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1) 사회 정치적 무신론

헤겔의 좌파에 속하면서 포이어바흐의 영향을 받아 사회정치적 무신론을 주창한 사람이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1883) 였다. 그는 유대인으로 태어나서 기독교인으로 교육을 받은 후 무신론자로 그의 생애를 마쳤다.

마르크스는 1818 년 5월 프로이센령 라인주의 트리어에서 부유한 유태계 독인인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변호사로 자유주의적 사상의 소유자였다. 트리어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본 대학, 이어 베를린 대학에 진학하여 법학, 역사학, 철학, 특히 당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헤겔 철학을 배웠다. 1841년 그가 23세 때 마르크스는 베를린에서 부르노 바우어가 이끄는 ‘베를린의 청년 헤겔파’에 속하여 역사, 철학, 문학을 공부하며 무신론으로 기울어졌다. 1842년 바우어가 그의 과격한 신학적 입장 때문에 교수에서 해직되고 그의 사상의 출판이 금지되자 ‘베를린의 청년 헤겔파’는 이제 종교적 비판에서 사회 정치적 비판으로 그 관심을 옮겼다. 포이어바흐의 인본주의적 무신론으로부터
마르크스의 정치적 무신론이 태동된 것이었다. 마르크스 자신도 프러시아 정부의 압박을 받아 1843년 독일을 떠나 파리에 가서 생활하는데 그는 거기서 사회주의적 혁명사상에 접하면서 무신론적 사회주의자와 무신론적 공산주의자로 등장했다. 마르크스에 있어서 그의 무신론은 그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설립하는 데 이념적 기초를 제공해 주었다.

2) 변증법적 물질주의

마르크스가 헤겔의 영향을 받아 세계 역사를 변증법적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게 되었으나 그는 결국 헤겔의 사상체계의 중심을 이루는 변증법적 관념론을 거절하고 포이어바흐의 변증법적 물질주의를 택했다. 마르크스는 포이어바흐를 따라 인간을 의식의 존재로 보기 전에 육체적 및 물질적 존재로 보았다. 그의 세계는 추상적 관념의 세계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회적 세계였다. 따라서 그는 종교의 출발점을 인간과 현세의 실제적 사건들로 삼았고, 신을 인간이 만들어 낸 돌출물로 보았다.

3) 인간의 역사성

마르크스는 한 걸음 나아가 포이어바흐의 종교비판을 한층 더 심화시켰다. 포이어바흐도 인간의 역사성과 사회성과 실제성을 중요시하기는 했지만 마르크스는 이를 한층 더 심화시켰다. 포이어바흐가 인간을 인류 전체에 속한 우주적 존재로 보면서도 철두철미하게 역사적 존재로 분석하지 않은데 비해, 마르크스는 인간을 본질적으로 역사적 발전의 틀 안에서 그리고 특수한 역사적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이해하려고 했다.

포이어바흐가 인간을 공동체적 및 사회적 존재로 보면서도 철두철미하게 사회학적 콘텍스트의 관점에서 분석하지 않은 데 비해, 마르크스는 인간을 사회학적 처지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포이어바흐가 계몽과 새로운 인식을 통한 인간해방과 사회개조를 주창하면서도 철두철미하게 실제적인 비판 내지 혁명 활동을 격려하지 않은데 비해, 마르크스는 인간해방을 위한 실제적인 정치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 개조가 밑으로부터 사회를 개조시키는 혁명운동의 결과로 성취된다고 분석하고 노동계급이 실제적 정치투쟁에 가담할것을 요구했다. 착취 받는 무산계급이 착취하는 유산계급을 향해 정치적 계급투쟁과 사회주의적 혁명운동을 일으키는 길만이 인간해방과 사회 구조를 가져오는 길이라고 했다.

4) 공산주의 사회의 이상:사회, 경제, 정치적 인본주의

마르크스는 그의 초기 작품에서 헤겔과 포이어바흐의 영향을 받아 인도주의적 이상을 많이 언급했으나, 그의 후기 작품 특히 그의‘자본론’에서는 사회, 경제, 정치적 이상을 보다 많이 언급했다. 후기 작품에서도 인도주의적 요소가 그대로 남아 있기는 했으나, 그는 모든 인간이 참으로 인간다워지기 위해서는 사람이 사람을 착취하는 모순이 제거되고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그대로 실현시킬 수 있는 사회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인도주의적 사회야말로 마르크스가 제시한 노동계급의 철폐와 사유재산의 철폐와 독재적 지배계급의 철폐로 이루어지는 혁명의 목표이며 계급 없는 공산주의 사회의 이상이었다. 그것은 정부도 종교도 사라져 버린 사회이며 사회 민주주의적 인도주의가 성취된 사회이다. 우리는 여기 마르크스에서 현대 정치신학이 그 궁극적 관심을 물질적 존재로서의 인간과 그를 규정하는 근본 요인이며 그를 해석하는 근본 틀로서의 역사적(사회, 경제, 정치적) 구조에 두는 사회, 경제, 정치사적 가치 기준이 이미 마련된 것을 보게 된다.
펌글/잠긴동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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