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의 시 4편

문학/詩 2009. 6. 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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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시 모음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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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오.

그런 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료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오

그런 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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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 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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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산새는 왜 우노 시메 산골

영 넘어 갈려고 그래서 울지


눈은 내리네 와서 덮이네

오늘도 하룻길은

칠팔십 리

돌아서서 육십 리는 가기도 했소


불귀(不歸) 불귀 다시 불귀

삼수갑산에 다시 불귀

사나이 속이라 잊으련만

십 오 년 정분을 못잊겠네


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삼수 갑산 가는 길은 고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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