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5장) 세겜의 참극(慘劇)

이응한 목사 2016. 10. 28. 04:02

(창세기 35장) 세겜의 참극(慘劇)

창세기 34장에 기록된 세겜에서 야곱의 아들들이 저지른 처참한 살인과 약탈의 이야기도 성경에 나오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 중 하나라 할 것입니다. 야곱은 얍복강에서의 처절한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목숨을 건졌으면 당연히 벧엘로 돌아가서 하나님께 감사의 예물과 십일조를 드리기로 한 약속을 지켰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곁길로 빠집니다. 풍요롭고 살기 좋은 세겜에 땅을 사고 거기에 주저앉습니다. 그리고 참극은 시작됩니다.

딸 디나가 세겜성에 놀러갔다가 하몰의 아들 세겜 추장에게 강간을 당합니다. 그런데 강간을 한 세겜은 강간을 당한 디나에게 반하여 아버지와 함께 야곱에게 와서 무슨 빙물이든지 요구하는대로 드릴테니 딸 디나와 혼인하게 해 달라고 간청을 합니다. 서로 통혼하며 함께 살자고 제안합니다. 야곱의 아들들은 혼인의 조건으로 세겜족속 모든 남자들이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그래놓고 세겜 남자들이 할례를 받고 사흘쯤 지나서 아파서 꼼짝 못 할 때 시므온과 레위, 두 아들이 칼을 차고 가서 세겜 남자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고 약탈을 자행합니다. 그리고 아들들은 이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서 두려워하는 아버지 야곱에게 말합니다. “더러운 이방인들이 우리 디나를 창녀같이 대우함이 옳단 말입니까?”

“감히 우리 디나를......?” 그렇게 생각했다면 애당초 세겜에는 왜 주저앉아 살았단 말입니까? 아들들이 이런 엄청난 악행을 저지르자 야곱은 이웃마을들이 연합하여 자신들을 공격할까봐 두려워 하는데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벧엘로 올라가 거기에 거하며 단을 쌓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야곱의 가족은 이방신상들과 장신구들을 상수리나무 아래에 묻어버리고 옷을 바꾸고 벧엘로 떠나는데 하나님께서는 사방의 모든 마을들에 두려움을 크게 하셔서 아무도 야곱의 가족을 추격하는 자가 없도록 하십니다. 이 사건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어째서 무슨 빙물이라도 달라는대로 주겠다고 매달리는 착한(?) 청년 세겜과 억울한 죽임을 당한 세겜사람들은 외면하시고 악행을 저지른 야곱일가를 일방적으로 도우시고 보호하시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어째서 이 악한 야곱의 아들들을 징벌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보호하신 것일까요?  

알기 쉽도록 어떤 비유를 하면 좋을까요? 만일 당신의 어린 아들이나 딸이 똥을 쌌다고 칩시다. 그러면 당신은 당신의 아들, 딸을 닦아주려고 깨끗한 화장지나 티슈를 아낌없이 쓸 것입니다. 깨끗하기로 치면 화장지가 훨씬 더 깨끗한데도 말입니다. 만일 당신의 자녀가 누구에게 큰 잘못을 했다고 합시다. 그래서 상대방이 칼을 들고 죽이려고 달려온다면 당신은 당신의 자녀를 그들에게 내어주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야곱의 가족은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입니다.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얍복강에서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주신 하나님의 권속입니다. 이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시고 인류구원을 이루셔야 합니다. 깨끗하고 말고나 악하고 착함이나 도덕이나 능력이나 자격이나 상태가 문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는 무조건 야곱이 세상 보다 귀하며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이 세겜족속 보다 천배, 만배, 비교할 수 없도록 귀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세겜족속과 혼인하고 세겜에 주저앉아 그들과 혼합되고 소멸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그렇게 빼앗기거나 잃을 수가 없으신 것입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당신은 하나님께서 그 아들을 내어주시고 얻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당신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피로 구원받은 자녀란 말입니다. 그러므로 인간들끼리의 더 착하고 덜 악하고 따위의 도덕기준은 우리 생각일 뿐입니다. 하나님이 택하시고 하나님의 아들의 피로 구원받은 당신은 세상의 어떤 사람들보다 천배, 만배, 억배, 그보다도 더 귀한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아들들을 일방적으로 편드시고 보호하셨던 것처럼 당신도 일방적으로 편드시고 보호하실 것입니다. 설사 당신이 실수하고 그들이 열배, 백배, 천배 옳았다 해도 말입니다. 어떠한 희생이나 대가를 치르더라도 건져내시고야 말 것입니다. 당신에게 뿌린 독생자의 피 때문에 말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만일 그들이 세겜족속과 통혼하고 그곳에 눌러앉아 살았더라면 어찌 되었을까요? 그것이 더욱 큰 비극이요 참극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세속에 물들지 마십시오. 그들과 섞이거나 혼합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천하보다 귀한 당신 때문에 세겜의 참극 같은 참극을 연출하셔야 할지도 모릅니다.
( 너는 내것이라. 내가 애굽을 너의 속량물로, 구스와 스바를 너의 대신으로 주었노라.... 이사야 43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