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레랑스(Tolerance)의 위험

 

날이면 날마다 1년이면 12달, 향긋한 꽃내음이 코끝을 간질이는 곳, 때로는 힘차게, 때로는 부드럽게 늘 출렁거리는 푸른 바다, 각 곳에서 몰려든 여행객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로 하루를 여닫는 곳, 아름다운 섬 하와이를 떠나 사계절이 분명하다는 이곳으로 이사를 온 후, 처음 맞이하는 가을, 뒤뜰에는 노란 낙엽이 하늘거리며 떨어져 내리고 겨우살이를 위한 열매를 모으려는 것일까? 똥그란 눈으로 두리번거리며 이 나무 저 나무로 오르락거리는 다람쥐의 빠른 발걸음을 바라보는 마음이 왠지 부산스럽다.

어찌 다람쥐뿐이랴? 모든 동식물에 넉넉한 품을 제공하며 적군, 아군 가리지 않고 끌어안던 푸른 나무도 이제 벌거벗기 시작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연은 늘 향기롭고 늘 관용을 베풀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시점에 가서는 냉혹하리만큼 모질게 변한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 같다. 자연의 순환을 바라보면서 그 속에서 울고 웃는 생(生)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언제까지나 봄일 수 없고 언제까지나 여름일 수 없는 인생…, 가을을 지나야 하는 인생이라면, 나는 과연 다가올 겨울 준비를 얼마나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는가?

얼마 전, 젊은 영혼의 열기가 한창 뜨겁게 달궈지던 ‘바타클랑’ 극장, 생명의 향기로 충만했어야 할 장소가 테러범들의 무차별 사격으로 삽시간에 피바다로 변하였고 아무 죄 없는 생명들이 무참히 쓰러져 피를 흘리면서 죽어갔다. 그들은 자신들이 늘 봄이며, 항상 여름일 것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아니면 언젠가는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겨울, 그 다음에 가서야 봄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날 그 시간에 참혹한 겨울이 올 것임을 알았다면 그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좀 더 근면(diligent)한 삶을 택하지 않았을까? 인생의 삶이란 너무 폐쇄적이어도 안 되고 너무 관용(똘레랑스,tolerance)을 베풀어서도 안 된다. 오늘 따사로운 햇살이 생(生)의 뜨락에 쏟아질 때는 받아드리고 내일 모진 눈보라가 몰아칠 것도 예상하면서 살아간다면 모르긴 몰라도 조금 더 나은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 실과를 거두어 들일 수도 있었으리라.

물론, 개중에는 많은 젊은이가 근면. 성실한 삶, 포용할 때는 포용하고 닫을 때는 닫고 최선의 길, 최상의 선택적 삶으로 잘 가꾸어 나가던 중, 어쩌다 그 광란의 장소를 찾게 되어 죽음을 맞게된 억울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연주한 록밴드의 실상을 알았다면 그들의 광란의 춤과 노래를 삶으로 받아드리지 않았을 것 같다. 죄악이 넘쳐나는 장소에 내 몸을 맡기는(관용?) 일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들은 사탄을 찬양하고 사탄을 숭배하는 가수들이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근면, 성실한 청년들이 그곳에 참여할 이유가 과연 있었을까?

너무 늦은 감이 없지는 않으나, 우리 모두가 그토록 참혹한 일이 일어나게 된 동기나 이유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에 이른 듯하다. 프랑스 경찰과 정부가 힘을 합쳐 사건의 경위를 분석하고 조사한 결과, 구원론이 잘못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만행이었음이 만천하에 들어났고 그 끔찍한 현실에 전 세계인이 분노했다. 더 놀라운 것은 테러들 대다수가 시리아 피난민을 가장해서 들어온 IS요원이었다는 것이다. 피난민을 가장하고 들어온 테러단의 만행을 막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기는 하겠지만 그들 테러리스트에게 강경책으로 대응하려다보니 정작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순수한 난민들이란 것이 나를 화나게 한다.

미국의 911테러 사건, 이 경악할 참상을 지켜본 유럽에서는, 생각하기를 ‘미국이 매일 이라크를 공습하고 이슬람 국가들과 원수로 지내니까 저런 테러공격을 당하는구나, 우리는 이슬람에게 관용을 베풀자, 그들에게 잘 대해주자.’ 그 후부터 유럽, 특히 프랑스는 이민자들에게 ‘똘레랑스 정책’을 펼쳤다. 그들의 종교도 그들의 사상도 물어보지 않은 채 다문화 그대로를 무조건 받아주기 시작했다. 그 똘레랑스(Tolerance) 정책에 힘입어 수많은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이 유럽으로 이주했다. 그들의 종교는 산아제한이란 것을 할 수 없고 일부다처제가 허용이 된다. 그러니 그들은 자녀를 낳고, 낳고 또 낳았다. 유럽인구의 출산비율보다 여덟 배 아홉 배, 심지어 열 배가 넘었다.

프랑스는 이슬람이란 종교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던 탓에 이번 같은 사건이 터졌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슬람 교리에는 분명하게 자신들의 세력이 약할 땐 평화의 종교로 위장하고 있다가 세력이 커지면 ‘지하드’를 개시하고 기독교인과 유대인을 죽이도록 명령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교리에는 “알라를 위해서는 그 반대자를 반드시 죽여라. 포교를 위해서는 거짓말을 해도 된다.” 라는 말이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

어찌 되었건 유럽 사회에서 그동안은 ‘똘레랑스 정책’을 펼쳤으나 이슬람이 확산된 이후에 수많은 국가들이 이것이 프랑스 정부의 똘레랑스(Tolerance)정책의 부산물이란 것을 뒤늦게 깨달은 듯, 허둥거렸다. 이것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분노했고 그들(이슬람종교)의 교리의 포학성에 치를 떠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뒤늦게나마 무조건적 관용의 위험성을 깨닫는 것 같기도 하다. 특별히 각 나라 국경선의 문턱이 갑자기 높아진 것이 그것이다. 갑자기 이민 정책을 재검토하는 어리석음보다 처음부터 어떤 기준을 두고 그 기준에 맞게 서로가 조심을 해야 하는 것이지 늦장 대응의 후유증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도 큰 피해가 아닐 수 없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 고 하던 우리 선조님들의 지혜의 말씀이 생각나는 사건이다.

이런 것을 보면서 우리(신앙인)도 각성해야 한다. 관용(똘레랑스, Tolerance)이란 단어는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상당히 중요하고 필요한 아름다운 단어임에 틀림이 없으나 결코 가볍게 사용해서도 안되는 말인 것을 알아야 하겠다. 그럼에도 그 단어의 뜻을 오용하거나 남용하다가는 이번처럼 무시무시한 참사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우리 모두 자각해야 한다. 다른 나라 사람이 그 나라에 들어와 살려고 하면 기본적으로 그 나라 법률을 준수하고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는 질서 안에서 자유를 누리도록 장려하여야 하는 것이다.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사고는 우리 모두에게 해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가 신앙생활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신앙생활에 무조건적 관용(똘레랑스, Tolerance)은 자기 자신에게나 교회 공동체에 유익을 주기보다 위해를 가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엄격하게 잣대를 두고 성경의 기준으로 자신을 맞추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좁은 길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기 자신의 죄에 대하여 똘레랑스(관용, Tolerance)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 현대 교회의 병폐요 폐단이라고 말하면 너무 무리한 지적일까? 현대는 신학자는 많으나 알고 있는 만큼의 말씀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려는 사람은 너무 적다. 왜 다른 사람의 신앙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가? 특히 이단 사역자들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잘못은 덮어두고 다른 이의 신앙생활에 관심이 많다. 그러다가 자신의 영혼이 피폐해짐을 망각하고 있다. 다른 사람 천국 가지 못할 것을 안타까워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주 앞에 설 생각으로 하루하루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현대 기독교가 점점 하향하는 추세라며 염려하는 목소리는 높은데 “회개”를 외치는 사람은 적다. 초대교회는 달랐다. 다른 사람을 질책하고 비판하기보다 그들 자신이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 진실되게 살아내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믿는 사람이 날로 늘어갔다. 진실한 성도, 그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두 사람이 세 사람 되어 결국 아름다운 신앙공동체를 이루게 되고 더 나아가 내가 개혁되어야 전 세계를 개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다사다난하였던 이 한 해도 얼마남지 않았다. 지금껏 내 자신의 죄악에 대해, 게으름에 대해 관용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내 삶을 다시 돌이켜 보아야 한다. 바늘 도둑 같은 작은 죄라도 회개하자. 우리 주 예수님은 우리의 죄악 때문에 그 모진 십자가 형벌을 감내하셨음을 잊지 말자. 예수님은 회개하는 자의 죄를 용서하시는 분이나 자신의 죄를 관용하는 자, 남의 죄에만 관심이 많던 바리새인과 서기관을 가장 미워하셨음도 기억하자. 똘레랑스(tolerance)의 위험을 자각하자.


 글: 최송연/ 출처: 최송연의 목양연가 "영성훈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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