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터 위에 세워진 우주적인 교회

 

교회 안에서 성령의 하나되게 하심으로 누구나 하나님께 나아간다는 바울의 선언은 그들이 더 이상 죄로 말마암아 죽었던 존재이거나 하나님의 특권으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되었던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기업이며 하나님의 권속임을 증거하게 한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가 외인도 아니요 손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 2:19). 여기에서 성도들을 하나되게 하는 터전으로서의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모퉁이 되시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서 있는 하나의 공동 운명체이다.

 

이러한 개념은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교회 안에서 신자로서 함께 주의 만찬에 참여하는 기독교 공동체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경험들과 관련된다. 교회가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개념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신학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엡 1:23; 4:16).

 

이런 점에서 바울은 교회를 가리켜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이 돌이 되셨느니라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 2:20-22)고 밝히고 있다.

 

고대 건축술에서 ‘주춧돌’은 전체 건물에 기초를 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이런 점에서 교회는 단 하나의 터 위에 세워진다고 말할 수 있다. 그 터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에 의해 전파된 그리스도이다. 하나님은 그 교회에 거처하시기를 원하신다. 특별히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는 성전의 지성소를 상징한다(F. F. Bruce).

 

교회는 살아 있는 하나님의 영을 받은 성도들로 구성된 영적 몸이다(고전 3:16). 이런 점에서 바울은 교회를 가리켜 성전이라고 부른다. 이 성전은 성령 안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유기적 생명체이다. 이것은 사도들이 전파한 복음의 터 위에 그리스도의 교회가 범세계적으로 확장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William Handriksen).

‘육체를 따라 이스라엘’인 유대인들은 지방의 회당들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특정 지역에 있는 회당은 ‘온 이스라엘의 회중’이 지역적으로 드러난 것에 불과했다. 바울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 동일한 현상을 새 이스라엘, 즉 교회에 적용시키고 있다.

 

바울은 성도들의 하나됨, 곧 교회의 하나됨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바울은 이 교회에 자신이 전파한 복음으로 신자들이 된 이방인들뿐만 아니라 예루살렘 교회 그리고 유대인 선교를 포함시켰다. 바울이 바쁜 선교 일정 중에서도 예루살렘 교회를 위해 이방인 교회들로부터 연보를 모금한 일에 최선을 다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울에 의하면 모든 성도들은 세례를 받음으로써 지역의 모임에 합해졌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와 연합’되었다. 그리스도와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로 옷입은 성도들은 모두 필연적으로 하나의 영적인 실체의 일부를 구성했다. 성도들은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의 몸으로 합해짐으로써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지체들이 되었다.

 

모든 신자들은 그들이 고린도, 로마, 에베소, 예루살렘 등 어디에 있든지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 그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본받아 그와 함께 일으키심을 받았다.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부활 생명에 참여함으로써 하나의 기독교적 교제를 이룰 수밖에 없었다(F. F. Bruce).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인 보편적인 교회관의 근거이다.

이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이며 그리스도의 몸 그리고 성령의 전으로 표시된다. 그리고 이 교회는 하나이며 거룩하며 보편적이며 사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엡 2:14-18). 이 교회는 그리스도의 화목에 의한 구원론(엡 2:19-22) 위에 세워져 있다.

 

이런 점에서 교회는 옛 이스라엘과 성전을 대신하고 유대인들과 이방인으로 분리시킨 옛 질서의 세계를 바꾸어 놓은 새로운 창조물이다. 교회는 새 사람들로 형성되는데 이는 인류의 대표이신 그리스도 안에 포함된 새 인류이다. 이들은 그리스도의 몸을 구성한다.

 

교회는 적대감이 극복된 영역이며 화목이 이루어진 영역이다. 또한 화평이 그 열매를 맺는 영역이며 세상을 위한 통일성의 가시적인 표지를 구성하는 영역이다. 교회는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사이의 화해가 이루어진 자리이며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화해가 이루어진 곳이며 하늘과 땅 사이의 조화가 회복되고 무엇보다 아버지께 나아가는 특권이 주어졌다.

하나님의 임재에 초점이 맞추어진 이 교회관은 더 이상 문자적인 예루살렘 성전이 아니라 살아 있는 유기적 공동체이다. 교회는 이미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며 동시에 아직 완전히 장성하지 않은 생명체이다. 이 교회에서 성도들은 그리스도와 누리는 관계 그리고 성도들 사이의 관계를 통하여 더욱더 하나님을 위한 성소로 지어져 간다. 이런 점에서 교회는 성장과 거룩에 의해 특징지어져야 한다(Andrew T. Lincoln).

 

교회 안에서 성도들이 얻은 새로운 특권적 지위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에게 빚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스도는 성도들이 하나님께 나아가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셨으며 새로운 성전의 으뜸 돌이 되시며 그 안에서 모든 성도들이 서로 맞추어지고 성장하게 하시는 분이시다.

그리스도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이 교회를 세우셨다. 사도들과 선지자들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신 일들의 의미에 대한 선포와 해석을 통해 평안의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세우는 일에 참여한다.

 

성도들이 사도와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워진 교회라는 개념은 그들이 누리고 있는 모든 특권이 사도와 선지자들의 복음 선포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도적 복음 선포에 의해 세워진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효과적으로 세상에 널리 펼쳐지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 땅의 교회는 ① 자신들이 그리스도의 터, 즉 사도와 선지자들이 전한 복음 선포 위에 서 있다는 사실과 ② 그 터 위에 있는 자신들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효과적으로 성취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개혁주의 마을/grace

가져온 곳: 생명나무 쉼터/한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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