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8일,

한 해의 마지막 대미를

웨이브에서 장식하기 위해

웨이브 추첨 장소인 Kanab 으로 갔습니다.


떨어진 자의 탄식과

당첨된 자의 환호가 교차하는

이곳 커냅에 수도 없이 왔었지만,


이날은 지금까지

커냅의 웨이브 추첨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날이었습니다.


웨이브 구슬은

모두 75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팀당 3명이라고 가정하면

225명이 와야 75개의 구슬이 모두 사용됩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75개가 다 사용된 것을 본 적이 없었죠.


75개가 다 동이나면

그 다음엔 파란색 구슬이 사용되는데

blue 구슬은 B1, B2, B3 …로 번호가 배부됩니다.


이날은 B7까지 배부될 정도로

커냅의 웨이브 추첨 장소는 그야말로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죠


여기서 당첨되는 사람은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같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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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전까지만 해도

웨이브 추첨장소는 페이지와

커냅의 중간 장소에 위치하고 있었죠.


그 시절엔

웨이브를 아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을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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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첫날 추첨에서 떨어지면

그 다음날엔 번호를 두 개 주었습니다.


이틀 연속 떨어지면

번호를 3개 주기도 했죠.


그래서 2-3일만 머무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웨이브 퍼밋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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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웨이브가 사람들에게

점점 더 많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웨이브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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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젠가부터

첫날에 떨어지면 그 다음날에

번호를 두 개 받던 베너핏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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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동절기와 하절기에 따라

추첨장소가 각각 다른 장소에 있었는데


4-5년 전부터

커냅에 있는 오피스로 통일되었죠.


그 이후부터

신청자들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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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4년의 추세를 보면

일본, 인도, 중국 사람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웨이브 추첨 장소에서

동양인을 보기란 쉽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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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동양인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난 사람은

단연 중국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추첨하러 온 사람의

약 3분의 1이 중국 사람일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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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백인들이나 유럽 사람들은

그 만큼 당첨 기회가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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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중국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 기세입니다.


사진을 찍는 중국인들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관광객 또한 기하급수로 불어났기 때문이죠.


각 지역의 유명 촬영지에 가 보면

어김없이 중국 사람들이 떼로 몰려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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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라고

예외일 수는 없죠.


앞으로 웨이브는

중국 사람들로 인하여

퍼밋 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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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인터넷 추첨 10명과 현장 추첨 10명,


모두 합하여

20명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경쟁자는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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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에 들어가는 사람을

이렇게 제한하는 이유가 뭘까요?


아래의 사진을 보면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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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으면 부스러질 것 같죠?

이곳은 나바호 사암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암은 사람의 손길과

풍화작용에 의해 쉽게 훼손됩니다.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훼손될테죠.


그래서 이곳을

좀 더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해서

사람의 발길을 제한할 필요가 있게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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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서 사람들이

많을 것이란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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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로 진입할 땐

가능하면 차체가 높은 차량이 좋습니다.


특히 몬순 시즌에

비가 오고 난 다음이나


눈이 녹은 후에는 웨이브로 가는 길이

온통 진흙탕이 되어서 가는 길이 무척 힘들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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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겨울 우기와

여름의 짧은 몬순을 제외하면

거의 비가 내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름엔 지극히 덥고,

겨울은 매섭게 춥기 때문에

모든 생명체에겐 극한의 인내가 필요하죠.


그래서 이곳에선

모질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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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암은 풍화작용에 의해

이렇게 점점 형체를 잃어가면서

다시 서서히 모래로 되돌아 갑니다.


풍화된 모습이

마치 골다공증에 걸린

뼈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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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에 가서

어떤 이유든 간에


세컨 웨이브를 

못보고 돌아오면

아쉬움이 무척 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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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하지만 저는

2016년 3월 30일에 또 갑니다.


이미 인터넷 추첨에 당첨되어

웨이브 퍼밋을 받아 놓았기 때문이죠.

인터넷 추첨으로 당첨된 것은 3년 만에 처음입니다.


그동안

인터넷 추첨에선

매달마다 쓴잔을 마셨는데

3년 동안 줄기차게 신청했더니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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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 주안(power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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