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권정치-1

 

* 목차

1. 금권정치

2. 미국의 금권정치

3. 극단적인 빈부격차로 인한 미국의 신계급주의

 

 

1. 금권정치

경제력이 있는 소수의 부유한 계층이 지배하는 정치.

한국에서는 흔히 금력(金力)에 의해서 좌우되는 정치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원래는 고대 그리스의 정치철학에서 사용된 말이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덕에 의한 정치(aristokratia)와 부에 의한 정치(plutokratia)를 대립시켰고, 플라톤은 종교의 지배와 부의 지배를 대립시켰다.

금권정치는 고대 그리스뿐만 아니라 각 시대와 각 국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근대에 들어와 독일의 푸거가(家)는 금융력으로 카를 5세를 제위에 오르게 하고, 또 교황 레오 10세를 마음대로 움직였다. 19세기 영국의 로드차일드가(家)는 나폴레옹전쟁에 개입하여 거부가 되고 왕후에 대한 금융과 조세 청부(請負)를 통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자본주의시대에도 여러 나라에서 재벌들이 선거자금의 조달 ·매수, 대표자의 정계파견 등을 통하여 정부의 정책을 움직이고 있다.

원래는 고대 그리스에서 부자의 지배를 의미하였으며, 지자(知者)의 지배나 전사(戰士)의 지배, 그리고 가난한 대중의 지배와 대치되는 하나의 체제를 뜻했다. 그것은 처음 정치참가의 조건으로 일정액 이상의 재산을 요구하는 정체(政體)로서 나타나, 과두제(寡頭制)와 관련되면서 문제가 되었다. 과두제를 플라톤은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과의 두 국가의 대립이라 하였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단순히 지배자의 수(數)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자에 의한 빈자(貧者)의 지배라고 정의하였다. 이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금권정치에 대한 비판은 과두제에 대한 비판과 연결·전개되어 왔다.

원래 정치사회는 어느 정도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있는 유산계급(有産階級)에 의해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모든 시대의 지배적 정치형태는 금권정치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아, 귀족제(貴族制)가 금권정치와 마찬가지로 소수자(少數者)의 지배이면서도 덕이 있는 인간에 의한 지배였는데 반하여, 과두제·금권정치는 좋지 못한 소수자 지배를 의미하였다. 로마에서는 영토의 확대에 따라 빈부의 차가 점차로 벌어져 제정기(帝政期)에 들어서자, 정치는 황제와 부유계급에 의해 독점되었다.

금권정치라고 할 수 있는 정치가 다시 출현한 것은 중세 후기에 화폐경제가 침투하여 상업이 활발해져서 중세도시가 원거리 무역을 좌우하는 대상인(大商人)에 의해 지배되면서부터이다. 이탈리아의 메디치가(家)나 독일의 푸거가(家), 한자동맹(同盟)의 여러 도시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는 바로 이러한 도시의 부(富)를 배경으로 성립된 것이다.

근세 이후 절대왕정(絶對王政)이 확립되어 가는 과정에서 도시의 부유한 상인은 왕실에 대한 금융을 실시하고 또 조세의 징수를 청부 맡게 되어 절대적인 권력을 쥐게 되었다. 시민혁명을 거쳐 근대민주주의가 성립된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 정치권력은 인민의 의지에 기초를 둔 것이었지만, 재산에 근거한 참정권(參政權)의 제한은 19세기 말에 이르기까지 지배적이었다. 선거법 개정에 따라 그 제한이 철폐된 뒤에도 자본과 정치권력과의 유착은 오히려 강화되어 갔다.

금권정치라는 말은 이와 같은 자본주의의 전개에 대한 좌익(左翼)의 비판으로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가사회주의(國家社會主義)를 표방한 나치스에 의해 유대계(系) 금융자본에 대한 공격으로서도 사용되게 되었다. 현대의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정부의 정책은 군사·공공사업을 통하여 많은 이권을 창출한다. 이 때문에 한쪽에서는 정부의 사업과 대자본과의 유착이, 다른 한쪽에서는 정치가(政治家) 개인 차원에서의 이권개입이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금권정치는 단순히 정치윤리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현대정치사회의 구조에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2. 미국의 금권정치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라고 자부하는 미국의 정치는 실제로는 돈이 없으면 실현될 수 없습니다.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를 치루려면 TV 광고나 유세에 엄청난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데, 이는 거액을
기부한 후원자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미국 정부와 국회에서는 후원금을 내는 대기업과 소수의 부자를 위한 정책이 채택될 수밖에 없습니다.

워싱턴은 여러 이익집단(기업, 협회, 국가)의 이해를 대변하는 로비집단이 번성해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관료 출신이 로비집단이 되기 때문에 쉽게 정경유착이 진행되고, 기업가 출신이 해당 정부기관의 관료가 되어서
기업을 위한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미국 국민은 베트남 전쟁, 닉슨의 워터게이트 도청사건, 레이건의 이란 콘트라 사건, 클린턴의 화이트워터 사건 등으로
거짓과 위선으로 얼룩진 정치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미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양당제인데, 어느 정당을 뽑더라도 대선공약을 뒤엎기 일수이며,
서민보다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벌이게 됩니다.

미국에서 하원의원을 하려면 50만달러 정도의 돈이 들고, 상원의원을 하려면 수백만 달러의 돈이 들어갑니다.
1996년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들은 공식적으로 보조 받은 선거자금 외에 1억2천5백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였습니다.
돈줄을 잘 잡는 것이 선거의 당락과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선거기간 대통령 후보의 주요업무는 선거자금
모금활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 정치를 좌우할만큼 막강한 권력과 재력을 갖춘 소수의 엘리트 집단을 미국인들은 '컨트리 클럽'이라고 부릅니다.
컨트리 클럽 회원들은 주로 대기업의 엘리트 그룹, 각종 이익단체와 조합들, 거부들로 이들은 주로 워싱턴의 정치의제를
조율하고, 정당을 지원하며, 거액의 정치헌금을 냅니다.
이들은 거액의 기부금을 민주당과 공화당에 내고, 백악관 만찬에 드나들며, 정당위원회로부터 특별대우를 받습니다.

미국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정치헌금을 낼 때에는 여러 통로를 이용하는데, 그 통로 중 하나가 정치행동위원회(Political
Action Committees, PAC)입니다.
미국은 1904년부터 기업이 연방 선거자금을 직접 특정후보에게 주지 못하도록 법으로 묶어 놓았습니다.
PAC는 회사직원이나 조합원으로부터 돈을 기부 받아 후보에게 전해주는 가교 역할을 위해 결성되었습니다.

개인이나 PAC는 의회이나 대통령 후보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데, 연방법에 따라 한도액이 정해져 있습니다.
개인은 한 선거에서 한 후보에게 1천달러 이상 기부할 수 없고, PAC도 한 후보에게 5천달러까지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 후보에게 전달되는 선거지원금을 유권자의 주머니에서 나오기 어려운 돈이라는 뜻에서 '하드 머니'(hard
money)라 부릅니다.

이와 대조적인 개념으로 등장한 것이 '소프트 머니'(soft money)인데, 소프트 머니는 최고 한도액 없이 누구나 무한정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대개는 회사나 조합들이 많이 내는데 액수가 천문학적이어서 선거에 직접 쓰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소프트 머니는 당조직 활동비나 당원들의 봉급, 임대료를 내는데 쓰이며, 수백만 달러가 드는 TV 광고료로도 쓰입니다.

이 소프트 머니를 듬뿍 내는 기업이나 개인이 워싱턴 컨트리 클럽의 회원이 되며, 이 중 1백인을 추려 '1백인 클럽'이라
하고, 이들이 미국 정치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클럽 회원들은 금융계 실세, 스포츠 연예 도박 산업을 주무르는 자들, 방송 언론계의 거물, 법조계와 의료계의 실세
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들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된 안건이 다루어지는 소위원회의 출석을 보장받습니다.
이들은 수백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기부하며, 민주 공화 양당에 선거자금을 내기도 합니다.
연간 2백만 달러 이상 기부하는 기업으로는 필립 모리스, 나비스코, 아메리칸 파이넨셜, 애틀랜틱 리치필드, 암웨이 등입니다.
연간 1백만 달러 이상 기부하는 기업으로는 메릴린치, 쉐브론, 전국교육협의회, U.S. Tabacco C6 등입니다.

미국에는 여러 종류의 컨트리 클럽이 있어 개중에는 자격요건이 까다로운 곳도 많지만, 워싱턴 컨트리 클럽은 누구나
현찰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경영악화로 한 번에 수천 수만명씩 해고하면서도 정치자금만은 꾸준히 냅니다.
AT&T, 시어스 로벅, GTE, 나이넥스, 델타 항공, 체이스 맨하튼 은행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미국인의 99.97%가 한 번에 2백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낼 수 없는 형편임을 감안한다면 단 0.03%의 사람들이 미국의
주요 국가시책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80년대 중반 선거법 개정과정에서 등장한 이 소프트 머니 시스템은 민주 공화 양당의 무한대 선거자금 모금 경쟁을
유발하였습니다.

소프트 머니는 미국의 정치구조를 부패시키고, 양당 간의 정책노선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정치인들은 더 많은 기부금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끼리 거래를 붙히고, 기업은 더 강력한 영향력을 얻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많은 돈을 내려 합니다.
이로 인해 워싱턴의 정치는 거대한 돈 시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각종 행사의 저녁 만찬에 초대되려면 최소한 1만달러 정도는 내야 하고, 5만 달러 정도 내면 긴급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국회의원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1995년 클린턴 대통령이 담배에 대한 연방세를 올리고, 담배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필립 모리스와
나비스코 같은 담배회사는 즉시 공화당에 230만 달러를, 민주당에 42만 달러를 기부해 힘을 썼습니다.

1994년 공화당은 뉴욕에서 정치자금 모금파티를 열고, 누구나 10만 달러만 내면 공화당 간부들과 와인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할 수 있고, 정치기류에 대한 설명회도 듣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나란히 사진도 찍게 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도 이에 질세라 누구나 10만 달러만 내면 기부자뿐 아니라 부인까지 동행해 대통령과 식사를 하고, 덤으로
엘 고어 부통령과 힐러리까지 만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마련했다가 언론의 질타를 받고 취소했습니다.

워싱턴 정치인의 가장 큰 덕목은 기부금을 모으는 능력이고, 이런 능력을 갖춰야 2선, 3선 의원으로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미국 하원의원에 출마하려면 44만 달러가 들고, 상원의원에 나가려면 440만 달러가 듭니다.
상원의원에 당선된 사람은 다음 선거를 준비하려면 매주 1만 5천 달러씩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상원의원은 의정활동보다 한 주일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선거자금을 모아야 다음 선거를 치룰 수 있습니다.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후보는 9천만 달러를, 클린턴 후보는 1억 3천만 달러를 썼습니다.
1992년 각 당의 전당대회 비용까지 합쳐 대통령 선거에 든 총 비용은 5억5천만 달러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많이 모으고 쓰는 자가 승리한다는 것이 워싱턴의 정치방식입니다.
그래서 클린턴 대통령은 바쁜 와중에도 파티 참석자와 3시간에 걸쳐 일일이 악수를 하곤 했습니다.

미국에서 정치가 못지 않게 막강한 힘을 가진 부류는 통상 로비스트로 이들의 입김에 따라 미국의 국제무역이 좌지우지됩니다.
통상(通商) 로비스트는 미국 다국적 기업을 대표하는 이들도 있지만 주로 외국기업이나 외국정부 또는 특정 이익단체를
대변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통상 로비스트의 수가 늘어나면 미국의 대외 무역적자는 늘어나고, 미국 중상층 삶의 질은 떨어지게 됩니다.

미국은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해 국내산업에 피해를 입으면서도 로비스트의 영향으로 강력한 무역제재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95년 통상 로비스트는 554명으로 늘어났고, 미국의 무역적자는 1,610억 달러로 증가해 수백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외국 기업들은 로비스트를 앞세워 미국 관세를 낮추고, 수입상품에 대한 각종 제약을 완화했습니다.

통상 로비에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국가는 단연 일본으로 이미 30년 전에 대미 통상 로비에 관한 책을 낼 정도입니다.
미국에 대규모 수출을 할 때부터 일본의 대기업이나 무역단체, 정부부처들은 영향력 있는 워싱턴의 로비 법률회사에 의뢰해
이들로 하여금 의회나 관련기관에 나가 일본을 대표하도록 하였습니다.
일본은 통상 로비를 위해 연간 1억 달러 이상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은 오랫동안 최혜국 대우를 받으며 미국에 가장 낮은 관세로 수출하고 있는데, 1985년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38억달러에서
1995년 445억달러로 증가했습니다.
미국은 엄청난 대중국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입관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통상 로비스트의 활약 뿐만 아니라
중국에 시장을 노리는 미국의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중국의 입장을 옹호하기 때문입니다.

 

 

3. 극단적인 빈부격차로 인한 미국의 신계급주의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날로 심해져 주체할 수 없는 재물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특권층 계급이
있는가 하면 저임금과 실업으로 생계가 어려워 극도의 가난에 시달리는 저소득 계층이 있습니다.
미국의 헌법부터가 대부분이 부자인 55명의 백인 남성 엘리트에 의해 만들어졌고, 노예제도를 합법적이라고 인정하였습니다.
미국은 현재도 대기업과 부자들을 위한 세금감면 정책 등을 계속하고 있고, 노동자의 권리와 혜택은 축소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1987년 한 해 동안 미국 전체 인구의 1/5 즉 5천만명 이상이 연평균 5천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생계를 꾸렸습니다.
저소득층의 가난은 필연적으로 절망을 불러 일으켜 범죄와 폭력, 마약중독과 알코올중독, 정신질환과 가정폭력,
가정파괴와 결손가정 등을 유발합니다.

미국 정부는 200만명의 살 곳 없는 미국인들에게 줄 보조금은 과감히 삭감하면서도 700억 달러나 들어가는 스텔스
폭격기 개발에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 시절 빈부격차가 심화되었는데 1,500만명의 저소득 계층이 식량배급표를 받지 못해 만성적인
영양불량 상태에 놓였으며, 아사를 면하기 위해 구걸하는 사람이 3만명이 넘었습니다.

미국의 빈부격차가 심해진 사상적 배경에는 잘살던 못살던 자기 책임이라는 자유방임주의와 경제발전을 위해 개인의
권리는 희생될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국가의 주요 기능이 부자와 권력 있는 자로부터 가난한 사람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돌보는 것이란
사실을 간과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빈부격차가 심해진 것은 역사적, 정치적, 제도적으로 다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독립전쟁 이후 미국 헌법을 기초한 55인은 대부분 부유한 노예주, 법률가, 상인, 채권소유자, 기업인 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조지 워싱턴의 최측근 보좌관이자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의 정치사상을
지도철학으로 삼았습니다.

해밀턴은 "모든 사회는 소수집단과 다수집단으로 나눠진다. 소수집단은 부자와 명문가 출신이며, 다수집단은 대중이다.
그러므로 최상층 계급에게 명확하고 영속적인 정부역할을 부여하도록 하라."고 언급했습니다.
부자들은 정부가 빈자로부터 자신들의 재산을 지켜 주기를 원했고, 독립선언서에 쓰여졌던 '생명, 자유, 행복추구'라는
문구는 헌법 비준과 동시 폐기되고, 그 대신 '생명, 자유, 재산'이라는 새로운 문구가 헌법 수정조항 5조로 등장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출발부터 부의 분배보다는 부자들의 재산권을 지키는데 노력을 기울였고, 실제적으로 '탈주 노예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는데, 그것은 노예가 다른 주로 도망쳤을 경우 그를 본주인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법률입니다.
정부는 가난한 농민들에게 가차 없이 세금을 거두어 들여 보조금을 조성해 은행가들이게는 연방은행(national bank)을 세울
수 있는 자금을, 제조업자들에게는 관세 형태의 보조금을, 채권 보유자에게는 정부 차원의 보증을 제공했습니다.

남북전쟁 이전에 수십년 동안 자본가들은 정부와 의회의 특혜적인 지원에 힘입어 막대한 부를 형성하였습니다.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하는 철도와 운하 설립자들은 스스로 자금을 마련하지 않고, 입법부에 뇌물을 제공함으로써 마련했습니다.
1856년 위스콘신의 라크로스 앤드 밀워키 철도회사는 90만 달러 상당의 주식과 채권을 72명의 주의회 의원과 주지사에게
제공함으로써 100만 에이커의 땅을 공짜로 얻었습니다.

1850년대 10년 동안 주정부들은 2,500만 에이커의 공공토지를 철도 투기꾼들에게 무상으로 불하했으며, 수백만 달러의
융자까지 덤으로 안겨주었습니다.
남북전쟁 당시의 거국내각(National Goverment)은 1억 에이커가 넘는 토지를 여러 철도 자본가들에게 선사했습니다.
유니언 퍼시픽 철도회사(Union Pacific Railroad)는 1,200만 에이커의 공짜 땅과 2,700만 달러의 정부융자를 챙겼습니다.

이에 반해 매일 5마일에 달하는 철도를 놓으면서 더위와 추위로 수백명씩 죽어 나갔던 2만명의 노동자(퇴역군인과
아일랜드 이민자)를 위해서는 정부는 땅 1평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하루 1~2달러를 받고 센트럴 퍼시픽에서 일했던 1만명의 중국인 노동자와 3천명의 아일랜드인들에게는 한 푼의
융자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1929년 주식시장의 붕괴로 시작된 미국의 경제공황 당시에는 노동자의 1/3이 일자리를 잃었고, 기아와 노숙이 전국으로
화산되었지만 이들은 정부로부터 거의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재계를 위해서는 철도법의 시행, 하천과 항구 개발, 운하건설에 투입된 수억달러의 재정기부금, 해운사업과
고속도로 건설업에 지원금, 높은 관세장벽 등으로 큰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재계는 미국 정부의 공권력과 군사력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1954년 CIA는 과케말라에서 유나이티드 푸르트 사(United Fruit)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선거로 선출된 과테말라의 대통령을 제거했습니다.
1973년 미국 정부는 IT&T(국제전신전화회사)와 공모하여 칠레의 국부를 너무 많이 착취해 외국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살바도르 아옌데 정부를 전복시켰습니다.

1984년 미국 군수계약 순위 상위 12개 기업 중 5개 기업이 상당한 수입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연방 소득세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12개 순수 기업이 1981년부터 1983년까지 확보한 수익은 190억달러였는데, 이들의 평균 세율은 겨우 1.5%였습니다.
반면 당시 미국 중산층은 소득의 15%를 세금으로 납부하였습니다.

기업은 정부의 경찰력과 군사력을 동원하여 소작인과 노동자의 파업을 강제로 진압하였습니다.
철도 노동자, 직물 노동자, 탄광 노동자, 자동차 고무 철강의 노동자들이 지방정부의 경찰력과 연방군대에 의해 탄압�습니다.
기업가들은 법원에도 의지해 변호사를 고용하여 찬사의 판결에 영향을 끼침으로써 파업과 보이콧을 불법화하고, 피케팅을
규제하며, 파업 주도자들을 투옥시켰습니다.

1905년 뉴욕주 입법부가 제빵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하루 10시간, 주 6일 노동으로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을 때
대법원은 이 법이 계약의 자유를 침해함으로 위법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고속성장을 이룬 미국의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하였는데 1914년 한 해에만 3만 5천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고,
70만명 이상이 상해를 입었습니다.

1911년 뉴욕시의 트라이앵글 피복회사에서는 노동자들에게 계속 일을 시키기 위해 작업 중에는 문을 잠가 두었습니다.
그래 3월 25일 화재가 발생했고, 문은 잠겨 있었습니다.
8,9,10층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불길 속에 갇혔고, 대부분 불에 타 죽거나 창문으로 뛰어 내렸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여성이었고, 그 중 146명이 죽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극단적인 빈부격차가 대물림 되어 '새로운 계급제도'(신계급주의)가 생겨난다는 점입니다.
소득이 높은 계층의 자녀들은 좋은 환경과 교육여건에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보다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몇 배나 높습니다.
재력가들에게 유리하고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미국의 경제제도는 부자들은 더욱 부자되게 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합니다.

이에 반해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뉴질랜드 등 서유럽 선진국들은 자본주의의 병폐인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일찍부터
사회주의적 요소를 도입하여 복지국가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엄청난 세금을 국민복지보다 국민에게 쓸모 없고 전쟁의 위험성만 높히는 군사비 지출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가 발달할수록 중소기업이나 중소상인은 도퇴되어 중산층은 몰락하고, 소수의 대기업과 임원에게만 부가 집중됩니다.

 

* 참고서적

1. 미국 현대문명 보고서 (박영배, 미채)

2. 오만한 제국 (하워드 진, 당대)

 

잠언 11/4 재물은 진노의 날에 유익하지 않으나, 의는 죽음에서 구해 내느니라.

잠언 15/16 소유가 적어도 주를 두려워하는 것이 큰 재물로 인하여 고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잠언 23/4~5 부자가 되려고 애쓰지 말라. 네 자신의 지혜를 그칠지니라. 네 눈을 허무한 것에 주목하려느냐? 재물은 반드시
스스로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향하여 독수리처럼 날아가리라.

전도서 5/8 네가 어느 지역에서 가난한 자들을 압제함과 재판과 정의를 심하게 왜곡하는 것을 볼지라도 그 일을 이상히
여기자 말라. 가장 높은 자보다 더 높은 이가 지켜보시며 그들보다 더 높은 이가 있음이라.

마태 16/25 아브라함이 말하기를 '아이야, 너는 네 생전에 좋은 것을 받았고, 나사로는 나쁜 것을 받았음을 기억하라.
그러나 이제 그는 위로를 받고 너는 고통을 받느니라.'

마태 19/23~24 그 후 예수께서 자기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또 다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쉬우니라.”고 하시더라.

누가 12/19~20 그리고 나서 내 혼에게 말하기를, 내 혼아,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물건들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편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라 하리라.’ 하였느니라.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시기를 ‘너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 네 혼을
네게서 앗아가리니 그러면 네가 장만한 그것들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시니라.

누가 12/33 너희가 가진 것을 팔아서 구제하고, 너희 자신을 위하여 헤이지지 않는 돈주머니를 만들라. 고갈되지 아니하는
하늘들의 보물이니, 거기에는 도둑도 접근하지 못하고 좀도 손상시키지 못하느니라.

야고보서 5/1-6 이제 오라, 너희 부자들이여, 너희에게 닥칠 재난으로 인하여 울고 통곡하라.
너희의 재물은 썩었고, 너희의 의복은 좀먹었으며, 너희의 금과 은은 녹이 슬었으니, 이것들의 녹이 너희에게 증거가 되어
불같이 너희 살을 먹으리라. 너희가 마지막 날들을 위한 재물을 쌓았도다.
보라, 너희 밭에서 추수한 일꾼들에게 속임수로 주지 않은 품삯이 소리지르며, 추수꾼들의 울부짖음이 만군의 주의 귀에
들렸느니라.
너희가 땅에서 쾌락 가운데 살며 방탕함에 빠져 살육하는 날에서와 같이 너희 마음을 살찌게 하였도다.
너희가 그 의인을 정죄하고 죽였으나, 그분은 너희에게 대항하지 아니하시느니라. 

계시록 18/2~3 그가 큰 음성으로 힘있게 외쳐 말하기를 “큰 바빌론이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마귀들의 거처가 되었고 온갖
더러운 영의 소굴이요, 모든 더럽고 가증한 새의 소굴이로다. 이는 모든 민족들이 그녀의 음행으로 인한 진노의 포도주로 취한
까닭에 땅의 왕들이 그녀와 더불어 음행하였고 또 땅의 상인들은 그녀의 사치의 풍요함으로 부유하게 되었도다.”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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