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성장은 비(rain),

특히 강우량과 절대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나무가 잘 자라는 지역을

우림(rainforest) 지역이라고 말합니다.


우림이라는 말 앞에는

흔히 따라붙는 접두어가 있습니다.

바로 열대(The tropics)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우림이라고 하면

모두들 열대 우림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우림에는

열대 우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열대 우림외에도

온대 우림(Temperate rainforest)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열대 우림은

적도를 중심으로 하여

남북으로 위도 28도 사이의 우림지역을 말합니다.


말하자면 열대 우림은

지역을 중심으로 구분됩니다.


그런데 온대 우림은

위도상으로 열대 우림 지역에 속해 있지 않습니다.


온대 우림 지역은

열대 우림 지역과 한참 멀어져 있지만

풍부한 강우량 때문에 나무가 잘 자라는 지역을 말하죠.


그래서 온대 우림은

위도와는 상관없이 연평균 강우량 1,400mm(55in) 이상,

그리고 연평균 기온이 39-54℉(4-12도)인 지역의 우림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서부 지역에도

온대 우림 지역이 있는데

그곳은 캘리포니아 북부에서부터

오리건과 워싱턴 주 일대의 해안지대입니다.


이 지역들이 모두

태평양 연안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Pacific Coastal Temperate Rainforest 라고 합니다.


이 지역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온대 우림 지역이

호 레인 포리스트(Hoh Rainforest) 입니다.


28101505_1.jpg


호 레인 포리스트는

워싱턴 주의 올림픽 국립공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국립공원은

미서부에서 강과 울창한 숲과

산과 바다를 동시에 품고있는 유일한 국립공원입니다.


노쓰 케스케이드나 Mt. 레이니어

요세미티나 킹스캐년, 그 어느 국립공원도

산과 숲과 바다를 동시에 품고 있지는 않습니다.


28101505_2.jpg


올림픽 국립공원 전체가

온대 우림 지역이긴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솔 덕과

호 레인이 가장 유명한 온대 우림 지역입니다.


28101505_3.jpg


호 레인 포리스트는

그 이름이 의미하는대로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이끼 숲으로도 매우 유명한 곳입니다.


28101505_4.jpg


나무를 뒤덮은 이끼 숲을 보면

매우 으스스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특히 비오는 날이나

안개낀 날은 더욱 그러한 느낌을 받게 되죠.


28101505_5.jpg


그래서 이곳은

미국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New Moon 같은

뱀파이어 영화의 촬영지로 각광받기도 했습니다.


28101505_6.jpg


그렇다면 이 지역에

왜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것일까요?

그것은 편서풍(westerlies)의 영향 때문입니다.


편서풍이란

북위 30-65도 지역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이죠.


28101505_7.jpg


올림픽 국립공원의

서쪽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은

육지에 도달하기 전에 태평양의 풍부한 습기를 머금게 됩니다.


28101505_8.jpg


이 습기를 머금은 편서풍이

육지(워싱턴 주 북부)에 도달하게 되면


태평양 연안을 따라 형성된

거대 산맥인 캐스캐이드 레인지(Cascade Range)에 막혀

시애틀을 위시한 올림픽 국립공원 주변에 많은 비를 뿌리게 됩니다.


28101505_9.jpg


특히, 이 편서풍은

캐스캐이드에 도달하기 전에


올림픽 국립공원의

올림퍼스(Mt. Olympus, 7.980ft/ 2,430m) 산에 막혀서


산 아래쪽에 먼저 비를 뿌리는데

호 레인 포리스트가 그 비가 내리는 첫 번째 지역입니다.


28101506_10.jpg


호 레인포리스트의

연간 강수량은 3,550-4,320mm(약 140-170in)입니다.


늦가을부터 늦봄까지는

1주일 내내 비가 올 때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루 동안에도 몇 번씩 비가 내리기도 하죠.


비오다가 개이고,

개였다가 다시 비가 오고

그러다가 개이고, 개였다가 또 다시 비가 오고...


28101506_11.jpg


언젠가 한 번은

하루에 아홉 번 개였다가

열 번째 비가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미국에서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여주는 곳이

씨애틀과 이곳 올림픽 국립공원 일대인데


그 중에서도

호 레인포리스트의 날씨가 가장 변화무쌍합니다.


28101506_12.jpg


호 레인 포리스트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아도

하늘을 보기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호 레인포리스트의 70% 이상이

하늘을 가린 숲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28101506_13.jpg


호 레인포리스트에는

여러 개의 트레일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트레일은

Hall of Mosses 트레일입니다.


0.8 마일의 이 길은

천천히 한 바퀴 도는데

약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물론, 사진을 찍거나

서서 구경을 하다보면

1시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28101506_14.jpg


Hall of Mosses 길을 비롯한

이곳 호 레인포리스트는 두터운 이끼들로 덮여있는데


이곳에 이처럼

이끼가 두텁게 덮이는 이유는

앞에서 말했듯이 비와 울창한 숲덕택입니다.


그래서

한낮에 해가

아무리 내리쬐어도

울창한 숲으로 인하여

그 빛이 바닥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바닥이

늘 습하고 축축하다보니

바닥과 나부 주변이 온통 이끼로 뒤덮이는 것입니다.


28101506_15.jpg


이끼는

바위에나 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호 레인포리스트의 이끼들은

나무를 온통 뒤덮고 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나무에 치렁치렁 걸려있을 정도로 많습니다.


호 레인 포리스트에 가신다면

당신은 미국 서부에서 가장 신비하고 기이한 숲을 보게될 것입니다.


28101506_16.jpg

사진과 글 : 주안(power21)



'Amazing Na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나크 나비의 경이로운 여행  (0) 2015.12.11
요세미티의 늦가을 단풍  (0) 2015.11.21
글래이셔 국립공원의 비경  (0) 2015.10.19
브라이스 캐년의 가을 풍경  (0) 2015.10.17
유네스코 자연유산 비경  (0) 2015.07.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