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설교를 듣다.
박영돈 목사 2016. 2. 7. 01:14교리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설교를 듣다. / 박영돈 목사
교리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설교를 듣다.
잘 알려진 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그는 복음을 교리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성경은 분명히 예수를 믿으면 죄를 안 짓게 된다고 했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살지 못하는가? 그것은 복음을 교리로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설교를 들으면서 나는 오히려 교리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그의 설교는 부실한 교리적 골재로 형성된 설교가 얼마나 듣는 이에게 오해와 혼란과 의문을 야기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의 말 대로 과연 성경은 예수 믿으면 죄를 안 짓게 된다고 가르치는가? 성경과 교회역사 속에 그렇게 산 이가 한 명이라도 있었는가? 그렇다면 역사 속의 모든 성도들이 복음을 교리로 잘못 믿어서 그런 것인가? 그런 주장은 오히려 그 목사가 성경의 가르침에 담긴 논리적이고 교리적인 함의를 전혀 성찰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 목사는 아마 요한 일서에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범죄하지 않는다는 말이나 신자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말씀에 근거해서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말씀이 요한 일서와 로마서의 전체 문맥과 성경의 총괄적인 가르침의 맥락에서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교자는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거기에서 성화론이라는 교리적인 성찰이 필요하게 된다.
신자는 죄의 지배에서는 결정적으로 자유했으나 신자 안에 죄성은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다. 신자 안에 성령과 육신의 끊임없는 갈등과 싸움이 있으며 신자는 자주 쓰러진다. 그래서 신앙생활에 신음과 탄식이 있는 것이다. 성화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그래서 신자는 하루도 죄용서함의 은혜와 회개가 필요치 않는 날을 이 땅 위에서는 맞이하지 못한다. 그는 매일 매 순간 십자가의 공로만 의지하고 주님 앞에 설 수 있다. 그러면서 신자는 서서히 죄의 질병에서 자유하게 된다. 성경은 예수 믿으면 확실히 죄를 안 짓게 된다고 말씀하는데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은 복음을 잘못 믿는 것이라고 설교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이며 죄를 안 지으려고 몸부림쳐도 그렇게 살지 못해 자괴감을 느끼는 신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메시지이다. 설교자들이여 교리 공부 좀 합시다.
출처: 개혁주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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