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이 붉게 타들어 갑니다

좋은글 2010. 10. 10. 03:40

가을 산이 붉게 타들어 갑니다./겸향 이병한





1. 가을 산에 무엇이 있기에 우리의 그리움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일까요?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그곳에 가보면 저 마음 깊은 곳에서 그리워했던

그 사람이 나타날 것만 같은 그리움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2. 가슴속에 타오르는 사랑을 고백하지 않으면 온 몸이 타버릴 것 같아

그리움에 타들어간 단풍위에 러브레터를 뿌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동병상련이라 했던가요? 그리움을 안고 사는 자들을 잘 알고 있다는 듯

바람에 손 흔드는 저 모습이 사랑에 타들어간 자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3. 우리는 어쩌면 저마다 다른 색깔의 사랑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온통 자기색깔을 덧칠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이란 자기 색을 칠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하는 이의 색에 자신도 물들어 가는 것입니다.

너무도 사랑했기에 너무도 존경했기에 그 사랑 바라보다가

마침내 그 사람의 모습을 닮는다는 이야기죠






4. 해바라기가 왜 해를 닮았겠습니까?

해를 너무도 연모하다보니 사랑하는 이의 형상이

자신의 몸 안에 들어온 것입니다.

당신 없이 못산다고 울고불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내 사랑을 안 받아주니 떠난다는 말은 웬 말입니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기 색을 다 칠하고

이젠 당신은 내꺼 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까

그러는거 맞죠?





5. 아름다운 꽃을 그냥 바라보고 아름답다고 감탄하면 되는데

꼭 그 꽃을 꺾어서 자기 화병에 꽂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은 생각지도 않고

모든 것을 접고 자기만을 지지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기식 사랑인거죠 자기식 사랑에

인생의 가을이 곱게 물들기 전에 낙하될 수 있습니다.



6. 어떤 색으로 물들어야 한다고 정하지는 마십시오.

단풍나무야 붉게 물들겠지만 은행나무는 샛노랗게 물듭니다.

내가 정한 기준으로 대하는 것이야말로

상대편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겠지만

상대편은 최악의 아픔을 겪을 수 있습니다.






7. 저마다의 그리운 사연을 가지고

만산홍엽 가을 산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보아주시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주십시오.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는데 왜 이별이 찾아오겠습니까?

사랑하는 이의 형상에 스스로 물들려고 하는데

왜 아픔이 찾아올까요?






8. 사랑의 방향에 문제가 있습니다.

내가 어떤 색을 가지고 있든지 그것이 문제는 아닙니다.

내 색을 상대편에게 칠하려고 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좋은 점만 보고 좋은 말만 해 보십시오.

그러면 당신도 사랑하는 이의 형상에 물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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