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여인 라헬
이응한 목사 2016. 9. 29. 00:35슬픈 여인 라헬
낙엽은 떨어지고 나무는 죽어서 썩어지고 모든 생물은 죽어서 흙으로 돌아갑니다. 우리도 누가 죽으면 ‘돌아갔다.’고 말합니다. 어디로 돌아갔단 말입니까?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 존재입니까? 우리에게 영혼이 없다면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인생은 하나님께서 지으시고 그 불어넣으신 숨결로 살게 하셨으니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 이것이 인생의 해답이요, 목적이요, 길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지 못 하게 붙잡습니다. 돌아가는 길을 알지 못 하게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징조를 보이셨습니다.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을 아나니(마 24:32, 막 13:28).” 지혜로운 자는 징조로 깨달을 것입니다. 무화과나무 뿐이겠습니까? 날마다 저녁이 되면 핏빛 같은 저녁노을, 해마다 가을이 되면 타오르는 붉은 단풍이 마지막 심판의 날을 말해 주는 징조가 아니겠습니까?
이제 야곱은 돌아가야 합니다. 외삼촌 라반의 아들들의 불평의 소리와 라반의 안색이 야곱이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한 징조입니다. 그런 징조가 없었다면 야곱은 평생 라반의 집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라반의 집에 먹혀 이름조차 없어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야곱이 일어나 자식들과 아내들을 약대들에게 태우고 그 얻은바 모든 짐승과 모든 소유물 곧 그가 밧단아람에서 얻은 짐승을 이끌고 가나안 땅에 있는 그 아비 이삭에게로 가려할쌔 때에 라반이 양털을 깎으러 갔으므로 라헬은 그 아비의 드라빔을 도적질하고 야곱은 그 거취를 아람 사람 라반에게 고하지 않고 가만히 떠났더라.(창31:18-21)”
그런데 그들은 몰래 떠났습니다. 라헬은 아비 라반의 우상 드라빔을 훔치고 야곱은 라반에게 알리지 않고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에야 이를 알게 된 라반은 그 형제를 거느리고 칠일을 뒤쫓아 마침내 요단강 동편 길르앗 산에서 야곱일행에게 이르렀습니다. 마치 바로 왕이 군대를 이끌고 이스라엘 백성을 추격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마치 세상이, 마귀가 성도들이 하나님께로 돌아가지 못 하게 붙잡고자 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밤에 라반의 꿈에 현몽하셔서 라반으로 하여금 야곱에게 손을 대지 못 하게 금하셨습니다. 홍해 바다에 애굽군대를 수장하신 하나님께서, ‘악한 자가 만지지도 못 하게 하시는(요일 5:18)’ 하나님께서 보호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경고를 받은 라반은 야곱에게 ‘네가 너의 아비 집을 사모하여 돌아가려고 하는 것은 좋은데 어찌하여 내 드라빔을 훔쳐갔느냐’고 말합니다. 라헬이 드라빔을 훔친 것을 까맣게 모르는 야곱은 누구든지 드라빔을 훔친 자는 죽임당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라반은 야곱 가족의 장막을 뒤졌으나 라헬이 약대안장 밑에 깔고 앉은 드라빔은 끝내 찾아내지 못 합니다. 야곱은 드라빔을 찾아내지 못 한 라반을 거꾸로 질책합니다. “내가 외삼촌의 집에 거한 이 이십년에 외삼촌의 두 딸을 위하여 십 사년, 외삼촌의 양떼를 위하여 육년을 외삼촌을 봉사하였거니와 외삼촌께서 내 품값을 열 번이나 변역하셨으니, 우리 아버지의 하나님, 아브라함의 하나님 곧 이삭의 경외하는 이가 나와 함께 계시지 아니 하셨더면 외삼촌께서 이제 나를 공수로 돌려 보내셨으리이다마는 하나님이 나의 고난과 내 손의 수고를 감찰하시고 어제 밤에 외삼촌을 책망하셨나이다.(창31:41-42)” 두 사람은 돌을 세우고 불가침(不可侵) 맹약을 합니다. 그리고 라반은 딸들과 외손주들에게 입 맞추고 돌아갑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이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야곱과 야곱의 가족을 지키셨습니다. 그러나 라헬이 아비의 우상 드라빔을 훔쳐서 가지고 간 것도 지키신 것일까요? 드라빔을 숨긴 채, 우상을 품은 채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셨을까요? 아버지의 집에 돌아가는 자는 이 세상의 아무리 아까운 것이라도 버려야 합니다. 야곱의 입으로 ‘누구든지 드라빔을 훔친 자는 죽임을 당하리라.’ 한 대로 라헬은 아버지 이삭의 집으로 가는 도중 베들레헴 길에서 베냐민을 낳고 죽게 됩니다.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일입니다.
혹시 나에게도 버리지 못 한 드라빔이 있을까 돌아 보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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