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우주선 발사

지구에서 우주선이 발사되어 날아 올라가서 지구궤도(地球軌道)를 돌려면 지구의 인력과 균형을 이루는 속도를 내야 한다.
지구궤도를 도는 데는 초속 약 8㎞ 정도의 속도가 필요하고, 지구의 중력(重力)을 이기고 우주공간으로 날아가는 데는 초속 11㎞ 이상의 속도가 필요하다. 이 속도를 탈출속도(脫出速度)라고 부른다.
지구의 탈출속도 초속 11㎞는 음속의 약 32배나 되는 속도이다. 서울 부산 거리를 단 40초에 달리는 속도에 해당한다.

95년엔가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하고 우주선을 쏘아 올렸다고 떠벌렸는데 서방국가들이 북한이 우주선을 쏘아 올렸다고 믿지 않은 것은 그만큼 빠른 속도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로켓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었다.
지구궤도를 돌게 하거나 지구궤도를 벗어나는 우주선 발사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고도의 로켓기술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어쨌든 북한이 단 수 천 ㎞짜리 중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고 심각한 위협이다. 이는 적어도 음속의 몇 배 내지 십 수 배를 넘는 추진력을 갖춘 대단한 로켓기술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궤도를 도는 위성, 또는 지구궤도를 벗어나 우주를 향하는 우주선을 발사할 때는 보통 동쪽 방향으로 발사를 하게 된다. 동쪽으로 도는 지구의 자전속도를 이용함으로써 마하 1.3 정도의 속도만큼 득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극(極)지방에서는 자전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가급적 남쪽, 적도 가까이에 우주선 발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유리하다. 따라서 미국의 우주선발사기지는 남쪽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베럴과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고 과거 구소련의 발사기지는 비교적 남쪽인 카자흐스탄과 우크라이나에 대부분 건설되었다.

발사된 우주선이나 위성이 궤도비행을 하기 위하여는 대략 초속 8 ㎞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면 된다.
그런데 지구에 바짝 붙어서 돌면 매우 빨리 지구를 뱅글뱅글 돌아야 하고 지구에서 멀찍이 높은 궤도를 돌면 좀 더 천천히 돌게 된다.

군사위성, 첩보위성 같은 위성은 대략 지상에서 300㎞에서 600㎞ 정도의 낮은 높이에서 지구를 돌게 한다. 지름이 12,700km나 되는 지구를 300~600km 높이로 도는 위성을 멀리에서 본다면 지구표면에 바짝 붙어서 도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위성이 초속 8 ㎞의 속도로 지구를 돌게 되면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약 1시간 24분 정도 걸리게 된다.
하루에 대략 17 바퀴 정도 지구를 돌면서 온 세계를 살필 수 있는 것이다.

첩보위성은 어떻게 온 세계를 뒤지고 다닐 수 있는가?
사실은 뒤지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위성이 지구를 한 바퀴 돌 때마다 그 위치가 바뀌는 것이다.
자전이 빠른 적도상공을 돌고 있는 위성을 극지방 쪽으로 밀어내면 원심력 때문에 도로 적도 쪽으로 끌려 들어오게 되어 있고, 적도 쪽으로 끌려 들어온 위성은 관성 때문에 다시 반대편으로 갔다가 다시 적도 쪽으로 끌려 들어오게 되는, 마치 시계추나 진자처럼 적도를 중심으로 양극 지방으로 왔다갔다, 지그재그로  지구를 돌게 되는 성질을 이용함으로써 첩보위성이 지구 위를 조금씩 이동하면서 온 세계를 뒤지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위성의 궤도를 온 세계를 뒤지지 않고 같은 경도위치에서 같은 지역을 반복적으로 남북으로 오르내리게 할 수도 있다. 통신목적의 위성이나 우리의 아리랑 위성처럼 말이다.
도시의 불빛이 없는 시골에 가서 별이 무수히 빛나는 밤하늘을 쳐다보면 남쪽, 북쪽으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수많은 인공위성들을 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통신위성 같은 것은 지구궤도에 가만히 머물러 있는 위성들이다.
그렇게 하려면 반드시 적도상 아주 높은 궤도, 지구지름의 3배 정도 되는 약 3만 6천 ㎞ 상공에 떠서 지구의 자전속도와 같은 속도로 돌아야 한다.
그러면 지구에서 볼 때 그 통신위성은 제자리에 가만히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지구적도 상공 3만 6천 ㎞ 궤도에는 각국에서 쏘아올린 수 천 개의 통신위성과 기상위성 등, 각종 위성들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줄을 이어서 늘어서 있다.
혹시 멀리에서 보면 꼭 토성의 고리같이 보이는 게 아닐까 모르겠다.


출처: 아멘넷, 작성자/대장쟁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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