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들 "사도는 단회적이고 특별한 직분"

자료실 2010. 5. 24. 12:22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최근 자칭 사도라는 박수인 씨에 대해 취재하여 기사화한 바 있다. 박 씨는 자신을 사도라고 주장하며 그녀를 따르는 신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 전달하는 형태로 설교하기도 했다. 자신이 말세의 영적 사령관이라는 등 박 씨의 황당한 설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박 씨에게 맹종했던 까닭 중 하나는 그녀가 자신을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대리자, 즉 사도라고 주장해왔고 추종자들은 이를 믿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말을 거역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대리자인 사도를 거역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박 씨뿐 아니라 소위 신사도운동의 물결을 타고 자신을 사도로 칭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과연 이 시대에도 사도는 존재하는 것일까? 그리고 사도란 무엇인가? 현재 특정인을 사도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 기자와 통화한 신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특정인을 사도라고 주장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좌측부터 정병준·박문수·이승구 교수
정병준 교수(교회사, 서울장신대)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도란 예수께서 직접 선택한 제자들을 의미하며 교회 역사 속에서 단회적으로 나왔던 특별한 직분이다”며 “신약성경의 반을 기록한 바울조차도 당시 사도성 문제로 논란이 됐을 정도로 사도란 직분은 아주 ‘스페셜’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사도 시대 이후에 등장한 신앙의 선진들조차도 ‘사도’가 아닌 ‘속사도’나 ‘교부’로 분류한다”며 “교회사적으로 사도 시대 이후에 사도로 불린 사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대에 자신을 사도라고 하거나 특정인을 사도라고 추종하는 것은 기독교의 역사성을 외면하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성경에 기록한 직제 중 계속 이어지는 직제가 있고 단절되는 직제가 있다”며 “칼빈은 이어지는 것을 4가지, 목사, 장로, 교사, 집사로 봤고 사도는 스페셜한 것으로서 그 시대에만 있는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박문수 교수(조직신학, 서울신학대학)는 “사도란 ‘그리스도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자’란 의미로서 복음을 전하는 모든 성도들이 사도성을 계승한다고 봐야 한다”며 “따라서 특정인을 사도라고 부르며 추종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 시대를 제 2의 사도 시대라고 주장하며 하나님께서 특정인에게 특별한 계시를 주고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사역을 이룬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시도들은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기보다 특정인을 우월하게 만드는 불순한 시도이고 영적 은사로 포장한 권위주의의 남용이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2세기의 몬타너스가 자신을 특별계시를 받은 사람으로 자처했다”며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계시를 받았다는 사람들은 교회사에서 주변적 인물로 전락해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승구 교수(조직신학,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는 “현저히 이단성을 보이는 단체들이 특정인을 사도로 칭해왔다”며 “사도가 지금도 존재한다면 그 말은 성경이 다시 쓰여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는 것으로서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1세기의 사도들이 죽은 이후에 또 다른 사도들이 주어질 것이라는 시사를 성경은 우리에게 주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성경은 1세기의 사도와 선지자의 터 외의 다른 터를 닦는 일이 있을 수 없다고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이 말하는 사도적 가르침이란 성경의 가르침에 무엇이라도 더 하지 않으며, 성경에 등장하는 사도적 가르침에 자신들을 겸손히 복속시키는 일이다”며 “이러한 가르침에 순복하는 것이 성령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고 교회를 풍성하게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 시대에도 특정인이 사도가 될 수 있다는 소위 신사도개혁운동에 대해 예장 고신측은 2007년 지극히 불건전한 사상으로서 관련 저술을 읽는 것을 금지하고 집회참여를 금지한다고 규정했다. 예장 합신측은 2009년 신사도개혁운동에 대해 이단성있는 운동이라며 참여를 금지한다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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