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의 시 3편

문학/詩 2009. 6. 2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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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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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한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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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여울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 이 개 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 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 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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