시켜서 교회를 은혜의 분배자로 강조하면서 율법적 형식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였다.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교회론을 신론 다음에, 그리고 구원의 은총의 결과로써 구원론 뒤에 두었다. 이런 구조가 구원받은 성도들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이 땅위에서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 거룩한 백성이요, 영적공동체임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론 구조는 비판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칼빈 신앙에서 변질된 스콜라적 교조주의가 아니라, 신앙교육의 효과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 교리체계를 논리적으로 강화하였던 것이다. 즉 33개의 각 주제는 서론, 신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이라는 7개의 조직신학적 논리체계로 확립되었다. 특히 성경 중심적 교회론과 하나님 중심적 교회론을 강화하기 위해서 성경론과 신론이 교회론과 관계하여 더 깊이 체계화되었다. 이 외에도 교회론을 구원론 다음에 배치함으로써 구원받은 성도들의 교회생활에 대한 필연성을 완성했고, 또한 종말론 앞에 배치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의 최종 성취를 위하여 성도들이 이 땅위에서 현세적 책임과 소명을 감당해야 하는 교회적 사명에 대한 논리적이며 실천적인 성격을 완성시켰다.

 

(2) 교회론의 구성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확립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교회본질, 예배와 장로정치, 성례, 교회와 국가, 교회표지, 직분론 등과 같은 교회론의 중요한 구성요소들을 가장 완벽하게 논리적이며 조직적으로 체계화하였다. 교회론은 대략 13 개의 장으로 확대된 것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조직신학적인 주제로 정리해보면 서론, 예배론, 맹세, 국가, 결혼, 교회의 본질, 성례, 권징, 총회로 나눠진다.

교회론은 제19-24장과 제25-31장으로 나눴다. 즉 그것은 제25장 “교회 정의” 전에 제19장 “율법”(Of the Law of God)과 제20장 “자유”(Of Christian Liberty of Conscience), 제21장 “예배”(Of Religious Worship, and Sabbath-day), 제22장 “맹세”(Of lawful Oaths and Vows), 제23장 “국가”(Of the Civil Magistrate), 제24장 “결혼”(Of Marriage and Divource) 등을 배치하여 교회론의 “간접적 주제들”(제20-24장)과 “직접적 주제들”(제25-31장)로 이분화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혁교회 신앙고백서는 구원론 다음에 교회론의 직접적 주제들이 소개되고 윤리론에 해당되는 간접적 주제들은 교회론의 구조 안에 포함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본 고백서는 윤리론에 해당되는 간접적 주제들을 앞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구별하여 교회론이 가지고 있는 조직적 특성을 강조했다. 그 결과 교회론의 요소들은 성도들이 훨씬 더 이해하기 쉽고,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며 논리적으로 발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4.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에 나타난 언약신학적 특징

1) 언약론에 기초한 교회관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에서 제시하는 교회의 본질은 언약론에 기초한다. 5장에서 “교회의 지속과 증가와 보존”(De Perpetua Successione, Incremento et Conservatione Ecclesiae)이란 제목으로 교회의 지속과 증가와 보존은 아브라함과 맺은 은혜언약에 기초하며 이 언약의 성취자로서 예수 그리스가 약속되었으며 결국에는 이 약속에 따라서 교회가 세워져 가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처럼 이 신조는 하나님의 선택받은 언약공동체로서 교회를 이해했다. 이와 같이 언약공동체로서의 교회에 대한 이해는 교회의 본질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신론에서부터 종말론에 이르기까지 전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기틀이 되었고, 언약백성으로서 교회와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적극적으로 이루어가는 실제적인 실천성과 역동성을 담아내는 근원적 원리였다. 이것은 낙스의 언약사상에 힘 입음바 크다. 낙스는 1560년에 “An Answer to a Great Number of Blasphemous Cavillations Written by an Anabptist, and adversaries to Gods eternall Predestination”라는 제목으로 예정론을 서술하면서 교회의 본질이 선택사상에 기초하는 것을 인정했지만 로마 카톨릭의 부패가 만연한 스코틀랜드 지역에 속히 성경적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국가와 교회의 개혁을 구체적이며 효과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 언약적 사명을 고취시키고 이 언약의 책임성에 따라서 전 사회를 개혁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했던 것이다.

 

2) 언약공동체로서 장로정치

 

장로정치도 언약공동체로서 교회의 의미를 기초해서 교회정치의 개념을 고백한다. 단순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을 실천하는 언약공동체로서 교회를 이해했기 때문에 교회의 정치도 역시 하나님의 언약을 집행해야 하는 거룩한 백성으로 이해하여 장로정치가 가지고 있는 역동적이고 실천전인 생동감을 강조했다. 언약공동체로서 장로정치의 내용은 크게 3 가지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언약의 주체인 동시에 교회정치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이다. 두 번째는 교회정치의 원리가 되는 언약으로서의 성경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세 번째로 언약의 집행자로서 치리회를 통한 교회통치원리이다. 이 원리가 20장 “총회와 그 힘과 권위 및 총회의 소집의 이유에 관하여”(De Conciliis Generalibus, Deque Eorum Potestate, Authoritate et Causis cur Cogantur)라는 제목에 나타나듯 교회정치는 한 개인이나 회중 전체에 의해서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장로들의 의한 “교회회의정치(총회)”를 고백하고 있다.

 

3) 언약의 성취로서의 성례론

 

성례론은 “성례전은 보이는 표지 외에 다른 아무 것도 아니라는 공허한 고백을 배격한다”라는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 교회의 단순한 외적 의식이나 기념이 아니라 “은혜언약”(foedus gratiae)의 실제적 성취로서 그리스도와의 신비적 연합과 교제의 기쁨을 누리는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선물임을 언약사상에 기초하여 역동적으로 고백하고 있다. 즉 세례와 성찬을 구약의 할례와 유월절에 연결하여 실제적으로 성도 개인에게 그리고 교회에게 주는 실천적인 유익들을 생동감 있게 고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옛 계약의 성례전과 같이 새 계약의 성례전”이라는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 구약의 성례전을 “옛 계약”(the Old)으로, 신약의 성례전을 "새 계약"(the New Testament)으로 언급하면서 성례전의 언약적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낙스가 1550년에 “주님의 성찬과 성경에 관하여”(A Summay, According to the Holy Scriptures, of the Sacrament of the Lord's Supper)라는 글을 통해서 일찌감치 제시한 것처럼 성례는 단순한 교회의 의식이 아니라 스코틀랜드 교회가 무서운 신앙의 핍박과 생명의 위협과 고난과 환란을 그리스도와의 신비적 연합을 통해서 이겨낼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축복을 쏟아 부어주는 충만한 은혜의 선물이었던 것이다.

 

4) 언약의 대상으로서의 국가관

 

이 신조는 교회통치자인 장로들을 언약의 대상임을 고백한데서 한 걸음 더 나가서 국가 통치자들도 시민적 평안과 질서를 위해 하나님과 언약 관계 속에 맺어진 언약의 실제적 대상으로 고백하는 역동적인 국가관을 제시 한다. 즉 이 고백서는 24조 “국가 공직에 관하여”(De Magistratu Civili)의 항목에서는 “제국의 황제, 왕국의 왕, 영지의 군주, 도시의 관리의 권력과 권위는 하나님의 신성한 명령으로 하나님 자신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또 인류의 이익과 복지를 위하여 제정된 것이다”,하나님이 구별하시고 또 제정하신 것”(to be distinguished and ordained by God)이라고 언급하는 것처럼 국가의 종교적 의무를 단순하게 소극적으로 고백하지 않고 언약적 관점으로 연결하여 아주 적극적으로 발전 시켰다. 권세의 근원은 백성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 하늘로부터 세우신 것임을 엄숙하게 고백한다.

이와 같은 이해는 낙스를 통해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낙스는 「잉글란드인에게 보내는 신실한 훈계」(A Faithful Admonition to the Professors of God's Truth in England, 1554), 「불링거에 대한 응답으로서 합법적인 왕에 대한 순종에 관한 어떤 질문들」(Certain Questions concerning Obedience to Lawful Magistrates, with Answers by Henry Bullinger, 1554),「귀족과 지주들에 대한 호소문」(The Appellation from the Sentence Pronounced by the Bishops and Clergy: Addressed to the Nobility and Estates of Scotland, 1558) 등의 글을 통해서 국가 위정자와 관리들은 하나님과 언약관계의 대상임 밝혔고, 그렇기 때문에 교회와 사회개혁에 가장 적극적인 책임자로서 활동해야 함을 열정적으로 고백하고 있다.

이와 같은 언약적 국가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낙스의 저항론은 다른 개혁자들에 비해서 가장 발전적이었고 또한 자신의 나라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내용들을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낙스는「런던과 뉴캐슬, 버윅, 다른 도시에 있는 신실한 크리스천에게 보내는 권면과 경고」(A Godly Letter of Warning, or Admonition to the Fatihful in London, Newcastle, and Berwick, 1554), 「 악한 여성 통치에 반대한 첫 번째 나팔 」 (The First Blast of the Trumpet Against the Monsterous Regiment of Women, 1558) 등에서 언약을 지키지 않고 교회를 핍박하는 악한 통치자는 백성들의 저항을 통해서 쫓아 낼 수 있다는 적극적 저항관을 소개 하였다. 이처럼 낙스는 국가 위정자를 언약의 직접적 대상으로 적용해 줌으로써 왕 스스로나 또는 백성들 전체가 각자 자신의 소명과 책임감을 더욱 실제적으로 이해하도록 했고 그 결과 교회의 개혁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가정, 학교,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국제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역동적인 실천적 책임감을 강화시켰던 것이다.

 

5) 언약의 실천과 보존을 위한 직분론

 

직분론과 관련된 특징은 언약론에 기초하여 언약공동체의 직분자들로서 하나님의 언약을 교회에서 실천하고 세상 끝까지 보존해야 하는 역동적인 사명감을 강화시킨 것이다. 이 직분론은 칼빈을 따라서 목사, 장로, 집사로 세분화 시켰으며, 논리적 체계보다 역동적이고 실천적인 표현을 우선했기 때문에 직분론의 표현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처럼 따로 구별하지 않고 전체 항목에 스며드는 방식을 취했다.

신앙고백서 22장 “성례전의 올바른 집행에 관하여”(De Recta Administratione Sacramentorum)란 항목에서 “로마 교회는 교회에서 성령이 세례를 받도록 지시하지 않은 여자에게 세례를 베풀도록 한다”라는 고백은 직분자를 단순한 의식 집행자로서 이해하기 보다는 구약의 대제장이나 선지자처럼 언약을 교회에 실천하기 위해서 부름을 받은 신적사명의 수행자로 받아 들였다. 단지 성례전 의식을 수행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여자들도 편의상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을 것이지만 하나님께서 세우신 언약의 집행자는 편리성보다도 철저한 부르심의 원칙과 질서를 존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23장 “성례전의 참여자에 관하여”(Quibus Communicari Sacramenta Debeant)에서는 “우리 교회에서는 우리들의 교역자가 공적으로 또는 특별하게 주 예수의 만찬을 허락할 수 있는 사람들의 신앙과 생활에 관하여 조사를 한다”라고 고백하면서 교회 치리자로서의 역할로 직분론을 설명하면서 “우리들의 교역자”(our Ministers)라고 말하면서 교역자를 복수로 표현했다. 언약공동체적 개념을 살리기 위해서 앞서 설명한 것처럼 교역자에게도 우리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성례전에서 교회직원들의 역할과 관련해서 목사와 장로는 언약 집행의 신적 대리자이기 때문에 성도들의 생활을 “조사”(examination)할 수 있는 사법권을 소유했고, 성찬 참여의 자격을 “허락”(admittance)할 수 있는 치리권을 갖고 있다고 밝힌다.

제 1 치리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직분론을 실제화 시켰다. 당회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지교회 치리는 목사와 장로, 집사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집사가 당회의 직원으로 참여하는 방식은 프랑스 치리회와 알 라스코의 런던 외국인 교회의 치리회와 비슷한 모습이기도 했다. 알 라스코의 치리회에서는 집사들이 요청이 있을 때만 자격을 얻었으나 제 1 치리서에서 제시되고 있는 집사의 성격은 치리회에 속한 고유권한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직분자들의 역할은 당회뿐만 아니라 노회제도에 해당되는 지역순회감독자 회의와 총회 가운데서도 나타난다. 스코틀랜드 교회는 지교회의 치리회뿐만 아니라 지역을 넓혀서 교회의 제반 문제를 살피기 위한 지역순회감독자를 세웠다. 지역순회감독들은 오늘날 노회와 대회의 성격을 갖고 있었지만 제 1 치리서에 나타나고 있는 형태는 아직 그 모습이 구체적으로 정립되지는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6) 언약의순수성을 확인하는 교회의 3대 표지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교회론 가운데서 가장 역동적이며 생동감 있는 표현이 교회의 3대 표지를 고백하는 18장이다. “참 교회와 거짓된 교회를 구별하게 하는 표시와 누가 교리의 판단자인가 대하여”(Quibus Indiciis vera Ecclesia Distinguatur a Falsa, et quis in Ecclesiasticae Doctrinae Controversiis Sitiudex)라는 제목에서부터 투쟁적 이미지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본 항목에서 참된 교회의 표지로서 “말씀의 참된 선포”(the true preaching of the word of God)와, “성례의 올바른 집행”(the right administration of the sacraments of Christ Jesus)과 “권징의 신실한 시행”(ecclesiastical discipline uprightly ministered)을 제시해 주고 있다. 여기서 말씀과 성례는 칼빈 때부터 철저하게 제시되어 왔지만 본 고백서에서는 “권징”에 대한 부분도 명확하게 교회의 표지로 정립을 해 놓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권징에 대한 낙스의 특별한 관심은 스코틀랜드 국가가 로마 카톨릭에 의해서 심각하게 부패해 있었고, 또한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전쟁의 위협을 항상 받는 형편에서 교회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함과 또한 언약을 순수하게 지켜가기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생애 후반기에도「스코틀랜 총회에서 인준된 금식과 출교의 형식」(The Order of the General Fast, and the Form of Excommunication Approved by the General Assembly of the Church of Scotland, 1566-1569),「공적 회개와 출교서」(The Order of Excommunication and of Public Repentance, 1569)라는 작품들을 저술하면서 권징의 효력이 스코틀랜드 교회 안에 바르게 정차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5.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에 나타난 언약신학적 특징

1) 예정론에 기초한 교회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관은 “그 교회는 … 택함을 받은 모든 사람들로 구성된다”라는 고백처럼 언약의 주체와 대상을 강조하기 위해서 예정론을 언급했으며, 이 예정론을 통해서 교회본질의 조직성과 체계성을 높였다. 예정론의 근본원리는 선택과 유기 사상인데「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은 언약의 실제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 선택사상을 언급했다면 본 고백서는 언약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강조하기 위해서 선택사상을 언급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예정론에 기초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교회론을 비판하는 자들은 바로 이 예정론 때문에 본 신앙고백이 번쇄적이며 사변적 스콜라주의의 토대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이형기 교수는 “우리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예정론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다른 개혁교회 신앙고백들과 일치를 상실해서는 안 될 것이다”고 말한다. 하지만 박윤선 박사는 제25장을 강해하면서 “이 교리는 참된 신자들이 선택된 사실과 그들이 영적으로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하나의 단체라는 사실”이라고 언급하면서 선택사상과 교회관을 연결했고, 조석만 교수는 신앙고백서의 선택사상이 “이중예정(쌍방예정)”을 정립하는 단계까지 나갔기에 알미니안주의의 인본주의적 교회관을 막고 오히려 성도들을 부르시고, 모으시고, 세우시는 주체가 오직 하나님 자신임을 확고히 하는 하나님 중심적 교회관의 기틀을 정립 할 수 있게 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중예정에 대한 알미니안주의자들과의 싸움은 더 나가서 예정의 방식까지 논쟁하게 했다. 본 신앙고백서 제3장 2항에서 “그가 어떤 것을 결정하실 때, 그것이 장차 있을 것으로 아시기 때문에 예지(豫知)하셨거나, 또는 그 가정된 조건들에 근거하여 반드시 일어날 것으로 예지했기 때문에 그 어떤 것을 결정하신 것은 아니다”라는 언급은 알미니안주의자들이 도르트 신조 이후 계속 주장했던 “조건적 예정” 방식의 예정론 논의를 “무조건적 예정(절대적 예정)”의 고백으로 반박한 중요한 표현이다. 인간의 의지적 결정을 하나님의 주권적 결정보다 앞세우고 예정론의 근원으로 설명하는 알미니안적 표현은 결국 예정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었기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예정론의 가치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무조건적 예정”이란 신학적 표현을 선택했던 것이다.

 

2) 언약의 실천적 표현수단으로써의 예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예배론은 은혜언약을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집행하는 실천적 표현수단으로 정립한다. 즉 예배의 참여와 존중은 언약의 참여와 존중에 대한 표현이며, 반면에 예배의 회피는 언약을 거절하는 행위로 체계화 했다. 제21장은 “예배와 안식일”(Of Religious Worship and the Sabbath-day)의 항목을 따로 설정해서 예배의 중요성을 확립한다. 각 내용은 “예배의 주권”, “예배의 대상”, “기도”, “기도의 대상”, “예배의 요소들”, “예배의 장소”, “예배의 시간”, “안식일과 주일” 등 8 가지로 세분화 했으며, 이 8 가지 항목은 크게 둘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예배의 정의, 둘째는 예배의 체계적 요소들이다. 언약의 실천적 표현수단으로써 예배는 엄밀한 주일성수를 통해서 가장 깊이 체계화된 것도 독특한 특징이다. 제21장 “예배와 안식일”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 신앙고백서는 “주일성수”를 예배론의 핵심으로 체계화 했다. 특히「웨스트민스터 대·소요리문답」에서는 예배의 체계적인 질서를 “십계명”과 연결해서 제시해 주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런 독특성에 대해서 윌리암슨은 “1계명부터 4계명까지로 나눠서 예배의 ‘대상’, ‘방식’, ‘자세’, ‘시간’ 등으로 세분화 될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3) 언약공동체로서의 질서를 강조한 장로정치

(1) 장로회에 의한 정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가 제시하는 교회정치의 첫 번째 원리는 언약의 사명자로서 장로들에 의한 복수정치원리이다. 본 고백서는 언약의 사명자로서 목사와 장로가 소유하는 치리권을 회원 개인에게(uni) 두지 않고 장로회원 전체(unitati)에 둠으로 언약집행의 균형을 체계화시켰다. 제30장 1항은 “예수께서는 세속의 위정자와는 구별된 교회 직원들의 손에(in the hand of church officers) 교회의 정치를 제정해 주셨다”라고 고백함으로 교회직원을 복수 개념으로 표현했다. 2항에서도 “이 직원들에게는(to these officers) 천국의 열쇠가 맡겨져 있다, 그들은 권세를 가지고 있으며(they have power)”라는 복수 개념을 사용했다. 그리고 4항은 “교회의 직원들(the officers of the Church)은 당사자의 범죄와 과실의 성격에 따라서 권계, 일시적인 수찬 정지, 그리고 교회에서의 제명을 행할 수가 있다”라는 표현을 통해 복수정치 개념과 이들이 갖는 권위는 통치하고 다스리는 치리권의 개념임을 밝혔다.

복수정치의 치리권에 대한 장로정치에 대한 신학적 이해는 스코틀랜드 교회의 대표 중 한 사람인 죠지 길레스피(George Gillespie)의 영향이 가장 컸다. 그는 위에서 지적한 장로들에 의한 치리회 구성을 이미 스코틀랜드 교회에 제시한바 있고, 그의 책 「아론의 싹난 지팡이」(Aaron's Rod Blossoming: or The Divine Ordinance of Church Government, 1646)란 책을 통해서 에라스투스주의를 비판하면서 장로정치의 성경적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그의 유고작으로 출판된 그의 「논문집」(The Works of George Gillespie)에서 카톨릭 교회와 영국 국교회의 정치원리들을 철저하게 비판하면서 장로회(unitas)에 의한 정치원리를 확립할 정도로 본 신앙고백서에 장로정치원리를 체계화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감당했다.

 

(2) 교회회의의 단계적 구성에 의한 정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정치는 언약 실천의 유대성(relationship)을 토대로 언약집행의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질서를 높이기 위해서 장로들의 치리권을 당회에서 노회와 총회로 확대하는 교회회의 단계적 구성원리를 강조한다. 이처럼 상회와 반드시 연결해야 하는 교회정치원리가 장로정치의 두 번째 핵심이다. 하지만 이 연결의 성격을 어느 정도로 이해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심각한 논쟁이 벌어졌다. 즉 그것은 개교회와 노회의 연결 관계에 대해서 “철저한 연결”(must be)인가 아니면 “느슨한 연결”(may be)인가에 대한 논쟁이다.

이것은 “회중교회”와의 논쟁을 말한다. 민주주의 형태의 회중교회 방식은 각 지교회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형태를 취한다. 노회를 통해서 전체 교회의 통치를 받는 것이 아니라 개인 목사를 중심으로 당회 중심의 치리만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두 논쟁에 대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교회들의 연합이 반드시 필요함을 인정하는 부분이다.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31장 대회와 협의회 항목은 이 상회와의 관계를 “더 나은 교회의 정치와 건덕(健德)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노회나 총회로 불리는 모임들이 반드시 있어야(ought to)한다”고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장로정치는 한 개인도 아니요, 또한 여럿도 아닌 목사와 장로를 통해서 다스려져 가는 대표자들에 의한 복수정치이다. 즉, 치리권을 가진 장로들(장로회)에 의한 정치가 가장 성경적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지교회는 반드시 노회나 총회 같은 상회와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서 통치와 다스림을 받는 교회회의 단계적 구성을 인정하는 정치임을 고백하고 있다.

 

4) 언약성취의 의식적 도구로써의 성례론

(1) 은혜의 수단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언약의 실제적 성취의 특징뿐만 아니라 언약성취의 의식적 도구로써 성례론의 개념을 발전시켰다. 즉 성례는 은혜를 공급하는 보편적인 은혜의 수단으로써 유형교회의 질서를 확립하는 수단으로까지 그 의미를 확대시켜서 성례론의 체계성을 높였다. 이 신앙고백의 성례 의미는 크게 두 가지를 변증한 고백이다. 첫째는 재세파가 영적은혜만을 강조하면서 보편적 은혜의 질서를 무시한 것에 대한 변증이다. 즉 재세례파는 외적질서를 무시하고 오직 신비적 내적인 은혜의 수단만을 극단적으로 강조했기 때문에 본 신앙고백서는 성령께서 외적인 질서를 사용하여 은혜를 주실 주 있음 고백한다. 제14장 1항은 “믿음의 은사는 … 말씀과 성례집행과 기도에 의하여(은혜의 수단) 믿음의 은혜는 증가되고 강화된다”고 고백하면서 교회 안에 세워 주신 보편적 질서 중 하나로 더욱 강조했다.

둘째는 로마 카톨릭이 7 성례를 주장하면서 성례가 그 행위를 자동적으로 역사한다(ex opere operato)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로마 카톨릭은 7 성례를 내세워 외적인 성례가 그 행위를 통해 자동적으로(ex opere operato) 역사함을 주장한다. 내적인 성령의 역사를 무시하고 단지 신부와 로마 카톨릭 교회가 주는 외적 수단만이 유효함을 강조했기 때문에 대요리문답은 161문에서 “성례가 구원의 효력 있는 방편이 되는 것은 그것들 자체 안에 있는 어떤 능력이라든지, 혹은 그것들을 집행하는 자의 경건이나 의도에서 나오는 어떤 덕행으로 말미암는 것이 아니고, 다만 성령의 역사와 그것들을 제정하신 그리스도의 축복으로 말미암는 것이다”고 고백하면서 성례의 힘은 성령과 그리스도에 기초한 은혜의 수단임을 강조했다.

 

(2) 권징의 수단

 

본 고백서의 성례론은 언약성취의 의식적 도구인 “권징의 수단”으로 고백하기도 한다. “권징의 수단”이란 언약의 부패를 막고 보존하기 위한 유형교회의 치리절차의 과정이다. 이것을 제30장 4항 “권징”(Of Church Censures) 항목에서 “이러한 목적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교회의 직원들은 당사자의 범죄와 과실의 성격에 따라서 권고, 일시적인 성찬 정지, 그리고 교회에서의 제명을 행할 수가 있다.”라고 고백한다. 이처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성례를 권징의 도구로 적용하여 성도의 죄를 바로잡고 성화시키는 교회의 중요한 외적 도구로서 구별했다.

 

5) 언약적 책임으로써의 정교분리의 원칙

(1) 1647년 초판의 국가관

 

이 신앙고백서의 국가관은「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처럼 언약의 집행자요 하나님의 사자(롬13:4)로 고백하지만,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국가 위정자의 언약적 책임의 역할과 범위를 엄격히 분리함으로 정교분리원칙의 체계성을 높였다. 즉 말씀과 성례와 총회 소집권은 교회 직원들의 권한으로, 그리고 시민질서와 교회의 보호는 국가 위정자의 권한으로 구분하였다. 그러나 왕권중심의 독특한 종교적 배경과 에라스티안파의 영향 때문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647년 초판은 “총회 소집권”과 “교회 치리권”을 국가 위정자에 위임하는 내용을 고백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제20장 4항, 제23장 3항과 제31장 2항이다. 이 부분에서 국가 위정자는 이단들을 막기 위해서, 그리고 이단방지 및 예배와 권징을 개혁하기 위해서 종교 회의를 소집하고 또한 대회와 협의회를 소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회 직원들과 함께 치리회를 조직하여 교회의 치리권인 권징의 행위도 행할 수 있는 권한을 합법적으로 소유함을 지적했다. 비록 초판에 에라스투스주의자들의 영향으로 인해서 국가 위정자의 권한이 강조된 부분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본적인 정교분리의 개념을 완전히 제거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초판에서도 제20장, 제23장, 제25장에서 이미 두 영역을 구별해 주고 있듯이 근원적인 정교분리 개념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해야 한다.

 

(2) 1729년 수정판의 국가관

 

1729년 수정판은 국가관에 대한 결정적인 수정을 제시한다. 국가 위정자가 총회 소집권과 교회 치리권을 갖지 못하도록 수정해서 시민보호의 언약적 책임에만 전력하게 만듦으로 국가관의 논리적 체계성을 강화하였다. 이 문제는 미국장로교회의 초기 논쟁의 핵심이 되었다. 스코티시-아이리쉬(Scottish-Irish)와 영국 회중교회를 중심으로 한 미국장로교회는 1729년 필라델피아 대회에서 교회문제에 대한 국가적 위정자의 참여를 만장일치로 거절하면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소요리문답을 표준 교리로 채택할 것을 정식으로 결정했다. 또한 1736년에 교회가 “교리 채택안”(The Adoption Act)이라 불리는 이 신앙고백서에 어느 정도까지 충실해야하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대회는 국가 위정자의 총회 소집권과 교회 치리권을 제거한 나머지 부분들에 대해서 철저하게 받아들여야 함을 선언했다. 이런 수정에 대해서 프린스톤의 조직신학자인 핫지(A. A. Hodge)도 이러한 작업을 “에라스투스적 오류에 가깝다고 인정되는 것을 일체 제거하는 행위”로 평가했다.

 

6) 언약적 사명자로서의 체계적 직분론

(1) 예수님의 3직 위임자로서의 목사

 

직분론은「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처럼 언약 실천의 사명자와 보존의 책임자로서 직분론을 고백하면서도 직분자들의 언약적 책임에 대한 고유한 범위와 유기적 관계를 확대하여 직분론의 조직성과 체계성을 높였다. 언약의 집행자인 목사와 장로, 집사는 유형교회의 질서를 바로잡고 돌보며 세워가야 하는 항존직(ordinary officers)으로써 상호 협력적이며 유기적 질서를 갖는다. 신앙고백에서는 목사직을 예수님의 3직을 위임한 가장 중요한 역할로 소개한다. 장로직과 집사직은 목사직을 설명하는 내용 안에서 다루거나, 아니면 정치모범에서 각 역할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방식을 취한다. 목사의 역할은 우선 제30장의 “세속의 위정자와는 구별된 교회 직원들의(in the hand of church-officers) 손에 교회의 정치를 제정해 주셨다”라는 항목에서 교회 직원의 독립된 정체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특히 성례의 집례 의무는 “세례를 주되, 합법적으로 부르심을 입은 복음의 사역자인 목사에 의해서(by a minister of the gospel, lawfully called thereunto) 집례되어야 한다”라고 하면서 목사의 위치를 더 강화했다.

 

(2) 행정적 집행자로서의 장로

 

장로의 존재와 역할은 주로 행정적 집행자로서 치리회를 구성하는 직분과 관련해서 소개한다. 장로는 치리회에서 성도들의 대표자로서 의미를 가지며 교인들을 돌아보고 치리하는 권징사역을 통하여 목사와 함께 유형교회를 조직하고 질서를 체계화하는 역할로 구별된 것이 특징이다. 제30장 2항에 “이 직원들에게는 천국의 열쇠가 맡겨져 있다”(to these officers)라는 고백이나, 4항에 “교회의 직원들은 당사자의 범죄와 과실의 성격에 따라서”(the officers of the Church)라는 고백에도 장로가 함께 참여하는 치리회로서 복수정치의 개념을 정립해 주고 있다. 제31장 대회와 협의회의 항목에서도 노회와 총회를 구성하는 대표자로서 “교회의 감독자들”(overseers)과 치리장로로서 “개교회의 치리자들”(other rulers of the particular churches)을 동시에 언급했다. 이처럼 장로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유형교회를 좀더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강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 당회의 보조자로서의 집사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달리 이 고백서는 집사직을 따로 설명하고 있지 않고 다만 당회의 보조자로서의 성격을 강조한다. 집사직은 정치모범에서 “또 더러는 일반적이며 계속적인 것인데 목사와 교사와 또다른 교회의 치리자인 장로와 집사이다”라고 언급한다. 집사직도 목사, 장로직과 마찬가지로 교회질서를 조직화하고 체계화하는 역할에 많은 강조를 하고 있다. 특히 “개교회의 교직자에 대하여”(Of the Officers of a particular Congregation)라는 항목에서는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일에 특별히 봉사할 이들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직분의 숫자는 교회의 형편에 따라 결정한다. 그리고 이 직분 맡은 자들은 편리하게 정한 시간에 회집하여 교회의 제반 모든 일을 각기 직책에 따라 처리한다”고 언급함으로써, 당회의 다스림 안에서 구제와 분배를 주 업무로 행사하는 집사직의 독특성을 강조해 주었다.

 

7) 언약의 순수성을 확인하는 교회의 2대 표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은 언약의 순수성을 확인하는 교회의 2대 표지를 고백한다. 참된 교회의 2대 표지는 언약의 내용인 성경을 바르게 설교하는 것과 언약 실천의 의식적 도구인 성례의 정당한 집행이다. 본 신앙고백서는 언약의 정체성과 체계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말씀과 성례의 변증적 기능과 교육적 기능을 강조하는 2대 표지로 제한했고, 권징은 단지 보조적인 역할로 구별하므로 교회표지의 조직성과 체계성을 높였다. 신앙고백에서 25장 4항에서 첫 번째 표지인 말씀의 강조를 살펴보면, “복음의 교리를 가르치고 받드는데 따라,(according as the doctrine of the gospel is taught and embraced)”라고 표현했다. 이 표현은 개혁교회 신앙고백서들이 “말씀의 참된 증거”라고 표현하는 것과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본 신앙고백에서는 말씀이라는 포괄적 의미보다는 “교리”(doctrine)라는 신학적 표현을 선택하여 체계적 성경교육의 교육적 기능을 더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교회표지는 성도를 낳고, 기르고, 교육하고, 변화시키는 교육적 기능의 유형교회 성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거듭 강조해 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의미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 유형교회의 설명 가운데서 “이 유형교회를 떠나서는, 즉, 교회 밖에는 통상적으로 결코 구원받을 수가 없다”라는 강경한 표현을 담아서 체계적인 교육적 기능으로서 유형교회의 성격을 드러내 주었다.

 

Ⅲ. 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교회론 구조는 칼빈의「제네바 교리문답 」과「제네바 신앙고백서」의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 성례의 4 형식을 기반으로 해서 성경론, 신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이라는 7개의 조직신학적 배열로 확장시켰다. 그러나 이 고백서는 논리적 체계보다는 교리전달의 역동성과 생동감을 세부 항목에 배열했고, 설교적인 권면과 예언자적이며 웅장한 표현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론 구조는 교리의 체계화를 확립하기 위해서 전체를 조직신학의 논리적 형식으로 정립한다. 교회론은 우선 7개의 조직신학 구조 중에 구원론과 종말론 사이에 배치되었다. 다음으로는 교회본질, 예배와 장로정치, 성례, 교회와 국가, 교회표지, 직분론 등과 같은 교회론의 중요한 구성요소들을 가장 완벽하게 논리적이며 조직적으로 체계화시켰다.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의 특징은 언약신학을 중심으로 역동성과 실천성을 강조한 6개의 주제를 고찰해 보았다. 은혜언약에 기초하여 언약의 백성으로 고백하는 교회관과 언약공동체로서의 장로정치와 언약의 성취로써의 성례, 언약적 대상으로서의 국가관, 언약의 실천과 보존을 위한 직분론과 마지막으로 언약의 순수성을 확인하는 교회의 3대 표지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론의 특징은 언약신학을 중심으로 논리성과 체계성을 확립한 것이다. 이것은 7개로 고찰해 보았다. 즉 언약과 예정론에 기초한 교회관과 언약의 실천적 표현수단으로써의 예배와 언약공동체로서의 질서를 강조한 장로정치와 언약성취의 의식적 도구로써 성례관, 언약적 책임으로써 정교분리의 원칙, 언약적 사명자로서의 체계적 직분론과 마지막으로 언약의 순수성을 확인하는 교회의 2대 표지이다.

이처럼 신정통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이 개혁교회 신조의 교회론 구조와 내용들이 스콜라적이며 폐쇄적인 교조주의적 편협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목회현장에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을 변증하기 위해서 본 연구는 신조사적인 관점에서「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와「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교회론 구조와 언약신학 중심의 교회론을 분석하여 개혁교회 신조의 교회론이 갖고 있는 역동성과 체계성의 우수성을 오늘날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하였다. 

 

출처: http://cafe.daum.net/sel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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