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도 없었다.
이응한 목사 2016. 4. 23. 00:16단 한 사람도 없었다.
90세가 될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는 황당한(?) 말씀을 하시고 하나님 일행은 소돔을 향하여 떠나려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무엇을 숨기겠느냐 하시면서 소돔으로 가시는 목적을 밝히십니다. 아브라함을 통하여 그 후손으로 하나님의 아들을 내어주시려 하시는 하나님, 우리를 살리시려 아들을 아낌없이 내어주시는 하나님께서 무엇을 더 아끼시며(롬8:32) 무엇을 더 숨기시겠습니까? 그런데 아브라함에게 밝히신 것은 패역한 소돔을 멸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소돔에 살고 있는 조카 롯을 걱정했을 것입니다. 비록 양과 소가 많아져 목자들이 다투는 바람에 갈라서긴 했지만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올 때 자신을 따라온 자식과 다름없는 혈육이요 그돌라오멜 왕에게 잡혀갔을 때 목숨을 걸고 달려가 구해온 사랑하는 자인데 소돔의 악한 자들과 함께 멸망을 당하다니, 그러도록 버려둘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소돔에 의인 오십명만 있으면 멸하지 않으시겠느냐고 여쭙니다. 아브라함의 얼핏 생각엔 그까짓 의인 50명 쯤이야 없겠느냐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씀드려놓고 하나님이 그러마고 대답하시자 아브라함은 아무래도 의인이 50명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그래서 다시 사십오인만 있으면 안 되겠느냐고 줄여서 다시 여쭙니다. 이번에도 하나님은 그러마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사십오인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40인으로 줄여서 말씀드립니다. 다시 삼십인, 이십인, 결국 십인, 열 사람만 있어도 소돔을 멸하시지 않으시겠느냐고 말씀드리게 됩니다. 그러나 의인 십인도 없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더 이상 말씀을 못 드리고 하나님은 그곳을 떠나가셨습니다.
참 기가 막힐 일입니다. 소돔성의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의인이 단 열 명도 없었단 말입니까? 저는 예수 믿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느 목사님의 이 말씀을 본문으로 설교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보라, 소돔이 의인 단 열 사람이 없어서 멸망당했다. 그런데 오늘날 이 세상을 보라, 얼마나 많은 죄악과 패역과 어두움이 뒤덮고 있는가? 그러나 하나님께서 참으시는 것은 바로 여러분 그리스도인들 때문이다. 여러분이 바로 열 명의 의인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어두워가는 세상, 이 썩어져가는 세상 가운데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야 한다.” 대충 그런 내용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오늘 이 말씀을 읽으며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대화하실 때 말씀하신 ‘의인’, 단 열 명도 없는 그 의인은 어떤 사람을 뜻하는 것일까요? 행실이 바르고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한 정직하고 순전한 사람일까요? 하나님을 경외하고 경건한 삶을 사는 사람일까요? 구제를 하고 자비를 베풀며 사랑으로 섬기는 헌신자일까요? 정의와 공의를 위하여, 타인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용감한 사람일까요? 그런 사람들을 의인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성경은 ‘의인은 없다. 단 한 명도 없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롬3:10). 우리의 의는 더러운 옷 같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사64:6). 자신의 능력으로 의에 이를 수 있는 인간은 없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의인이라고 인정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의인은 오직 ‘예수 믿는 자’, '예수의 보혈로 죄를 씻은 자',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의로 여기신 것은 그 믿음이 하나님이 가리키신 밤하늘 별, 후손,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믿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믿음,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믿음을 가진 의인, 그것도 열 명씩이나 소돔에 있었을 턱이 없지요. 하나님의 약속도 없고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믿음도 없는 소돔성은 죄인의 속성, 타락의 본성을 따라 짐승과 같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타락한 오늘날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의인 열 명이 아니라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하나님이 소돔성을 멸하셨을까요?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의인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하나님은 절대로 그렇게 못 하셨을 것입니다. 또한 단 한 명의 의인이라도 거기에 있었더라면 그 의인은 그 숨길 수 없는 빛으로 소돔성을 밝히고 있었을 것입니다. 산위의 동네가 숨기우지 못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주님은 “내가 마지막 날에 믿음을 보겠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의 마지막 날에는 믿는 자가 하나도 남김없이 다 사라진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단 한 사람의 의인만 있어도 멸하실 수 없으시다면 마지막 심판의 날은 마지막 의인까지도 사라진 다음이 될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 때에는 그 날을 감하지 아니하시면 모든 육체가 구원을 얻지 못 할 그런 끔찍한 환난으로 지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모조리 살육당하고 청소될지도 모릅니다. 언제 어떻게 마지막 날이 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쨌든 그 때에는 모든 족속이 통곡하는 가운데 주님이 구름을 타고 오실 것입니다(마태복음 24장). 만일 소돔성의 멸망이 이 세상의 그런 마지막 날을 미리 보이시면서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우리는 더욱 주를 믿는 믿음을 견고히 붙잡아야 할 것입니다. 믿음도 의인도 다 사라지는 땅에서 믿음을 지키는 것은 목숨을 버려야 하는 것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어두워져가고 있습니다.
의인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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