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손에 맡겨진 인생


저는 아주 젊은 나이에 남편과 함께 미국에 왔습니다. 남편은 작은 개척교회를 맡아서 담임했고 저는 남편의 목회를 도우면서 두 자녀를 기르고 틈틈이 학교에 다녔습니다. 열심히 기도하면서 교회를 섬긴 결과 하나님께서 놀랍게 축복을 해 주셔서 교회가 지역에서는 제법 큰 교회로 성장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자녀들도 열심히 공부를 잘해 주어서 명문 사립학교에 풀 아카데믹 장학금을 받고 다니는 행운도 누렸습니다. 저도 학교를 마치고 미국인 은행에 취직이 되었고 이제 무엇하나 부러울 것이 없다고 생각이 될 즈음이었습니다. 그때 구소련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고 새 과도정부가 들어 섰습니다. 이것을 본 남편의 마음이 문제였습니다. 공산정권에 압제당하고 있던 우리 고려인들에게 누군가가 가서 복음을 전해만 한다는 것이었고... 그 누군가가 바로 자신이란 것입니다!

나는 겨우 누리게 된 행복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 싫었지만 그렇다고 이 자리가 좋사오니…고집할 수만은 또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두려웠지요…좋은 환경과 직장, 그리고 건강을 주신 분이 그분이니까요. 저희가 섬기고 있던 교회를 부목사님에게 맡기고 선교사를 지원한 남편을 따라서 아직도 어린 두 자녀를 떼어놓고 어렵게시리 구한 좋은 직장마저 포기한 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구소련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온갖 죽을 고생을 하면서도 3년을 잘 마치고 선교부에서 안식년을 주어서 집으로 돌아왔지요… 지친 몸과 육신을 재정비해서 다시 선교지로 나가려고요. 그런데, 우리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돌아오는 즉시 건강검진을 받아야 했었는데 그때 x-선 촬영결과가 이상하게 나온 것입니다. 허파에 혹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욱이 무서운 것은 ‘암일지도 모른다. 조직검사를 하기엔 너무 위험한 부위이니 조금 더 기다려 보자.’ 하고 담담히 말하는 의사의 말이었습니다. (내게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의사는 참 간단하고도 쉽게 말하더군요. 그렇게밖에 또 뭐라고 하겠나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도 섭섭하고...)

그날 저녁부터 저는 사탄의 극심한 공격 속에 들어갔구요…‘네가 지금까지 하나님을 잘 섬긴 결과가 이것이냐? 하나님이 사랑이라면 모든 좋은 것, 그리고 네 생명보다 귀한 자녀까지 포기하고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그 어려운 곳까지 가서 헌신하고 돌아온 네게 왜 이런 무서운 병을 주시느냐? 사람들이 너를 도데체 무엇이라고 하겠느냐? 너는 아직도 젊은데 지금 쓰러진다면 주님의 영광이 가려 질 텐데…하나님께 병 낫기를 간구 해 봐라. 성경에도 병 나은 예가 얼마든지 있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부터 저의 젖 먹던 힘까지 다하여서 주님께 울부짖었지요. "살려 달라고, 지금 내가 쓰러지면 하나님의 영광 가리운다고 나는 온 힘을 다해서 주님을 섬긴 것 주님이 다 아시지 않느냐고…" 그런데 병은 차도가 없었고 오히려 점점 더 악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밤새도록 기침이 심하게 나오고 낮에는 아무런 힘도 없고…입안은 하얗게 백태가 끼어서 밥맛은 딱 떨어지고 암 초기에나 발생한다는 설사는 하루에 대 여섯 번씩… 화장실에 가고 또 가고…아무것도 먹은 것이 없는 상태에서 매일 그랬으니, 몸과 마음이 얼마나 곤고한지요…

그냥 목구멍까지 ‘하나님 제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렇게 젊은 나이에 쓰러져야만 하느냐?’ 하고 원망하고 싶어졌고 다 포기해 버리고 싶은 생각마저 들더군요. 몇 개월을 그렇게 심하게 앓다가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니 죽음의 그림자가 시커멓게 씌어 있었습니다. “아, 이것이 바로 죽음의 실체로구나.” 싶었지요. 그리고 3개월 후, 다시 병원에 가서 검사하니까 의사가 또 하는 말이라곤 “ 피가 나오는지, 가래를 잘 조사해 보아라 약은 없다. 암이 진행될 때까지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때부터 사탄의 극심한 격동으로 말미암아 너무나 두렵고 괴로워진 저는 하루에도 몆 번씩 자살 충동마저 생기더군요. 침대 위에 힘없이 배를 깔고 누워서 엉, 엉, 소리를 내어 울고 또 울었지요…

그러든 어느 날, 성령님께서 내 마음속을 두드리시는 음성이 들렸어요. ‘사랑하는 딸아, 너의 믿음이 어디 있느냐? 네가 지금 죽으면 천국이 아니냐? 그리고 이 세상에서 네 한사람 죽는다고 해서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이 손상될게 무엇이냐? 주께서 오라시면 갈 것 뿐인 것이 인생이 아니냐…너는 강하고 담대 하라!’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때부터 ‘죽으면 죽으리라!’ 생명을 포기하고 불평 대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리기로 작정을 했어요. 그리고 ‘하나님, 내가 나의 최선을 다 해서 선한 싸움을 싸운 것을 당신은 아십니다. 이제 족하오니 죽든지 살든지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하고 기도를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 시작을 했어요. 그렇게도 괴롭고 복잡하고 무섭던 마음이 갑자기 평안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남편 친구 목사님이 찾아오더니 한국에서 새로 온 한의사 한 분을 추천하면서 그를 한번 만나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한의사가 병을 낳게 하지는 못해도 우선 식사라도 할 수 있어야 병과 싸울 수도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에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아서 우리 부부는 그 한의사를 찾았고 상담을 한 후 치료에 들어갔지요. 그때부터 겨우 식사를 조금씩 하게 되었고 그렇게 1년이 지난 후, 다시 담당 폐 전문의를 찾았을 때 그는 “아직 혹이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자라지도 않고 있으니 좀 더 두고 보자.” 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저는 아직도 허파에 혹을 가지고 있지만 이제는 두렵지가 않아요. 그리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람이 시험이 들었을 때에 그 시험 자체의 두려움보다 사탄의 격동함이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오라고 하시면 언제든지 가야 할 인생, 너무 미련 두지 않겠다. 이래도 저래도 우리 주님은 선하시다. 선한 목자 되신 하나님, 내가 주를 사랑 하나이다.” 라는 참 믿음의 고백을 고백했을 때, 그때, 사탄은 물러나고 주께서 길을 열어 주신다는 체험 간증입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시편 23:4절)

우리의 목자 되신 주님께서는 오늘도 여러분과 내가 영혼과 육체의 모든 질병이 고침받고 건강한 삶을 사시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한 마음과 생으로 자신을 드리고, 사나 죽으나 하나님께 맡겨진 인생이란 고백이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고백되어 질 때, 주께서 그 믿음의 고백을 흠향하시고 피묻은 손으로 안수하여 주시며 치료의 광선을 비쳐 주신다고 나는 확신합니다! 



출처: 최송연의 목양연가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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