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자국 선명한 그 길로만....            


어느 날, 자칭 '선한 목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처럼 이곳저곳에서 많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내게 나아오는 자는 좋은 꼴을 먹으리라!” 라고 하는 아주 멋들어진 구호를 내어 걸고 나팔을 불어대며 대대적인 선전들을 하고 있었지요.

그들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매일, 매달, 매년 목자들의 모임이라는 모임도 가졌고, 어떻게 하면 양떼들에게 더 좋은 꼴을 먹일 수 있는가?어디에 가면 잃어진 양떼들이 더 많이 흩어져 울고 다니는가? 또는 어떻게 하면 병든 양떼들을 보다 잘 치료해 줄 수 있는가? 이런 것들을 주제로 가르치기도 하고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떠벌리기를 무척이나 좋아했답니다.

“내게로 나아오는 자는 좋은 꼴을 먹으리라!” 너무나 멋진 그들의 슬로건을 보고 솔깃해진 몇몇 흩어진 양떼들이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선한 목자의 우리’ 라고 대문짝만큼 크게 써 붙인 우리 안으로 찾아들어 갔습니다. 캄캄한 밤중이 되었습니다. 누군가 살금살금 기어오더니 양 우리의 문을 덜컹!하고 열었습니다.

그리고는 목초 위에 배를 깔고 누워 지금 막 잠이 들어 있는 양떼 중에서 몇 마리를 콱! 움켜쥐고는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가버렸습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옆에서 자고 있던 양돌이와 양순이가없어졌다고 우리 안의 양떼들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그중에 힘깨나 쓴다는 양이 목자에게 가서 따져서 묻자고 했습니다. 양떼들의 말을 듣고 있던 자칭 선한 목자들은 "별 일이 아니니 조용히 하라.”고 두 눈을 부라렸을 뿐, 시원한 대답조차 해 주지를 않았습니다. 그 우리에 들어간 양떼들은 병이 들어도 고침을 받지 못했고, 상한 양들은 싸매임을 받기는 커녕,오히려 발길질을 당하고 강포를 당했지요. (겔34장 참조)

이렇게 해서 매일 밤 양떼들은 한 마리씩 두 마리씩 사라져 갔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임금이 염려를 하던 중에 자국의 양떼들을 지키시려고 ‘선한 목자’선발 대회를 여시기로 했습니다. 선한 목자의 자격이 주어진 자에게만 자국의 모든 양떼들을 맡기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격을 따는 조건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는데, 그것은 ‘죽음의 계곡’까지 단신으로 내려갔다가 돌아와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선한 목자의 자격을 따 내는 것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니… 흥, 어림도 없는 소리야... 라고 말하면서, 자칭 선한 목자들은 그 누구도 이 컨테스트에 응시하는 자가 없었지요. 이것을 본 하나밖에 없는 그 나라의 왕자님이 자원을 하셨습니다. 자국의 양떼들을 자신이 지키겠다는 결심이셨지요. 이 말을 들은 자칭 선한 목자들은 왕자님을 증오했습니다.

어떻게 하든지 왕자님을 편안하게 죽음의 계곡까지 들어갔다가 나오시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떼를 지어 왕자님이 지나가시는 길목에 숨어 있다가 마침, 그곳을 지나가시는 왕자님을 붙잡았습니다. 그리고는 채찍으로 때리며 발로 차기도 했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지요.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그들은 큰 나무를 세워놓고 그곳에 왕자님의 양발과 양손에 대못을 박고머리에는 가시관을 엮어서 푹 씌운 후, 날카로운 창으로 옆구리를 사정없이찔렀습니다.

그리곤…고통 당하는 왕자님의 발밑에 둘러서서 낄낄거리다가 결국,… 죽음의 계곡으로 질질 끌고 가서는 발로 툭! 차서 언덕 아래로 밀어 버렸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임금님이 너무 화가 나서 군사들을 풀어서 죽음의 계곡 아래 떨어진 채 쓰러져 있던 왕자님을 궁전으로 모시고 오라고 했습니다. 군사들이 쓰러진 왕자님을 안고 가는데… 왕자님이 가시는 길에는 왕자님의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 후로 임금님의 궁전은 양떼들을 보호하는 우리를 크게 짓고 그곳에 들어오는 모든 양은 누구든지 보호받고 좋은 꼴을 마음대로 먹으면서 안전하게 살 수가 있게 만드셨습니다.

그리고…왕자님이 친히 목숨으로 바꾸신 ‘선한 목자’ 타이틀 아래로 찾아오는 모든 양떼들에게는 선한 목자 되신 왕자님이 친히 아픈 상처는 싸매어 주시고...병든 자는 고쳐 주시며...배고픈 자에게는 좋은 꼴로 먹이시며...돌보아 주신다고 하네요.

그 길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느냐구요? 그것은 염려 마세요. 왕자님이 가신 그 길에는 샛빨간 핏자국이 선명하답니다! 피가 점점이 배어 있는 그 길로만 찾아오세요. 결코,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답니다!

그때 그 자칭 선한 목자의 후예들이 지금도 그때보다 더 많이 더 열심히 "내게로 오는 자는 좋은 꼴로 먹이리라!!" 고 하면서 대대적인 홍보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네요. .....사랑하는 형제. 자매 양떼들이여, 속지
맙시다! 우리는 오직 핏자국 선명한 그 길로만 갑시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한복음 14:6절 말씀"


출처: 최송연의 목양연가 "영성훈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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