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양로원 병동에서
문학/詩 2015. 5. 17. 00:10-
홀로 외롭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 어느할머니의 소지품중
유품으로 단하나 남겨진 이 시가 양로원 간호원들에 의해 읽혀지면서
간호원들의 가슴과 전세계 노인들을 울린 감동적인 글 입니다.
"당신들 눈에는 누가 보이나요,
간호원 아가씨들.
제가 어떤모습으로 보이는지를 묻고 있답니다.
당신들은 저를 보면서 대체 무슨생각을 하나요.
저는 그다지 현명하지도 않고, 성질머리도 괴팍하고,
눈초리 마저도 흐리멍텅한 할망구 일테지요.
먹을때 칠칠치 못하게 음식을 흘리기나하고
당신들이 큰소리로 나에게
"한번 노력이라도 해봐욧!!"
소리질러도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노인네
당신들의 보살핌에 감사할줄도 모르는것같고
늘 양말 한 짝과 신발 한짝을 잃어버리기만 하는 답답한 노인네
그게 바로 당신들이 생각하는 '나'인가요?
그게 당신들 눈에 비쳐지는'나'인가요?
그렇다면 눈을 떠 보세요.
그리고 제발 나를 한번만 제대로 바라봐 주세요
이렇게 여기 가만히 앉아서 분부대로
고분고분 음식을 씹어넘기는 제가
과연 누구인가를 말해 줄게요.
저는 열살짜리 어린 소녀였답니다.
사랑스런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오빠,언니,동생들도 있지요.
저는 스무살의 꽃다운 신부랍니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면서
콩닥콩닥 가슴이 뛰고있는 아름다운 신부랍니다.
정다운 남편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고
그러던 제가 어느새 스물다섯이되어 아이를 품에안고
포근한 안식처와 보살핌을 주는 엄마가 되어있답니다.
어느새 서른이 되고보니 아이들은 훌쩍 커버리고
제 품에만 안겨있지 않았답니다.
마흔살이 되니 아이들이 다자라 집을 떠났어요
하지만 남편이 곁에있어 아이들의 그리움으로
눈물로만 지새우지는 않는답니다.
쉰살이 되자 다시금 제 무릎위에 아가들이 앉아있네요.
사랑스런 손주들과 나 행복한 할머니 입니다.
암울한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남편이 죽었거든요.
홀로 살아갈 미래가 두려움에 저를 떨게하고 있네요.
제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을 키우느라 정신들이 없답니다.
젊은시절 내 자식들에 퍼부었던 그 사랑을 뚜렸이 난 기억 하지요.
어느새 노파가 되어 버렸네요.
세월은 참으로 잔인 하네요.
노인을 바보로 만드니까요.
몸은 쇠약해가고 우아했던 기품과 정열은 저를 떠나버렸어요.
한때 힘차게 박동하던 내 심장자리에
이젠 돌덩이가 자리잡았네요.
하지만 아세요?
제 늙어버린 몸뚱이 안에 아직도 16세 처녀가 살고 있음을...
그리고 이따금씩은 쪼그라든 제 심장이 쿵쿵대기도 한다는것을..
젊은 날들의 기쁨을 기억해요.
젊은 날들의 아픔도 기억해요.
그리고 이젠 사랑도 삶도 다시 즐겨보고 싶어요.
지난세월을 되돌아보니 너무도 짧았고
너무도 빨리 가버렸네요.
내가 꿈꾸며 맹세했던 영원한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서운 진리를
이젠 받아들여야 할때가 온것같아요.
모두들 눈을 크게 떠보세요.
그리고 날 바라봐 주세요.
제가 괴팍한 할망구라뇨?
제발 제대로 한번만 바라보아주어요.
'나'의 참 모습을 말예요."
누구나 다 똑같이 늙어 갑니다
나이가 든다는것,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게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좋은 날인지
어렸을때 어른들은 우리에게 참 좋은때다 라고 말했지요
지금의 저를 보고 더 연세가 있으신분들은
지금도 좋은 때다라고 제게 말하곤 합니다
이 좋은때에 정열을 불태워 뭔가를 할수 있다는건
정말 소중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을 생각하며
서로에게 따뜻한 사랑의 표현을 실천해보세요.
아름다운 하루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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