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여리고성 코앞에서

 

 

40년 광야생활 끝에 드디어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섭니다. 여호수아 3장 15절을 보니까 모맥(밀과 보리)을 거두는 시기에 요단강은 물이 많아 언덕에 넘쳤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봄, 초여름이 되면 북쪽의 헐몬산 눈이 녹아내린 물이 갈릴리 호수를 채우고 계속 흘러서 사해로 흘러갑니다. 언약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메고 제사장들이 요단강에 들어섰을 때 물이 끊어지고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요단강을 건넜습니다. 그들은 강바닥에서 돌 열 두 개를 취하여 길갈에 세웠습니다. 5장 1절을 보니까 가나안 사람들은 하나님이 요단강을 말리고 이스라엘 백성을 건네셨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워서 마음이 녹았고 정신을 잃었더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앞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입니다. 가나안 땅의 첫 번째 성 여리고, 길갈에서 여리고까지는 빤히 보이는 2마일 거리입니다. 그런데 그 길갈에서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할례를 행하라 명하십니다. 왜 하필이면 거기서 할례를 하라 하시는 것입니까? 창세기 34장에 세겜 족속에게 할례 받으라 해놓고 시므온과 레위가 칼을 차고 가서 남자들을 모조리 죽여 버립니다. 할례를 받으면 며칠 동안은 아파서 어기적거려야 합니다. 꼼짝 못 합니다. 그런데 적이 빤히 보이는 길갈에서 하나님은 모든 남자들에게 할례를 하라고 명하시는 것입니다. 만일 적군이 쳐들어오면 꼼짝없이 다 당하게 될 텐데 말입니다.

할례는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소유라는 표요, 하나님의 언약의 표입니다. 창세기 17장을 보면 아브람이 99세가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다시 나타나셔서 너를 번성케 하리라 약속을 하시고, 이름을 아브라함, 열국의 아비라고 고쳐 주시고, 가나안땅을 후손에게 주리라 약속하시고 아브라함에게 할례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자손대대로 할례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할례가 영원한 언약의 징표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할례를 하려면 진작 광야에서 할 것이지, 여리고성을 빤히 눈앞에 두고 할례를 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도, 힘보다도, 무기나 군대보다도, 하나님의 소유,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이라는 표시가 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여러분, 여리고 성을 앞두고 계십니까? 어려운 일을 앞두고 계십니까? 힘든 고비, 무서운 적을 앞두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다시금 할례를 받으십시오. 마음의 할례를 새롭게 하십시오, 하나님의 자녀라는, 주님의 소유라는 증표를 새롭게 확인하십시오.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라면, 우리가 주님의 소유라면 하나님이, 주님이 우리로 이기게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유월절 이튿날, 그러니까 정월 15일에 그 땅 소산을 먹되 그 날에 무교병과 볶은 곡식을 먹었고 만나가 그쳤더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땅 소산을 먹었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었겠습니까? 광야에서 이제 가나안 땅에 막 들어온, 농사도 짓지 않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두어 먹은 것입니다. 가나안 족속이 농사지은 보리와 밀을 거두어서 무교병을 만들고 또 볶아서 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중에 사사기를 보면 이번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순종하지 않고 우상숭배를 했을 때 미디안 백성들이 쳐들어와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어놓은 농사를 싹쓸이해 먹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산 위 굴과 바위구멍에 숨어서 떨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면 이처럼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월절이 지나자 이제 40년 동안 광야에서 안식일을 빼고 매일같이 내렸던 만나는 그쳤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스스로 싸우고 차지하고 빼앗고 탈취하여서 가나안 땅의 소산을 먹어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가나안의 곡식은 주님의 살과 피, 영원한 생명의 떡입니다. 그것은 침노하는 자, 싸우는 자, 곧 믿음의 싸움을 싸우는 자들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싸우는 자로 이기게 하는 것은 하나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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